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잘 불안해하고 겁이 많은가?

그렇다면 생존에 아주 유리하다.

 

송사리 목에 속하는 구피Guppy라는 작은 물고기가 있는데 몸집이 암컷은 약 6cm수컷은 약 3cm 정도다. 이 물고기 중에는 용감한 녀석이 있는 반면 겁 많은 녀석도 있다.

용감한 녀석과 겁 많은 녀석 중 누가 더 생존에 유리할지를 알아본 실험결과를 보자. 조그마한 자극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는 구피Guppy와 보통의 자극에는 아주 대범하게 대응하는 구피Guppy를 나누어서 따로 어항에 넣은 다음 각 어항에 구피Guppy를 잡아먹는 배스bass라는 물고기를 넣었다. 그리고 어느 쪽 어항의 구피 Guppy가 더 많이 살아남는지를 알아보았다. 의외로 용감한 구피Guppy가 더 많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겁 많은 구피Guppy가 잡아먹히지 않고 오래도록 살아남은 것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간단하다. 겁 많은 구피Guppy는 배스의 작은 움직임에도 아주 예민하게 반응하며 이리저리 피해 다녔지만겁 없는 구피Guppy는 배스의 작은 움직임에는 반응하지 않고 용감하게 계속 먹이활동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연히 용감한 구피Guppy는 배스bass의 사냥감이 되었다.

 

 

이 실험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은 다음과 같다. ‘불안이란 감정은 위험을 피하는 데 오히려 유리하게 작용한다.’ 그것이 오랜 시간 동안 지구라는 행성의 생명체들에게 적용되어온 것이다.

 

만약 토끼가 아주 용감해서 주위 경계를 게을리 하며 늑대가 나타나는지 살피지 않고 오로지 풀만 뜯는 데 집중했다면 쉽게 늑대의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니까 늑대의 출현을 겁내지 않았다면 살아남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이다. 우리가 겁 많은 토끼를 볼 수 있는 이유는 겁 없는 토끼는 멸종했고 불안을 끼는 유전자를 가진 토끼가 오래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이 사실은 살아남은 존재는 모두 이유가 있다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우리가 잘 알지 못하고 있는 중요한 비밀을 알려준다.

이제 사람들이 왜 불안해하는지 감이 잡혔을 것이다. 바로 '불안 유전자가 있는 사람이 생존하기에 훨씬 유리했기 때문이다. 불안을 감지하는 능력이 세상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하기 때문에 지금도 불안 유전자가 계속 전달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 살아남은 사람들은 불안 유전자를 가진, 즉 겁이 많은 사람들의 후손이다.

우리가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불안 인자는 열등한 자들에게나 있는 가치 없고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생존력이 강한 자들 이 가지고 있는 또 다른 무기라는 점이다. 위험을 느끼고 조심하고 경계하는 불안 유전자 때문에 우리는 생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험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것, 위험 상황에 대처해서 조심하는 사람을 겁쟁이 라고 하지 는 않는다.

한 가지, 불안과 걱정은 다르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불안 인자는 위험을 감지하고 대비하게 하지만 걱정은 자신감을 약화시킬 뿐이다. 걱정하지 말고, 불안을 느끼면 왜 불안한 지, 불안을 줄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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