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모 곁에는 언제나 누군가가 앉아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모모가 필요하지만 직접 찾아올 수 없는 사람은 모모를 부르러 사람을 보냈다.
아직 모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으면,
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말했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아무튼 모모에게 가 보게 !" 이 말은 인근 마을 사람들이 으레 하는 일상어가 되어 버렸다.
사람들은 “하시는 일이 모두 잘 되길 빕니다!" ‘맛있게 드세요!”, “신만이 아실 일이지!"
같은 말을 하듯이 무슨 일이 생기면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도대체 왜 그랬을까?
모모가 누구에게나 좋은 충고를 해 줄 수 있을 만큼 똑똑하기 때문에?
위로를 받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꼭 맞는 말을 해 줄 수 있기 때문에?
현명하고 공정한 판단을 내릴 줄알았기 때문에?
그 어느 것도 아니었다.
모모는 이 세상 모든 아이가 그렇듯 이런 일을 잘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모모가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는 어떤 재주를 가지고 있었던 걸까?
이를테면 노래를 잘 한다 든지, 악기를 다룰 줄 안다든지?
혹시 서커스단에 있었던 적이 있어서 춤을 추거나 곡예를 할 줄 알았던 것일까?
그것도아니었다.
그렇다면 모모가 마술을 부릴 줄 알았던 것은 아닐까?
모든 근심과 어려움을 단번에 잊게 해 주는 비밀스러운 주문을 알고 있었 던 것은 아닐까?
손금을 보는 재주가 있거나, 아니면 앞날을 내다 보는 그 비슷한 어떤 능력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것도아니었다.
하지만 꼬마 모모는 그 누구도 따라갈 수 없는 재주를 갖고 있 었다.
그것은 바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들어 주는 재주였다.
그게 무슨 특별한 재주람.
남의 말을 듣는 건 누구나 할 수 있 지.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으리라.
하지만 그 생각은 틀린 것이다.
진정으로 귀를 기울여 다른 사 람의 말을 들어 줄 줄 아는 사람은 아주 드물다.
더욱이 모모만큼 남의 말을 잘들어 줄줄아는사람도 없었다.
모모는 어리석은 사람이 갑자기 아주 사려 깊은 생각을 할 수 있게끔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상대방이 그런 생각을 하게끔 무슨 말이나 질문을 해서가 아니었다.
모모는 가만히 앉아서 따뜻한 관심을 갖고 온 마음으로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 사람을 커다렇고 까만 눈으로 말끄러미 바라보았을 뿐이다.
그러면 그 사람은 지신도 깜짝 놀랄 만큼 지혜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었다.
모모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거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문득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게끔, 그렇게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모모에게 말을 하다 보면 수줍음이 많은 사람도 어느덧 거침이 없는 대담한 사람이 되었다.
불행한 사람, 억눌린 사람은 마음이 밝아지고 희망을 갖게 되었다.
내 인생은 실패했고 아무 의미도 없다, 나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사람 이다,
마치 망가진 냄비처럼 언제라도 다른 사람으로 대치될 수 있는
그저 그런 수백만의 평범한 사람 가운데 한 사람에 불과하다,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모모를 찾아와 속마음을 털어 놓았다.
그러면 그 사람은 말을 히는 중에 벌써 어느새 자기가 근본적으로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와 같은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나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이 세상에서 소중한 존재다,
이런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모모는 그렇게 귀기울여 들을 줄 알았다.
에니 메니 알루베니
바나 타이 주주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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