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식욕과 뇌②

"먹어라", "그만 먹어라" 를 정하는 것은 포도당이었다

섭식중추와는 반대로 포만 상태가 되면 먹는 것을 멈추게 하는 중추도 있다. 과식으로 비만인 사람은 뇌의 일부가 망가져 있다.

 

1) 포만중추를 자극하면…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시상하부 중 식욕 조절 부분은 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음식을 먹이려는 기능이고, 또 하나는 먹는 것을 정지시키려는 기능이다. 전자를 '섭식중추', 후자를 '포만중추' 라 한다.

섭식중추는 시상하부의 바깥쪽에 위치하고, 포만중추는 시상하부의 안쪽에 있다. 섭식중추는 식욕을 증진시켜 주지만 포만중추는 그 섭식을 정지시킨다.

쥐 등의 실험에서 포만중추를 자극하면 동물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게 된다. 아무리 한계에 이른 공복 때일지라도 이 중추에 자극을 가하면 먹는 일을 거절한다.

 

2) 균형이 깨지면 과식→비만으로

섭식중추가 망가지면 식욕을 전혀 느끼지 않는다는 사실을 앞에서 설명했다. 그것은 때로 죽음과도 직결된다. 그렇다면 포만중추가 망가졌을 경우엔 어떻게 될까.

만일 포만중추가 망가지면 "그만 먹어라" 라는 명령이 내려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사람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먹기만 한다. 일은 잘 없지만 기능 부전에 빠지는 경우는 실제로 있다. 그렇게 되면 이른 바 과식을 하기 시작해서, 이윽고 포만 그리고 각종 병이 생기는 사태까지 발생한다.

병은 아니지만 과식에 따른 비만을 걱정하는 독자도 적지 않을 것이다. 과식은 섭식중추와 포만중추의 균형이 망가졌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른 바 정상 섭식중추가 "힘을 내서 먹어라" 라고 강하게 명령을 내리는데 비해, 포만중추의 "이제 그만 먹어라" 라는 명령은 약해져 있다. 그렇게 되면 두 개의 중추의 균형이 무너져서 "먹어라" 가 "멈추어라" 를 능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섭식중추나 포만중추를 움직이는 메커니즘은 무엇인가. 그 포인트는 혈액 중의 포도당과 몇 가지의 호르몬이다.

뇌는 혈액 속의 포도당을 영양원으로 삼고 있는데, 그 포도당이 적어지면 섭식중추가 반응해서 "먹어라" 라고 권한다. 반대로 포도당이 많아지면  포만중추가 반응해서 "멈춰라" 라고 스톱을 건다. 즉, 포도당의 농도가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섭식중추와 포만중추를 자극해서 식욕을 절묘하게 조절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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