의학은 진화론을 필요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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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진화론을 필요로 한다.

 

사이언스지에서 2005년 올해의 도약으로 ‘행동하는 진화론’을 선정한 것은 진화론이 모든 생물학의 근원임을 확인한 사건이다. 진화론이 감염성질환과 유전학을 이해하는데 기여하고 있는 것은 널리 인정되고 있지만 의학에서 사용될 수 있는 잠재력은 아직 충분히 실현되지 않고 있다. 진화론이 주는 통찰 중 즉각적으로 임상에 적용될 수 있는 것도 몇 가지 있지만 대부분은 다른 기초학문과 마찬가지로 기본적 학문이다. 진화론적 사고는 생의학연구자나 임상의들이 매우 유용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해준다.

비록 해부학, 생리학, 생화학, 발생학이 의학의 기초의학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진화생물학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미래의 임상의들은 왜 우리 몸이 특정질환에 취약한지에 대한 진화적 설명을 배우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산도(birth canal)가 그렇게 좁은 이유, 사랑니가 존재하는 이유, 정신질환을 일으키고 노화를 일으키는 유전자가 계속 존재하고 있는 것은 모두 우리의 진화의 역사를 통해 설명될 수 있다. 임상과 기초과학의 계속 발전할수록 진화생물학적 설명이 필수적이 되고 있다. 예를 들어 항생제 내성의 진화는 널리 알려져 있지만 세균간의 경쟁이 지난 수백만년에 걸쳐 어떻게 화학적 무기와 저항성을 형성했는지를 이해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다. 질환이 곤충이나 주사바늘, 임상의의 손을 통해 전파될 때 독성이 증가하는 쪽으로 진화한다는 증거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선택이 숙주와 병원체간의 행복한 동거를 유지하게 했다는 부정확한 생각이 지속되고 있다.

기침, 열, 설사가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 유용한 생체반응이라는 인식이 증가하고 있으나 언제 그런 증상을 멈추게 하는 것이 안전한지를 알기 위해서는 자연선택이 이러한 방어기전과 타협을 통제하는 시스템을 어떻게 형성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진화는 요추부가 해부학적으로 요통에 취약하게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해준다. 생화학에서는 담즙대사에 대해 다루지만 왜 담즙이 합성되는지에 대한 진화적 설명은 다루지 않는데 진화의 과정에서 담즙은 효과적인 유리계제거제(free-radical scavenger)였다. 약리학에서는 시토크롬 p450을 만드는 유전자의 개인적 변이를 강조하지만 식품 중에 독소를 처리하는 진화적 근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최근에 와서야 충분히 이해되고 있다. 생리학에서 태아의 영양결핍이 진화과정에서 발달한 스위치를 켜서 신체를 기아에 대응하는 발달하게 한다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현대의 풍부한 음식문화에 접하게 되면 비만, 고혈압, 당뇨와 같은 치명적인 대사증후군으로 발전하게 된다.

분자생물학의 개가는 특정 유전적 질환을 일으키는 진화적요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교과서에 나오는 예가 낫적혈구빈혈증(sickle-cell anemia)이다. 이 병을 일으키는 유전자의 보인자(carrier)인 사람은 말라리아에 저항성이 있다. 현대 환경 중의 어떤 측면이 병원성이 있는 지를 우리가 찾아내야 한다. 유방암의 증가는 현대 여성들이 호르몬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현대여성은 산아제한을 하지 않은 시대에 살던 여성에 비해 네 배나 많은 멘스를 하게 되고 멘스 때 마다 높은 농도의 에스트로젠에 노출된다. 다른 연구는 야간에 너무 많은 빛에 노출되기 때문에 밤에 정상적으로 멜라토닌이 올라가는 것(암이 자라는 것을 감소시키는 역할)이 억제되기 때문에 유방암이 증가한다고 설명하기도 한다. 진화는 불임에 대해서도 설명을 제공한다. 99.99%의 난자는 수정란을 만들지 못하고 제거되는데 이 과정은 흔한 유전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진화한 것이다. 반복적 유산은 감염때문에 일찍 죽을 소인이 있는 특정 유전자조합을 가진 자손을 낳아서 쓸데없이 노력이 투자되는 것을 막기 위한 시스템으로부터 발생한 것일 수 있다.

이러한 예들은 진화론이 기초의학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것이 충분한 근거가 된다. 어떻게 해야 진화생물학이 인간질환을 이해하는데 대한 충분한 기여를 할 수 있을까? 세가지를 제안한다. 먼저 의사면허 시험에 진화에 대한 문제를 포함시킨다. 이렇게 하면 의과대학의 교과과정위원회에서 관계있는 과목을 기초의학에 포함시키게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생의학 연구를 지원하는 기관에 진화 전문가를 포함시킨다. 세 번째는 진화론을 고등학교, 학부, 대학원 과정의 관련있는 모든 교과목에 포함시킨다. 이러한 세가지 변화는 임상의들과 생의학 연구자들이 인체와 병원균이 모두 완벽하게 설계된 기계가 아니고 타협도 하고 취약성도 가지게 하는 트레이드오프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되는 진화하는 생물학적 시스템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할 것이다. 진화생물학이 주는 강력한 통찰력이 인간의 건강을 증진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새로운 질문과 답을 만들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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