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의 절친한 친구인 베포는 날마다 해가 뜨려면 아직 먼 이른 새벽에

삐걱대는 낡은 자전거를 타고 시내의 커다란 건물로 출근했다.

그리고 동료들과 같이 그 건물 마당에서 기다렸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나와서 빗 자루와 수레를 나누어 주고, 청소해야 할 거리를 지정해 주었다.

베포는 도시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해가 뜨기 전의 그 시간을 좋아했다.

그는 자기가 맡은 일을 좋아했고, 또 철저하게 했다.

자기가 하는 일이 꼭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천천히, 하지만 쉬지 않고 쓸었다.

한 걸음 떼어 놓을 때 마다 숨 한 번 쉬고, 숨 한 번 쉴 때마다 비질을 한 번 했다.






한 걸음, 한 번 숨 쉬고, 한 번 비질.

한 걸음, 한 번 숨 쉬고, 한 번 비질.


그러다가 기끔 잠시 멈춰 서서 생각에 잠겨 앞을 우두커니 바라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한 걸음, 한 번 숨 쉬고, 한 번 비질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뒤쪽에 깨끗한 거리를 두고, 앞에는 지저분한 거리를 두고 그렇게 청소를 하다 보면

종종 위대한 생각이 떠올랐다.


하지만 그것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향기나 꿈속에서 보았던 색깔과 같아서 전달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일을 끝내고 모모 옆에 앉아 그런 생각을 들려 주곤 했다.

모모가 특유의 방식으로 열심히 들어 주기 때문에 그럴 때면

베포의 굳었던 혀도 풀려서 적절한 단어를 찾아 내는 것이었다.


이를테면 베포는 이렇게 얘기했다.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고는 한참 동안 묵묵히 앞만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그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돼, 얄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 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 도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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