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는 학습과 기억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서술기억(declarative M)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설치류에서는 서술 기억의 모델로 공간 기억 연구가 주류를 이루는데, 실제로 해마를 손상시키면 동물의 공간 학습 능력이 뚜렷이 저하된다. 해마가 공간 기억에 중요하다는 중요한 증거가 또 하나 있는데, 바로 위치(Place cell)이다.

해마의 추체세포(piramidal cell)이나 과립세포(granule cell) 등은 동물이 특정위치에 있을 때만 활발히 발화하는데 이를 위치세포라 부르면, 이것은 외부공간 정보가 해마에 표상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에 근거해 해마에 인지적 지도가 표상된다는 유명한 저서 The hippocampus as a cognitive map 1978이 출판된 바 있다.

 

그림 1. 위치세포의 예. 파란색은 발화하지 않은 부분이고 빨간색은 높은 발화율을 보인 부분이다.

 

그동안 해마 위치세포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수행되었으나, egocentric 공간정보가 어떻게 allocentric 공간정보로 변환되어 해마에서 위치세포의 발화로 이어지는지 알려진 바가 별로 없다. 여태까지 연구의 한계점은 해마로의 입력이 어떤 패턴인지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는 해마의 입출력을 관장하는 entorhinal cortex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주로 해마를 대상으로 기억 연구를 해왔으나, 해마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입력부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최근에는 해마 주변 부위, 특히 내후뇌피질로 연구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이런 연구의 일환으로 entorhinal cortex의 신경신호를 측정한 결과 특정 부위에서 매우 특이한 특성을 보이는 세포들이 발견되었다. 해마 place cell들은 보통 한곳에서 발화하는데 반하여 이를 세포들은 주어진 공간의 여러 곳에서 발화를 하였으며 발화 중심 지점들이 격자형태를 이루었다. 이를 grid cell이라 명명하였는데 그림 2에서 보는 바와 같이 발화 중심점들은 벌집과 같이 6각형 형태로 격자를 이루었다.

grid cell이 외부공간 표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아직 잘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격자 세포의 발견은 그동안 해마 기능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해마 신경계에 공간 정보가 어떻게 표상되는지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진전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앞으로 entorhinal cortex에 대한 연구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기대된다.

 

Nature, 436(7052):801-6, 200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