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0만년전 원시인류는 원시림 사냥꾼

원시림 사냥꾼, 450만년전 원시인류

동·중앙유럽 반(反)서구화 이데올로기로 고립 자초

2009년 10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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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사이언스는 일주일 동안의 세계 주요 학술소식을 모은 ‘표지로 읽는 과학’을 연재합니다. 이번 주 ‘네이처’는 동·중앙유럽 국가의 과학계가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이유가 궁금해집니다. ‘사이언스’는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150만 년 전에 살았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를 표지로 꼽았습니다. 이 원시 인류는 원시림에서 살았습니다. - 에디터 주

사이언스 표지
오스트랄로피테쿠스보다 150만 년 먼저 산 원시인류

사람 뼈다. 발가락, 정강이뼈를 비롯해 송곳니까지 보인다. 이 화석의 주인공은 450만 년 전에 살았던 원시인류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 몸무게 50㎏에 키는 120㎝다. 미국 연구진이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지역에서 발견해 2005년 1월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당시 연구진은 발 뼈의 특징으로 이 원시인류가 직립보행을 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전까지 학계는 직립보행을 한 최초 인류를 300만 년 전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라고 생각했다. 이번 주 ‘사이언스’는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에 다시 주목했다.

에티오피아, 미국, 일본 등 공동 연구진은 “이 원시인류는 원숭이, 침팬지처럼 두 손으로 나무를 잡으며 걷지 않았고, 침팬지가 하는 것처럼 나무 가지를 잡고 흔들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전까지 사람들은 원시인류가 침팬지, 원숭이 같은 유인원과 오랫동안 같은 특징을 갖고 있었다고 여겼다. 사람보다는 원숭이에 더 가까웠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로 그렇지 않다는 게 밝혀지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상당 부분 바뀔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연구진은 아르디피테쿠스 라미두스가 지금보다 습하고 기온이 낮은, 수풀이 우거진 삼림지대에 살았을 것으로 예측했다. 이 화석이 발견된 지층대에서 야자수, 팽나무, 무화과나무의 씨 등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또 곳곳에서 비둘기, 모란앵무새, 칼새 등과 같은 새 29종과 박쥐, 산토끼 같은 20종의 포유류 화석이 발굴됐다. 450만 년 전 원시인류는 원시림에 살며 이들 동물을 사냥했을 것이란 추측도 가능하다.

네이처 표지
동·중앙유럽 국가들 유연해져야

11월 9일은 베를린 장벽이 붕괴된 지 20년 되는 날이다. 이 장벽은 서베를린을 동베를린을 비롯한 동독에서 분리하기 위해 세워졌다. 공산주의 지역 안에 있는 자본주의 지역이라 하여 사람들은 서베를린을 ‘육지의 섬’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번 주 ‘네이처’는 동유럽과 중앙유럽 과학계에 일침을 놓았다. 길을 막던 베를린 장벽처럼 국제적 교류에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다. 표지에 커다랗게 ‘BEYOND THE BERLIN WALL(베를린 장벽 넘어)’라 적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네이처는 “동유럽과 중앙유럽에 있던 소련의 위성국가들은 소련 붕괴 후 유럽연합(EU)에 편입됐지만 이들 국가가 과학에 투자하는 비용이 적을 뿐 아니라 EU 공동연구에 참여할만한 수준이 못 된다”고 말했다. 네이처는 동·중앙유럽 국가들이 ‘반(反)서구화 이데올로기’에 젖어 이런 결과를 빚었다고 분석했다.

발틱 해 주변 나라들은 예외적인 경우. 네이처는 “소련이 무너진 이후 발틱 국가들은 국가가 주도하는 소련 스타일 연구방법의 한계를 철저히 조사해 과학펀드 조성, 출판, 동료평가 등 서구 스타일의 연구방법을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발틱 국가는 ‘강소국’의 면모를 보이며 생물의학, 환경기술 등에서 앞서나가고 있다.

네이처는 “어린 과학자들이 세계적으로 유수한 연구실에서 경험을 쌓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해야 하고, 유럽파쇄중성자원(ESS)과 같은 다국적연구시설을 이용하면 좀 더 좋은 연구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SS는 거대한 가속기로 건설비용만 약 15억 유로(약 2조5000억 원)가 들어간다. 동·중앙유럽 국가들이 좀 더 유연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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