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부족, 독성, 약탈자, 기생충, 질병, 악천후는 예전부터 최근까지 우리를 괴롭히는 적대적인 자연의 힘이다. 인간은 생존을 방해하는 이러한 요소들과 투쟁하기 위해 많은 적응 메커니즘들을 진화시켰다. 가장 중요한 생존문제는 식량 획득이다. 식량을 획득하고 소비하는 것은 어렵고 복잡한 문제다. 식량부족의 문제에 더해서 신체기관이 소비할 만한 음식을 선택하는 문제(예를 들면, 열량이나 영양분이 풍부한 것들), 피해야 할 음식을 선택하는 문제(: 독소로 가득 찬 음식), 실제로 식량을 획득하는 문제 등에 직면해 왔다. 인간은 다양한 동식물을 섭취하는 잡식동물로 진화해 왔다. 인간 적응의 분명한 특징 중 하나는 칼로리가 풍부한 음식에 대한 선호다. 아울러 배설물에 대한 혐오감과 같이 독성이 있는 음식 소비를 회피하기 위한 메커니즘과 구토, 메스꺼움, 기침, 재채기, 설사, 입덧 등과 같은 독성이 있는 음식을 제거해 내기 위한 메커니즘도 발달시켰다. 사람들은 또한 음식에 발생하는 박테리아를 죽이기 위해 향신료를 사용했으며 이는 문화교류를 통해 널리 퍼졌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증거는 항균작용 가설을 지지한다. 아마도 잘 익은 과일이 낮은 농도의 에탄올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알코올에 대한 기호는 잘 익은 과일을 먹는 데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진화에 대하여 가장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주제 중 하나는 선조들이 어떻게 식량을 획득했는가에 관한 것이다. 이에 대한 세 가지 가설이 주장되고 있다. 수렵 가설, 채집 가설, 재활용 가설. 이들 세 가지 가설에 대한 유용한 모든 증거들은 남성의 수렵, 여성의 채집, 경우에 따른 기회주의적 재활용으로 특징지을 수 있는 선조들의 생활양식에 초점을 맞춘다. 공간 능력에 대한 성차가 수렵과 채집에 대한 적응력을 반영하는 것 같다. 평균적으로 여성은 '공간 위치 기억'을 필요로 하는 과제에서 남성을 능가한다(견과류, 과일, 감자 등을 보다 효과적이고 쉽게 채집할 수 있는 적응력을 가질 것이다). 반면, 일반적으로 남성들은 사물에 대한 심적 회전(mental rotation), 항해, 지도 해석과 같은 공간과제 수행 시 여자들을 앞선다(효과적인 수렵을 용이하게 하는 능력).

생존의 또 다른 적응 문제는 거주지를 찾는 것이다. 인간은 자원이 풍부하고 자신은 잘 볼 수 있으나 자신의 위치는 잘 드러나지 않는 전망(landscapes; 조망, 경치 혹은 풍경)에 대한 선호를 진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선조들이 살았던 사바나 거주지와 유사한 것이다.

풍부한 자원을 제공하고 피난처가 될 수 있는 거주지라 할지라도 모든 거주지는 생존을 저해하는 적대적인 힘을 포함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피하기 위해 특정한 대상에 대한 특수한 두려움이 다양하게 진화되었다. 예를 들어, , 거미, 높이, 낯선 사람에 대한 두려움들이 다양한 문화권에서 나타나고 발달상의 구체적인 시기에 나타나는데 이는 적응양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높이와 낯선 것에 대한 두려움은 영아들이 기어다니기 시작할 때 나타나고, 이때 높이나 낯선 것에 대한 위험에 노출되는 횟수도 증가한다. 공포와 더불어 인간은 주의력에 있어서도 예측할 수 있는 편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위험하지 않은 이미지 가운데서 쉽게 뱀과 거미의 이미지를 가려낼 수 있다. 우리는 또한 다가오는 소리에 더 예민한 청각적 편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멀어지는 위험보다는 다가오는 위험에 관한 소리를 들을 때 보다 큰 안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세 살 정도의 어린 아동은 포식자와 맞닥뜨림으로써 얻어지는 결과인 죽음에 대해 자세하고 정교한 이해를 가진다.

질병과 기생충은 특히, 장수하는 신체 조직에 손상을 입히는 자연의 적대적인 힘을 가지고 도처에 존재한다. 인간은 질병 및 기생충과 싸우는 다양한 적응 메커니즘을 진화시켜왔다. 상투적인 의학적 지혜와는 반대로 신체 온도를 높이는 발열 메커니즘은 감염된 질병과 싸우도록 하는 자연적인 신체기능이다. 열과 싸우기 위해 아스피린이나 이와 유사한 다른 약물을 복용하는 것은 질병을 지속시키는 모순된 효과를 갖는다.

진화 도식은 생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때문에 인간이 왜 오래 살지 못하고 죽는지에 대해서는 흥미로운 의문이 제기된다. 노화 이론이 이에 대한 이유를 설명해준다. 기본적으로 선택은 초기에 일어나는 사건들이 번식할 수 있는 전체적인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유력할 수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선택의 힘은 약화된다. 극단적으로 죽기 바로 직전에 일어나는 해로운 사건은 번식에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이는 나중에 큰 부담을 가져온다 할지라도 인생 초기에 유익한 효과를 가지는 적응력을 선호할 것임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남성의 테스토스테론은 성인 초기에 동료들과의 경쟁에서 성공할 수 있는 이점을 제공하지만 후기에는 전립선암을 유발하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아마도 사람들이 죽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는 사실보다 자신의 삶을 의도적으로 끝내는 자살 현상에 대한 의문이 더 클 것이다. 자살에 대한 심리적 메커니즘이 과연 진화될 수 있는 것인가? 한 진화심리학자에 따르면 대답은 '그렇다'이다. 자살 생각은 불충분한 번식 전망을 가진 이들, 즉 이성과의 짝짓기에 실패한 사람들 사이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발생하며 건강 부족, 미래에 대한 재정적 전망의 열악함, 가족에 대한 부담지움이 큰 사람들 사이에서도 나타난다. 이러한 주요 주제에 관한 많은 연구들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연구결과들은 인간이 미래의 잠재적인 번식력과 가족과의 관계를 가치 있게 여기는 맥락에 민감한 심리적 메커니즘을 진화시킨다는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러한 모든 진화된 메커니즘은 인간이 성인기에 도달할 때까지 충분히 긴 기간 동안 생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러나 성인기에 도달한다고 해도 사람은 여전히 생존을 위협하는 적대적 힘들을 만나게 된다. 아울러 그들은 다음 장에서 다루게 될 짝짓기와 같은 새로운 적응적 도전 거리들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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