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말리는 방법 & 요리법 소개

뜨거운 날씨가 이제 좀 덜 한가 보다 싶더니 며칠 사이에 가을이 성큼 다가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옷깃을 여미게 합니다. 여기 저기 빨간 고추가 말려지는 풍경도 이제 서서히 줄어들고 있구요. 겨울 철이 되면 귀해지게 되는 야채들을 저장해두었다가 먹기 위한 방법으로 그나마 끝물의 야채들을 모아 볕에 말려 갈무리를 해두어야 할 때가 바로 요즈음 입니다.

물론 요즘은 비닐 하우스에서 온도 조절을 해서 겨울 철에도 못 먹는 야채가 별로 없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제철에 햇빛을 받으며 자란 야채가 제 맛을 내기 마련이지요. 게다가 햇빛의 자외선을 통해서 우리 몸 속에서 만들어 지는 비타민 D는 아무래도 겨울이 되고 해가 짧아지는 겨울철이 되면 더욱 더 부족해지기 쉬워 그 부족한 만큼의 비타민 D를 식품을 통해 보충해 주어야 합니다.

햇볕에 말린 야채는 자외선을 쏘임으로 해서 비타민 D가 증가하게 되어 겨울철에 말린 야채를 이용한 음식을 먹음으로 해서 제철에 먹는 야채가 주는 맛 못지 않은 말린 야채 특유의 쫄깃하고 꼬들하게 씹히는 맛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모자라기 쉬운 비타민과 무기질의 보충도 할 수 있게 되지요. 야채를 말리려면 볕 좋은 곳으로 찾아 다니며 말리랴 겹쳐지거나 날라가지 않도록 이것 저것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채반이나 소쿠리에 정성껏 깨끗하게 잘 말려 둔 이 야채들은 정성을 들여 말린 만큼 겨울철 식탁을 한결 풍요롭게 해 줄 것입니다.


특히 대보름에는 이 묵은 나물이 더욱 더 요긴하게 사용될 것 이구요. 말린 야채는 증가된 지용성 비타민인 비타민 D의 흡수를 좀 더 좋게 하기 위해 주로 기름에 볶아 먹는 것이 영양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하겠지요. 또한 말린 야채를 불릴 때에는 혹시라도 말리는 동안 붙은 먼지를 없애기 위해 먼저 찬물에 가볍게 헹궈 먼지를 제거해 준 뒤 미지근한 물에 불려 사용하도록 합니다.

이 때 미지근한 물은 결국 야채의 내부로 흡수가 될 물이므로 깨끗한 먹을 수 있는 물로 준비해서 사용하도록 하구요. 그러면 몇 가지 우리가 자주 먹는 야채를 말리는 방법과 요리 하는 방법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호박

호박은 씨가 많지 않은 날씬하고 고른 호박을 준비해 껍질 째 둥글고 얄팍하게 썰어 채반에 펼쳐 햇볕에 말립니다. 손으로 만져 보아 꾸들 꾸들한 느낌이 나면 이 것을 바늘에 실을 꿰어 호박을 그 실로 꿰어 더 바짝 마를 때까지 말려 준 뒤 통풍이 잘 되는 서늘한 곳에 매달아 보관 해 줍니다. 실에 꿰어 두지 않으면 쉽게 부서지기 쉬우므로 수고스럽더라도 꿰어서 보관하는 것이 좋구요.

이 말린 호박을 먹을 때에는 먼저 가볍게 씻어 먼지를 제거한 뒤 깨끗한 물에 불려 부드럽게 만들어 물기를 꼭 짜낸 뒤 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아서 먹습니다. 물론 국간장으로 간을 하기도 하지만 호박 자체의 색을 살려주기 위해 소금으로 간을 하고 다진 파, 마늘, 깨소금, 참기름으로 무친 뒤 기름 두른 팬에 볶아 먹기도 합니다. 식성에 따라 소금 대신 마지막에 새우젓을 넣고 볶아 먹기도 하구요.

가지

가지는 가늘고 곧은 것을 준비해서 꼭지 부분을 2센티 정도 남긴 뒤 아래 쪽을 길이로 5mm 간격으로 부채살처럼 얄팍하게 칼집을 내거나 열십자 혹은 6쪽으로 갈라 줍니다. 이렇게 칼집을 내준 가지는 소금물을 만들어 5분 정도 담갔다가 꺼내서 줄에 걸듯이 말려 줍니다. 이렇게 소금물에 잠시 담갔다 사용하면 가지가 가지고 있는 안토시안 색소가 고정되어 빛깔이 곱게 나고 상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하지요.

이 가지를 먹을 때에도 찬물에 가볍게 헹궈 씻은 뒤 하룻밤 정도 미지근한 물에 불립니다. 그러나 이렇게 물에 불려진 상태로 그냥 먹을 수도 있고 좀 더 부드럽게 먹기를 바란다면 끓는 물에 이 가지를 넣고 좀 더 부드럽게 삶아 건져 물기를 꼭 짠 뒤 먹기 좋은 폭으로 가늘게 손으로 찢어 요리를 해주도록 합니다.

이렇게 말린 야채를 조리할 때에는 양념은 볶으면서 하는 것 보다 먼저 양념장을 만들어 무침을 하듯이 꼭꼭 손으로 무쳐 양념을 충분히 배이에 한 뒤에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주면 되지요. 양념을 할 때에는 소금 보다는 집에서 만든 재래 간장으로 간을 하는 것이 더 맛있고 들기름에 볶으면 더 고소하고 맛있습니다. 간장으로 간을 하게 되는 양념에는 약간의 설탕이 들어가면 더 감칠 맛이 나지요.


무를 말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껍질을 벗기지 말고 말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껍질이 바로 무 특유의 오돌하게 씹히는 무 말랭이의 맛을 살려주는 비결이니까요. 깨끗이 씻은 무를 조금 굵게 채친다 싶게 5mm 폭으로 채를 쳐서 말려 줍니다. 물기가 많으므로 겹쳐서 말리게 되면 쉽고 고르게 말리기가 힘들게 되므로 가능하면 붙지 않게 펼쳐서 햇볕이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줍니다. 희고 깨끗하게 잘 말려지면 양파 망처럼 공기가 잘 통하는 주머니나 종이 봉투에 담은 뒤 비닐 봉지에 넣고 보관해 줍니다.

무 말랭이로 무침을 하거나 김치를 담을 때에는 물에 불린 뒤 고춧잎 불린 것과 함께 미리 만든 양념장에 버무려 줍니다. 이 때 무 말랭이는 볶아 먹는 것이 아니라 그냥 먹게 되므로 양념에 포함 된 수분이 조리를 통해 날아가지 못하므로 처음 양념을 하기 전 반드시 물기를 꼭 짜고 무쳐 주어야 합니다. 간장 이나 멸치 액젓에 고춧가루를 넣고 불린 뒤 버무려 주도록 하고 단맛은 설탕 보다 물엿을 사용해야 윤기가 나고 먹음직스럽게 무쳐 집니다. 아니면 그대로 설탕을 사용하면서 찹쌀로 풀을 쑨 것을 넣고 버무려도 좋구요.

시래기

무청이 달려있는 무를 사다가 무는 잘라서 따로 말리고 이 무청도 따로 잘라내어 소금물에 파랗게 데쳐 낸 뒤 시래기를 말립니다. 데쳐낸 뒤 물기를 가능한 꼭 짜서 채반에 놓고 말리는데 바싹 말랐구나 싶은 느낌이 날 정도로 많이 말리도록 합니다. 말린 시래기는 끓는 물에 다시 한번 무르게 삶아 사용하도록 합니다. 길이는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말렸다가 먹을 때 잘라서 조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래기는 나중에 마른 멸치와 함께 넣고 된장 찌개를 끓여도 맛있고 생선을 조리면서 생선 밑에 깔아 고추장 양념에 함께 조려 먹어도 별미이지요. 또한 된장에 다진 파, 마늘을 넣고 갖은 양념을 해서 기름을 두른 팬에 볶아먹어도 맛있구요.

고춧잎

고춧잎은 먼저 소금물에 파랗게 데쳐 줍니다. 찬물에 헹궈 물기를 꼭 짠 뒤 채반에 뭉치지 ?게 골고루 펼쳐 말려 주도록 하구요. 나중에 먹게 될 때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 사용하는데 이 때 지나치게 오래 불리게 되면 고춧잎 특유의 향과 단맛이 빠지게 되고 너무 물러져 씹히는 맛이 없어지게 되므로 주의합니다. 무 말랭이와 함께 무칠 때에는 그대로 사용하고 나물로 볶아 먹을 때에는 간장과 소금을 함께 써서 간을 하고 설탕 약간, 다진 파, 다진 마늘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갖은 양념을 하여 버무려 볶아 주면 되지요.

고사리

고사리는 끓는 물에 한번 데쳐낸 뒤 물기를 짜고 채반에 말려줍니다. 고사리는 줄기보다 이파리 부분이 더 부드럽고 맛이 있지요. 그런데 이 잎에 까실한 잔털이 있으므로 어느 정도 덜 말린 상태일 때 가볍게 손으로 비벼주면 잔털이 제거해 주도록 합니다. 나중에 다 말려진 상태에서는 잘못하면 맛있는 이파리 부분까지 떨어뜨리게 되는경우가 생기게 되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렇게 말리는 도중에 비벼주게 되면 고사리 자체의 섬유질도 부드러워 지게 되지요. 완전히 잘 마르면 종이 봉지에 한번 싸서 비닐 봉지에 넣고 보관해 줍니다.

고사리는 물에 불린 뒤 다시 끓는 물에 넣고 삶아 줍니다. 그리고 삶고 나서도 다시 물에 넣고 부드럽게 불려 주지요. 줄기가 지나치게 굵다고 생각 되면 반이나 다시 또 반으로 더 갈라서 사용하기도 합니다. 적당한 길이로 등분해 불고기 양념할 때 사용하는 간장 양념장을 만들어 조물 조물 무쳐 두었다가 팬에 볶아 먹습니다. 고사리가 덜 불었거나 질기게 생각 될 때에는 볶는 도중에 물을 조금 씩 더 넣어가며 부드럽게 볶아 주도록 하고요.

토란대

토란대는 바깥 부분에 강한 섬유질이 있으므로 이 껍질 쪽의 섬유질을 먼저 제거한 뒤 떫은 맛을 제거하기 위해 쌀뜨물에 삶아 줍니다. 부드럽게 삶아지면 물기를 꼭 짜고 채반에 널어 말리는데 아무래도 물기가 많은 상태이기 때문에 수시로 뒤집어 주면서 말려주도록 합니다. 나중에 먹게 될 때는 미지근한 물에 불려 물기를 꼭 짜고 다시 한번 끓는 물에 삶아 낸 뒤 적당한 길이로 등분해서 국간장과 갖은 양념으로 버무려 볶아 주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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