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우리 아이도 강박증?

방금 씻은 손 씻고 또 씻고…보이는 물건은 정리해야 안도…블록선 따라 걸어야 안심 김정화(34ㆍ주부) 씨는 요즘 고민이 생겼다.

초등학교 1년생인 아들 우현이가 혹시 ‘강박증’이 아닐까 싶어서다.

우현이는 원래 깔끔을 떨었었다. 그런데 요즘은 좀 지나치다 싶다.

손도 하루에 열 번 이상 씻고, 방 물건이 가지런히 놓여 있지 않으면 성질을 부린다.

김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박증에 대해 알아봤더니 우현이와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

유전적 요소에 스트레스 받으면 발병…초기엔 행동치료… 심하면 수술받아야 소

아강박증이 급증하고 있다.

강박증은 최근 세계적인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모든 물건이 짝수를 이루거나 일렬로 세워져야 안정을 취할 수 있다”고 털어놓으면서 세간에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이 밖에 길을 걸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일직선의 보도블록선을 따라걷거나,

밥을 먹을 때 젓가락이 나란히 놓여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게 대표적인 강박증 증세다.

문제는 강박증이 베컴처럼 성인만 걸리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정범석 을지대학병원 정신과 교수는 “강박증이 더러 삶의 윤활유가 되지만 정도가 심하면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정신질환 중 하나”라며 “특히 어렸을 때의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소아강박증, 왜 생기나 질서가 잡히지 않으면 뭔가 불안한 강박증은 유전적 요소를 무시 못한다는 게 정설. 소아강박증은 부모가 강박증이 있거나 강박적인 성향일 때 더 잘 발병한다. 그러나 환경적 원인도 크다. 강박증 어린이는 대부분 불안과 우울한 분위기의 가정에서 자란다. 가정이 화목했더라면 묻혀 있을 수도 있었던 유전자가 가정 내 불안이라는 스트레스에 대항해 표현된다. 화목한 가정이 중요한 이유다.

▶강박증 ‘싹’을 잘라야

강박증은 보통 초등학교 입학 전후 서서히 발병하며 10대 후반~20대 중반에 최고조에 달하고 증세가 ‘좋아졌다 나빠졌다’를 반복한다. 이 때문에 어렸을 때의 완치가 중요하다.

소아강박증은 일단 행동치료가 효과적이다. 10분만 손을 씻지 말라고 유도하는 식. 10분간 손을 안 씻어도 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해준다.

행동치료가 통하지 않으면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가 이용된다. 약물치료는 대뇌의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재흡수되는 것을 막는 약제가 사용된다. 약물 투여기간이 대부분 장기적이란 점에서 부모의 끈기가 필요하다. 신경절단술이나 전기자극수술 등 수술적 치료도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최후에 시도해야 할 치료법이다. [헤럴드경제 2006-04-24 14:11]  김영상 기자(ysk@heraldm.com)

강박증 자가진단법

1. 평소 화를 잘 낸다

2. 하루에 손을 10번 이상 씻는다

3. 물건은 항상 제자리에 놓여 있어야 안심이 된다

4. 불길한 색깔이나 숫자를 피한다

5. 하루종일 졸리고 잠이 온다

6. 배가 자주 아프다

7. 괜히 가슴이 답답하다

8. 갑자기 두렵다는 생각이 든다

9. 한참 후의 일을 미리 걱정한다

10. 자신의 몸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사람 만나기를 꺼린다

11. 질병이나 신체적 질환에 대해 의심이 많다

12. 주위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반복해 확인한다

13.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한다

14. 등교나 출근 시 무언가 빠뜨리고 집을 나선 것 같아 불안하다

15. 경적이나 종소리에 깜짝 놀란다

*0~3개 : 지극히 정상

*4~7개 :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약간 예민해져 있는 상태

*8개 이상 : 강박증 증상이 의심되며 병원 상담 필요 <자료:을지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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