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 (11)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 코페르니쿠스  ⓒ
“I am not so enamored of my own opinions that I disregard what others may think of them. I am aware that a philosopher’s ideas are not subject to the judgment of ordinary persons, because it is his endeavor to seek the truth in all things, to the extent permitted to human reason by God.”

나는 나의 이론에만 빠져 남들의 생각을 무시할 정도는 아니다. 나는 철학자의 사상이 일반 사람들의 주장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왜냐하면 신이 허락한 인간의 이성을 최대한 발휘해서 모든 사물의 이치를 찾으려는 것은 그 철학자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1473~1543): 폴란드 천문학자, 지동설 주장-

다윈이 땅의 혁명(revolution in the earth)을 일으켰다고 가정한다면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는 하늘의 혁명(revolution in the heaven)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혁명은 정치적으로 기존 정권을 갈아엎는 것을 이야기하지만 아마 그보다 큰 혁명은 기존의 종교와 전통적 사고를 뒤엎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코페르니쿠스가 1473년생이고 다윈은 1809년에 태어났으니까 하늘의 혁명이 400년 먼저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욱이 두 사람 모두 다 노령이 된 70세를 전후해서 이론(theory, study)을 내놓습니다. 말년이 돼서야 학문을 완성했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교회로부터 박해(persecution, oppression)를 벗어나기 위한 방법이었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다윈은 그나마 어느 정도 관대한(generous) 영국에서 살았으나 코페르니쿠스의 폴란드나 유럽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 신에 도전하는 법을 어겼다고 해도 교회가 늙은 사람을 고문하거나(torture) 형을 살게 하지 않고 어느 정도는 관대하게 처분했을 겁니다.

헌데 왜 땅의 혁명(진화론)은 그렇게 늦게 이루어졌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아마 이런 이유일 겁니다. 천문학은 연구소에서만 관측하고(observe, observation) 연구해도 되는데 생물학(biology) 공부는 세계를 비롯해 여러 곳을 돌아 다녀야 합니다. 비글호에 다윈이 탑승할 기회가 없었다면 진화론의 이야기도 많이 달라졌을 겁니다. 다른 이유도 있을 겁니다. 기존 자료들도 전혀 없었을 것 같고요. 또 다른 이유는 생물 진화에 대해 생각해본 사람들이 거의 없었을 거란 판단도 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사람들은 코페르니쿠스가 대단하다고 인정하면서도 ‘사실 그 이론은 과거 그리스 시대에도 있었는데’라며 폄하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를 평가절하 합니다(devaluation). 갈릴레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그리스 시대에 수학이나 물리학이 발달됐고 천문학도 발달했습니다. 그리스 시대에 니케타스라는 철학자가 지동설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주장(assertion, contention, maintenance)과 증명(illustration)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리스 시대의 천문학과 코페르니쿠스 시대를 같은 차원(dimension)에서 볼 수는 없습니다.

중세의 여러 가지 고초 속에서도 굽히지 않고 논문을 통해 현대 천체물리학에 이바지한 학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특히 종교 때문에 깎아 내리려고 하는 시도나 흔히 ‘그 사람도 별수 있어, 목숨은 부지해 보려고 교회에 붙어 아부하면서 지냈지’ 등으로 비아냥거리는(make cynical remarks, be sarcastic about) 것은 대단히 옳지 않습니다.

과학에서는 증명해줄 사실적인 증거(evidence)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정연한 논리가 필요합니다. 막연한 추측이 아닙니다. 그게 자연과학과 사회과학(social science)의 차이점이기도 합니다. 물론 자연과학의 논리만이 인생의 모든 것이라는 주장은 아닙니다. 적어도 과학에 대해서 인정할 것은 인정하는 접근(approach)이 필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지동설입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 태양이라는 겁니다. 우리가 고등학교 때 배우는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 9개 행성이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는 이론적 근거를 처음으로 마련한 겁니다. 9개의 행성 모두를 발견한 것은 아닙니다. 마지막 행성들은 나중에 차츰 하나씩 발견됩니다.

케플러의 주장으로 코페르니쿠스의 진가가 인정됩니다.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이 천문학의 주류로 자리잡기 위한 초석을 마련해 준 것이죠. 코페르니쿠스의 주장은 여러 가지 모순점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지구도 태양에 구속된 별 볼일 없는 태양계의 한 행성에 불과하다는 파격적인 논리를 폅니다. 바로 하늘의 혁명을 일으킨 지동설입니다. 이는 또 시각을 넓혀 태양계만이 전부가 아니라 태양계와 같은 엄청난 수의 무한한 우주가 있다는 개념이 시작되는 발판을 제공합니다. 그래서 지동설이 차지하는 비중이 이만큼 큰 겁니다.

지구가 별 대단한 것이 아니라 태양을 축으로 돌고 있는 한 행성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당시 천지창조의 중심이 곧 지구라고 생각하고 있던 로마교회의 미움을 살 수밖에 없었습니다. 당시 교회는 천동설을 중심 교리로 받아들이고 있었기 때문이죠. 천동설은 모든 행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돈다고 얘기합니다.

지동설과 천동설을 논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지동설의 코페르니쿠스가 나왔으니 천동설에 대해 약간 설명하고 넘어가겠습니다. 천동설(geocentric theory)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서 있으며, 지구를 중심으로 달, 태양, 수성 등 행성이 돌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지구가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내려온 이야기입니다. 정서적으로나 직감적으로 대지가 고정돼 있기 때문에 다른 행성들이 돈다는 생각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볼 수 있죠.

더구나 망원경도 없었던 시대였습니다. 순전히 별의 이동만을 관측해서 천체의 흐름을 파악했습니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가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모든 천문학자와 수학자들은 천동설에 의지했습니다. 피타고라스도 마찬가지입니다. 천동설에 의거한 에우독소스(BC350), 아폴로니우스(BC250) 등의 연구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천동설을 주장한 것으로 우리가 알고 있는 당대 유명한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Ptolemaeos)가 기원 후 130년경에 완결판인 ‘알마게스트(Almagest)’를 발표함으로써 천동설은 부동의 논리가 됩니다. 후에 그의 천동설 가설이 잘못이라는 판단이 나왔지만 당시 그는 대단한 과학자이며 수학자였습니다. 다음 기회에 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를 통해 소개하겠습니다.

교회는 이후 이 천동설을 받아들입니다. 당시 천체에 대한 다른 특별한 이론도 없었고 천동설은 지구중심의 교회논리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죠. 그러나 성서의 말씀이나 다름없이 돼버린 이 천동설을 부정하는 것은 이단이므로 많은 고초와 박해를 받는 거죠. 즉 천동설은 나중에 오류로 판명됐지만 하나의 과학적 이론이었습니다. 과학이론은 수정을 거치고 또 거치면서 발전합니다. 그러나 교회의 원리로 채택되면서 많은 문제를 일으켰죠.

과학적 이론이 종교나 정치 이데올로기에 빠질 때 엄청난 위험을 불러 일으킨다는 것은 다윈의 진화론이 나치의 열등민족을 거세하는 수단으로 사용됐다는 것을 통해 우리는 똑똑히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천동설이 나쁘다는 말은 별로 바람직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론은 본래 목적을 잊고 소유한 사람에 따라 자기 편리한 대로 해석하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에 대한 그의 역작 ‘천체의 회전에 관해(On the Revolutions of the Heavenly Orb)’(전4권)를 거의 완성했으나 이단으로 몰릴까봐 출판하지 못한 채 1520년 쓸쓸한 죽음을 맞이합니다. 당시 이 위대한 하늘의 혁명가는 교회의 평의원 회의에서 브라우엔부르크 대교구장으로 임명됩니다.

그 후 22년이 지난 1542년 그의 책은 세계 최초의 뉘른베르크 활판인쇄소로 넘어 갑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의 공전과 자전이 왜 발생하는지는 밝혀내지 못했습니다. 그 점에서는 케플러도 마찬가지입니다. 완벽한 과학이론은 혼자서 다하는 게 아닙니다. 뉴턴이 등장하면서 풀렸죠. 만유인력 말입니다.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독일의 문호 괴테(Goethe)가 이런 말을 하면서 코페르니쿠스의 업적을 칭찬했습니다. 좀 길지만 한번 좀 볼까요?

“Of all discoveries and opinions, none may have exerted a greater effect on the human spirit than the doctrine of Copernicus. The world had scarcely become known as round and complete in itself when it was asked to waive the tremendous privilege of being the center of the universe.”

“모든 발견이나 이론 가운데 어떤 것도 코페르니쿠스의 이론보다 인간의 영혼에 영향을 미친 것은 없다.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대단한 특권을 버리라는 요구를 받을 때까지만 해도 지구가 둥글다는 생각은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단어 숙어

•enamor: 주로 수동형으로 ~에 반하다. 마음이 빼앗기다. ~에 매혹되다. The parents are enamored of their youngest daughter(부모님은 막내딸에게 홀딱 빠져 있다). He is enamored with foreign films.

•disregard: 무시하다, 등한히 하다(neglect). 명사로 have a disregard for(of). disregard of (법률의 무시)

•be subject to: 복종하다. 지배를 받다. state subject to another(남의 나라의 속국). 손해 받기 쉬운, be subject to damage(손해 받기 쉬운), He is subject to fits of anger(그는 화를 잘 내는 성미다).

함께 해석하기

나는 내가 주장하는 이론에만 빠져 잘났다고 거들먹거리면서 다른 사람이 내 이론을 비판하는 행위를 무시해버리는 사람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하늘이 준 능력을 한 학자가 최대한 발휘한 이론은 그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의 주장에 굴복할 수는 없다. 현재 그렇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까울 뿐이다. 무지(ignorance)에서 오는 위험은 참으로 위험하다. 그런 뜻인 것 같습니다.
/김형근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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