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54)
멘델레예프
▲ 원소의 주기율표를 완성한 멘델레예프.  ⓒ
“I have achieved an inner freedom. There is nothing in this world that I fear to say. No one nor anything can silence me. This is a good feeling. This is the feeling of a man. I want you to have this feeling too; it is my moral responsibility to help you achieve this inner freedom.”

"난 마음 속의 자유를 얻었다. 두려워서 말 못할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어느 누구도, 또 어떤 것도 나를 침묵시킬 수 없다. 아주 좋은 느낌이다. 인간이라는 느낌이다. 여러분도 이런 느낌을 가졌으면 한다. 여러분이 이러한 마음 속의 자유를 얻도록 도와주는 것은 나의 도덕적 책무다."

-멘델레예프(1834~1907): 러시아 화학자, 원소의 주기율표 발명가-

이 말은 원소의 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가 낳은 위대한 화학자 멘델레예프(Dmitri Ivanovich Mendeleyev)의 명언으로 죽기 2년 전인 1905년, 그가 몸담고 있었던 성 피터스버그 대학(University of St. Petersburg) 마지막 강의에서 제자들에게 한 말입니다. 이 강의를 끝으로 대학은 물론 연구와도 영영 이별을 합니다. 곧 닥칠 죽음을 맞이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평생을 교단에서 제자들을 가르쳐 온 교육자에게 마지막 강의는 여러 가지 의미를 갖습니다. 과거의 숱한 회한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제 다가오는 죽음을 서서히 맞이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흑판을 향해 30년, 흑판을 등지고 30년. 이제 내 인생이 막을 내리는 구나!"라고 읊었던 한 교육자이자 시인의 마음도 그와 같을 겁니다.

멘델레예프의 마지막 강의 이야기는 다시 이렇게 이어집니다. " I am an evolutionist of a peaceful type. Proceed in a logical and systematic manner. Work, look for a peace and calm in work: you will find it nowhere else. Pleasures flit by –they are only for yourself; work leaves a mark of long and lasting joy, work is for others."

"나는 평화의 진화론자다. 논리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나가라. 연구하며 평화를 추구하고, 연구 속에서 평온을 찾아라. 다른 곳에서는 찾을 수가 없다. 스쳐가는 행복들, 그것은 당신을 위한 것이다. 연구는 길고 영원한 기쁨을 남긴다. (그러나) 그 연구는 다른 사람을 위한 노력이어야 한다."

그렇습니다. 과학사에 길이 빛날 금자탑을 이룩한 멘델레예프는 피터스버그 대학에서 물러나 지병인 결핵과 싸워야 할 처지였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돌이켜 보면 생에 대해 후회가 없었고, 죽을 날이 멀지 않지만 평온하고 마음의 행복은 넘쳐 흐른다고 이야기한 겁니다. 또 항상 기쁜 마음으로 공부하고 남을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멘델레예프에 대해 과학사는 이렇게 다루고 있습니다. "Dmitri Mendeleyev is best known for his development of the periodic table of the elements. His table is based on the patterns he observed when the elements are organized by increasing atomic weight. Using his table, he was able to accurately predict properties of previously unknown elements.

▲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로 인해 화학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과학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됐다.  ⓒ
"멘델레예프는 원소의 주기율표로 개발로 잘 알려졌다. 그의 주기율표는 원소들은 점점 증가하는 원자의 무게(원소의 질량)에 따라 분류할 수 있다는 이론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 주기율표를 이용해서 멘델레예프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원소들의 성질을 정확히 예견할 수 있었다."

무슨 이야기인지 아시죠? 멘델레예프가 만들어 낸 주기율표에는 원래 63개의 원소가 있었습니다. 그는 이 외에도 앞으로 발견될 원소들을 위해 빈칸을 남겨 두었습니다. 그의 판단은 옳아 그 빈칸에 모든 원소가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자연계에 존재하는 질량 92번인 우라늄이 마지막으로 발견됐습니다. 그 가운데 43번 테크네듐, 61번 프로메듐, 85번 아스타틴, 87번 프란슘은 인공합성 원소입니다.

우라늄까지를 자연원소(natural elements)라고 합니다. 그보다 질량이 많은 것은 사람의 손(원자가속기)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서 인공원소라고 합니다. 인공원소를 포함하면 원소기호는 111까지 있습니다. 핵과 관련해서 항상 등장하는 플루토늄 등이 모두 인공원소들입니다. 핵물리학에서 중요한 원소들이죠.

그런데 인공원소들이 왜 많이 등장하냐고요? 우선은 물질의 본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한 과학자들의 노력입니다. 또다른 목적도 있습니다. 질량이 높으면 높을수록 핵이 분열할 때 엄청난 힘과 에너지를 발휘합니다. 이는 핵발전소 원자로의 중요한 연료가 됩니다. 또 군사적으로는 핵폭탄 개발의 키워드가 됩니다. 북한도 그렇고, 이란도 그렇고 항상 문제가 돼 미국의 공격목표가 되는 이유가 질량이 많은 농축우라늄과 플루토늄 등입니다.

19세기 말까지 수십 종의 원소가 발견되고 그 원소들의 성질이 밝혀지면서 화학자들은 그 원소를 이루는 여러 종류의 금속과 비금속, 기체 사이에 어떤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원소의 주기성 문제는 여전히 미궁에 싸여 있었습니다. 이 궁금증을 푼 주인공이 바로 멘델레예프입니다. 1869년 주기율표를 제시함으로써 그 베일을 벗긴 겁니다.

멘델레예프는 그래서 이런 이야기도 남깁니다. "…We could live at the present day without a Plato, but a double number of Newtons is required to discover the secrets of nature, and bring life into harmony with the laws of nature."

해석하자면 "우리는 현재 플라톤(플라톤의 철학) 없이도 살수 있다. 그러나 두 배나 많은 뉴턴과 같은 학자들이 나와 자연의 비밀을 캐는 게 필요한 시대다. 그래서 우리의 인생과 자연의 법칙을 조화롭게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멘델레예프는 러시아의 과학을 유럽으로 전파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
멘델레예프는 원소들의 성질과 원자량 사이의 주기적인 상관성을 발견한 화학자입니다. 이 주기율표는 세계 화학사에 큰 획을 긋는 사건으로, 이로 인해 세계적인 과학자들의 반열에 올랐고 위대한 화학자라는 칭호를 받게 됩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과학을 유럽으로 수출한 애국자가 됩니다.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가 더욱 중요한 이유는 당시 존재하지도 않았던 원소들이 앞으로 발견될 것이라는 점을 예언한 데 있습니다. 1870년대 이후 그가 예언한 여러 원소들이 속속 발견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주기율표는 멘델레예프가 만든 것보다 원소의 수도 훨씬 많고 부족한 점이 보완된 것이지만 기본적인 틀은 멘델레예프에서 비롯된 겁니다.

주기율표가 뭐가 그렇게 대단하냐고요? 암기할 것도 상당히 많은데 괜히 그 주기율표를 만들어서 고생만 시키는 것 아니냐고요? 아마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원소기호 1인 수소에서 시작해서 심지어 원소들의 족보까지 암기하려면 고생 꽤나 해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위대한 과학이란 우리가 편안하고 게으른 것을 용서하지 못하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러나 또 과학이 없으면 불편합니다.

자연의 신비를 캐려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거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선봉에 나선 대표적인 사람들이 과학자들입니다. 우주의 변화는 힘(force)의 작용에 의한 겁니다. 다시 말해서 중력, 약력, 강력, 전자기력 등 4개의 힘에 의해 우주가 생성되고 소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는 물리학의 기본입니다.

그러면 그 힘의 대상은 무엇이냐? 자연이고 자연현상이지요. 그러면 자연은 뭐냐? 자연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느냐? 그에 대한 해답이 바로 원소입니다. 부연 설명하자면 우주는 원소로 이루어져 있고 원소 간의 힘의 작용이 삼라만상의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를 구성하는 단위 요소인 원소들이 중요한 겁니다.

인간에게는 혈통이 있고 족보가 있습니다. 소위 계(系), 또는 계통이라고 하는 거죠. 동물도 있고 식물도 있습니다. 멘델레예프는 금속, 비금속, 기체 등 원소들 간의 족보를 만든 겁니다. 원소들도 혈통이 있다는 이야기죠. 다시 말해서 원소들을 성질이 비슷한 친척과 혈족 그룹으로 나누어 도표로 만든 것이 원소주기율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연의 법칙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합니다.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남깁니다. "No laws of nature, however general, has been established all at once; its recognition has always been preceded by many presentiments. The establishment of law, moreover, does not take place when the first thought of it takes form, or even when its significance is recognized."

"비록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자연의 법칙은 한번에(순간적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다. 그를(자연의 법칙) 터득하려면 수많은 육감(肉感, 시행착오)이 뒤따라야 한다. 더구나 법칙의 성립은 (형식을 취하는) 사고만으로도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중요성을 인식했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면 무엇이 더 필요하다는 이야기인가요?

이어지는 대목입니다. "…but only when it has been confirmed by the results ofthe experiment. The man of science must consider these results as the only proof of the correctness of his conjectures and opinions."

"그러나 (법칙은) 실험의 결과에 의해서 확인될 때 완성되는 것이다. 과학을 하는 사람은 모름지기 이러한 결과를 잘 알고, 그래서 (실험의 결과만이) 가설이나 견해가 올바르다는 걸 입증하는 규칙으로 생각해야 한다."

과학자는 말이 아니라 실험이라는 정확한 결과를 갖고 이야기해야 합니다. 과학에는 말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가설, 그리고 그에 따른 수학적인 입증과 실험이라는 결과가 모든 걸 대변합니다.

멘델레예프는 러시아 정치범 유배지인 시베리아의 토볼스크에서 14명의 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1905년 시작된 피로 얼룩진 러시아 혁명의 태동기를 지켜보면서 생을 마감한 멘델레예프도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습니다. 화학자 멘델레예프의 피난처는 어머니였습니다. 공장 노동자로 끼니를 이어가는 불우한 환경 속에서도 학문의 길을 열어 준 어머니가 의지할 곳이었습니다.

멘델레예프의 전기에 나오는 이야기는 그의 어머니 마리아가 얼마나 대단한 여성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When dying she said, ‘Refrain from illusions, insist on work and not on words. Patiently search divine and scientific truth.” “어머니는 죽으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쓸데 없는 망상을 하지 말라. 일(연구)에 의지하고 말에 의지하지 말라. 인내를 갖고 신성하고 과학적인 진실연구에 매달려라."

"She understood how often dialectical methods deceive, how much there is still to be learned, and how, with the aid of science without violence, with love but firmness, all superstition, untruth and error are removed, bringing in freedom for future development, general welfare, and inward happiness. Dmitri Mendeleyev regards as sacred his mother’s dying words."

"그녀는 변론(말 장난)이 얼마나 사람을 속이는지, 배울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아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폭력이 없는 과학, 사랑과 단호함을 통해 모든 미신과 거짓, 그리고 잘못을 없애고 미래의 자유와 행복, 그리고 내면의 기쁨을 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멘델레예프는 어머니의 유언을 신성한 것으로 간직했다."

위대한 과학자 멘델레예프의 뒤에는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멘델레예프는 수백 편의 논문을 발표하면서도 서두에는 항상 "나의 이 연구를 세상을 하직한 존경하는 어머니에게 바친다"는 이야기를 한 번도 빠뜨린 적이 없습니다.

▲ 멘델레예프의 주기율표는 화학과 물리학을 통합하는 이론에도 기여했다.  ⓒ
혁명을 주도하는 진보와 혁명을 억압하려는 보수의 피비린내 나는 싸움을 지켜보면서 멘델레예프는 이런 이야기도 남깁니다. 나누어서 소개하겠습니다.

"There exists everywhere a medium in things, determined by equlilbrium. The Russian proverb says, ‘Too much salt or too little salt is alike an evil.’ It is the same in political and social relations…"

"사물(자연, 우주)의 모든 곳에는 세력균형으로 결정되는 중용이 존재한다. 러시아 격언에는 이런 말이 있다. 소금을 지나치게 쓰는 것도, 아주 적게 쓰는 것도 모두 악이다. 정치와 사회 관계에서도 마찬가지다."

"…It is the function of science to discover the existence of a general reign of order in nature and to find the cause governing this order. And this refers in equal measure to the relations of man-social and political-and to the entire universe as a whole."

"과학의 기능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질서의 일반적인 영역을 발견하고, 이 질서를 이루는 이유(원인)가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이다. 이것은 사회적이든 정치적이든 인간관계에서도 똑 같이 적용된다. 그래서 결국은 우주의 영역까지도 적용된다."

on January 20, 1907 at the age of 73, while listening to a reading of Jules Verne’s Journey to the North Pole, Mendeleyev floated away, peacefully, for the last time.”

“1907년 1월 20일, 73세의 일기로 (간병인)이 읽어 주는 ‘쥘베른의 북극탐험이야기’를 들으면서 평화롭게 영원의 안식처로 떠났다."

후세 화학자들은 멘델레예프를 기리기 위해 101번 원소 이름을 멘델레븀(mendelevium)으로 정했고 기호는 Md입니다. 현재는 원소기호가 111번인 뢴트게늄(Rg, roentgenium)까지 알려져 있습니다.

멘델레예프는 한 표차로 노벨상을 받지 못한 학자입니다. 그러나 "인생은 짧고 과학연구는 길다"라는 철학을 갖고 있는 위대한 화학자에게 노벨상이 그렇게 큰 의미가 있을까요? 노벨상에 대한 욕심은 멘델레예프 어머니가 명심해서 경계하라고 한 하나의 헛된 욕심과 망상(illusion)의 산물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요?

※ 이 글은 순천대학 고분자공학과의 도춘호 교수님에게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2007.03.15 ⓒScienc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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