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비대칭과 비염, 턱관절문제 그리고 성인병의 근접원인이 아닌 진화의학적 궁극원인

 

아름다움은 그저 우연도 아니고 운명의 장난도 아니다.

아름다움은 자연의 필연적인 산물, 곧 수학적 비율의 법칙에 잘 따라 방해 요인 없이 성장한 상태를 말한다. 바닷가의 소라껍데기와 앵무조개껍데기를 보라. 얼마나 아름다운 수학의 법칙이 숨어있는가?

또한 자연의 물리 법칙은 수증기가 차가운 공기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인 형태인 육각형의 결정을 만들며 나뭇잎은 아름다운 대칭을 만든다. 이처럼 최적의 영양 환경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인간의 염색체 물질이 최적의 생장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한다.

만약 최적의 영양 환경이 유년기 내내 계속된다면, 물리적 생물학 법칙에 따라 결국 아름답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성장 조건이 좋을 때 아름다움이 저절로 나타나는 것이라면, 왜 우리 모두가 아름답지 않은 것일까?

문명사회를 살고 있는 현재 우리 인간에게 있는 다양성은 우리의 진화가 효율성을 넘어선 데서 비롯되었다. 다시 말해, 섬뜩한 소리일 수 있지만 과거엔 건강과 신체 기능이 완벽하지 않은 사람은 그저 도태되고 죽을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문명이라는 사회 안전망 덕분에 얼마든지 번식할 수 있다. 그래서 뭔가 약점이 있다하더라도 그 약점은 문명의 지지로 가려질 수 있다.

 

인간의 역사를 영양소에 대한 접근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문명과 정착생활이 식량난과 질병을 가져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착문화는 유목이나 사냥 채집생활 방식에 비해 신체적 힘을 적게 요구했고, 그런 점이 일종의 안전망으로 작용하였다.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밀집된 도시에 정착해 살며 선조들이 물려주었던 유전자적 완벽 프로그램인 유전적 부를 조금씩 깍아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질병이 발생함과 동시에 유전자가 손상되었다.

그러므로 손상을 입은 유전자 때문에 도태되어야 하지만 문화의 안전망으로 인해 살아남았지만 자식을 낳는다 해도 동적 대칭 수준이 낮아 건강하지 못한 아이를 낳았다. 이 현상이 지속반복됨으로 인해 우리 모두는 아름답지 못하고 병약해지고 있는 것이다.

, 수십만 년 동안 야생에서 잘 살아남은 자들에 의해 축적된 유전적 부는 빈곤이나 전염병으로 인해 유전자가 필요한 영양소를 얻지 못하면 조금씩 낭비되었다.

 

요컨대 영양 결핍의 시기가 올 때마다 귀중한 유전 프로그램이 변형되고 손상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더욱더 많은 안전망을 요구하고 안경이나 치열교정기, 수천 종류의 약물 같은 교정 수단을 개발해냈다. 어떤 이들은 우리가 여전히 번식 활동을 잘하고 있는 만큼, 이렇듯 신뢰성 없는 생리학적 이론이 현대 산업사회를 사는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것인지는 아 직 두고 볼 일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바뀔 수도 있다. 다른 수많은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필자도 턱관절장애, 안면비대칭, 비염, 성장장애로 고민하는 환자를 수도 없이 만난다. 이런 문제가 얼마나 광범위해질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갈수록 더 많은 안전망의 요구는 극대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전적 부를 오롯이 받아들이고 잘 가꾼 슈퍼모델들만 자손을 낳아야 한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인종과 지위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의 유전자는 놀랍도록 아름답고 건강해질 잠재력을 이미 유전자속에 갖고 있다. 그것이 조금 손상되거나 써먹을 수 있는 스위치를 켜는 방법을 잊어버렸을 뿐이다. 우생학적 망령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는 임신하려는 여성들에게 담배와 술을 끊고, 엽산을 섭취하고, 태아 기형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피하라고 조언한다. 이처럼 필자 역시 건강하고 아름다운 아이를 낳고 싶다면 영양학적 방법을 선택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부모는 흡연과 음주 그리고 의사의 조언을 무시하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올바른 식사가 실제로 완벽하고 아름다운 성장을 보장할 수 있다면, 건강한 성장에 필요한 영양학적 전제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이 질문은 이미 오래전에 제기되었다. 치아와 턱관절을 연구하면서 말이다.

대부분의 의학 수련과정은 질병을 일으키는 즉각적인 기전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이것이 소위 근접원인이다.

이런 관점에서 고혈압의 근접원인은 말초혈관의 저항성의 변화나 신장질환에 의한 레닌-안지오텐신계의 이상이다. 낫 적혈구 빈혈은 헤모글로빈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서 생긴다. 충수돌기염은 위장관계 게실에 생긴 염증이다. 뇌성마비는 난산 시 출생과정에서 질식에 의해서 생길 수 있다.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나 세균성폐렴에 사용되는 항생제와 막힌 심장관상동맥의 혈류를 개선하기 위한 혈관성형 스텐트수술 그리고 제왕절개술 등 대부분의 의학적 치료법은 질병의 직접적 원인을 이해함으로써 개발된다.

 

그러나 이 모든 경우에 보다 더 광범위한 차원이 존재한다. 근접원인 설명으로 어떤 증상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를 밝히고 중재를 위한 논리적 근거를 알게 되지만, 또 다른 차원의 중요한 질문이 생긴다. 어떤 증상이 생기는 이유는 무엇인지, 어떤 사람은 왜 질병 발생위험도가 높은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는 왜 쉬게 적응하지 못하는지, 염증이 생기는 충수돌기가 왜 사람에는 있는 것인지, 우리가 태어난 날이 왜 일생에서 가장 위험한 날인지와 같은 질문을 하게 된다.

이와 같은 진화적 차원에서의 질문을 통해서 건강과 짐병의 궁극원인을 이해하려고 한다. 인류의 조상은 초식을 했기 때문에 섬유소가 풍부한음식을 소화하기 위해 커다란 맹장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더 이상 그렇게 큰 소화기관이 필요하지 않고 충수돌기가 퇴화의 흔적으로 남아 염증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한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이 이처럼 궁극적인 거시원인을 이해하면 자신이 돌보는 환자를 더 잘 이해하게 되고, 틀림없이 그 환자의 치료를 개선할 수 있게 된다. 진화적 시각을 가지고 있으면 많은 경우에 어떤 예방책이 더 유리하고 어떤 치료법이 보다 더 효과적일 수 있는지 그 이유를 더욱 잘 이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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