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35) | ||||||
프란시스 베이컨 | ||||||
나이가 든 사람들은 지나치게 반대를 많이 한다. 충고를 오랫동안 하고, 모험은 거의 하지 않는다. 너무 빨리 후회할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돈을 벌어다 주지도 못한다. 그러나 평범한 성공으로 만족해 하는 사람들이다. - 프란시스 베이컨(1561~1626): 영국의 철학자, 정치가, 과학자 -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잘 아시죠? “아는 것은 힘이다(knowledge is power).”라는 말로 많이 알려져 있죠. 그래서 공부를 많이 해야 힘을 기를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비슷한 명언으로 “아는 것과 사람의 능력은 동의어다(Knowledge and human power are synonymous).”라는 말도 있습니다. 많은 말을 남겼고 17세기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 문필가로 인정 받고 있는 인물입니다. 특히 글을 잘 써서 ‘문장의 대가’로 통합니다. 우선 나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깐 베이컨의 명언 가운데 나이에 관한 것을 몇 개 더 소개해 보겠습니다. “Age will not be defied(나이란 결코 무시될 게 아니다).”, “Old wood best to burn, old wine to dink, old friends to trust, and old authors to read(오래된 장작이 불을 지피기에 가장 좋고 포도주도 오래된 것이 마시기에 그만이다. 오래된 친구가 가장 믿을 수 있으며 옛날 작가의 작품이 가장 읽기에 좋다).” ‘Old wood best to burn’을 혹시 ‘오래된 숲은 태워 버리기에 안성맞춤이다’라고 번역해서는 안 됩니다. 문법적으로 해석은 항상 앞뒤 문장과 분위기를 보고 해석해야 합니다. “That things are changed, and that nothing really perishes, and that the sum of matter remains exactly the same, is sufficiently certain.”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의 전체는 언제나 (변하지 않고)정확히 꼭 같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철학자 베이컨 말고 베이컨이라는 이름을 가진 유명한 몇 사람이 더 있습니다. 생물학자 헉슬리(Thomas Huxley)도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헉슬리에 대해서는 다음 기회에 소개하겠습니다. 로저 베이컨(Roger Bacon)도 있습니다. 로저 베이컨은 13세기 같은 영국의 신학자이며 철학자입니다. 과학자이기도 해서 근대과학의 선구자로 ‘경의(驚異)의 박사’로도 불립니다. 수학을 중시했고 광학(光學)연구를 좋아했습니다. 다음으로 철학자 베이컨과 꼭 같은 이름의 프란시스 베이컨(1909~1992)이 있습니다. 화가로 2차대전 후부터 화단에 본격적으로 등장합니다. 작품은 초현실주의풍으로 추상화를 많이 그렸습니다. 유명한 화가입니다. 그래서 ‘철학자 베이컨은 그림도 잘 그린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철학자 베이컨은 모든 방면에 다재다능했지만 그림에는 소질이 상당히 없는 것으로 평가 받습니다. 혼동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베이컨하면 또 돼지고기 요리 일종인 베이컨이 있습니다. 스펠링은 꼭 같습니다. 연관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어 전문가에게도 물어도 보고 찾아봤지만 연관이 없었습니다. 혹시 연관이 있다는 걸 아시는 분이 계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참고도 하고 공부도 하게 말입니다. 돼지고기 베이컨은 멧돼지라는 독일어 ‘바헨(Bachen)’에서 온 말이라고 합니다. 베이컨이라는 성(姓)이 베이컨을 만드는 지역에서 탄생한 것 아닌가라는 생각은 해보지만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베이컨을 돼지고기와 비유하다니!’라며 철학자 베이컨뿐만 아니라 베이컨이라는 성을 가진 사람들이 불쾌하다며 항의할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No man’s fortune can be an end worthy of his being(인간의 어떠한 재산도 존재가치와 맞먹는 목적이 될 수는 없다).”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fortune(행운)은 돈과 재산을 뜻하기도 합니다. 서양에서 행운은 부(富, wealth)를 거머쥐는 일입니다. 또 행운의 여신이라는 말이 그렇듯이 아름다운 여자를 만나는 걸 의미합니다. 또 돈 많은 여자를 만나는 것도 그렇습니다. 하기야 우리도 마찬가지라서 비난할 만한 것도 아닙니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잡지 가운데 포춘(Fortune)지가 있습니다. 행운을 가져주는 잡지라는 의미가 아니라 읽으면 그 속에서 돈 벌 수 있다는 책이라는 이야기죠. 인간의 감정, 희망에 대해 언급한 명언들도 있습니다. “It is strange desire, to seek power, and to lose liberty ; or to seek power over others, and to lose power over a man’s power(자유는 잃으면서 권력을 탐하는 것은 이상한 욕심이다. 그리고 자신을 통제하는 힘은 잃어 버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지배력을 탐하는 것도 이상한 욕심이다).” “Nothing destroys authority more than the unequal and untimely interchange of power stretched too far and relaxed too much.” 해석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너무 멀리까지 뻗어있으면서 너무 느슨하고, 불평등하고 미숙한 권력의 교체만큼 권위를 파괴시키는 것은 없다.” “Mysteries are due to secrecy(신비함이란 비밀스러운 곳에서부터 나온다).” “Anger makes dull men witty ; but it keeps them poor(분노는 우직한 사람을 재치 있게 만든다. 그러나 가난하게 만든다).” “It is miserable state of mind to have few things to desire and many things to fear(소유하고 싶은 것이 별로 없는 것도, 두려워할 게 많은 것도 마음의 상태가 비참한 것이다).” “Men fear death as children fear to go in the dark ; and as that natural fear in children is increased with tales, so is the other(사람은 어린애가 어둠 속을 무서워하는 것처럼 죽음을 두려워한다. 어린이의 자연적인 두려움은 이야기(설화나 동화)로 커진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무슨 뜻인지 아시죠. 어른이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죽음에 대한 공포의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마치 어린애들이 동화책을 통해서 어둠의 공포를 점점 더 느끼는 것처럼 말입니다. 이 말은 죽음 자체는 두려운 것이 아닌데 주위에서 하도 두려운 거라 하니까 저절로 두려워지게 된 거라는 이야기죠. “Boldness is ever blind, for it sees not dangers and inconveniences whence it is bad in council though good in execution(뻔뻔하면 봉사가 된다. 왜냐하면 행동에 옮길 때는 좋을지 모르지만 회의에서 나빠 위험이나 불편함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무슨 뜻인가요? 간단한 말이지만 무슨 의미를 전달하려는 건지 저도 잘 모르겠네요. Whence는 약간 고어입니다. Where로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또한 다음과 같은 명언도 있습니다. “Prosperity is the blessing of the Old Testament ; adversity is the blessing of the New(영화는 구약이 준 축복이지만 역경은 신약이 준 축복이다).”
독서와 책에 관련된 명언들을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Read not to contradict and confute ; nor to believe and take for granted ; nor to find talk and discourse ; but to weigh and consider(반박하거나 부인할 목적으로 읽지 말라. 그렇다고 믿거나 당연하다고 생각하기 위해서 읽지 말라. 이야깃거리나 설교거리를 찾으려고 읽지 말라. 숙고하고 깊이 생각하기 위해 책을 읽어라).” 목적을 갖고 독서하지 말고 마음의 깊은 심지를 찾고 인생의 깊이를 위해 독서하라는 말 같습니다. 이와 같은 명언들도 있습니다. “If a man be gracious and courteous to strangers, it shows he is a citizen of the world(타인에게 관대하고 예의가 바르다면 그게 세계시민이라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People usually think according to their inclinations, speak according to their learning and ingrained opinions, but generally act according to custom(사람은 보통 성향에 따라 생각하고 지식과 상습적인 견해에 따라 말한다. 그러나 행동은 보통 관습에 따라 한다).” 사람의 명예라는 게 덧없음을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Good fame is like fire ; when you have kindled you may easily preserve it ; but if you extinguish it, you will not easily kindle it again(훌륭한 명예란 불과도 같다. 불을 켰을 때는 명예를 쉽게 지속할 수 있다. 그러나 불을 일단 끄면 다시 켜기가 어렵다).” “Prosperity is not without many fears and distastes ; adversity not without many comforts and hopes(영화라고 해서 두려움과 혐오가 없는 것이 아니다. 역경 속에도 위안과 희망은 있다).” 철학과 종교에 대한 이야기로 “Small amounts of philosophy lead to atheism, but larger amounts bring us back to God(미천한 철학지식은 무신론으로 이끌지만 깊은 지식은 신으로 이끈다).” “Philosophy when superficially studied, excites doubt, when thoroughly explored, it dispels it(피상적으로 공부한 철학은 의심을 일으키지만 깊이 공부한 철학은 그 의심을 끊게 만든다).” 앞의 명언과 일맥상통하는 점이 있는 것 같네요. 명언은 이제 그만하고 베이컨의 생애에 대해 과학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베이컨이 활동하던 시대는 과학혁명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때입니다. 그래서 당시 철학자들은 수학자들이 많았고 자동적으로 철학을 과학적인 시각에서 바라보려고 합니다. 서양의 합리주의, 경험주의, 실용주의 철학들이 조금씩은 다르지만 실증이 가능한 자연과학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베이컨 이후에 나타난 철학자들, 데카르트, 가우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베이컨의 ‘아는 것은 힘이다’의 아는 것은 자연과학에 대한 지식을 의미합니다. 과학적인 지식이 힘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베이컨은 영국의 왕 제임스 1세 치하에서 권력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군주에 너무 충실한 나머지 의회의 미움을 샀고 뇌물수수죄로 기소돼 권력에서 추방당합니다. 불우한 처지에서도 용기를 꺾지 않고 집필활동을 계속하면서 <바람의 자연사>, <삶과 죽음의 자연사>와 같은 저술을 완성합니다. 그러나 1626년 3월 어느 날 런던 북쪽 하이게이트 근처에 산책을 나갔다가 문득 과연 눈이 부패과정을 지연시키는지 알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닭을 한 마리 사서 박제로 만들어 그 속에 눈으로 채우는 실험을 합니다. 그러나 베이컨은 그 일로 심한 독감에 걸려 4월 9일 기관지염으로 세상을 등집니다. 법률가, 정치가, 철학자로, 그리고 문학자와 과학자로 시대를 풍미하던 베이컨은 이러한 실험을 하는 와중에 죽습니다. 전 생애를 연구에 몰두했던 학자의 아름다운 죽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
2006.11.02 ⓒScience Tim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