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 전선하 기자] 심각한 수면제 중독에 빠져 자기 삶은 물론 가족과 아이들의 생활까지도 황폐하게 만들고 있는 여자의 사연이 소개됐다.

18일 방송된 SBS '긴급출동 SOS 24'에서는 의료쇼핑을 일삼으며 하루 평균 열다섯 알의 수면제를 복용하는 최미선(가명, 34)씨 사연을 다뤘다.

 

 

최씨의 하루는 수면제를 찾아 인근 병원과 약국을 전전하는 것과, 그것을 막으려는 엄마와의 갈등으로 점철돼 있었다. 약을 먹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최씨의 금단증상은 엄마의 멱살을 잡고 몸싸움을 부리는 패악으로 이어졌고 예순이 넘은 엄마는 점차 지쳐가고 있었다.

약에 집착하는 최씨의 행동은 분명 상식 밖이었다. 최씨는 김민지(가명, 10), 김민호(가명, 6) 두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에까지 찾아가 선생님들로부터 돈을 꾸고 동네 가게마다 찾아 들어가 돈을 빌리는 등 약 구하기에 혈안이 돼 있었다.

더 문제인 것은 두 아이들이 엄마를 무서워하고 싫어한다는 점이었다. 이혼 후 아이들과 떨어져 살게 된 최씨는 잠시라도 남매를 보기 위해 학교 화장실에 숨는 행동도 서슴지 않았지만 민호에게 엄마는 공포의 대상이었다. 시어머니는 최씨가 약을 끊지 않고서는 아이들을 볼 수 없다며 지난 날 학교에서 벌인 이상행동으로 아이들 엄마를 고발하기까지 했었다.

최씨가 이렇게까지 된 데에는 가정불화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었다. 이른 결혼과 경제적 어려움에 불화가 찾아오자 최씨는 수면장애에 시달렸고 이를 치료하기 위해 먹기 시작한 수면제가 심각한 수준에까지 이르러 결국 우울증 및 신경안정제 중독 상태에까지 번지고 만 것.

양재진 신경정신과 전문의는 "약물에 대한 의존성 및 금단증상이 매우 심하다"고 진단하며 "폐쇄병동에 입원해 단계적으로 약을 줄여나가고 만성적으로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우울증에 대해서도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는 또 퇴원 때까지의 반복적인 치료 및 퇴원 이후에도 한 명 이상의 보호자가 환자를 보살피며 다시는 약에 손대지 않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소견을 밝혔다. 뿐만 아니라 최씨로 인해 지친 가족들에 대한 교육 및 치료 역시 필요함을 언급했다.

관련기관에서는 올 연말부터 중복투약, 과량투약, 오남용, 의약품 상호작용 등으로 발생하는 부작용을 막는 의약품 처방조제 지원시스템(DUR)을 도입하므로 최씨와 같은 의료쇼핑 및 그로인해 발생하는 중독 증세를 차단하는 제도가 마련된다고 밝혔다.

사진 = SBS '긴급출동 SOS 24' 화면 캡처

전선하 기자 sunha@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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