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의 명언과 영어공부(71), 튜링(2) | ||||||||
의사소통 하는 기계 출현을 예고해 | ||||||||
“I believe that at the end of the century the use of words and general educated opinion will have altered so much that one will be able to speak of machines thinking without expecting to be contradicted.” “세기 말(1900년대 말)이 되면 우리가 사용하는 말이나 교육은 너무 많이 변해서 어떠한 모순점도 없이 기계와 이야기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대단한 미래학자라는 생각이 드네요. 여러분은 컴퓨터와 어떻게 이야기하나요? 자판으로 하나요? 좀 느리고 바이러스에 감염되고… 그러면 성질이 나서 컴퓨터를 못 살게 학대한 적은 없나요? 그럴 때 컴퓨터도 한 생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해본 적 없나요? 컴퓨터와 로봇은 뭐가 다르다라고 생각하나요? 로봇 윤리헌장이나 로봇 권리장전은 등장하면서 왜 컴퓨터 윤리헌장은 없나요? 그런 의문점이 든 적이 없나요? 로봇은 컴퓨터의 하드웨어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컴퓨터라는 소프트웨어에 사람의 얼굴과 모습을 한 하드웨어를 씌운 겁니다. 컴퓨터 공학이 곧 로봇 공학입니다. 로봇만 소중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컴퓨터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튜링은 이미 50년 전에 컴퓨터는 주인인 인간이 명령하면 알아서 척척 행동하는 인공 생명체라고 생각했습니다. 컴퓨터가 말하고 인간과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라는 걸 믿은 겁니다. 난공불락의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해 튜링에 대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천재 수학자이면서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자살을 선택해야만 하는 비운의 과학자라는 이야기고, 두 번째는 2차 대전이라는 세계대전에서 난공불락이라고 자랑하던 독일의 암호 에니그마를 완전히 해독하는 기술을 개발했다는 겁니다. 나치 히틀러가 자랑하던 전술은 소위 블리츠(Blitz)로 불리는 전격전입니다. 공격의 목표물을 일단 지정하면 모든 화기를 동원해서 기습적으로 공격해 쑥대밭을 만들어 버리는 겁니다. 정신을 못 차릴 정도입니다. 이러한 작전에 가장 중요한 것이 기동력을 가진 폭격기와 탱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폭격기와 탱크개발에서 독일은 대단한 과학기술을 소유하고 있었습니다. 독일의 축구를 일컫는 말로 전차사단이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독일 축구 스타일은 삼바축구의 브라질을 포함해 남미의 기교와 예술적인 축구와 대비되는 말입니다. 그러나 전격전의 독일 축구는 비록 월드컵에서 3번이나 우승했지만 흥미도 없을 뿐더러 남미의 기교의 축구에 번번히 깨집니다. 2차대전의 Blitz를 연상하면서 어떤 기자가 만들어 낸 말이 전차사단이라는 거죠. 그러나 전쟁은 기교도 아니고 예술도 아닙니다. 삼바축구가 아닙니다. 히틀러의 작전은 기동력을 기본으로 전차와 폭격기를 동원한 전격전입니다.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 동유럽 국가들이 정신을 차릴 시간도 없는 사이에 함락됩니다. 그러나 땅 덩어리가 넓은 소련은 히틀러의 Blitz가 전혀 먹혀 들어가지 않았죠. 병력의 3분의 1을 스탈린그라드 전투에서 잃자 히틀러는 “모든 게 틀렸다”고 자인합니다. 졌다는 이야기입니다. 전쟁에 대해서 한마디만 더 하죠. 역사상 어떠한 영웅도 침략자도 소련을 정복한 적이 없습니다. 영국도, 나폴레옹도, 그리고 히틀러도 실패했습니다. 소련을 정복한다는 건 소련의 수도 모스크바를 정복하는 겁니다. 모스크바를 정복해 항복을 받아 낸 유일한 영웅은 몽골의 징기스칸입니다. 독일의 전격전 ‘Blitz’를 완전히 무너뜨려
그래서 일본은 징기스칸에 의해 정복되지 않은 걸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신풍(神風), 일본 말로 ‘가미카제’라는 말 들어 보셨죠? 말뜻 그대로 신이 선사한 바람입니다. 몽고(원나라)가 우리나라를 통해 일본을 공략하려고 5차례나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태풍이 불어 실패합니다. 일본은 그 태풍이야말로 일본을 보호해 준 신의 덕이라며 신풍이라고 불렀습니다. 나중에 진주만 공격의 폭격기를 신풍(가미카제) 특공대라고 부른 겁니다. 다 아는 내용이죠? “During the Second World War Turing worked at Bletchley Park, Britain’s code breaking center, and was for a time head of Hut 8, the section responsible for German naval cryptanalysis. He devised a number of techniques for breaking German ciphers, including the method of the bombe, an electromechanical machine that could find settings for Enigma machine.” “이차대전 중 튜링은 영국의 암호해독 센터인 브레츨리 파크에서 일했으며 독일 해군의 암호해독을 떠 맡은 (정보부서) 헛 8 과장이기도 했다. 그는 독일의 암호를 해독하는 여러 가지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전자기계 장치인 얼음과자(bombe)를 고안해 냈다.” 1차 대전을 화학전이라고 합니다. 화학무기(chemical weapons)가 뭔지 아시죠? 독가스도 되겠고, 마시면 질식시키는 가스도 되겠네요. 인간이 발명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무기입니다. 그런데 2차 대전은 암호의 전쟁이라고 부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독일은 암호전쟁에서 패했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는 수많은 과학자들이 참가합니다. 여러분은 전쟁에 참가한 과학자들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독일 과학자를 가운데는 유태인들을 학살하기 위해 독가스를 개발한 과학자도 있고, 유태인을 중심으로 인체실험을 한 학자도 있습니다. 또 미국 과학자들은 한번에 수백만 명을 죽일 수 있는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만들어 내는 데 동조했습니다. 우리가 존경하는 아인슈타인도 그 중 한 사람입니다. 과연 독일 과학자들은 나쁜 사람이고 미국 과학자들은 좋은 사람들이라고 결론을 내릴 수 있나요? 평화를 위한 핵무기 개발의 논리가 과연 정당한가요? 평화의 이름으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하는 것은 온당한가요? 어쩌면 시대를 잘못 태어난 과학자의 업보(業報)는 아닐까요? “양심이 없는 과학은 영혼의 파괴자” 역사학자이며 과학사가인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의 존 콘웰(John Cornwell) 교수는 그의 저서 ‘Hitler’s Scientists, 히틀러의 과학자들’을 통해 이런 말을 남깁니다. “Science without conscience is the ruin of the soul. 양심이 없는 과학은 영혼의 파괴자다.” 가슴에 와 닿는 이야기입니다. 콘웰 교수는 미국 뉴욕타임즈(NYT)에 연재한 ‘Hitler’s Pope(히틀러의 교황)’으로도 유명합니다. 간단히 이야기하자면 2차 대전 당시 교황이었던 피우스(Pius) 12세가 히틀러에게 동조했다는 겁니다. 특히 나치의 ‘인종청소’ 유태인 학살에는 침묵만을 지킨 게 아니라 오히려 히틀러를 부추겼다는 내용입니다. 종교와 전쟁, 종교와 윤리문제와 더불어 엄청난 파문을 일으키고 교훈을 준 베스트셀러 작가입니다. 과학자와 과학자의 양심과 관련해서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독일이 자랑하는 Blitz와 암호해독에 대해서입니다. 독일의 Blitz라는 전격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육해공군 사이에 코드(code)가 맞아야 합니다. 그 코드가 암호입니다. 예를 들어 육군은 어느 시간, 어느 장소에 병력을 집중시킬 테니까 공군과 해군은 어떻게 해야 된다는 이야기가 암호로 전달되는 겁니다. 그래서 전쟁에는 암호 해독자의 위치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암호는 무선으로 전달 됩니다.송신하는 암호는 어디서나 잡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알쏭달쏭한 그 암호를 풀이하는 게 문제죠.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암호에는 체계가 있기 마련입니다.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블레즐리 파크(Bletchley Park)가 바로 암호해독 연구소이고, 거기에서 튜링이 출중한 재능을 발휘한 거죠.
영국 과학자가 모인 곳은 ‘블레즐리 파크’ 튜링은 동성연애자로 낙인이 찍혔지만 조국 영국을 사랑하는 애국자였습니다. 튜링은 조국을 떠나 물리학 두뇌들이 모여있던 미국 프린스턴 대학의 고등과학원에 잠시 머물기도 했습니다. 그의 능력을 인정한 폰 노이만이 같이 일하자고 요구해 잠시 연구를 같이 하기도 했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모든 것을 접고 영국으로 돌아옵니다. 과학자로서 지켜야 할 애국심의 발로입니다. 1943년 12월 튜링은 콜로서스(Colossus, 거인)라는 세계 최초의 연산 컴퓨터를 만들어 냅니다. 1970년대가 돼서 공개됐지만 2천4백 개의 진공관을 이용해 만들어진 이 컴퓨터는 높이만 해도 3m에 달했고 5비트 텔레프린트 코드로 1초에 약 5천자를 해석할 수 있었습니다. 튜링은 콜로서스를 이용해 초당 5천자의 암호문 해독 능력을 이용해 에니그마 암호를 해독해 냅니다. 사람의 손으로 한다면 도저히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튜링은 콜로서스를 이용해 독일의 암호를 다 해석한 거죠. 그래서 조국 영국에다 승리를 선사한 겁니다. 튜링에 의해 개발된 콜로서스로 영국은 독일의 전쟁전략을 다 알고 있었습니다. 독일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도 자신들의 암호가 영국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연합군의 유럽대륙 상륙작전 노르망디 작전을 다 아시죠? 영화에도 많이 나온 이야기고 첩보전을 주제로 한 소설에도 많이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영국은 2차 대전 말기에 독일의 완전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실시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독일을 속이기 위해 노르망디가 아니라 ‘칼레(Calais)’로 거짓 암호를 보냅니다. 독일, 노르망디를 칼레로 알아 노르망디는 사실 이름 없는 어촌에 불과했지만 연합군의 노르망디 작전으로 유명해졌습니다. 그러나 독일의 에니그마 암호를 완전히 파악한 영국과 연합군은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고 노르망디에 상륙합니다. 독일군은 도버 해협에 인접한 칼레가 그들의 목표로 생각한 겁니다. 그 속에 튜링이 있었던 겁니다. 이차대전을 승리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겁니다. 그러나 그러한 공헌에도 불구하고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비참한 생활을 합니다. 우선 그는 탁월한 업적과 재능에도 불구하고 교수의 직함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그는 그저 케임브리지 대학의 연구원이었을 뿐입니다. 전쟁과 과학자에 대해서 영국의 유명한 과학자 월퍼트(Lewis Wolpert)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보죠. “It is not for scientists to take moral or ethical decisions on their own: they have neither the right nor any special skills in this area. There is, in fact, a great danger in asking scientists to be more socially responsible.” “과학자들이 자신이 당면한 문제에 대해 도덕적이거나 윤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은 그들 스스로 결정하는 게 아니다. 그들은 이 부분에서 어떠한 특별한 권한이나 기술도 없다. 사실 과학자들에게 사회적으로 많은 책임을 지라고 요구하는 것은 아주 위험스러운 일이다.” 요즘 많이 언급되는 과학의 윤리, 생명과학 등 좀 깊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아마 그가 동성애자로 된 것은 부모 없이 지냈던 어릴 때 환경도 많이 지배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영국은 대단한 과학자를 잃었습니다. 아마 그가 호르몬 치료제를 억지로 먹으면서 가슴이 커지고 여성스럽게 변하는 치욕 때문에 자살이라는 마지막 길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컴퓨터 산업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이 지배했을지도 모릅니다. “과학자에 대해 양심을 요구하는 것은 온당한가?” 튜링을 쓰면서 생각하는 것은 동성애라는 사회의 소수집단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동성애자를 악마나 쓰레기로 치부해 버릴 것인가? 꼭 재능이 없다 해도 그들을 받아들일 대승적인 마음이 필요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입니다. 튜링은 컴퓨터를 최초로 발명하고 독일의 암호 에니그마를 해독한 영웅입니다. 위대한 업적입니다. 과학은 자연의 조화를 파악하고 연구하는 일입니다. 그래서 과학은 마음이 넓어야 합니다. 그래서 비운에 사라진 동성애자 튜링을 과학은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과학은 소승이 아니라 대승이어야 합니다. 튜링은 학교에서도 사회적이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사회와 동떨어진 과학자를 관심과 존경으로 꼭 바라볼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색안경을 끼고 바라봐서도 안됩니다. 다만 그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튜링은 특이한 과학자인 것은 확실합니다. “In 1952, Turing was convicted of ‘acts of gross indecency’ after admitting to a sexual relationship with a man in Manchester. He was placed on probation and required to undergo hormone therapy. Turing died after eating an apple laced with cyanide in 1954. His death was ruled a suicide.” “1952년, 튜링은 맨처스터에 있는 한 남자와의 성관계를 시인한 후 ‘풍기문란’이라는 혐의로 심문을 받고 호르몬 처방을 받아야 했다. 튜링은 1954년 청산염(cyanide)이 들어 있는 사과를 먹고 죽었다. 그의 죽음은 자살로 판명됐다.” 튜링에 앞서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도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비난과 질타 속에서 세상을 마감합니다.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영국이 아쉬워하는 ‘잃어버린 천재’가 바로 오스카 와일드와 튜링입니다. 오스카 와일드는 잘 아시죠? | ||||||||
/김형근 편집위원 hgkim54@hanmail.net | ||||||||
2007.07.19 ⓒScience Times |
'진화의 새로운 백터-----진과 밈 > 우주천문·지구·진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술가 에셔의 작품과 수학 (0) | 2009.11.09 |
---|---|
프렉탈이론(fractal theory) (0) | 2009.11.09 |
과학자의 명언--알란 튜링(1912~1954): 영국의 수학자, 물리학자, 컴퓨터 공학자- (0) | 2009.11.09 |
과학자의 명언-레디(2)- (0) | 2009.11.09 |
과학자의 명언-레디(1)-생물속생설을 주장한 첫 과학이론가- 공기에 노출된 고기덩어리에서만 파리가 생겼기 때문에, 파리는 결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0) | 2009.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