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Leader)는 리더(Reader)다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은 제법 여러 가지가 있다.
독서를 통해 폭넓은 지식과 교양을 쌓을 수 있다거나, 특정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데도 독서가 요긴하다거나, 훌륭한 문학 작품 읽기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이해할 수 있다거나 하는 등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하는 까닭으로 가장 직접적이면서도 분명한 것은 사람이다. 요컨대 각자의 분야에서 큰 업적을 쌓고 성공을 거두었거나 존경 받는 인물들 가운데 상당수가 열성적인 독서인들이었다는 것이다.
Sir Winston Churchill, 1874-1965 by JanickG |
윈스턴 처칠의 경우부터 살펴보자.
처칠이 학창 시절 선생님도 포기한 낙제생이었다는 것은 유명한 사실이다.
그런 그가 영국 수상으로서 제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며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훌륭하게 발휘했으니, ‘꼴찌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증거로 거론되기도 한다. 처칠이 본격적으로 독서에 몰두한 것은 초급 장교 시절 인도에 배치 받았을 때부터였다. 당시 다른 장교들은 폴로 경기를 비롯한 스포츠에 몰두하는 분위기였지만, 처칠은 독서에 전념했다.
그는 주로 정치와 역사에 관한 책을 읽었는데, 특히 영국 정치사와 서양역사에 관한 책을 집중적으로 읽었다.
구체적인 책을 들면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한국어판, 민음사 펴냄)를 가장 즐겨 탐독했다. 기번은 문체나 표현력이 탁월한 역사가로 정평이 높다. 처칠은 그런 기번의 역사서를 읽음으로써 영어 문장의 다채로운 표현들을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제국의 흥망성쇠와 다양한 역사 인물들의 장단점에 관한 식견을 깊이 쌓았다.
처칠이 누란의 위기에 처한 영국을 이끈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밑바탕에는 독서를 통해 갖추게 된 역사적 교훈과 통찰력이 있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Barack Obama in Austin #3) by jmtimages |
최근의 정치인으로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소문난 독서광으로 손꼽힌다.
인생의 중요한 고비 때마다 그의 곁에는 책이 있었다. 흑백 혼혈인으로서 정체성을 고민할 때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기도 한 토니 모리슨의 <솔로몬의 노래>(한국어판, 들녘 펴냄)를 읽고 고민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받았고, 지역사회운동을 벌일 때에는 마틴 루터 킹 목사의 전기에서 도움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대선 후보 경선 라이벌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국무장관으로 중용하게 된 것도, 링컨 대통령이 정치적 라이벌들을 중용하여 내각을 짜는 과정이 담긴 책, 도리스 컨스 굿윈의 ‘팀 오브 라이벌스’(한국어판 <권력의 조건>, 21세기북스 펴냄)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늘날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굴지의 기업집단으로 성장한 삼성그룹을 창업한 고(故) 이병철 회장.
그는 해마다 연말연시가 되면 일본에서 사업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그의 일본행은 독서 여행이기도 했다. 도쿄 시내 대형 서점의 서가를 두루 살피며 책을 고르는 그의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워낙 많은 책을 구입했기에 곁에는 비서 여럿이 따라야 했다. 그렇다면 이병철 회장은 어떤 책을 읽었을까? 서점에서 책을 고르는 그를 인터뷰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이런 요지의 답을 했다.
“책을 많이 읽어야 좋지요. 참 좋은 책들이 많습니다. 경제도 좋고 역사도 좋고 이것저것 두루 읽습니다.” 기업을 이끄는 인물이라면 경제나 경영 관련 책을 읽겠거니 생각하기 쉽지만, 그는 어느 한 쪽에 편중되지 않는 광범위한 독서를 했던 셈이다. 경제와 경영 뿐 아니라 사회, 문화, 정치, 예술 등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흐름을 종합적으로 파악할 때 비로소 제대로 된 사업 구상이 가능하다는 것을 그는 일찍부터 알고 있던 것이다.
Warren Buffett by trackrecord |
이른바 가치투자, 장기투자를 통해 막대한 투자수익을 올리며 전 세계 투자자들의 역할 모델이자 구루(정신적 스승) 역할까지 하는 워렌 버핏.
그는 10대 중반에 비즈니스에 관한 책을 수백 권 읽었을 정도로 못 말리는 독서광이었는데, 그는 투자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도 독서를 권하면서 자신의 성공 비결이 적어도 보통 사람의 다섯 배 정도는 더 많이 읽는 것에 있는 것 같다 밝히기도 했다. 투자라고 하면 이른바 실물경제에 대한 현장성 있는 식견과 감각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그에 못지않게 책을 통해 얻는 지식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가 자신의 회사 버크셔해서웨이 2003년 연례보고서에서 밝힌, 그 해에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읽은 책을 참고삼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로버트 루빈의 <글로벌 경제의 위기와 미국>(지식의 날개), 투자 저널리스트 제이슨 츠바이크가 개정해서 펴낸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국일증권경제연구소), 그리고 아직까지 한국어판이 없는 <강세: 경기 붐의 역사 1982-1999>, <세상에서 가장 잘난 녀석들: 엔론의 놀라운 부상과 수치스러운 몰락>. 이렇게 본다면 버핏은 경제와 투자에 관한 역사, 정책, 구체적 사례, 원칙 등을 담고 있는 책들을 골고루 탐독한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버핏이 연례보고서에서 거론한 책들은 미국 투자계 및 경제계에서 화제를 모으며 주목의 대상이 되곤 한다.
이밖에도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 영화인 스티븐 스필버그, 가수 아트 가펑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독서광들을 찾을 수 있다. 어느 한 분야에서 세계적인 두각을 나타내며 그 분야를 사실상 이끄는 리더(leader)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결국 열성적인 리더(reader)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드시 남들보다 앞서는 리더가 되려고 책을 읽어야 하는 건 물론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자기 인생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리더, 일종의 자기 리더가 되기 위해서라도 책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출처 : http://culturenori.tistory.com/306
'김성훈의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습능력을 좌우하는 읽기능력 (0) | 2010.10.22 |
---|---|
성적 향상을 바라십니까?- 두뇌능력부터 개선해 주십시오. (0) | 2010.10.22 |
대안학교! 피난처가 아니기를... (0) | 2010.10.07 |
왜 우리아이 성적이 잘 오르지 않을까? 학습 스트레스가 많고 학습에 불리한 질환 해결해야 ! (0) | 2010.10.06 |
시대의 화두,「소통」말귀를 알아먹는 청지각 훈련이 기초입니다 (0) | 201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