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윈주의 의학

고열

고열(Fever)로 인해 의사를 찾아가면, 의사는 진부한 두 알의 아스피린 처방과 함께 내일 다시 병원을 방문하도록 지시할 것이다.

매년 수많은 미국인들이 높은 신체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아스피린이나 다른 약을 복용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서는 열을 떨어뜨리는 약이 질병을 더 오래 지속시킬지도 모른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는 고열이 질병을 방어하는 자연스럽고 유용한 증상일 수 있음을 말해준다.

냉혈동물인 도마뱀이 질병에 감염되었을 때는 대개 햇볕이 드는 따뜻한 바위를 찾는다. 도마뱀은 이러한 방법을 통하여 질병과 싸울 수 있도록 체온을 높인다. 따뜻한 곳을 찾지 못한 도마뱀들은 죽을 가능성이 훨씬 높다. 도마뱀에서 관찰되는 체온과 질병과의 관계는 토끼에서도 관찰된다. 발열 억제제(해열제)가 주어지면 질병을 앓는 토끼는 죽을 가능성이 더욱 높을 것이다(Kluger, 1990).

20세기 초에 의사 줄리안 와그너­자레그(Julian Wagner-Jauregg)는 말라리아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지역에서는 매독이 거의 나타나지 않음을 발견했다(Nesse Williams, 1994). 동시에 말라리아를 앓고 난 매독에 감염된 99%의 사람들은 완치되었다. 와그너­자레그는 의도적으로 매독환자에게 말라리아를 감염시켜 발열 증상을 유발시킨 다음, 환자의 30% 정도가 생존하는 것을 확인했다 ― 의도적으로 말라리아에 감염되지 않는 환자들보다 큰 생존율의 증가를 보였다. 말라리아 때문에 나타나는 발열은 매독의 치명적인 증상을 치료하는 데 분명 도움을 준다.

더욱 최근 연구에서는 수두를 앓고 있는 아동이 아세트아미노펜을 복용하여 열을 떨어뜨린 경우가 이 약을 복용하지 않고 열을 내린 아동보다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하였다(Doran et al., 1989). 또 다른 연구자들은 실험참여자들에게 의도적으로 감기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후 절반에게는 해열제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아무런 작용을 하지 않는 알약)을 복용하도록 하였다. 해열제를 복용한 참여자들에게서 코 막힘, 항체반응이 더 심했고 감기가 조금 더 오래 지속되었다(Graham et al., 1990).

[마음의 기원]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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