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포증(Social Phobia)

다른 사람들이 자기를 살피고 쳐다볼 수 있는 상황을 두려워하고, 그런 상황에 처하면 수치심을 느끼는 공포장애

[사례1]대학교 4학년생인 P군은 발표할 때 심하게 떨리는 것 때문에 오랫동안 고민해왔다. 한번은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다가 너무 떨려서 목소리가 마치 울먹이는 것처럼 나왔고, 그 후로 P군의 고민은 어둑 심해졌다. 그래서 P군은 발표를 시킬 것 같은 수업은 아예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밖에도 교수님을 만난다거나, 과 친구들과 어울린다거나 할 때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온몸이 떨려서 뭐하나 제대로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외모에도 자신이 없어서 자신의 눈매가 너무 날카롭고 뻣뻣해서 다른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P군은 다른 사람이 시야에 들어오면 아무 방향으로 눈을 돌리지 못하고 눈에 힘이 더 들어가게 되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을 바라보지 못할 뿐 아니라, 남들이 이런 자신의 모습을 이상하게 보는 것만 같아 버스에 타는 것도 괴롭다고 한다.

[사례2]회사원인 K양은 원래 소심하고 얌전한 성격인데 다른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거나 일할 때 심하게 가슴이 뛰고 얼굴이 붉어지곤 한다. 회사에 입사한지 3년이나 지났지만 상사에게 결재서류를 가져가거나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걸어야 할 경우에는 아직도 당황스럽고 진땀이 난다. 식사를 할 때도 남들이 쳐다볼 것 같은 생각에 항상 신경이 곤두서서 밥을 먹게 되는데다 혼자 먹어야 할 경우에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아예 굶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K양은 이런 문제들 때문에 늘 긴장된 나날을 보내고 있으며, 직장을 옮기거나 그만 둘 생각까지 하고 있다.

 

(1) 임상적 특징

사회공포증은 사람들과 상호작용해야 하는 사회적 상황에서 겪는 불편감이나 불안이 매우 심하여 이를 회피하려는 것을 주 증상으로 하며, 이 때문에 사회적, 직업적 기능이 크게 지장을 받는다. 사회공포증은 이렇게 사람들 간의 상호관계를 맺는 것이 주 어려움인 경우 이외에도 사람들 사이에서(혹은 앞에서) 어떤 특정한 일을 수행해야 할 때의 심한 불편감과 불안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공포증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사회적 활동은 대중 앞에서 연설을 하는 것이며, 그 외에도 이성을 대하는 것, 대중교통의 이용, 전화 사용, 파티 참석, 강의실 상황 등도 흔한 공포상황이다. 또한 대중식당에서 식사하기, 다른 사람 앞에서 글씨 쓰기, 공중화장실에서 소변보기(주로 남자들)와 같은 상황도 종종 공포감을 일으키는 활동이 된다. 이런 상황들의 공통점은 다른 사람들이 지켜보고 또한 평가하는 가운데 어떤 일을 수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대중 속에서 먹거나 쓰는 행동을 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들이 부정적 평가를 할 것이라거나 자신의 불안이 남들에게 드러날 것이라는 두려움을 가진다.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불안과 관련된 많은 신체적 증상을 경험한다. 이들에게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떨림, 안면 홍조, 얼굴 경련 등이며, 이 외에도 심계항진, 땀흘림, 긴장, 토할 것 같은 느낌, 흐릿한 시야를 경험하기도 한다. 이런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공황발작의 준거에 맞는 정도의 불안이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공포증으로 생기는 또 다른 부정적 결과로, 이들은 종종 자신의 능력보다 훨씬 낮은 수준의 직업을 택하게 된다. 그리고 다른 유형의 불안장애보다 더 높은 비율로 알코올을 사용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또한 사회공포증을 가진 사람들은 흔히 비판적인 평가와 배척에 대한 과민반응, 우유부단함, 자기 비하감, 열등감을 가진다. 사교적 기술이 부족한 경우도 많다.

그리고 사회공포증이 부모의 양육방식과 연관이 있음을 확인하였다. 사회공포증을 지닌 사람은 세 가지 유형 중 한 유형의 부모가 있는 것 같다. 정서적으로 지지적이지 않으면서 과잉보호하는 부모, 옷이나 몸단장, 매너에 지나치게 지적하는 부모, 아동의 사회화를 막는 부모가 그들인데, 마지막 부모들은 환지가 사회기술을 학습하고 사회적 공포를 극복하는 데 방해가 된다.

평생 유병률은 3-13%이며, 전형적으로 10대 중반에 발병하며 아동기, 소아기에 사회적으로 억제되어 있었다거나 수줍음을 많이 탔다는 등의 과거력을 가진다. 발병은 심한 긴장이나 치욕스러운 경험으로 인해서 갑자기 시작될 수도 있고, 서서히 시작될 수도 있다. 경과는 흔히 지속적이다. 성인기에 약화되거나 완화되기도 하지만, 일생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흔하다.

 

또한 사회공포증은 치료를 받지 않으면 호전되거나 회복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만성적이고 평생 지속되는 장애이다. 사회공포증 환자는 공포증이 없는 사람들보다 단극성 기분장애를 갖기가 쉬우며, 그들은 알코올 남용이나 알코올 의존 기준에 충족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 사회공포증 환자는 또한 자살을 더 많이 생각하기하며, 어릴 적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고 내향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다. 그런 아동기 수줍음은 다른 종류의 불안 증상보다 사회 불안과 더 많이 관련되는 것 같다.

 

<표 1> 참조. 자가 진단 테스트 - 사회적 회피 및 불안 척도 검사

▶사회공포증의 진단기준(DSM-Ⅳ)

 

A. 한 가지 또는 그 이상의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상황에 대한 현저하고 지속적인 두려움, 즉 개인이 친숙하지 못한 사람들이나 타인에 의해 주시되는 상황에 대한 두려움, 개인들은 자신들이 수치스럽 거나 당혹스런 방식으로 행동할까 봐(또는 불안증상을 보일까 봐) 두려워한다.

*주의 : 소아에서는 친한 사람들과 연령에 적절한 사회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이 입증되어야 하며, 불안은 성인과의 상호관계에서 뿐만 아니라 또래와의 관계에서도 일어나야 한다.

B. 두려운 사회적 상황에의 노출은 언제나 예외 없이 불안을 유발시키며 이는 상황과 관계가 있거나 상황이 소인이 되는 공황발작으로 나타난다.

*주의 : 소아에서의 불안은 울음, 법석떨기, 냉담, 또는 낯선 사람들과의 사회적 상황에 대한 회피 등으로 표현된다.

C. 공포가 너무 지나치거나 비합리적임을 인식한다.

*주의 : 소아에서는 이러한 특징이 결여되어 있다.

D.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이나 활동상황을 회피하려 하고, 그렇지 못할 경우 강한 불안과 고통을 경 험하게 된다.

E. 공포스러운 사회적 상황 또는 활동상황에 대한 회피, 예기 불안, 이로 인한 고통이 정상적인 일상 생활, 직업적(학업적) 기능 또는 사회적 활동이나 관계 형성을 심각하게 저해하거나 공포로 인해 심하게 고통 받는다.

F. 18세 이하에서는 기간이 6개월 이상이 되어야 한다.

G. 공포나 회피는 물질(예 남용약물, 투약)이나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의 직접적인 생리적 효과로 인한 것이 아니며 다른 정신장애(예 : 광장공포증을 동반하거나 동반하지 않는 공황장애, 분리불안장애, 신체변형장애, 광범위성 발달장애, 분열성 성격장애)로 잘 설명되지 않는다.

H. 만약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와 다른 정신장애가 존재한다면 진단기준 A에서의 공포는 이들과 연관 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두려움은 말더듬이나 파킨슨병에서의 떨림이나 신경성 식욕부 진증이나 신경성 폭식증에서의 비정상적 섭식 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다.

(2) 원인

 

생물학적 관점

인간 상호관계에서 일어나는, 잠재적으로 위험할 수 있는 사회적 자극에 대해서 생물학적으로 두 려워하도록 준비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화나거나, 비판적이거나, 거부적인 사람을 두려워하도 록 준비되어 있다. 이렇게 화난 얼굴을 두려워하는 경향성 역시 우리 조상의 생존에 도움이 되었 기 때문에 후손들이 물려받게 된 것으로 보인다. 즉, 화나고 적대적인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 보다 상대방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경험에 의해서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두 려움을 가지도록 준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지적 입장

-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뿌리 깊은 믿음을 지니고 있다.

➜사회적 자기에 대한 부정적 개념을 지니고 있다.

- 다른 사람에게 자신에 관한 좋은 인상을 심어 주어야 한다는 강한 동기를 지니고 있다.

- 다른 사람들이 비판적이어서 자신이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자신을 싫어하고 멀리할 것이라고 생 각하는 경향이 있다.

 

✓ 사회공포증에 대한 Clark와 Wells의 인지적 모델

 

정신분석적 입장

 

무의식적인 갈등이 사회적 상황에 대치되어 투사된 것으로 본다. 의식적인 수용이 불가능한 공격 적 충동을 타인에게 투사하여 타인이 자신에게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일 것이라고 느끼게 됨으로써, 타인 앞에 나서기가 두려워지는 것이다.

대상관계이론의 입장에서는 생의 초기에 아이를 양육하는 어머니와의 관계가 사회공포증에 영향 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어린 시절에 어머니와 불안정하거나 거부적인 관계를 경험하게 되면, 부적 절한 자기상과 비판적인 타인상을 형성하여 성인이 된 후에 대인관계에서 과도한 불안을 경험하 는 사회공포증을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이다.

 

(3) 치료

 

인지행동적치료 : 사회공포증에는 인지구조의 재구성, 사회기술훈련, 교육, 이완요법 및 공포상황 에 대한 단계적인 노출 등을 이용한 집단치료적 접근이 효과적이다. 환자로 하여금 자신이 불안해 할 만한 이유가 있는지 평가하고 대안을 찾아보도록 함으로써 인지구조를 재구성할 수 있다. 사회 기술 훈련에서는 모형화, 예행연습, 교정적 피드백, 사회적 격려, 숙제 등을 통해 환자가 사회적인 능력을 습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약물치료 : 베타억제제, 삼환계 항우울제, MAO 억제제,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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