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성 만나면 흥분되는 까닭

바람기에 숨어 있는 과학

2011년 05월 25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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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명인들의 스캔들이 잇따르고 있다. 스트로스칸 IMF 총재가 성추문에 휘말리더니, 유명 축구선수 라이언 긱스가 불륜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는 아놀드 슈왈츠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가정부와의 사이에 자식을 둔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등 유명인들의 스캔들은 항상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좋은 화제거리이자 하나의 의문을 갖게 한다. 사람들은 왜 이렇게 바람을 피우는 것일까.

새로운 이성 만나면 도파민 수치 높아져

암소와 수소를 같은 우리 속에 키울 때 수컷은 암컷과의 교미가 거듭될수록 성교 주기가 길어지는데, 암컷을 매번 바꿔주면 교미 횟수와 주기는 원래 상태로 회복된다. 이렇게 수컷이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면 정력이 복원되는 현상을 ‘쿨리지 이펙트’라고 하는데, 인간을 포함해 쥐, 황소, 양 등 포유동물에게 나타난다.

이와 관련된 실험을 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한 적이 있다. 기존 암컷에 시들해진 수컷 쥐에게 새로운 암컷을 넣어 주었을 때 뇌 속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 지에 관한 것이었다. 실험 결과 새로운 암컷이 들어오자 수컷의 도파민 수치가 변화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도파민은 뇌에서 쾌감을 일으키는 화학물질이다.

새로운 암컷의 등장으로 상승했던 수컷의 도파민 수치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낮아져갔다. 그리고 제3의 새로운 암컷을 넣어주자 수컷의 도파민 수치는 또다시 상승하기 시작했다.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멋있는 이성을 만나거나 연애를 할 때, 인간의 뇌는 감정과 기억을 좌우하는 변연계의 선조체 영역이 활성화 되는데, 바로 도파민 분비가 이곳에서 분비된다. 쥐도 똑같이 선조체 영역에서 도파민 분비가 왕성해졌다.

테스토스테론은 바람을 피우게 하는 호르몬

바람기에 대한 오래된 의문 중 하나가 ‘남성과 여성 중 누가 더 바람을 많이 필까’ 하는 것이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과학적으로 봤을때 남성이 더 많이 필 것이라는 추측은 가능하다. 이는 바로 테스토스테론이란 호르몬 때문이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충동적 성향을 갖게 만든다. 남성이 성적 자극을 받으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촉진되고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면서 성욕도 올라간다. 여성도 테스토스테론을 갖고 있지만 남성에 비해 1/10 수준에 불과하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나면 남성들의 테스토스테론은 떨어진다. 하지만 또 다른 이성을 만나게 되면 새로운 사랑의 감정들이 이 호르몬을 분비시켜 바람을 피우게 만든다. 여성의 경우 친밀감과 결속력을 유지시켜주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란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사랑의 유효기간이 끝났다 하더라도 이 호르몬들로 인해서 사랑이 계속해서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

목소리 굵을수록 바람둥이 확률 높아

그렇다면 남성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는 것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것은 바로 목소리이다. 남성들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높을수록 목소리가 굵고 낮다.

캐나다 맥매스터대와 하버드대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을 증명하기 위한 실험을 했다. 2007년 그들은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원시 수렵채집 부족인 하드자인들을 연구했다. 연구진은 이 부족이 일부일처제인 풍습을 갖고 있었지만 혼외정사로 낳은 자식이 많은 것에 주목했다. 

연구진은 먼저18~55세 하드자족 남성 49명의 인사말을 현지어로 녹음하면서 동시에 자손 수를 알아봤다. 조사 결과, 목소리가 낮은 남성일수록 자식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로부터 굵고 낮은 목소리의 남성일수록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그만큼 바람둥이의 확률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연희 객원기자 | iini0318@hanmail.net

저작권자 2011.05.2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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