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저명한 동물학자이자 비교심리학자인

토를레이프 셀데루프 에베는 1921년

농장에서 어슬렁거리는 흔한 닭들의 세계에도

‘모이를 쪼아먹는순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닭들의 세계에서 서열은 생존이 걸린 문제다.

먹을 것이 부족한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아침마다 마당에 흩뿌려진 모이를

먼저 쪼아먹을 권리를 간진 닭은 대장닭이다.

그 다음 이인자무리나 권력 주변을 맴도는

최측근 닭들이 남은 모이를 먹는다.

그 후 세 번째 서열에 속한 닭들에게 차례가 온다.

 

이런 식으로 최하층을 차지하는 닭들, 깃털이 듬성듬성빠져 후줄근하게 보이는

닭들까지 순서가 내려온다.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사람들처럼 닭들도 공동생활을 한다.

 

굴뚝새는공 동생활을하지 않지만이런새들의 세계에도서열은있다.

이 서열은더 넓 고더 좋은영역을차지하기 위한다툼에서 드러난다.

가장 영리하고, 힘이 센 굴뚝새가 그런 자리를 차지하고

그 새는 최고의 짝올 만나 건강한 새끼들을 낳을 가능성 이 크다.

물론 그 새끼들 역시 더 많이 살아남아 번성할 확률이 높다.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고 풍부한 식량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영역을 차지하면 생존에 대한 스트레스도 적다.

이런 이유에서도 영역은 중요하다.

영역권과사회적 지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영역은 간혹 삶과 죽음의 문제가되기도 한다.

감염충이 계급화한 새들의 세계를 덮치면,

최하급의 계급에 속한 힘없고스트레스를 받는 새들이 병들어 죽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인간세계에 전염병이 돌 때도 마찬가지다.

빈곤충이 기장 먼저 위험에 노출되고 사망할 확률도 높다.

가난한 사람들은 암, 당뇨, 심장 질환 같은 비전염성 질병에도 취약하다.

부자는 가벼운 감기로 끝나지만, 빈곤충 노동자는 폐렴으로 죽는다.

 

영역이 중요하지만 좋은 영역은 항상 부족하다.

그래서 좋은 영역을 찾아야 하는 동물의 세계에서 충돌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충돌은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진다.

패한 쪽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승패가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점이 특히 중요하다. 예컨대 두마리 의 새가 좋은 영역을 차지하려고 옥신각신 한다고해 보자.

둘의 다툼은 목숨을 건 싸움으로 발전할 수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체로 몸집이 큰새가 승리하지만,

승자도 몸싸움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그러면 싸움 구경을 하던 제3의 새가 잽싸게 끼어들어

상처를 입고 약해진 승리자를 손쉽게 제압한 뒤 그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다.

목숨을 걸고 싸운 새들이 이런 결과를 바라지는 않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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