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와의 인터뷰
브레인탐험 
 
 
최근 뇌과학계의 집중적인 하이라이트를 받고 있는 부위는 편도다. 감정적 정보처리의 주요 역할을 맡은 편도에 대한 관심이 점차 대중적으로 확대되어가고 있다. 이에 <브레인>에서는 편도를 직접 만나 인기상승의 이유와 최근 근황에 대해 들어보았다.

 


>바쁜데 시간을 내줘서 고맙다. 먼저 아직도 당신에 대해 모르고 있는 이들을 위해 자신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자면?

 

이름부터 밝히자면 한자로는 편도扁桃, 서양에서는 아미그달라amygdala라고 부른다. 편도체, 편도핵 등도 모두 나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이름은 아몬드 모양의 내 외모에 근거해 붙여진 이름이다. 감기에 걸렸을 때 부어오르는 목 주변의 편도와 같은 이름이니 헷갈리지 말고 구분해주기 바란다. 나는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에 속해 있으며 외부의 정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그 반응을 뇌 전체에 전달해 상황에 맞게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매년 여름이 되면 특히 공포영화와 관련해서 당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공포를 느끼는 데 당신의 역할은?

 

내가 공포를 느끼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공포를 일으키는 대상이나 상황은 시상하부에서 전달되고, 나는 자율신경계와 같은 여러 배우들과 함께 반응을 연출한다. 온몸의 털을 세우고 피부에서 핏기를 사라지게 하는 것, 체온을 떨어뜨리고 부들부들 떤다든지 소리를 지르고 도망치는 것 등과 같은 것들이 모두 나와 관련된다.

 

물론 공포라는 것이 영화를 볼 때만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높은 곳이나 사방이 막힌 곳에서 불안을 느끼는 등 일상적으로 척추동물의 생존에 꼭 필요한 두려움이나 경고와 관련된 반응들은 모두 내 역할이다. 이것은 인류의 오랜 삶 속에서 각자 우리가 속한 뇌의 주인을 안전하게 보호하고자 하는 일종의 안전장치의 역할을 한다.

 

>소문에 듣자하니 공포뿐 아니라 멜로나 연애에 관해서도 상당히 많이 관여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내가 속한 영역이 감정을 관여하는 변연계이므로 나 역시 어떤 대상을 보며 좋고 싫다고 느끼는 것에 관여한다. 특히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처럼 어떤 사람이 한없이 좋거나 무조건 싫은 것, 좋아하는 사람을 적극적으로 소유하고자 하고 지키려고 하는 감정은 모두 내가 결정하는 것이다. 이것 역시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진화된 것이다. 성취감, 패배감과 같은 뇌의 보상작용 역시 마찬가지다.

 

그 외에도 사실을 해석하고 저마다의 색깔로 분류하는 것도 나의 역할이다. 나와 함께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해마가 기억생성을 맡고 있다면, 나는 기억에 색을 칠해서 어떤 기억들은 금방 없어지고 어떤 기억들은 오래 기억되도록 한다. 시험을 앞두고 벼락치기로 급히 외운 정보들이 시험이 끝나면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좋아하는 것과 중요한 것이라는 것이 명확할 때 나는 그 기억을 더욱더 강렬하게 만들고 오래 기억되게 만든다.

 

>최근 당신이 가장 주력하는 활동무대는 신경경제학분야인 것 같다. 다소 낯선 분야인데, 신경경제학이란 무엇이고 거기서 당신의 역할은 무엇인가?

 
사실 그건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다. 무엇이 사람들이 물건을 사게 만드는가 하는 것이다. 광고를 보고 사람들이 어떤 장면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어떤 부분이 장기기억으로 남는지, 어떤 색깔과 모양의 제품을 더 선호하는지 등에 대해, 좋고 싫음의 일차적인 반응을 맡은 나의 행동을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전에는 단순한 설문지로 조사를 했다면 신경경제학에서는 뇌파와 뇌영상 촬영을 통해 나와 내 동료들이 보내는 신호를 측정하거나 살펴보면서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토대로 경제적인 부분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코카콜라, BMW, 켈로그와 같은 기업들이 이와 같은 연구를 통해 자사 제품들의 판매를 끌어올리고 있다.

 

>당신의 설명을 듣고 있자니 당신은 매우 감성적인 면에 치중되어 일하는 것 같다. 그러나 어떤 기억이나 기호를 정하는 것은 다분히 이성적인 부분이 강해져야 하는 거 아닌가. 감정적인 당신이 이성적인 결정에 크게 관여한다는 것이 의아하다.

 

좀 복잡하나 멋진 질문이다. 흔히 이성과 감성을 분리된 것으로 생각하고 이성이 모든 판단을 한다고 여기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최근에야 연구자들은 대뇌에서 어떤 판단을 내리기 전에 이미 감정적인 판단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 판단은 이성적인 부분의 작용도 크지만 궁극적으로는 감성적으로 축적되고 훈련된 경험에 의한 경우가 많다.

 

또한 제대로 된 감성이 있어야만 이성적이고 적극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내가 제 역할을 못하면 슬프거나 비참한 상황을 보아도 아무런 감정이 들지 않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이성조차 제대로 발휘되지 못해 폭력적이 되거나 타인과 감정적 교류를 할 수 없게 된다. 알코올 중독, 식이장애와 같은 행동들도 나와 관련되어 있다. 이성과 감성 둘 모두 인간이라는 작품을 만드는 데 하나로서 작동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성과 감성은 인간이라는 동전의 분리할 수 없는 양면이다.

 

>이성과 감성에 대한 정리가 무척 도움이 되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나를 좀 더 사랑하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출생 직후에도 이미 발달한 상태이기 때문에 어릴 때의 부모의 사랑과 관심은 매우 중요하다. 풍부하고 좋은 정서적인 경험들이 쌓여야만 내가 제대로 성장하고 성공할 수 있다. 외부의 정보에 민감하고 적절히 반응하는 것 역시 나를 긍정적이고 편안하게 다루어야만 가능하다. 나, 편도도 뇌의 모든 분야들처럼 노력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으니 앞으로도 나를 많이 활용해나가길 바란다.

 

 

출처 : 브레인 vol.1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감정과 의식을 연결하는 인슐라와의 인터뷰
브레인 탐험
 
 
이번에 인터뷰를 하게 될 인슐라insula는 최근 뇌과학계의 떠오르는 신인이다. 인슐라가 손상된 환자는 흡연 욕구가 사라진다는 소식으로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제대로 출연시키기만 한다면 모든 중독을 단번에 해결하고 노벨상도 문제없다는 점 때문에 곳곳에서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다. 인슐라는 중독뿐 아니라 인간이 인간이게끔 하는 묘한 매력을 지녔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한다. 인슐라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는 이유를 직접 들어본다.

 

 
>당신의 이름을 처음 들어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내 이름 인슐라insula는 ‘섬’을 뜻하는 라틴어다. 측두엽과 두정엽 아래쪽의 피질이 나뉘는 외측고랑lateral sulcus에 자리 잡고 있는데 조개처럼 생겨, 바다 위의 섬처럼 다른 부분과 구별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발견자인 요한 라일Johan Reil의 이름을 따서 ‘라일의 섬Island of Reil’이라고도 불리며 한글로는 ‘섬엽’이라고 한다.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화면에 나타난 당신의 작품들을 둘러보았다. ‘고통’, ‘섹스’, ‘사랑’, ‘맛’, ‘농담’, ‘공감’, ‘음악의 감동’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했다.

마약과 담배 중독자로 나오는 장면도 인상 깊었고, 속임수를 알아차릴 때나 응징을 결정할 때 당신은 밝게 빛났다. 물건 고를 때처럼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장면에도 나오는 것을 봤다.

나는 몸의 감각 신호를 받아 뇌의 여러 부위들로 연결시키는 모든 장면에 출연한다. 시상thalamus으로부터 맛, 냄새, 소리, 촉각 같은 오감과 심장박동, 호흡의 감각, 내장, 산소상태와 같은 자율신경계의 감각들을 받아들인다.

편도amygdala로부터는 감정과 관련해서 신호를 받아들이고 다시 내보내기도 한다. 둘 다 지난 호 《브레인》에서 인터뷰를 했다고 들었다. 받아들여진 신호는 감정뿐 아니라 의식, 판단, 결정 같은 고차원적인 역할을 맡는 영역들로 전달된다.

 

>몸을 유지하는 단순한 감각 작용에서부터 사회적인 감정 처리까지 역할이 다양할 수밖에 없겠다. 한마디로 감각을 감정으로 느끼게 하고 판단과 결정으로 연결한다고 이해하겠다. 그렇다면 과거의 뇌과학계에서 당신이 주목받지 못한 것은 감각과 의식, 감정과 이성을 분리했던 때문인가?

그렇다. ‘이성적인 사고는 감각과 감정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는 안토니오 다마시오Antonio Damasio 같은 전위예술가들 덕분에 감독들이 나를 재평가하게 되었다. 내 경우엔 몸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기초적 감각과 관련된 역할에만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무명생활이 더욱 길었다.

동물들은 배고프면 음식을 찾고 추우면 보금자리를 찾는다. 감정은 동기를 유발하게 하는 감각이기 때문에 모든 포유류들은 감정을 가진다. 그런데 침팬지와 오랑우탄 같은 몇몇 대형 원숭이들과 인간의 경우 나는 자기 보존을 위한 감정들뿐 아니라 고차원적인 배역도 맡는다.

특히 인간의 경우에는 감사와 분노, 자신감과 당황, 죄의식과 용서, 신뢰와 불신, 공감과 경멸, 행복과 슬픔 같은 사회적인 감정을 연기한다. 요즘엔 ‘중독’이란 작품에서도 주역을 맡게 되었다. 중독에서 내가 몸의 감각과 감정, 앞으로의 기대까지도 담당하기 때문이다. 조심해야 할 것은 중독을 줄이기 위해 섣불리 나의 대사를 줄이면 음식과 성욕, 일 욕심도 사라진다는 것이다. 모든 것에는 균형이 중요한 법이다.

 

 >동물들과 다른 역할을 맡게 된 당신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인간과 대형 원숭이들, 고래, 코끼리의 경우 방추뉴런spindle neuron(Von Economo neuron)이라는 특이한 형태의 뉴런이 많이 보이는데 나의 앞쪽 부분에 특히 모여 있다.

특히 우뇌의 인슐라는 크기 면에서나 세포구성에서 차이가 난다. 진화 과정에서 인간을 인간이게끔 하는 특징들 중 상당수가 나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더위와 추위, 통증, 배고픔, 공포와 같은 기초적인 감정들을 맡던 내가 사회적인 감정까지 맡게 됐다. 몸 내부의 감각이 더 잘 느끼도록 하는 회로가 변하고 세포구성이 변한 결과다.

 

>명상하는 사람들은 오른쪽 인슐라가 일반인들보다 더 발달해 있다고 들었다. 또 자신의 몸에 대한 감각을 잘 느끼는 사람의 경우 다른 사람에게 공감할 수 있는 능력도 높다는 평론도 들었다.

음, 그렇다. 사실이다. 고차원적인 뇌의 기능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몸과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자신의 심장박동이나 호흡을 잘 느끼는 사람은 공감능력을 측정하는 심리학 검사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는다.

우리의 주관적인 감정 경험들은 어떤 사건에 의해 일어나는 몸의 여러 상태에 대한 뇌의 해석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라고 윌리엄 제임스라는 예술가가 말했다. 소수 영장류와 인간의 이타적인 행위가 가능하게 된 것도 기초적인 기능들을 담당하던 배우들이 새롭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묵묵히 성장해왔지만 무대 뒤에서 활동했던 나와 같은 배우들이 이러한 관점에서 더욱 주목받길 희망한다.

 

오랜 무명생활을 거친 검증된 배우답게 몸과 뇌, 감정과 이성의 관계와 배역에 대한 탁월한 해석이 돋보인다. 하나의 메시지라도 작품 안에서 여러 배우들이 함께 어우러져야만 전해진다는 최근의 경향에 비추어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 같다. 감정과 의식을 연결하는 새로운 작품 기대하겠다. 

 

출처 : 브레인 vol.4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아기의 뇌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까

엄마와의 정서적 유대관계를 통해 여러 감정을 겪으며 발달…애착을 경험하지 못하면 사회성 떨어지고 스트레스 조절 안돼

▣ 김수병 기자 hellios@hani.co.kr
▣ 사진 박승화 기자 eyeshot@hani.co.kr

한동안 아이는 젖을 달라고 입을 벌리고 울부짖었다. 하지만 모든 근육이 수면 상태에 접어들어 눈꺼풀이 완전히 내려앉은 엄마는 젖병을 물리는 것조차 시도하지 못했다. 아기는 배고픔이나 아픔, 졸림 등에 따른 감정적인 반응을 해도 번번이 소통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엄마와의 관계에서 편안한 정서 상태를 경험하지 못한 아이는 갈수록 외부의 자극에 대해서도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애착을 갈망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문제는 아이와 엄마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할 수 없었다는 데 있었다. 아이는 첫돌을 맞을 무렵부터 시골의 할머니 품에서 생존에 필수적인 애착을 경험했을 뿐이다.


△ 감정표현이 서툰 아이는 사회성에 관련된 호르몬을 적게 배출한다. 엄마에게 안정된 애착을 느끼는 아이는 감정표현을 적극적으로 한다.

애착 없으면 옥시토신 수치도 낮아

이처럼 유아기에 안정된 애착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인간의 감정에 관련된 뇌의 기능에 대한 연구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다. 근래에 뇌과학의 성과에 힘입어 신비로운 정신 영역이 서서히 장막을 걷어내고 있지만, 아이들의 감정과 기억에 관한 연구는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무엇보다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 탓이다. 예컨대 혈액을 확보하기 어려워 호르몬 연구도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는다. 그래서 성인이나 청소년을 대상으로 유아기의 경험에 근거하거나 동물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서 메커니즘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동안 신경생물학 연구자들은 유아기의 정서적 반응에 따라 뇌가 영구적으로 변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확보하지 못한 상태였다. 그러다가 미국 워싱턴대 아동감정연구소 세스 폴락 소장팀이 치유되지 않은 상처의 분자적 증거를 밝혀내 학계의 관심을 모았다. 아동보호 시설에서 유아기를 보낸 아동들의 오줌에서 사회적 관계에 관련된 호르몬의 수치를 확인한 것이다. 이 실험은 생모에게서 자란 어린이를 대조군으로 삼아 컴퓨터 게임을 하면서 생모와 낯선 여자의 도움을 30분 동안 받았을 때 나타나는 호르몬의 변화를 측정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 살아 있는 뇌를 스캔하는 장치로 아이들의 감정에 따른 뇌의 변화를 추적하게 됐다. 한 종합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하고 있다.

일반적인 예측은 실험 결과에 그대로 나타났다. 생모가 양육한 아이들은 옥시토신 양이 부모와 접촉 뒤에 증가했지만 낯선 여자로부터는 전혀 영향이 없었다. 이와 달리 입양아들은 두 상황에서 옥시토신 수준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고 바소프레신도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옥시토신은 성행동이나 사회성에 관여하면서 인간에 대한 신뢰감을 형성하는 데 쓰이고, 바소프레신은 사회적 행동에 개입한다. 유아기에 애착이 작용하는 대인관계를 경험하지 못한 탓에 사회적 감정에 관련된 호르몬이 적게 생성되는 셈이다. 만일 옥시토신 수치가 크게 낮으면 아예 사회적 상호작용을 피할 수도 있다.

대체로 애착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들은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수줍어하는 경향이 많다. 부모들이 감정 표현이 서툰 아이들을 ‘내성적인 성격’으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런데 수줍음이 두뇌에서 다양한 감각 경험의 조각들을 모아 배치하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감정에 관련된 정보들이 결속되어 연결되지 못하면서 감정적인 행동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편도가 제대로 기능을 못한다는 것이다. 특히 유아기에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기억은 뇌의 깊은 곳에서 형성돼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뇌의 발달에도 영향을 끼쳐 성인기에 왼쪽 해마회의 크기가 보통 사람들보다 12%가량 작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필요 이상의 시냅스들이 얽히고 꼬인다?

인간의 뇌는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외부 상황에 영향을 받는다. 미국 미네소타대 아동발달연구소의 아동심리학자 찰스 넬슨은 신생아의 뇌전도를 기록한 사진을 통해 기억이 태어날 때부터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갓난아이가 엄마와 낯선 사람의 목소리를 구분하는 것은 태아 때의 경험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물론 자궁 속의 경험은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 시작되는 감각의 십자포화에 견주면 미미한 수준이다. 갓난아기는 흥분과 놀람·기쁨·화·슬픔 등의 감정을 키우는 과정에서 뇌세포가 서로 결합되도록 한다. 다양한 감정 경험을 하면서 뇌가 유연해지고 자신만의 삶을 꾸려갈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인간의 감각적인 경험은 시냅스를 통한 신경세포들의 상호작용으로 뇌에 새겨진다. 컴퓨터의 성능이 중앙처리장치의 전자회로가 설정한 범위를 벗어날 수 없듯이, 인간의 사고도 뇌 속의 신경세포와 시냅스에 의해 회로의 작동 방식을 따르게 되는 셈이다. 시냅스는 출생 전에 급격히 증가해 출생과 동시에 성인 수준에 이른다. 그 뒤 2살 무렵에 성인의 두 배에 이르렀다가 서서히 줄어든다. 문제는 다양한 감각 혹은 감정적인 경험이 안정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면 필요 이상의 시냅스들이 얽히고 꼬이면서 신경세포의 소통에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때 주로 엄마와의 관계에서 이뤄지는 외부 자극의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아이가 애착을 갈구할 때 뇌의 특정 부위가 활동을 시작한다. 이탈리아 로마의 신경과학연구소는 실험을 통해 아기가 애착을 느낄 때 뇌 속의 마리화나인 내성 카나비노이드 수용체가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생후 8일 된 정상적인 생쥐와 수용체를 제거한 생쥐를 어미에서 떼어낸 뒤 ‘깨끗한 사육장’과 ‘엄마 냄새가 나는 사육장’에 넣었다. 예상대로 정상 쥐는 깨끗한 우리에서는 울부짖었지만 엄마 냄새가 나는 우리에서는 소리를 거의 지르지 않았다. 그런데 유전적으로 수용기를 제거한 쥐는 어디에서도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처럼 정서 발달 과정에서 감정을 제대로 경험하지 않으면 뇌에서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수용체가 활성화되지 않는다. 애착을 경험하지 못한 아이가 무감각해지거나 만성 흥분 상태에 빠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런 아이들은 “똑바로 쳐다보라”는 호통에 시달리기도 한다. 감정 정보 처리에 중요한 구실을 하는 편도체 부위가 더디게 활성화되는 까닭에 상대방을 똑바로 쳐다보지 않고 얼굴을 돌려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얼굴을 마주 보는 것에 대한 정서적 부담을 느끼는 것이다. 놀랍게도 얼굴을 돌려 이야기를 할 때 인지적 처리 활동 수준이 높아져 현명한 대답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10대 시절 문제 생기면 평생 오작동

최근 살아 있는 뇌를 정밀하게 들여다보는 양전자단층촬영(PET) 같은 장치들이 잇따라 개발돼 감정과 뇌 발달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려는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서적인 반응에 취약한 아이들의 뇌에서는 감정의 인지에 관련된 대뇌 변연계에서 물질대사가 활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지기도 했다. 극단적인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의 뇌 변화를 일반화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절한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면 뇌에서 감정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게 틀림없다. 만일 시냅스의 재배치가 이뤄지는 10대 시절에 감정 처리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평생 분자의 교란에서 비롯되는 뇌의 오작동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참고 자료: <브레인 스토리>(수전 그린필드 지음, 지호 펴냄), <시냅스와 자아>(조지프 르두 지음, 소소 펴냄), <십대들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바버라 스트로치 지음, 해나무 펴냄)

초기 뇌 발달 차이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





사회경제적 격차라는 갈등 요인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사회가 유지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바로 계층 간 유동성이라는 완충장치가 있기 때문이다. 출신 배경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계층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는 믿음이 사회 구성원들의 불만을 줄여줄 수 있다는 것.

하지만 뇌 과학 분야의 연구결과 초기, 즉 영유아기 뇌 발달의 차이가 이후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부모는 자녀에게 초기 뇌 발달을 위한 양육 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함으로써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물림되는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특히 뇌-인지 발달을 인위적으로 제고할 수 있는 신경공학기술 역시 많은 비용 문제로 새로운 계층 고착의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소득층에 한해 일정 범위 내에서 양육의 문제를 국가와 사회가 부담하고, 신경공학기술 역시 자유로운 연구를 보장하되 남용이나 계층 고착화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자료제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과학과 기술

뇌 과학의 발전으로 한 때 철학이나 인문학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정서, 언어, 판단 같은 인간의 고등 인지 기능이 뇌 과학의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여기 에는 의사결정, 사회적 상호작용, 자아, 도덕성 등도 포함된다.

뇌 과학의 발전은 정신현상을 세포와 세 포 간의 물리-화학적 정보전달 과정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를 뛰어넘어 뇌 활동 패턴을 읽어내 생각의 내용을 알아내는 것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또한 약물이나 외과적 수술, 그리고 기계를 이용한 외부자극을 통해 정신 과정에 직접 개입하거나 뇌와 기계를 연결하는 공학기술도 시행되도록 하고 있다. 지난 반세기 동안 생명복제와 유전자 연구의 발전이 새로운 생명윤리의 문제들을 야기했듯이 뇌 과학의 발전은 전례 없는 윤리 적, 법적, 사회적 문제들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그 파장은 매우 클 것이다. 뇌는 인간의 정신과정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이 같은 점에서 보면 뇌 기능에 대한 새로운 발견이나 뇌 기능에 직접 개입하는 기술은 인간의 정체성이나 존엄성, 존재의 문제와도 직결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신경약물을 이용한 정서상태의 개선이나 인지기능의 향상이 개인의 행복을 증진시킨 다면 이를 성형수술과 같은 범주에서 허용해야 할까. 범죄행위의 대부분이 뇌의 구조적 손상이나 뇌 기능 이상에 의한 것임이 밝혀진다면 법적, 도덕적 책임에 대한 우리 생각이 변해야 할까. 그리고 뇌 영상 정보는 어느 수준까지 공개 되고 보호돼야 하는가.

이처럼 뇌 과학의 발전으로 파생되는 윤리적, 법적, 사회적 문제 들을 다루는 학문 분야를 신경윤리학이라 고 한다.

계층 간 대물림이 시작되는 영유아기

사회경제적 격차라는 갈등요인이 존재함에 도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계 층 간 유동성이라는 완충장치가 존재하기 때 문이다. 출신 배경보다는 개인의 능력이 계층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는 믿음이 사회 구성원의 불만을 상당부분 줄여주는 것.

하지만 뇌 과학과 이에 기반하고 있는 신경공학기술은 이 같은 개인의 능력이라는 탈 (脫) 계층적 가치마저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 라 결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에 따라 새로운 문제들을 야기한다.

아무리 현대사회가 기회의 평등을 전제 로 하고 있다 하더라도 사회경제적 계층이 대물림된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 때문에 많은 과학자들은 이 문제를 고민해 왔으며, 그 원인과 해법을 대부분 교육에서 찾아왔다. 계층 고착화와 관련된 뇌 과학의 설명은 초기 뇌 발달의 차이가 이후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에서 찾을 수 있다.

실제 최근 발표된 연구결과는 부모 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영유아기의 뇌 발달 차이를 초래함을 보여주고 있다. 즉 제도교육의 영향이 닿지 못하는 초기 뇌 발달에서 부터 이미 계층의 대물림이 시작된다는 것.

최근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자녀의 인지능력 및 교육수준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미국의 연구사례를 보자. 이 연구사례에 따르면 부모가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갖고 있는 가정의 아동들이 중산층 가정의 아동들보다 현저하게 낮은 지능지수(평균 81)를 보였다.

또한 중산층에서는 가계 수입의 증가 가 자녀의 진학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았지만 빈곤층에서는 1만 달러 당 600%의 고등학교 진학률 증가를 가져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그 만큼 사회경제적 지위가 지능 지수 및 진학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것.

이 같은 결과는 물리적, 심리적 환경을 전제로 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사회경제 적 지위가 뇌-인지 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물리적 환경에서 살펴본 연구에 의하면 빈곤층 아이들의 경우 뇌 발달에 필요한 철분과 단백질 공급이 충분하지 않았다.

반면 알코올, 담배 등에 대해서는 더 많이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적 환경에서 보면 인지적 자극의 양 과 스트레스 정도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뇌-인지 발달을 위해서는 풍부한 자극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한데, 빈곤 층 어린이들의 경우 부모가 장난감·책·교구 등을 충분히 제공할 수 없다는 것.

여기에 다양한 학습을 할 시간적, 경제적 여유도 없는 상태다. 이와 함께 부모가 지나친 스트레스에 노출될 경우 아동의 내측두엽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기억능력이 떨어지고, 전전두엽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김경진 교수 팀의 연구에 의하면 상습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은 어미 쥐에서 태어난 새끼는 성장한 후에 도 해마 기능의 장애와 함께 학습과 기억능력 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양육 환경에 미치는 영향

과학자들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양육 환경에 영향을 미쳐 아동의 뇌-인지 발달의 차이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빈곤층 아이들의 인지능력 점수가 중산층 아이들의 점수보다 전반적으로 낮고, 특히 언어능력과 실행기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연구결과는 가정환경 관찰 및 측정법을 이용해 양육 환경을 인지적 자극과 사 회ㆍ정서적 배려의 두 항목으로 측정한 결과 나온 것이다. 인지적 자극 요인은 장난감·책·교구의 양, 부모가 자녀들에게 얼마나 충분한 언어 적 자극을 주는지 여부, 그리고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는지를 반영하는 것이다.

반면 사회ㆍ정서적 배려는 부모의 정서적 표현 양식 과 정서적 지지의 정도를 반영한다. 연구결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른 뇌-인지 발달의 차이 중에서도 언어능력은 인지적 자극 요인과 관련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기억능력은 사회·정서적 배려 요인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가정에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풍부한 자극을 제공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대개는 부모가 스트레스 상황에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도 적절한 보살핌을 줄 수 없다.

이에 따라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가정의 아이들이 뇌 발달에 있어서도 동등한 기회를 얻기 힘들고, 미래에 낮은 사회경제 적 지위를 획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같은 결과는 뇌 과학적 설명에 근거한 새로운 정책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지난 2008년 3월 6일 실시된 중학교 전국 단위 학력진단평가 결과 서울 강남지역과 강북지역, 그리고 도시와 농촌지역 간 학력 차이에 대한 우려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 그리고 이로 인해 사회경제적 지위와 아동의 학업 성취도의 관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입력시간 : 2009-01-23 17:30:46 (2009 . 1 기 사)

초기 뇌 발달 차이가 사회경제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부모는 자녀에게 초기 뇌 발달을 위한 양육환경을 조성해주지 못해 사회경제적 지위가 대물림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디어에서는 대체로 사교육 기회의 차이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영양과 임 신모의 스트레스 등 태아기의 환경과 취학 전 아동기에 이르는 초기의 양육 환경 차이에서부터 문제가 비롯되는 것일 가능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즉 뇌-인지 발달의 차원 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는 것이 보다 근본적 인 해결책을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는 얘기다. 뇌 발달의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이기 위한 정책은 자녀 양육 을 부모와 가족의 몫으로 바라보거나 국가와 사회의 몫으로 보는 두 가지 관점에 서 고려할 수 있다.

부모와 가족을 양육 의 주체로 볼 때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가 아이들의 뇌 발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리고 이에 따른 적절한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 다.

즉 개인적 노력을 독려하기 위 한 직간접적인 지원을 보장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뇌 과학적 지식에 기반을 둔 양육 방식을 교육받고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고 해 도 낮은 사회경제적 계층에서는 양육보다 우선순위가 앞서는 문제들이 훨씬 많이 존재한다.

부모와 가족 차원에서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국가와 사회를 양육의 주체로 생각하는 정책으로는 저소득층 가정에 한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양육의 문제를 국가와 사회가 부 담하는 방안이 있다.

초등학교 취학 이전의 영·유아기에서부터 특별 프로그램을 통해 풍부한 인지 자극과 사회 정서적 보살핌을 전문 보육사가 제 공토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전문 보육사 양성 및 지원을 정책적으로 보장한다면 사회경제적 지위의 격차로 인한 초기 뇌 발달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가, 그리고 사회적 부담의 범위는 이 같은 지원책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게 될 비용을 추산, 역(逆)으로 결정할 수 있다.

신경공학기술, 새로운 계층 고착 원인될 수 있어

일반적인 생명공학기술과 마찬가지로 신경 공학기술도 새로운 계층 고착화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첫째는 기술 분배의 불균형이다. 이것 은 신경공학기술에만 국한된 문제라기보다 는 고비용의 최첨단 기술들이 공유하고 있는 특성으로 높은 비용 때문에 혜택이 상류층에 집중되는 현상을 말한다.

신경공학기술은 계층 간 유동성을 보장해 주는 개인의 능력에 직접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혜택의 불균등한 분배가 가져올 계층 고착의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둘째는 광범위한 응용 가능성이다. 신경 공학기술은 의료 목적 이외의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 신경약물이나 마음읽기기술의 정보가 특정 계층에 독점돼 이용될 경우 계층의 고착화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 이다.

특히 뇌 과학의 이름으로 화려하게 포장 된 광고들은 사람들이 의료 전문가의 제대로 된 진료 없이 설익거나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기술을 접하는 경로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 의료비 지출에 부담을 느끼거나 정보가 부족한 저소득층에서 과장된 광고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얘기다.

신경공학기술과 관련된 정책은 발전과 분배라는 상반된 차원에서 정책 결정자들 의 고민을 가져올 수 있다. 치료 목적이 아닌 뇌-인지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기술은 그 혜택만큼이나 남용과 계층의 고착화 등 부작용 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유로운 연구를 촉진하되 기술 적용에 있어서는 규제 와 관리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본적 삶의 조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신경공학기술에 대해서는 의료보험을 적용해 계층 간 기회 불균형을 해소하는 방법을 생각해볼 수 있다.

또한 신경공학 기술에 대한 정보가 사람들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공공 차원에서 신경공학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일반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은 뇌 과학 연구의 사회ㆍ문화적 영향을 체계적으로 연구, 그 결과를 연구계획과 수행과정에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역시 이 분야의 연 구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시작했다.

신경윤리학의 문제는 과학기술의 영역 을 넘어 사회, 윤리, 문화, 법률, 교육, 보건 의료, 언론, 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다각 적인 분석과 실천적 대응이 요구된다. 미국 에서는 뇌 과학 전문가뿐만 아니라 정책관련 전문가들의 관심도 높다.

실제 지난 2004년 인간복제, 노화, 줄기 세포 연구 등 생명공학기술의 발전과 관련해 등장하기 시작한 윤리적 문제들을 다루기 위해 생명윤리위원회에서 신경윤리학의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룬 바 있다.

대통령 자문기구인 생명윤리위원회는 구체적인 문제들을 회의에서 다루고 책자로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그 동안 아동발달ㆍ의사결정ㆍ공격적 행동 등을 다루었다. 또한 형법 차원에서 뇌 과학의 영향 등을 다루기 도 했다.

충분한 논쟁 통해 뇌 과학의 해법 찾아야

신경윤리학은 뇌 연구를 계획하고 수행하는 단계에서뿐만 아니라 연구의 성과를 활용하는 단계에서 윤리적, 법적, 철학적, 사회적 문제들을 검토하고 충분한 논쟁을 통해 해법 을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같은 문제들을 뇌 연구자들이 숙지하는 것은 성공적인 뇌 연구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작업이다. 뇌 연구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신경윤리학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은 중요하다.

뇌 연구의 질적·양적 발전, 신경공학기술의 적용, 그리고 뇌에 관한 새로운 지식에서 부터 파생되는 철학적 문제들은 사회 정책은 물론 법의 제정 및 집행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뇌 연구나 진단은 물론 조사 목적으로 이 용된 뇌 정보 역시 보호가 필요하다. 특히 신경공학기술의 적용, 치료 목적이 아닌 향상을 목적으로 한 약물사용, 그리고 신경공학 기술에 대한 접근성이 경제적 지위에 따라 달라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불평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사람들과 일반 대중들의 뇌 과학에 대한 기초 지식과 신경윤리학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를 위해 뇌 연구 전문가들과 일반 대중 간 교류의 장을 마련할 수 있는 정책도 요구된다.

인간의 자유의지·도덕성·책임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정상과 이상, 적법 과 위법의 경계가 달라진다. 또한 그 경계에 따라 법적 개입의 형태에도 차이가 있게 된다.

따라서 뇌 연구 전문가들은 물론 철학자, 법 제정 및 집행과 관련된 전문가들의 교류를 통해 뇌 과학의 연구결과를 공유하고 적절한 반영 방법을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글_이춘길 서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cklee@snu.ac.kr

입력시간 : 2009-01-23 17:30:46 (2009 . 1 기 사)

『사이언스 클래식』제9권《스피노자의 뇌》. 이 책은 최신 뇌과학의 연구성과와 실제 임상사례를 곁들여 설명한 것으로 생물학자적인 면모를 보여준 스피노자의 모습을 함께 담았다. 또한 느낌과 정서, 감정의 본질을 파헤치고 뇌와 신체의 매커니즘과 느낌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밝히고 있다.

《스피노자의 뇌》는 욕구와 정서, 느낌과 몸과 뇌, 스피노자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었다.

저자소개

  • 지은이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asio)
    1944년 포르투갈의 리스본에서 태어났으며, 리스본 의과 대학을 졸업하였다. 보스턴의 실어증 연구소에서 행동신경학을 배운 후, 1976년부터 2005년까지 아이오와 대학교 의과 대학에서 신경과 교수를 지냈다. 현재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뇌과학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미국 과학 학회의 의학 협회 회원이며 미국 예술 과학 학회의 특별 회원이다. 첫 책인『데카르트의 오류』(1994년)는 '로스엔젤레스 타임스 북 어워드' 후보에 올랐으며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두번째 책인『사건에 대한 느낌』(1999년)은 2001년 '뉴욕 타임스 북 리뷰'가 뽑은 '10권의 최고의 책'에 선정되었다.

    옮긴이
    임지원
    서울대학교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과학서를 번역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는『섹스의 진화』『사랑의 발견』『이브의 몸』『자연과학자의 인문학적 이성 죽이기』『빵의 역사』『에덴의 용』등이 있다.

    감수자
    김종성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서울 아산 병원 신경과 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함춘의학상(2001), 우수의과학자상(2002), 분쉬의학상(2003), 의사문학상(2005)등을 수상하였고, <동아일보>, <신동아>등에서 '최고의 신경과 명의'로 선정되었다. 저서로『뇌에 관해 풀리지 않는 의문들』『춤추는 뇌』『신경과 의사 김종성 영화를 보다』등이 있다.

 

목차

  • 1장 느낌 속으로
    2장 욕구와 정서
    3장 느낌
    4장 느낌, 그 이후
    5장 몸과 뇌, 마음
    6장 스피노자를 방문하다
    7장 거기 누구인가

    감사의 말
    부록1
    부록2

    용어 사전
    추천의 글
    옮긴이의 글
    찾아보기

출판사서평

  • 기쁨, 슬픔, 질투, 두려움 등 우리 곁에 늘 존재하고 있는 각종 느낌(feeling)과 감정(affection), 정서(emotion)는 보고, 듣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체가 아니라는 이유로 지금까지 과학적 담론의 경계 저편에 존재해 왔다. 20세기 들어 마음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마음은 어떻게 작용하는가 등 마음의 문제까지도 진화생물학과 신경생물학 등에서 활발히 다루어지기 시작했지만, 느낌과 감정, 정서만은 여전히 과학의 영역으로 편입되지 못한 채 철학적 담론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나 현대 과학의 최전선인 뇌과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를 이끌고 있는 포르투갈 출신의 유태계 과학자 안토니오 다마지오(Antonio Damosio)는 느낌과 감정, 정서가 우리 마음의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이들 또한 마음과 마찬가지로 과학적 연구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이번에 (주)사이언스북스에서 ?사이언스 클래식?의 9권으로 펴낸 『스피노자의 뇌(Looking For Spinoza)』에서 최신 뇌과학적 연구 성과와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느낌과, 감정, 정서의 본질을 차근차근 파헤쳐 나간다.


    뇌과학자가 되기 위해서는 먼저 스피노자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의 저자인 안토니오 다마지오는 아이오와 대학교 의과 대학 신경과 교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서던캘리포니아 대학교 뇌과학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으면서 인간 뇌의 작용에 관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펴고 있는 현대 뇌과학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뇌과학자이다. 전 세계 30개 언어로 번역되었으며,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북 어워드’ 후보에도 오른 첫 책 『데카르트의 오류(Descartes’ Error)』(1994년)에서 정서와 느낌이 인간의 의사 결정에 미치는 영향을 밝힌 것을 시작으로, 두 번째 책인 『사건에 대한 느낌(The Feeling of What Happens)』(1999년)에서는 느낌과 정서가 자아 형성에 끼치는 역할을 논의하였으며, 마지막으로 이 책 『스피노자의 뇌(Looking For Spinoza)』에서 느낌과 정서의 본질을 파헤침으로써 ‘정서-느낌’에 관한 삼부작을 마무리하였다. 책의 제목에서도 엿볼 수 있듯 저자는 ‘정서-느낌’의 삼부작을 17세기의 대표적인 심신 이원론 철학자 데카르트를 반박하는 책에서 시작해서, 그와 동시대 인물이었던 또 다른 철학자 스피노자에 대한 오마주로 마감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스피노자일까? 20세기 들어 의식과 마음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마음이란 공간을 차지하지도 않고, 물질적 실체도 없는 것이므로, 마음과 몸은 별개의 것이라는 데카르트의 실체 이원론적 견해는 더 이상 설 자리를 잃게 되었다. 인간 존재를 이해하는 가장 큰 축에 해당하는 심신 문제에서 300년 이상 지배적인 견해로 자리 매김 해 온 실체 이원론적 견해가 타파되기까지는 뇌 영상 기술 등의 과학 기술의 발전과 관점의 혁신적인 전환이 필요했다.
    하지만 다마지오는 데카르트와 동시대를 산 스피노자가 그의 저서 『에티카』에서 마음과 몸이 동일한 실체의 평행하는 속성들(표현들)이라 주장하며, 마음과 몸을 서로 다른 실체의 바탕 위에 놓지 않음으로써 당대 우세했던 심신 이원론에 반대되는 시각을 내놓았음을 밝혀낸다. 즉, 스피노자야말로 심신 동일론의 입장에서 느낌과 정서, 감정이 인간성의 중심이라 봄으로써 이미 300여 년 전에 현대 뇌과학을 예견한 인물인 것이다.
    『스피노자의 뇌』는 당대의 교회와 의견을 달리하고, 신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내놓은 급진적인 종교학자로서의 스피노자나 이상적인 민주 국가를 묘사한 정치학자로서의 스피노자, 과학적 사실을 이용한 철학자로서의 스피노자 이외의 네 번째 모습의 스피노자, 바로 정서와 감정에 관한 오늘날의 신경과학, 뇌과학과 상응하는 측면에서 생물학자적 사상가의 면모를 가진 스피노자의 모습을 밝혀냄으로써 느낌과 정서, 감정의 본질을 파헤치고, 더 나아가 마음의 본질, 인간 존재의 본질을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새로운 시도를 보여 준다.


    심신 이원론의 종말, 정서와 느낌의 뇌과학

    뇌과학 분야에서 선도적인 연구들을 이끌고 있으며, 실제 임상에서 다양한 뇌 질환 환자들을 다룬 경험을 바탕으로 다마지오는 느낌과 정서를 촉발하고 수행하는 뇌와 신체의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우리 내면에서 작동하는 정서의 기구(machinery of emotion)를 규명한다. 이 과정에서 느낌이 정서에 덧붙여진 부수적인 산물이나 장식물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생명체 내부를 탐색하는 심적 감지기이자, 진행 중인 생명 활동을 증언하는 목격자이며, 정서와 함께 생명 조절 행위에 중대한 역할을 수행함을 밝혀낸다.
    느낌과 그에 밀접하게 연관된 정서가 우리 마음의 토대를 이루고 있으며, 수많은 선진 사회에서 알코올이나 약물, 식품 등의 각종 수단을 이용해 거의 뻔뻔스러울 만큼 개인의 느낌을 조작하고 있음을 고려해 볼 때, 느낌의 본질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려는 다마지오의 시도는 매우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또한 다마지오는 동정이나 수치심, 가책 등을 포함하는 사회적 정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전전두엽 손상 환자의 사례를 통해 느낌, 그리고 욕구나 정서와 같이 느낌을 유발하는 신경 절차들이 사회적 행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사회적 정서와 그에 뒤따르는 느낌이 없었다면, 설사 다른 지적 능력이 온전하게 남아 있다 한들 윤리적 행동이나, 이타주의, 종교 등의 사회적 합의가 인간 사회에서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과감한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여기서 다시 스피노자와 뇌과학이 만나는 지점이 나타난다.
    『에티카』에 등장하는 “덕의 일차적 기반은 자기 자신을 보존하고자 하는 노력(코나투스, conatus)이며, 행복은 자신의 존재를 유지할 수 있는 능력에 있다.”라는 명제는 다마지오에 의해 “모든 인간은 자신의 생명을 보존하고 안녕을 추구하고자 하는 경향을 갖도록 창조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자기 보존이라는 생물학적 현실이 덕에 이르게 된다”는 것으로 재탄생된다. 비록 스피노자가 오늘날의 신경생물학적 용어를 들어 설명하고 있진 않지만, 윤리적 행동 시스템에서 ‘생명의 존재’, 즉 ‘생명의 자기 보존 욕구’가 기반하고 있음을 말함으로써 생물학적 사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음은 분명하다고 다마지오는 주장하는 것이다.


    철학과 뇌과학의 만남

    스피노자는 뉴턴과 케플러, 라이프니츠, 데카르트 등이 활동한, 지적으로 찬란한 17세기의 인물이다. 화이트헤드가 묘사한 대로 “천재와 관련된 주목할 만한 사건을 연대순으로 늘어놓으면 빈 공간 없이 빽빽하게 들어찼던 시대”였다. 또한 과학이 철학을 뒷받침하고 철학에서 과학이 출발한 진정한 통섭의 시대이기도 했다. 이러한 시대를 산 스피노자 또한 철학자이자, 종교학자, 과학자 등 다방면에서 활동한 통섭자였다. 그리고 예술과 문학, 철학, 뇌과학을 아우르며 철학적 담론에만 머물러 있던 심신 문제를 과학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몸과 마음의 비밀을 낱낱이 밝혀낸 이 책 『스피노자의 뇌』야말로 인문학과 과학의 경계를 허문 진정한 통섭을 시도한 책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 과학에 의해 몸 대 마음이라는 데카르트의 실체 이원론은 무너져 내렸지만, 심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데에는 아직도 많은 장애물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마음과 뇌를 한편으로 보고, 몸을 다른 편으로 보는, 즉 뇌와 몸을 가르는 새로운 실체 이원론이 우리 앞에 어두운 장막을 드리우게 된 것이다. 이때, 마음은 몸의 관념, 단지 뇌의 표상이 아니라 몸의 표상이라고 한 스피노자의 견해는 현대 뇌과학자들뿐만 아니라 의식과 인간 존재에 대한 해답을 구하려 하는 많은 인문학자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클 것이다.

인간본성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사람들은 어째서 마음이 뇌의 산물이고 뇌는 부분적으로 유전체에 의해 조직되고, 유전체는 자연선택에 의해 형성된다는 생각이 위험하다고 믿는걸까.

'무엇이 인간을 움직이게 만드는가'에 관한 발견들에 입혀진 정치적.도덕적 색깔들을 따져봄으로써 우리는 더 정직한 과학과 덜 두려운 지적환경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사실에 입각해 어떤 가설을 세우는 것이-가치중립적인-제3의 레일이고 그것을 건드리면 죽는다고 한다면, 진실을 찾기란 더욱 어렵다.

양육에 대한 연구는 이 점을 똑똑히 보여주는 사례다.

수 많은 연구들이 부모의 행위와 그 자녀들이 보이는 양상 사이의 상관관계를 측정하였다.

이를테면 부모가 아이들을 때리면 아이들은 자라서 폭력적인 사람이 된다거나 대화를 많이하면 아이들의 언어기술이 좋아진다는 식이다.

대부분의 육아업체와 정부정책은 이런 상관관계를 부모들에 대한 책임으로 돌리면서,아이들이 탈선하면 부모를 비난한다. 하지만 상관관계가 반드시 원인을 알려주는 것은 아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환경뿐만 아니라 유전자도 물려준다.

자녀와 대화를 많이하는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들의 뛰어난 언어능력은 단지 말을 잘하는 부모를 만든 그 유전자와 동일한 유전자가 아이들에게도 말을 잘하게 만든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양부모와 유전적으로 관련이 없는 입양아동들 대상으로 하는 정확한 연구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그러한 상관관계의 원인이 유전자의 결과인지, 양육의 결과인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개는 그러한 상관관계가 공통의 유전자를 반영하는 것일 가능성조차 터부시된다.

발달심리학에서는 검증은 커녕 그러한 가능성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무례함으로 여겨진다.

 

 

유전적 특징을 거부하는 네가지 두려움

 

첫째, 불평등에 대한 두려움이다.

 

"마음은 빈서판이다"라는 주장에 강한 호소력을 부여하는 것은 0=0 이라는 단순한 수학적

사실이다. 모든 인간이 빈서판으로 출발한다면 어떤 누구도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적힌

서판을 가질 수 없다.

반면에 인간이 풍부한 마음의 능력들을 지니고 세상에 태어났다면 이런 능력들은 사람마다

다르게 작동할 수 있다. 즉 어떤 마음의 능력은 특정한 사람이 다른이보다 더욱 잘 작동할 수 있다.

이것이 차별과 억압, 우생학, 심지어 노예제도와 인종학살로 연결지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전혀 불합리한 추론이다.

많은 정치저술가들이 지적했듯이, 정치적평등에 대한 서약은 모든 인간이 똑같은 복제품이라는 경험상의 주장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지위에 있는 사람이든 그들은 하나의 개인으로 존재하지 그들이 속한 집단의

통계적 평균치로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는 도덕적인 요구다.

또 그것은 사람이 아무리 다르더라도 인간은 본성적인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나라마다 정치적평등과 행복추구권등을 헌법에 명시해 놓는다.

이러한 권리를 인식하는 것과 인간이 모든 점에서 구분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 것이다.

 

둘째, 교정 불가능에 대한 두려움이다.

 

만약 인간이 이기심과 편견, 자기기만같은 흠결들은 선천적으로 가지고 있다면 정치개혁은

시간낭비로 보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뱃속까지 썩어있다면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도 그것을 도려낼 수 없다면 세상을 더욱 나은 장소로 만드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무한한 가능성으로 1960~1970년대의 낭만적 혁명정치에 공감했던 사람들은 사회생물학에 대해 엄청난 반감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사회생물학이 '인간본성의 한계가 사회제도를 제한한다는 주장'을 함으로써 인류역사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격분해 왔다. 그러나 그들은 분노로 인해 사회생물학의 주장 그대로를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물론 그것은 사회생물학의 핵심적인 내용도 아니었다.

우리는 사회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회가 실제로 개선되어 왔음을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야망이 없는 새로운 인간을 키우거나 사회화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개인들의 야망을 조율하고 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선해 왔을 뿐이다.

인간의 본성이 사회의 진보를 가로막지 않는 또 한가지 이유는 인간본성의 많은 양상들이

자유매개변수들을 갖는다는 점이다. 이 점은 언어학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확인된 것이다.

이를테면 언어들은 영어와 정반대의 구 배열 패턴을 가지고 있지만 작동하는 논리는 동일하다. 인간의 도덕관념도 마찬가지로 자유매개변수들을 가질 수 있다.

즉,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다.

문제는 그 다른 사람들이 누구냐는 것이다. 도덕관념을 잘못 구성하면 자기 씨족이나 자기 마을 사람들끼리만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오랜 세월동안 공감대의 울타리는 점점 더 확장되어 왔고 인류전체로 확장되었다.

세계인권선언이 그것을 웅변하고 있다. 철학자 피터싱어에게서 처음 시작된 이러한 견해는우리가 일정한 기능의 틀안에 묶여있다손 치더라도 그 기능이 외부로부터의 입력에 반응할 수만 있다면 사회의 개선과 도덕적 진보가 가능하다는 것을 실증해 준다.

 

세째, 결정론에 대한 두려움이다.

 

만약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뇌나 유전자, 혹은 진화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면, 다시말해 진화론적 충동이나 살인유전자따위를 변론의 무기로 삼는다면 더 이상 그사람에게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없지 않겠느냐는 두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두려움은 두가지 점에서 초점이 빗나간 것이다.

먼저, 나쁜 행동에 대한 가장 어이없는 변론들은 사실 생물학이 아니라 환경에 의지해 왔다는 사실이다.

돈 때문에 부모를 죽인 메넨데즈 형제에 대한 첫 공판에서 그들을 풀어 주게 만든 아동학대 변론, 강간범들의 변호사들이 걸핏하면 들고 나오는 '포르노를 보고 그랬어요'식의 변론.

행동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생물학적 결정론이 아니라 성장과정 결정론,

매스컴 결정론, 사회적 환경 결정론 따위의 결정론에서 나온다.

또 하나의 문제는 사람들은 뇌나 유전자에 대해 단편적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어떤 범죄행동을 하게끔 만드는 뇌부위가 있다고 한다면 다른 한편에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우는 뇌부위가 존재하고 행동에 대한 억제와 통제가 가능하게 만든다.

우리가 유혹의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사람들의 행동에 대한 조절장치, 즉 뇌의 억제시스템을 포기할 이유는 전혀 없다.

 

넷째, 허무주의에 대한 두려움이다.

 

인간의 모든 동기와 가치가 뇌생리학의 산물임이 밝혀진다면 그리고 뇌는 다시 진화의 힘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면 동기와 가치 따위는 객관적인 실체가 없는 가짜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나는 내 자식을 진짜로 사랑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는 모든 행동은 이기적으로 나의 유전자를 선전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꽃과 나비와 예술작품도 진짜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어떤 유형의 빛이 나의 망막을 때리면 내게 쾌감을 보내도록 나의 뇌가 진화한 것일 뿐이기 때문이다. 생물학이 우리가 신성시해 온 모든 것들을 까발려 버릴 것이라는 두려움은 행동을 설명하는 전혀 다른 두가지 방법 사이의 혼란에서 생겨난 것이다.

생물학자들이 말하는 근인해명Proximate Explanation은, 내가 가진 뇌를 전제로 해서 무엇이 나에게 의미가 있는지를 언급한다.

그에 반해 최종해명Ultimate Explanation은 그런 생각과 느낌들을 가질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뇌를 나에게 부여한 진화의 과정을 언급한다.

진화란 인간 마음에 대한 최종해명이다. 이것은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인 과정이다.

유전자는 자기 복제품의 숫자를 극대화하는 능력을 기준으로 선택된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 인간이 근시안적이고 이기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적어도 늘 그렇지는 않다.

이기적이고 반도덕적인 자연선택과정을 겪으면서도 복잡한 도덕관념을 지니고 큰 뇌를 가진 사회적 생명체가 진화하는 것을 가로막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이기적인 유전자가 꼭 이기적인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참고문헌: 스티븐 핑커의 <인간의 본성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편집한 글.(펌)

             스티븐 핑커: 심리학자, MIT 뇌과학 및 인지과학 교수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이상훈 교수
‘실재한다(exist)’는 것은 무엇인가. 오랫동안 철학자들이 ‘형이상학’이나 ‘인식론’이란 어려운 이름으로 답을 쫓던 물음이다. 과연 인간은 실재를 알아차릴 능력이 있는가. 선배 철학자들의 말에 기대지 않고 답해보자. 아마 실재란 우리 눈에 보이는 것 그 자체일 것이다. 그렇다면 실재를 알아차릴 능력, 당연히 있다.

눈꺼풀을 들어올리기만 하면 실재는 내 앞에 펼쳐지고 그 변화는 시시각각 내 마음에 접수된다. 현란한 전광판에서 추락하는 내 주식 가격. 생일을 놓친 나를 노려보는 화난 여자친구의 표정. 이런 것들이 ‘실재함’을 일상에서 누가 의심할까.

그러나 이 단단한 실재의 확신은 몇 가지 연구만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 우리는 대부분 뇌가 ‘만들어낸’ 실재를 보고 있다. 인지신경과학자들은 이를 ‘마음의 실재’라고 부른다. 진짜 ‘객관적 실재’와 마음의 실재는 다를 수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공대(MIT) 뇌인지과학과 테드 에이들슨 교수가 만든 ‘그림 1’을 보자. 뇌가 만들어내는 마음의 실재는 이렇게 얘기한다. “A와 B로 표시된 격자들 중 하나는 검고 다른 하나는 하얗다”라고.
그러나 객관적 실재에 따르면 두 격자의 물리적 밝기는 동일하다. 의심스러우면 백지에 A와 B 격자 크기의 구멍을 내고 주변을 가린 채 보라. ‘마음의 실재’와 ‘객관적 실재’가 항상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바로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이 보여주는 건 ‘맥락(콘텍스트) 효과’다. 그림을 보는 동안 우리 뇌는 어둡고 밝은 사각형이 번갈아 놓여 있는 바둑판 모양의 패턴을 인지한다. 이 패턴을 유지하려다 보니 뇌는 원기둥의 그림자 때문에 당연히 격자 B가 어두워질 거라는 사실을 놓치고 만다.

뇌가 마치 로봇처럼 기계적으로 눈의 망막에 들어온 빛의 밝기를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A와 B의 밝기가 다르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A와 B 격자의 밝기를 물리적으로 측정해보면 똑같기 때문이다. 망막에 들어온 두 격자의 밝기는 객관적 실재와 같더라도 뇌에서 이와 다른 마음의 실재로 바뀐 것이다.

인지신경과학자들에 따르면 뇌는 외부환경에서 오는 물리적 입력을 재료로 ‘실재’를 만드는 공장이다. 뇌가 만들어낸 실재를 객관적 실재로 믿게 하는 것 또한 뇌의 작용이다. 몹시 어려운 얘기다.
최근 인지신경과학자들은 마음의 실재가 뇌에서 만들어지는지는 과정까지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림 2’의 왼쪽 위에 있는 빨간색 수직 막대를 왼쪽 눈에, 오른쪽 위에 있는 파란색 수평 막대를 오른쪽 눈에 각각 동시에 보여주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까.

영국 런던대 존-딜란 헤인스 박사팀은 실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 같은 실험을 하면서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장비로 뇌를 촬영했다. 그 결과 눈의 망막에서 출발한 시신경이 도착하는 1차 시각피질 영역(V1)에서 ‘그림 2’와 같은 그래프를 얻었다.

플러스 부분(세로축 위)이 뇌가 인식하고 있는 이미지다. 처음엔 빨간색 수직 막대를 인식하다가 몇 초 뒤엔 파란색 수평 막대로 바뀌었다. 희한하게도 뇌에서는 이런 변화가 계속 반복됐다. 왼쪽과 오른쪽 눈은 각각 고정돼 있는 사진을 계속 보고 있는데 말이다.

이 실험에서 객관적 실재는 정지해 있으나 마음의 실재는 움직인다는 게 확인됐다. 이 마음의 움직임은 바로 뇌 활동에서 비롯된 것이다.
뇌가 객관적 실재와 다른 마음의 실재를 만드는 건 아마도 진화의 산물일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오랜 세월을 거쳐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세상을 보기 위해 진화해온 인간의 독특한 능력일 거란 얘기다.

마음의 실재를 생산하는 뇌 작용을 이해하려는 시도는 비단 인지신경과학자들의 호기심을 만족시키려는 것만은 아니다. 눈을 떠도, 귀 기울여도, 손으로 만져도 실재와 만나지 못하는 난치병 환자나 장애인들에게 실재를 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망막이 손상된 환자의 시각 담당 뇌 부위를 건강한 사람의 시각 처리 메커니즘과 비슷하게 직접 자극하면 실재가 만들어질 것이다. 현실에 좀 더 가까운 마음의 실재를 구현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지금 기술은 뇌를 직접 자극해 명암을 어렴풋이 구분할 수 있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마음의 실재를 구성하는 뇌 활동의 까다로운 퍼즐을 푸는 것 자체도 흥미진진한 일이다. 재능 있고 패기 찬 과학자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이상훈 서울대 뇌인지과학과 교수



《소개팅에 나온 내숭녀는 상대 남자가 마음에 든다. 남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소리 없는 환호성을 지른다. 그 순간 테이블에 놓여있던 카메라가 찰칵! 내숭녀의 환한 웃음에 카메라가 자동으로 반응해 셔터를 누른 것이다. 모 광고 장면처럼 요즘 카메라 앞에서 웃기만 하면 찍히는 ‘스마일샷’ 기능이 인기다. 앞으로는 순간적으로 짓는 웃음도 카메라가 잡아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마일샷 전문가인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김대진 교수는 28일 “눈 깜빡이는 속도인 150ms(밀리초·1000분의 1초)로 움직이는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 휙 지나가는 얼굴도 구별한다

김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이용하면 눈앞을 빠르게 지나가는 사람의 얼굴이나 얼굴에 문득 스치는 순간적인 표정도 구별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기술을 카메라 제조업체인 삼성디지털이미징에 이전했다. 이 회사는 순간적인 웃음을 포착하는 스마일샷 기능을 담은 카메라를 내년 상반기쯤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까지 스마일샷 카메라가 웃음을 인식하려면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카메라가 화면 전체에서 얼굴을 찾고 얼굴 각 지점의 변화를 인식해 웃는 얼굴이라고 결정하는 단계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웃는 사진을 찍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 표정이 굳어지기 마련이다.

연구팀은 얼굴에 있는 여러 곳의 변화를 측정하는 기존 방식 대신 얼굴 전체를 그대로 읽어 표정을 인식하는 스마일샷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카메라에는 웃음, 화냄, 놀람 등 여러 표정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들어 있다. 카메라가 앞에 있는 사람의 얼굴 전체를 그대로 읽어 들인 뒤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하면 정보 처리 속도가 빨라져 순식간에 웃는 얼굴을 알 수 있다. 김 교수는 이 연구 성과를 올해 말 미국에서 열리는 국제멀티미디어심포지엄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 표정으로 마음 읽는 기술이 원조

스마일샷은 표정 인식 기술에서 시작됐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 폴 에크먼 명예교수는 1978년 세계 최초로 ‘얼굴 움직임 해독법’을 개발했다. 표정에 따라 근육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아내 속마음을 살피려 한 것이다. 이 방법은 지금까지도 범죄자나 정신과 환자를 대상으로 표정을 통해 심리를 확인하는 데 쓰이고 있다. 이 기술이 스마일샷의 원조인 셈이다.

이후 다양한 연구가 거듭되면서 2007년 일본 소니가 디지털카메라에 웃는 얼굴을 인식하는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이때는 웃을 때 치아가 보이는 정도와 눈가의 주름 등을 확인해 웃음을 판단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입을 벌리고 찡그리거나 놀랄 때조차 웃음으로 판단하는 문제가 있었다.

웃음을 찍는 기술은 이후 얼굴의 변화를 좀 더 종합적으로 파악해 웃음을 구별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앞선 기술이 1세대라면 2세대 기술인 셈이다. 김 교수팀도 지난해 얼굴에 있는 27개 특징점의 움직임을 추적해 웃음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크게 웃지 않고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정도의 미소도 인식할 수 있다. 이 연구는 지난달 영국의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소개되기도 했다. 소니 역시 세계 각 인종의 웃는 사진을 분석해 얼굴이나 성별에 따라 좀 더 정확하게 웃음을 찾는 연구를 하고 있다.




포스텍 컴퓨터공학과 김대진 교수팀은 눈 깜박이는 속도로 움직이는 사물을 추적하고 웃음, 화냄, 놀람 등의 표정을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 마음을 읽는 따뜻한 로봇 만들 것

스마일샷은 정면에서 벗어난 얼굴의 웃음은 인식하기 어렵다. 김 교수팀은 물구나무선 상태의 얼굴이나 옆으로 심하게 기운 얼굴까지 인식하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런 기술을 개발하면 물구나무서서 웃거나 고개를 많이 기울여서 웃는 웃음도 찍을 수 있다. 김 교수는 “얼굴을 심하게 기울이면 얼굴의 위치 정보를 정면 기준에 맞춰 하나하나 보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며 “위치 정보 대신 카메라 화면에서 색상 정보를 파악해 얼굴을 재구성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뺨이나 이마, 콧등, 입술 등 색깔 차이가 나는 부분을 찾아내 얼굴이 아무리 기울어 있어도 정면으로 본 것과 똑같이 인식하는 것이다.

스마일샷 기능은 앞으로 사람의 표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정용 로봇에도 적용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사람 얼굴을 보고 이름을 불러주며, 그 사람이 웃는 표정이면 밝은 음악을 들려주고 화난 표정이면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는 등 ‘사람의 마음을 읽는 따뜻한 로봇’을 개발하고 싶다”고 말했다.

행복도 뇌가 만드는 정보다?

 


 

행복도 뇌가 만드는 정보

뇌를 움직이는 것은 정보다. 외부 또는 내부의 정보가 몸의 감각기관을 통해 뇌에 전달되면 일정한 처리과정을 거친 후에 다시 몸으로 반응을 보낸다. 감정도 정보에 의해 일어나는 반응으로 어떠한 정보를 주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한 예로 예전에 자신을 불쾌하게 했던 누군가를 길에서 우연히 마주쳤다고 하자. 자신도 모르게 예전의 불쾌했던 기억의 회로가 작동하여 싫은 감정이 일어난다. 이때 생각을 바꿔서 그 사람을 이해하는 정보를 자신에게 주면 오히려 불쾌하게 생각했던 것에 미안한 마음이 들 것이다. 같은 원리로 뇌에 긍정적이고 행복한 정보를 입력하면 행복한 인생을 창조할 수 있다. 감정 그 자체는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뇌의 작용 중 하나이지만 뇌는 수많은 감정의 주인이 되어 그것을 지켜보고 처리하며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즉 행복한 정보를 입력하면 뇌가 행복하고, 뇌가 행복하면 삶이 행복해진다이것이 행복 창조의 공식이다.

 

행복한 뇌를 만드는 명상법

그럼 이제 나의 뇌에 어떻게 행복한 정보를 줘야 하는 것일까? 행복을 창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명상을 통해 뇌를 관리하는 방법을 제안한다. 부드러운 호흡과 함께 하는 명상은 이완과 집중의 원리를 통해 스트레스에 지친 뇌가 본연의 상태를 회복하여 행복을 창조하고 그 행복을 지속할 수 있게 한다. 더불어 밝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줌으로써 부정적인 정보에 더 민감한 뇌의 정보 패턴을 긍정적인 패턴으로 전환하도록 돕는다.


출처: 힐링패밀리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감정의 파도, 참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브레인 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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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생존에 필수불가결한 뇌의 작용인 감정은 그 깊이와 넓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수시로 일어난다.하지만 ‘가장 깊은 감정은 항상 침묵 속에 있다’라는 말처럼 감정을 침묵 속에 억제하는 것은 스스로를 감정의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게 할 수 있다. 억제된 깊은 감정은 그 탄생의 긍정적인 목적을 위배하고 사람을 해할 수 있기에 감정을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필요하다. 감정에 두려움 없이 맞서도록 우리의 감정이 태어난 곳, 뇌에서 그 해결점을 찾아보자.

 


뇌가 표현하는 마음의 소리, 감정

 

뇌과학에서 감정은 뇌의 변연계를 중심으로 조직되는 마음의 상태이다. 기쁨, 슬픔, 공포, 분노와 같은 감정은 생존을 위해 필요한 뇌의 정보처리 방식으로 변연계의 편도와 인슐라, 앞쪽 대상 이랑의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감정은 사고를 처리하고 기억을 분석하는 대뇌피질의 발달로 더욱 복잡하고 다양한 양상으로 진화해왔다. 두려움의 감정으로 위험을 피하고, 분노로 불의에 맞서 싸우기도 하며, 사랑하는 감정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다. 또한 기대 심리와 보상에 따른 즐거움은 가치를 매기고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이런 감정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거나 표현을 억누르면 감정은 무감각해진다. 감정이 무딘 사람은 감정적인 행동과 연관된 편도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뇌에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수용체도 활성화되지 않는다. 아이들의 정서는 주로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서 형성되는데, 정서적인 반응이 적은 아이들의 경우 뇌에서 감정 인지와 관련 부분인 대뇌 변연계의 물질대사가 활발하지 않다고 한다.

 

 

복잡 오묘한 감정에 대처하는 정석, 억제하기 위해 표출하라?

 

그렇다면 감정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서는 조절이나 재해석 같은 적극적인 방식과 억제 등의 소극적 방식이 있다. 적극적인 방식에는 문제의 중심을 바라보고 자신의 행동이나 환경을 바꾸는 것과 감정 조절을 통해 나 자신 및 상황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는 정서 중심적인 대처가 있다.

 

문제 중심 방법은 때로는 자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문제 자체나 자신의 현실이 변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정서의 방법은 객관적 상황에 관계없이 나 자신의 감정 조절에 따라 모든 것이 달리지기 때문에 더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감정의 억제는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지 않고 억누르는 것으로, 심리적으로는 정서가 인지되는 것을 의식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억제하려는 정보는 억제하면 할수록 커지고, 오히려 표현을 할 때야 비로소 억제된다고 한다. ‘하얀 북극곰’ 실험이 바로 그 예이다.

 

이 실험에서 한 그룹(자유 그룹)은 하얀 북극곰에 대해 자유롭게 생각하도록 하고, 다른 한 그룹(억제 그룹)은 하얀 북극곰과 관련하여 조금도 생각하지 않도록 지시했다. 실험 후 설문 작성에서 자유 그룹은 하얀 북극곰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은 반면 억제 그룹은 하얀 북극곰을 과도하게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 재해석하기 VS. 감정 억제하기

 

 

감정의 원인을 재해석하거나 감정을 참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감정을 조절하기 위한 노력의 흔한 방법이다. 최근 스탠퍼드 대학의 필립 골딘Philippe Goldin 박사 연구팀은 감정 조절에 관한 뇌 영상 연구를 통해 감정의 억제가 실제로는 감정을 더 키운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의 하나인 ‘혐오’에 대해 ‘인식의 재해석’과 ‘표출의 억제’라는 두 가지 감정 처리 방법을 적용했다.

 

인식의 재해석은 인지-행동 치료에서 쓰이는 기술과 유사한 것으로 무언가의 의미를 변화시키기 위해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의사가 부상당한 어떤 환자의 팔을 꿰매는 과정을 보고 있다고 하자. 그 장면을 보면서 많은 양의 피와 적나라한 치료 과정에 섬뜩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그 치료가 환자의 부상이 회복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는 사실에 초점을 다시 맞춰보는 것이 인식의 재해석이다. 표출의 억제는 현재 느끼고 있는 감정을 소리나 얼굴 표정 등으로 나타내지 않는다. 경험하고 있는 것을 다시 생각해보는 대신 감정을 꾹꾹 누른다. 이를 뿌득뿌득 갈거나 입술을 깨물어 참는 것으로 말이다. 

 

 

감정 뿔났다! 억누르면 폭발하는 감정

 

연구 참가자들이 혐오스러운 이미지들을 보고 생기는 감정과 그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에 따른 반응을 조사하는 실험이 진행되었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 이미지에는 감정 활동과 관계된 편도와 인슐라 두 부분이 감정 조절 방법에 관계없이 모두 밝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재해석 때에 비해 억제를 하는 동안 편도와 인슐라의 신경 활동이 크게 증가해 있다는 사실. 재해석 때는 부정적인 감정이 줄었으나, 억압을 할 때는 감정 반응이 증가하고 스트레스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재해석이 항상 최고의 방법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만일 누군가와 부당한 억압의 관계 속에서 상처를 받고 있다고 하자. 그런데도 상대의 행동에 시정을 요구하지 않고 그 관계를 정당화하는 재해석을 한다면 나의 상처는 무섭도록 커질 것이다. 마찬가지로 억제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 화가 난 직장 상사와의 대화가 그렇다. 상황을 다르게 해석할 겨를도 없이 마구 퍼붓는 상사를 보면서도 우선 일을 잘 해결하기 위해서는 그 순간 눈 한번 질끈 감고 참는 것이 낫다.

 

감정은 뇌의 운동이라고 한다. 감정을 잘 느끼고 반응할 때 적절한 감정 처리도 가능하다. 감정의 파도를 잘 탈 때 감정은 스트레스가 아닌 뇌의 윤활유, 생활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TIP
감정을 잘 다스리는 건강한 뇌 만들기_ BEST5

(Brain Education System Training, 뇌교육 시스템 트레이닝)

 

감정은 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은 뇌를 잘 쓸 때 가능하다. BEST 5는 뇌를 잘 쓰고 감정을 다스리는 힘을 길러주는데 그 첫 번째 단계가 뇌 감각 깨우기이다. 몸을 움직여 몸과 연결된 뇌를 활성화시키고 눈을 감고 상상과 집중을 통해 뇌의 각 부위를 느껴본다.

 

2단계에서는 사물의 이름을 바꿔보거나 상대에게 지기 위한 가위바위보 게임 등 평소와 다른 패턴으로 사고를 유연하게 해준다.

 

3단계는 뇌 정화하기다. 정보는 사실과 감정이 결합되어 있다. 이 중 원치 않는 감정만을 뇌에 가장 좋은 운동인 웃음으로 날려버리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원치 않는 감정이 일 때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자. 그러면 뇌도 함께 웃을 것이다.

 

4단계 뇌통합하기에서는 도리도리로 고개를 좌우로 흔들다가 점차 자유로운 온몸의 진동으로 나아가는 뇌파진동을 해보자. 뇌파진동으로 생각과 감정이 끊어지고 뇌간의 순수한 생명 에너지를 느낄 수 있다.

 

마지막 5단계는 뇌에 좋은 정보를 제공하여 가치 있는 일을 실천해나가는 단계이다. 눈을 감고 명상을 통해 자신이 바라는 모습을 상상한다. 그리고 세상을 향한 밝은 계획과 비전에 집중한다.

 

출처 : 브레인 vol. 10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뇌는 음악을 좋아해 

 
 
온몸을 동그랗게 접은 채 커다란 헤드셋을 끼고 음악을 듣는다. 눈이 저절로 감기고 음악은 한쪽 귀에서 다른 쪽 귀로 오간다. ‘음~음~’, 입 속에서 작게 따라 부르니 작은 진동이 느껴지며 두뇌를 안마하는 듯 편안하다. 리듬이 뇌 속의 히치하이커처럼 자유롭게 유영한다. 음악은 타인에게 가장 사적인 감정을 전달하게 함으로써 부정확한 언어들로부터 감정을 해방시킨다. 음악가 데릴 쿡은 음악에 대해 ‘한 인간의 감정이 다른 인간의 것과 닮을 수 있는 한 닮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인간의 감정과 가장 닮아 있는 것이 음악이라면, 한 인간을 가장 닮은 것은 같은 유전자를 지닌 생명이다. 아기는 엄마의 양수 속에서 사물을 볼 수도, 만질 수도, 냄새 맡을 수도 없는 상태에서 엄마의 심장박동 소리를 듣는다. 어쩌면 청각은 오감 중에 가장 먼저 터득하게 되는 감각인지도 모른다. 생후 5개월 된 아기는 음악의 미세한 속도 변화에도 반응하고 8개월이 되면 선율을 기억한다. 인간에게 음악이란 무엇일까? 

 

 


음악과 뇌

 

뇌손상을 입은 음악가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음악적 능력은 뇌의 오른쪽 전두엽에 있음이 밝혀진 바 있다. UCLA의과대학 PET스캔 실험의 결과를 보면 독서는 뇌의 좌반구를, 음악은 뇌의 우반구를 흥분시킨다. 캐나다 몬트리올대학의 이사벨 페레츠 교수팀은 한 음의 지속 시간이나 두 음 사이의 음정 차이는 오른쪽 측두엽에서 판단하고, 마디 단위로 끊어서 음 전개를 파악하는 능력은 이마 바로 뒤 전두엽이 담당한다고 했다.

 

앞선 연구들이 음악을 우뇌에 치우쳐 연결하는 것에 대해 《This Is Your Brain on Music》의 저자이자 몬트리올  맥길대학의 부교수 대니얼 레버틴 Daniel Levitin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음악을 들을 때 뇌는 음율, 음색, 리듬 등을 정리하고 구분해야 하며 어떤 음의 패턴은 뇌에 저장되어 있는 무의식적 또는 의식적 기억을 일깨우기도 한다는 것이다. 음악은 뇌의 감정뿐 아니라 타이밍, 지각력, 기억력, 연쇄작용 등에 관여한다. 현대인은 휴대폰 벨소리의 종류로 사람을 분류하고, 카페에 흐르는 OST로 영화장면을 떠올리며, ‘미레미레미시레도라~’로 시작하는 피아노곡에서 후진기어를 떠올린다. 레버틴에 따르면 연주자들의 경우 음악을 감상하면서 자신의 손가락뿐 아니라 몸의 여러 운동 기능까지 자극된다고 한다. 음악을 듣는 행위는 생각보다 뇌의 많은 영역과 연관되어 있는 것이다.  

 

 

음악과 치유

 

음악은 뇌의 쾌감중추를 자극한다. 이는 초콜릿을 먹을 때, 오르가슴을 느낄 때, 또는 마약을 복용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보상부위들과 관련이 있다. 음악은 이 보상부위들을 활성화시키고 이와 연관된 호르몬인 도파민이나 세로토닌을 생성한다.


혼수상태에 빠진 뇌도 음악에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밝혀졌다. 협심증 환자들 중에는 회복 과정에서 항우울제 대신 고전음악을 듣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 학습장애, 다중장애, 자폐아들과의 소통에서는 언어보다 음악이 먼저 사용되기도 한다. 또한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음악들, 특히 바로크 음악이나 모차르트 음악이 집중력 향상의 도구로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음악은 마음을 진정시키기도 하지만 고양시키는 힘을 주기도 한다. 인간의 심장박동과 어긋나는 재즈, 스윙, 팝, 록과 같은 음악들은 혈압을 상승시켜 더 많은 양의 운동을 하도록 도와준다. 누가 가르치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아침에는 활기찬 음악을, 고단한 저녁에는 평온한 음악을, 운동을 할 때는 활발한 음악을 듣는다. 스스로를 치유하는 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는 셈이다.

 

 

음악과 문화

 

“이 음악 좋죠?”라는 아이의 말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면 그 부모는 곧 아이와 거리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와 자신을 다른 세대로 규정짓는 하나의 상징으로 음악을 듣는다. 세대마다 나라마다 종족마다 서로 다른 음의 배열은 각각의 문화를 상징한다. 서구화로 인해 서양의 음계와 박자가 일반화되었지만 여전히 인류가 함께 이해하지 못하는 음악들은 많다. 우리의 엇박자만 해도 서양인들에겐 낯선 박자가 아닌가.

 

빅터 주커칸들은 《음악에 대한 감각》에서 “음악과 음악 사이의 장벽은 언어의 장벽보다 넘어서기 힘들다”고 했다. 펠릭스 멘델스존의 말에서 그 원인을 찾자면 ‘음악은 지나치게 모호하기 때문이 아니라 반대로 너무 정밀하여 언어를 비롯한 다른 표현 양식으로 번역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음악은 세계가 공유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문화이면서 또한 가장 추상적인 문화이다. 때문에 음악가들은 음악을 신의 영역이라고 하고, 소설가들은 음악을 우주의 공용어라고 말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류가 공존하는 한 음악은 항상 새로운 패턴으로 인간의 뇌 영역을 확장시키면서 그 위치를 유지할 것이라는 것이다. 한 해를 보내며, 흥겨울 일이 없어 노래 부를 일 없다 말하지 말고, 노래를 불러 흥겨움을 되찾아 봄은 어떨까. 당신의 동공은 확장되고 엔도르핀의 분비량은 높아질 것이다.

 

 

출처 : 브레인 vol.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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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느끼면 왜 소름이 돋을까 


 

 

귀신 이야기와 공포영화는 더위를 쫓는 가장 손쉬운 피서법 중 하나로 통한다. 열대야에  귀신 이야기 하나로 등골이 오싹해지는 것을 누구나 경험해 보았을 것이며, 영화 속 끔찍한 장면에 비명을 질러대며 스트레스를 풀어보지 않은 사람도 없을 것이다. 공포를 체험하면 더위가 싹 가신다고 하는데, 실제로 공포를 느낄 때 체온이 떨어질까? 전문가들은 두려움이나 공포가 단순히 심리적인 현상이 아니라 신경계의 복잡한 반응을 포함하는 신체현상이라고 지적한다.

 

 
공포와 추위에 대한 뇌의 반응은 같을까?

 

추우면 소름이 돋고 몸이 떨리는 것처럼, 공포를 느끼면 누구나 오싹하고 소름이 돋는다. 우리 몸이 추위를 느낄 때는 두 군데의 감각기관이 온도를 감지하는데, 하나는 피부이고 다른 하나는 뇌의 시상하부이다. 시상하부는 체내온도와 피부온도의 차이를 측정해서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그렇다면 공포를 느낄 때는 어떨까? 우선 공포영화를 보면 시각과 청각이 자극되고, 이 자극이 뇌에 전달된다. 공포를 느끼는 뇌의 부위는 ‘감정의 뇌’로 불리는 변연계로 알려져 있다(1932년 독일의 헤스는 변연계를 자극하자 쥐가 공포에 질려 도망간다는 사실을 발견해 변연계가 감정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혔다). 변연계에서 두려움을 느끼면 그 밑에 있는 시상하부에 자극을 전달한다. 시상하부는 뇌하수체에 신호를 보내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오는 코티졸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다른 한편으로 자율신경계통을 자극한다. 이로부터 자율신경계의 반사작용이 시작되는데 주로 교감신경이 흥분한다. 교감신경은 온몸 구석구석에 반응을 전달해 심장박동이 빨라지게 한다.

 

그러면 피부혈관이 수축하여 핏기가 가시고, 땀샘이 자극돼 식은땀이 나며, 근육 수축으로 온몸의 털이 곤두선다. 한마디로 모골이 송연해지는 추위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은 추위를 느낄 때 시상하부가 내리는 체온조절 명령과 다르지 않다. 결국 공포영화를 보며 더위를 잊는다는 것은 전적으로 사실에 근거한 이야기인 셈.

 


갓 태어난 쥐도 고양이를 보면 도망간다

 

인간의 공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갓 태어난 쥐가 고양이를 무서워하는 실험을 통해 알 수 있듯 유전자 속에 잠재된 선천적 공포이고, 다른 하나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식의 환경과 학습을 통해 형성된 공포이다. 공포는 사실 인간이 가진 정상적인 정신작용의 하나이다. 전문가들은 “모든 공포증은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한 두려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한다. 현대인이 가장 많이 겪는 정신질환인 불안장애 중에서도 가장 흔한 장애가 공포증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떤 환경에 놓일 때 극도의 공포감을 느낄까.

 

하버드대 심리학 연구팀이 발표한 ‘공포감 지수’를 보면 여객기 내에서 추락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극심한 공포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뒤를 잇는 것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테러>전쟁이 터졌을 때>암흑천지의 탄광에 갇혔을 때>말기 암 선고를 받았을 때>고층빌딩의 엘리베이터에 갇혔을 때 순이다.

 


무서운 장면보다 소리가 더 무섭다

 

공포증의 발작 자체는 불과 몇 초에 지나지 않지만 공포감은 신경계를 자극해 짧고 강렬하게 몸 전체를 훑고 지나간다. 그런데 이러한 공포자극은 쾌락과도 생리적인 함수관계를 갖는 것으로 추정된다. 공포감이 신경계를 자극할 때 쾌락과 관련된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데, 이것이 두려움과 동시에 쾌감을 느끼게 한다는 보고가 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러한 뇌의 자극을 은연중 즐기게 된 사람들인 셈이다. 그러나 자율신경계의 반응은 우리 몸이 대응하는 일종의 방어기전이므로 지나치게 공포를 자주 접하는 것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공포영화를 볼 때 시각적인 이미지보다 청각적인 요소가 더욱 공포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우리 뇌가 상황을 인지할 때 약 80% 정도는 시각 정보에 의존한다. 따라서 청각 정보는 시각정보보다 정확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소크라테스가 인간의 두려움과 공포는 무지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듯, 두려움과 공포의 실체가 드러나기 이전의 청각 자극이 오히려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효과적이라는 말이다. 공포영화에서 음향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포영화를 보면 음향은 일정한 박자를 유지하며 심장박동 리듬을 맞추다가 점점 빨라진다. 그러면 심장박동도 거기에 맞춰 빨라지고 몸이 긴장하게 된다. 순간, 빨라지던 음악이 갑자기 멈춘다. 그리고 꽝! 무서움의 실체가 낭자한 피를 흘리며 화면을 덮는다. 이때 관객이 비명을 지르게 하는 시점은 결정적인 장면이 나오기 직전까지 공포감을 최대치로 몰아붙이는 음악에 의해 조절된다. 공포영화를 보면서 무서움을 덜 느끼고 싶다면 손으로 눈을 가리기보다는 귀를 막을 일이다.

 

출처 : 뇌 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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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두뇌 전성기는 언제?
닥터 브레인  
 

 


인간의 두뇌는 언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할까.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고 분야가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그 사람의 전성기를 잘라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근육이나 심폐 기능과 같은 신체기관이 최고의 기능을 발휘하는 시기가 있는 것처럼 ‘그 때가 그 사람의 전성기’라고 할 만한 시기가 존재할 것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 나이와 상황에 맞게 적절히 두뇌를 개발하면 인생 전체에 걸쳐 두뇌의 전성기를 누릴 수도 있지 않을까?

 

 

ㆍ20대 / 가장 왕성한 두뇌활동의 시대

 

“할 수 있는 모든 것으로 두뇌를 자극하라”
지금까지의 연구결과 육체의 전성기는 20대로 밝혀졌다. 도쿄대 체력연구실의 발표에 따르면 남자의 경우 근력을 나타내는 손아귀 힘과 허리힘은 26세와 30세, 여자는 25세와 20세에 최고에 이른다. 지구력은 남녀 모두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까지 절정을 이뤘다가 30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떨어지며 순발력도 20대 초반에 절정을 이뤘다가 20대 중반부터 떨어진다.

 

그렇다면 뇌가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20대 전후로 파악된다. 인간의 두뇌는 3세 때 이미 핵심적인 구조를 갖춰 8~12세까지는 완전히 성숙한다는 통설과는 달리 두뇌는 지속적으로 성장한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 미국정신건강연구소 제이 기드는 “두뇌 성숙은 10세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10대 시절과 20대에도 계속된다”고 밝혔다. 심지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섬유망인 뇌량도 20대까지 계속 성장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천재라고 불리는 과학자들은 대부분 20대에 이미 위대한 연구 성과를 거뒀다. 아인슈타인은 “30세 이전에 위대한 과학적 공헌을 하지 못하면 평생가도 못할 것”이라고 말했고, 그 자신도 26세의 나이에 상대성이론을 발표했다. 아이작 뉴턴은 22~23세를 ‘내 발명에 있어서 최고의 시기’라고 했고, 26세 때 케임브리지대 수학 교수가 됐다. 제임스 왓슨은 25세 때 DNA 이중나선구조를 발견했고 20세기 천재 물리학자인 하이젠베르크도 같은 나이에 양자역학에서 유명한 이론인 불확정성의 원리를 내놓았다.

 

굳이 천재적인 과학자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20대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시기이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은 때이다. 사회생활의 첫걸음을 내딛는 20대에 어떻게 뇌의 전성기를 맞을 것인가.

 

20대에는 체력과 마찬가지로 인생의 최고조에 이르러 있는 왕성한 두뇌 활동을 최대한 자극해 인생 전반에 활용할 수 있는 두뇌 기반을 닦을 일이다. 〈2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50가지〉의 저자 나카타니 아키히로는 ‘재능에 자신이 없으면 양으로 승부하라’는 말을 실천에 옮겨 4년 동안 4천 편의 영화와 4천 권의 소설을 섭렵해 스물아홉 살부터 일주일에 한 권씩 책을 낼 정도로 왕성한 집필을 하고 있다.

 

특히 인간의 두뇌는 20대까지는 기억 재편성을 위해 유연하게 움직이다가 서른 살이 지나면 숙성된 와인처럼 안정돼 간다. 30대는 새로운 것을 투입하는 때가 아니라 이미 구축된 두뇌 네트워크를 적절히 활용하는 시기이다. 따라서 20대는 두뇌에 새로운 경험과 자극을 부여해 두뇌의 연결망을 가능한 한 촘촘하게 만드는 것이 관건이다. 그러므로 다양한 경험을 통해 인생의 모든 가능성을 체험하는 것으로 20대를 보내라.

 

 

ㆍ30대 / 생산성과 창조성의 최고 절정기

 

“목표를 높게 잡고 실현가능한 것을 추진하라”
뉴질랜드 캔터버리대 심리학자 가나자와 사토시 교수는 유명 과학자 2백80 명의 일대기를 추적했는데, 그 결과 남성의 경우 65% 이상이 30대 중반 이전에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고 한다. 창의력이 중시되는 예술가들도 비슷한 시기에 전성기를 맞아 재즈 뮤지션은 38세, 화가는 35세에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가나자와 교수는 “과학적 생산성은 나이와 함께 쇠퇴한다. 이들 중 3분의 2는 자신의 가장 위대한 업적을 30대 중반 이전에 남겼다”고 밝혔다.

 

재미있는 것은 과학자들의 창조성의 고갈 원인 중 하나가 결혼이라는 것. 조사 대상 과학자 중 약 4분의 1이 결혼 후 5년 내에 마지막 논문을 발표했다. 가나자와 교수는 “미혼인 과학자들은 인생의 후반부에도 위대한 업적을 남겼지만 결혼 이후에는 남성호르몬의 감소와 더불어 비교적 빨리 체념해 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종의 기원〉을 쓴 다윈의 사례를 보면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다윈의 진화론이 윤곽을 드러낸 시기는 영국 군함 비글호의 해양탐사 항해 때였는데, 그는 항해 후 결혼을 결심한다. 자유롭지만 외로운 삶과 풍요롭지만 얽매인 삶 가운데 갈등하던 그는 “행복한 노예들도 얼마든지 있다”며 결혼을 선택했고, 안정된 생활 속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도쿄대학 이케가야 유지는 “나이가 들수록 머리가 똑똑해진다”고 했다. 두뇌의 하부구조는 20대 후반부터 정비되기 시작해서 서른 이후 촘촘한 연결망을 갖춘다. 단순 암기와 같은 능력은 두뇌의 활동력이 왕성한 20대가 유리할 수 있지만 30대에는 이전에 학습한 것을 활용하는 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일테면 문제에 부딪쳤을 때 언뜻 보기에 관계가 없어 보이는 사실들에서 연결고리를 찾아 적절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점점 향상된다는 것.
어쨌든 30대는 자신의 이상과 현실이 일치되기 어려운 시기이다. 이 시기에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과 삶에 대해 다시 한 번 현실적으로 재조정할 필요를 느낀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인생 목표를 계획하고 실현가능한 인생 후반기를 준비한다.

 

 
ㆍ40대 이후 / 나이가 들수록 빛을 발하는 뇌력

 

“효율성을 극대화하라”
채근담에는 ‘사람을 보려거든 그 후반생을 살피라’는 말이 있다. 40대 이후의 두뇌는 인생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삶을 영위해 나간다. 더이상 세속적인 싸움에 쓸데없이 정력을 낭비하지 않으며, 완벽하지 않은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화해하는 법도 터득한다.

<마흔의 의미>를 쓴 릿교대 정신의학과 마치자와 시즈오 교수는 “만 스무 살에 성인식을 치르지만 사실 40세 전후가 돼야 심리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진정한 성인’이 된다”고 보았다. 중국 역사에 뒤늦게 인생을 꽃피운 사람들이 여럿 있는데, 진나라의 왕자로 태어난 중이는 예순 두 살에 왕위에 올랐고, 공자도 쉰한 살에 비로소 벼슬길에 올랐다. 오나라 사람 주매신은 굶기를 밥 먹듯 하며 책을 읽다 배가 고프면 노래를 불렀다 한다. 이를 한심하게 여긴 아내는 그를 떠났지만, 그는 춘추와 초사에 해박한 지식과 식견으로 한무제의 눈에 들어 쉰을 바라보는 나이에 벼슬길에 올랐다. 이들이 더 빛날 수 있었던 것은 나이에 한계를 긋지 않고 꾸준히 두뇌를 훈련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경우 40대 이후에는 두뇌의 퇴화를 당연하게 여기고 더 이상 두뇌를 개발하려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론적으로 40대 이후에도 두뇌의 전성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 성인이 된 후 뇌세포는 평균 1초에 하나씩 사라진다. 따라서 80년을 사는 사람의 경우 20세 이후 60년 동안 평생 18억 개 정도의 뇌세포가 소멸되는 셈이다. 그러나 인간의 뇌세포는 약 1천억 개. 인간이 평생 사용하는 뇌세포 숫자 또한 10억~20억 개 정도여서 1천억 개 중 10억 개의 손실이 그다지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미국국립노화연구소 노화신경심리학 몰리왝스터 박사는 〈사이언스〉 지를 통해 “사람의 뇌세포는 평생 꾸준히 생성되기 때문에 나이가 들어도 실제 줄어드는 뇌세포 숫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며 “나이가 들수록 두뇌 활동이 떨어진다는 생각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40대 이후에는 발전 가능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훈련해야 한다. 국립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박동호 박사는 “근력과 지구력은 30, 40대에도 충분히 전성기 수준을 유지할 수 있지만 순발력은 나이를 먹으면서 저하되는 것을 막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근력은 20대 전성기 때와 30, 40대의 차이가 크지 않지만 순발력은 30, 40대가 되면 20대 전성기에 비해 70%까지 떨어진다. 따라서 순발력보다 근력과 지구력을 요구하는 분야일수록 늦은 나이에 전성기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 바둑에서도 40이 넘으면 아무리 훈련을 해도 수를 빨리 보는 순발력에서는 성과를 보기 어렵다고 한다. 대신 정확성은 훈련에 따라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다. 퇴화하는 능력을 붙잡고 매달리기 보다는 발전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총체적이고 종합적인 능력’을 기르는 데 효율적이라는 것.

 

결론적으로 뇌력이 가장 왕성한 전성기는 분명 있지만, 그 능력과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식으로 훈련했을 때, 뇌력은 꾸준히 개발되고, 연령에 상관없이 두뇌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다.

1981년 56세의 나이로 일본 바둑 랭킹 1위 기세이전 5연패를 이룬 후지사와 슈코 9단의 인터뷰는 나이 드는 것을 초조해 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될 것 같다.

 

“나의 두뇌는 50이 넘어 더 명민해졌다. 판을 짜는 안목은 바다처럼 넓어졌고, 수를 읽는 능력은 계산기처럼 정교해졌다. 두고 보라. 내 지적 능력은 앞으로도 황야를 달리는 들소처럼 거침없이 발전할 것이다.”

 

 

출처 : 9월호 
브레인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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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을 키우는 긍정의 힘
장생시대의 두뇌사용설명서
 

 

 

미국 미네소타 주의 한 수녀원에서 진행된 뇌과학 연구가 있었다. 놀랍게도 사후에 부검을 해보았을 때 뇌가 심하게 손상되었는데도 생의 마지막 날까지 전혀 치매증상을 보이지 않고 정상적인 활동을 한 수녀들이 많았다. 뇌손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 비법이라도 있는 걸까? 연구진에 따르면 몸에 좋은 식단과 적절한 육체노동, 계속되는 지적인 활동, 기도와 미사를 진행하는 언어활동 외에 바로 그들의 마음가짐이 비법이었다. 감사하고 봉사하는 자세, 긍정적인 사고는 뇌를 지키고 발전시킨다.

 

마음을 편히 가져라

 

긍정적인 사고와는 반대로 외로움은 치매를 불러온다. 외로움을 느끼는 정도를 측정해서 최상위, 최하위 10퍼센트의 사람들을 서로 비교했을 때 치매의 위험성은 2배 이상 차이가 났다.

스트레스는 여러 가지 질병을 불러오며 학습능력과 기억력을 떨어뜨린다. 뇌의 해마가 스트레스 호르몬에 민감하고 감정과 학습이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면역력이 인지기능과 세포재생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새로 생겨난 뇌세포는 단 한 번의 스트레스 상황에도 영향을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은 뇌세포는 얼마 뒤 죽어버린다.
뇌에 어려운 일을 시키면서 단련하는 것도 좋지만 마음을 편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안정적인 마음상태가 뇌의 기능을 발휘하는 데 최적의 상태가 된다.

 

웃음과 감사로 창조적인 뇌를 만들어라

 

웃으면 도파민이 생성된다. 이미 이야기했듯이 도파민은 뇌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가 있다. 웃음은 그 자체로 뇌에 대한 칭찬이자 선물이다. 맛있는 음식, 연인과의 포옹과도 맞먹는 것이 웃음의 힘이다. 또한 감사는 정서를 안정화하고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도전도 감사를 통해 가능하다.

창조성은 뇌의 힘을 끝까지 소비하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노력에 여유와 안정감이 함께 더해질 때 진정한 창조성은 발휘될 수 있다. 명탐정 홈스가 바이올린을 켜다 사건을 해결하거나 아르키메데스가 목욕을 하다 자연의 비밀을 발견을 하듯….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라

 

자신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 자신이 처한 상황들,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둘러보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의 자신을 긍정하고 보다 나은 자신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인정하는 시간이 되기 때문이다.

간단히 앉거나 걸으며, 심호흡, 명상 등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이러한 활동들은 뇌파를 안정화시키고 자신의 신체를 조절하는 뇌의 능력을 더욱 높인다. 오랫동안 명상을 한 사람들의 전전두엽 피질이 발달하는 것은 명상이 인간의 고차원적인 사고를 돕기 때문이다. 뇌의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들을 배출하니 더욱 좋다.

 

 

출처 : 브레인 vol.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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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뉴스가 굿브레인을 만든다
이승헌의 뇌교육 이야기 

 

뇌교육은 건강·행복·평화로운 뇌를 만드는 방법

 

음악은 마음의 변화를 일으킨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뇌의 변화를 불러온다. 격정적인 멜로디와 감미로운 음율에 전혀 반응하지 않는다고 하면 그러한 뇌는 다소 문제가 있을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음악은 우리 뇌파에 변화를 주고 우리 감정에 변화를 준다. 그리고 생리적인 현상에도 변화를 준다. 비단 음악뿐 아니라, 우리의 뇌는 살아가며 주고받는 수많은 외부의 정보에 항상 반응하며 바뀌어가는 존재다. 특별한 것은 마음이 반응하는, 정신과 물질이 공존하는 존재라는 점이다.

 

우리 뇌는 정보를 먹고 산다. 정보가 차단되면 뇌는 굉장히 불안해한다. 정보를 차단하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은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떠한 정보를 우리의 뇌에 주느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20세기의 과학적 진보는 엄청난 양의 정보를 우리의 뇌에게 공급해주고 있다. 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리의 한계가 있었으나 통신혁명은 그러한 한계를 무너뜨렸고, 볼 수 있는 거리의 한계 또한 인터넷과 영상매체로 인해 허물어졌다. 지구촌에서 벌어지는 정보를 실시간으로 한자리에서 눈과 귀로 곧바로 받아들이는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과연 인류는 진정한 진보를 이룬 것일까. 수많은 정보의 유입이 우리의 뇌를 이롭게 하고 있는 것일까.

 

오늘날 인류사회는 과학이 고도로 발달되었고, 민주주의도 많은 부분에서 높은 성장이 이루어졌다. 과학으로 인해 인간의 수명이 늘어났지만, 그것이 얼마만큼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그리고 얼마나 평화지수가 높아졌고, 얼마나 행복지수가 높아졌는지 한번 생각해볼 문제이다. 과학은 인류의 삶에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중요한 것은 과학 자체가 아니라 과학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이다. 정확히 얘기하자면, 누구나 가진 인간의 뇌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인류의 미래가 달려 있다. 현재 인류에게 닥친 인간성 상실과 심각한 지구 온난화 문제가 그것을 반증한다.

 

인류 문제의 원인과 해결책 모두 ‘뇌’의 변화에 있다

 

얼마 전에 미국 뉴욕에서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을 만나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 주제에 관해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인류에게 닥친 심각한 지구환경 위기의 해결책은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이 문제는 환경보호자들 몇 명의 고민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과학적으로 모든 힘을 총동원해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이냐, 누가 할 것이냐이다.

 

현재 인류 문제의 원인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 우리는 이 원인을 정확히 살펴보아야 한다. 발달된 통신과 기술혁명은 지구촌을 하나로 묶었지만, 지구는 여전히 국가 중심의 경영과 종교 중심의 경영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 국가의 이기심과 종교의 이기심이 충돌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모두가 공멸하는 길이다. 이러한 어리석은 일을 계속해서는 안된다.

 

미래 인류사회의 가치는 무엇일까. 종교 중심, 국가 중심이 아니라, 바로 인간 중심과 지구 중심의 지구 경영이다. 우리 모두에게는 뇌를 경영하고 지구를 경영할 책임이 있다. 그래야만 지구의 문제와 인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인간의 뇌 안에는 모든 정보가 들어와 있다. 국가도, 종교도, 사상도, 철학까지도. 지구는 크고 넓지만 우리의 뇌는 그보다 더 크고 넓다. 뇌 안에 있는 모든 정보는 활용의 대상이 된다. 오늘날 인류문명을 만든 과학도 인간의 뇌에서 비롯되었다. 제 인간과 지구를 위한 과학이 필요하다. 어떻게 과학을 활용할 것인가. 나아가 어떻게 종교를 활용할 것인가. 어떻게 정치를 활용할 것인가. 이제 우리는 거기에 집중해야 된다. 바로 인류와 지구의 미래는 우리가 뇌를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다. 이 자각과 깨달음이 변화의 시작이다.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는 한국의 뇌교육은 바로 뇌에 변화를 주는 교육이다. 개인과 사회, 인류를 해롭게 하는 변화가 아닌, 누구나 원하는 건강과 행복과 평화로운 뇌를 만드는 교육이다. 그것이 뇌교육의 목적이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인류의 진보를 위한 궁극적인 철학과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체험적 교육방법론을 중심으로 인간의 뇌에 긍정적 변화를 가져다주는 뇌교육은 한국의 희망이요, 미래의 희망이다. 오랜 기간 뇌과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뇌교육의 연구개발을 담당해온 한국뇌과학연구원이 이번에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로부터 뇌교육 자문기구로 등록되었다. 그리고 뇌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에서는 글로벌 리더들을 배출하고 있다. 한국 뇌교육의 세계 보급을 위해 설립된 국제뇌교육협회도 현재 30개국에 지부가 생겼고, 올해 100개국에 지부 설립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지난 27년간 한순간도 놓지 않았던 꿈이 이제 뇌교육을 통해 펼쳐지고 있다. 홍익인간의 철학이 담긴 뇌교육이 인류미래의 희망으로 떠오를 날을 나는 항상 잊지 않고 있다.

 

출처 : 브레인 vol.6  / 글ㆍ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 국제뇌교육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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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임하는 뇌의 자세
브레인 신호등 

 

경제 발전과 함께 풍요로운 물질의 혜택이 우리 생활 구석구석에 기름칠을 하면서 사회의 많은 분야에서 ‘행복’이 넘쳐나고 있다. 행복의 경제학, 행복의 심리학 심지어 한 국가의 행복지수를 나타내는 국민총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지수까지 발표되는 상황이다. 행복이 이렇게까지 주목을 받는다는 것은 뒤집어보면 우리가 그만큼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아닐는지. 물질의 풍요 속에 빈곤한 행복, 우리는 행복을 너무 멀리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닐까? 가까운 우리의 뇌에서 행복을 찾아보고 행복해지는 연습을 시작해보자.

 

 

뇌에게 물어본 행복

 

우울증 환자나 인생의 나락에 빠져 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모든 사람은 나름의 크기와 의미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다. 끼니를 거르는 사람에게는 밥을 먹는 것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고, 직장이 없는 사람은 좋은 직업을 갖는 것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자주 착각하는 것 중 하나가 ‘행복의 조건'과 ‘행복’이다. 좋은 직장, 미모 등은 행복의 조건이지 행복 그 자체는 아니다. 그렇다면 행복이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상태는 즐겁거나 평화로운 기분이 들 때이다. 이런 기분은 우리의 뇌에 그 통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뇌의 쾌락중추인 선조체가 자극되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수치가 올라가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이 쾌락 시스템은 새로운 경험 등의 기대를 통해 활발하게 작동한다.

 

또한 평화로움은 뇌의 시상하부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에 영향을 받는다. 세로토닌은 햇볕을 통해 분비되며, 마음이 안정되고 평화로울 때 많이 분비된다. 이는 행복은 뇌를 잘 사용하여 우리가 직접 조절하고 만들어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행복, 얼마면 되는데?

 

행복에 관한 많은 연구는 행복이 유전적인 요소로만 고정된 것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수 있는 것임을 이야기한다. 그중 한 연구는 행복을 결정하는 요소로 세 가지를 제시한다. 그것은 ‘유전적 설정값'과 ‘환경’ 그리고 ‘의도적 활동’이다. 이 중 유전적 설정값은 사람들의 행복 수준에 50%의 영향을 미친다.

 

유전적으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행복과 관계된 부위인 좌뇌 전두엽의 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타고난 성격이 그 사람의 성장 과정과 성장 후의 행복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한편, 우리가 흔히 행복 자체로 착각하는 삶의 환경이나 외적인 조건의 차이는 행복의 수준을 단 10% 정도밖에 좌우하지 못한다. 집 장만이나 신상품 구입, 승진 등은  ‘쾌락의 주기’로 인해 사람을 금세 익숙하게 하기 때문에 노력에 비해 행복을 느끼는 시간이 짧다.

 

또한 이러한 의존적 행복은 뇌의 쾌락 시스템에 더 큰 찰나의 쾌락을 자극하는 중독으로 이어질 위험도 있다. 상품구매 중독, 약물 중독, 성형 중독 등이 그 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외적인 조건들은 상품 광고나 사회 관습 등으로 강력한 이미지를 만들어나간다. 그래서 우리는 이러한 조건들을 행복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진정한 행복의 조건

 

설사 모든 사람들이 쌍둥이가 되고 게다가 똑같은 삶의 환경에까지 처해 있더라도 사람마다 행복의 수준은 여전히 차이가 날 것이다. 이는 유전자와 환경 이외에도 40%를 차지하는 ‘의도적 활동’ 때문이다. 일상 속에서의 마음가짐과 실천은 우리의 행복 수준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가는 큰 변수이다.

 

우리 뇌에 도파민이 분비되는 순간은 어떤 행동을 하고 나서가 아닌, 그 행동에 따른 보상을 기대하거나 행동하기로 마음먹은 때라고 한다. 뇌의 쾌락 시스템에 비춰보더라도 목표를 세우고  꾸준한 실천을 마음먹는 것이 행복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리학자 리처드 라이언과 에드워드 데시가 <아메리칸 사이콜로지스트 American Psychologist>지에 발표한 동기부여와 사회발전에 관한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내적인 성장과 자신이 살고 있는 공동체에 도움을 주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이 큰 만족과 기쁨을 준다고 한다. 마더 테레사 수녀나 마하트마 간디가 그 대표적인 인물이다.

 

의미 있는 목표는 자존감을 강화시키며, 큰 목표를 향해 하위 목표까지 성취해나가는 과정에서 정서가 크게 고양된다. 또한 그 과정에서 느끼는 기쁨은 순간적인 쾌락이 아니기에 우리에게 계속적인 동기를 부여하고 지속적인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의미 있는 목표를 통한 가치와 보상은 우리 뇌의 커다란 쾌락 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진정한 행복을 창조하고 유지할 수 있게 한다.

 

● 행복을 만들고 연습해가는 6가지 전략

1. 생각만 해도 가슴이 뛸 정도로 매력적이며 가치 있는 목표를 세운다.

2. 행복을 내일로 미루지 않고 현재에 몰입한다.

3. 긍정적인 면을 먼저 보고 자주 감사를 표현하며, 과도한 생각과 사회적 비교를 줄인다.

4. 친절을 실천하고 인간관계를 돈독히 한다.

5. 자신에 맞는 스트레스 대응 전략을 만들고, 용서를 통해 스트레스를 관리한다.

6. 운동과 명상 등으로 몸과 영혼의 건강을 돌본다.

출처 : 브레인 vol.9
도움 받은 책 《How to be Happy》, 냐 류보머스키 저, 지식노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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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을 때 크고 예쁘게 웃어라!” 사진 속에서 크게 웃은 아이, 결혼생활 행복해 2009년 04월 29일(수)

우리나라 속담에 소문만복래(笑門萬福來)라는 말이 있다. 말 그대로 웃는 집안에 많은 복이 들어온다는 뜻이다. 이는 집안에는 웃음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가족의 소중함, 그리고 건강한 웃음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는 말이다. 

▲ 어릴 때 쾌활하게 웃고 명랑한 아이가 커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어릴 적 가정이 화목해야 커서도 화목한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하며, 그래서 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꼭 가족에게만 국한 되는 것이 아니다. 많이 웃으면 건강에도 좋고 남들에게 호감을 산다. 웃는 낯에 침을 뱉을 수는 없다. 우리 조상들의 아름다운 해학이 잘 묻어나 있는 속담으로 복잡하고 피곤하게 돌아가는 현대사회에서 오히려 더 중요시해야 할 덕목이다. 더구나 미소와 웃음이 점차 사라져가는 요즘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더욱 웃음이 필요한 사회다”

아름다운 미소와 쾌활한 웃음이 복을 가져다 준다는 생각은 비단 우리나라에만 있는 게 아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디에서나 마찬가지다.

영어에서도 “Fortune comes in by a merry gate”라는 말이나 “Fortune comes to a merry home”, “Laugh, and be(grow) fat”와 같은 말이 수도 없이 등장한다.

어쨌든 힘들고 지칠 때가 많지만 웃으면서 지낼 일이다. 자주 웃으면 건강의 최대 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트레스도 ‘팍팍’ 줄어들고, 특히 고혈압이나 심장병과 같은 질환에 걸릴 확률도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또 생글생글 웃는 모습은 좋은 짝을 고를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연구도 많다.

▲ 어릴적 환하게 웃는 어린이의 정서는 훗날 고스란히 결혼생활과 사회생활은 물론 정신적 건강으로까지 이어진다. 
쾌활하게 자주 웃으면 오래 산다고 했다. 그래서 한 번 웃으면 한 번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한 번 늙어진다(一笑一少 一怒一老)고 한다.

또 누구의 짓궂은 해학에서 만들어 낸 말인지 모르지만 一笑日少 一怒日老로 바꿔, 한 번 웃으면 하루가 젊어지고, 한 번 화내면 하루가 늙어진다라는 말도 생겼다.

사진 속에서 밝게 웃는 모습을 한 아이들이 커서 이혼할 가능성이 적어 행복한 결혼생활을 영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화제다.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Telegraph)는 최근 인터넷판 뉴스에서 “Children with brightest smiles have successful marriage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어릴 때 자주 웃는 습관이 커서 행복한 결혼생활로 이어진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인용해 “가족사진 속에서 크게 웃는 모습을 한 아이는 어른이 된 후 얼굴을 찡그린 모습을 한 아이들보다 3배나 더 성공적인 결혼생활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전했다.

미국 인디아나 데파우(DePauw) 대학의 연구팀은 21세에서 87세에 이르는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이혼 여부를 불었다. 그 결과 이혼 여부가 어릴 때 사진 속의 웃는 모습 및 찡그린 모습과 상당한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찡그린 아이들은 이혼율 높아”

연구팀은 “웃음의 강도(smile intensity)와 언제 이혼하는지, 그 시기와의 관계성은 잘 알 수 없지만 덜 웃는 사람이 이혼하는 경향이 많은 것은 사실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가족 사진에 나타난 아이들의 나이는 대부분 5살로, 연구팀은 “미소가 없는 아이(weak smile)의 경우 이혼율이 무려 3배나 높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사진에서 크게 웃는 모습을 한 아이는 대부분 화목한 가정에서 행복하게 성장한 아이들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며 “그런 아이들이 커서 결혼생활에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잘 처리해 나가는 능력을 갖게 된다”고 전했다.

또한 연구팀은 이러한 해피 타입(happy type)의 아이들이 짝을 고를 때도 역시 건전하고 명랑한 성격의 배우자를 고르게 된다고 주장했다. 해피 타입의 아이들은 커서 역시 자신의 성격과 비슷한 해피 타입의 상대방을 찾게 된다는 것이다. 자동적으로 이혼이 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이혼율 이미 선진국 수준, 한때 세계 2위

▲ 서로 맞는 커플을 만나 건강하게 백년해로를 하는 것이 인간 최대 행복이다. 어릴 적 환경과 정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무려 50%에 육박해 선진국 수준을 넘어섰다. 한때는 미국에 이어 2위까지 기록한 예도 있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자녀를 가진 중년층의 이혼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간통과 같은 부적절한 성관계가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요즘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부모의 이혼은 바로 자녀들의 이탈로 이어지며, 청소년 문제, 각종 잔혹한 범죄로 이어지는 계기가 된다. 연쇄강간, 살인 등 무참하고 무서운 범죄를 저지르는 범죄자의 한 구석에는 가정으로부터 애정과 관심의 결핍이라는 독버섯이 무성하게 자라났기 때문이다.    

나의 어릴 적 모습은 어땠을까? 우리 자녀의 사진 속 모습은 어떨까? 유심히 들여다 보자. 지금이라도 웃게 만들려고 하고, 웃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우리 선조들이 만들어 낸 笑門萬福來야말로 가정의 달 5월이 절실히 요구하는 화두다. 항상 건강한 웃음을 잃지 않는 자녀야말로 무엇보다 큰 재산이다.

이혼이라는 잡음(雜音)이 없이 큰 아이들이 아름다운 미래를 살아간다는 것은 애써 주장할 필요가 없는 주장이다. 이 연구논문은 저널 ‘Motivation and Emotion’ 최근호에 실렸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4.29 ⓒ ScienceTimes

우리 아이 두뇌 비타민은 '칭찬'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칭찬은 유쾌한 경험이다. 인간은 유쾌한 경험을 하게 되면 다시 그 경험을 하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즉, 칭찬을 받으면 다시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다시 그것이 먹고 싶어져서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도 그 음식점을 찾게 되는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이 뇌의 작용이다. 이를 뇌과학에서는 ‘보상행동’이라 한다.

 

 3살 박이 철이는 장난기 많은 아이다. 엄마한테 야단맞기 일쑤지만, 좀처럼 말을 듣지 않는다. 철이의 어머니는 철이가 속을 썩일 때마다 벌로 깜깜한 화장실에 들어가게 하였다. 이것은 철이가 아주 무서워하는 일이었다. 무서운 화장실에서 10여분을 벌벌 떨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엄마가 문을 열어주기만을 기다려야 했던 철이는 몇 차례 이런 일들이 반복된 후, 말을 더듬는 버릇이 생겼다.

 

어머니는 감정적으로 아이에게 심하게 대한 것을 후회하면서도, 철이의 더듬는 말투를 듣고 있으면 자신도 모르게 짜증이 났다. 그래서 이번에는 왜 말을 더듬냐고 추궁하였다. 엄마의 야단이 거듭될수록 철이의 말더듬는 버릇은 더욱더 심해졌고, 모자는 결국 아동치료센타를 찾았다.

 

초등학교 1학년인 민석이는 엄격한 교육철학을 가진 아버지로부터 자주 매를 맞았다. 아버지는 한 번 매를 들면 누가 봐도 심하다고 느낄 만큼 야단을 쳤다. 주변의 만류가 거듭되면서 매를 드는 횟수가 줄기는 했지만, 그래도 가끔씩 아이에게 매를 들었다. 직장을 다니는 엄마 역시 늘 시간에 쫓기며 민석이가 혼자서 자기 일을 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역시 매를 들었다.

 

이러다보니 민석이는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이 혼낸다는 말만 해도 겁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고 습관적으로 손톱을 물어뜯고, 이유 없이 눈을 깜빡거리거나 코를 씰룩거리는 틱tic현상까지 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민석이의 부모 역시 철이의 어머니처럼 아이의 이런 모습에 더욱 화를 냈을 뿐이다. 나날이 아이에 대한 불만은 높아져가고, 잔소리는 점점 심해져 하루하루가 힘들다고 느낄 즈음이 되어서야 소아정신과에 도움을 청했다.

 

 

지나친 처벌, 문제행동 야기해

 

자신의 아이가 발달연령에 맞는 태도를 갖게 하기 위해서 부모들은 때로 칭찬도 하고, 때로는 벌을 준다. 칭찬과 벌은 잘 쓰이면 바람직한 교육적 효과를 나타내지만, 잘못 사용했을 경우 치명적인 상처를 입히는 무서운 흉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사실상 부모들이 생활 속에서 자녀들에게 주로 사용하게 되는 것은 칭찬보다는 벌인 경우가 많다.

 

양육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지적은 어쩔 수 없다 해도, 아이가 납득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이어야 아이도 그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아이가 받아들일 수 없는 과도한 체벌은 아동에게 문제행동을 유발한다. 인간은 스스로가 감당할 수 없거나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 환경에 직면하면 스스로를 위로하고 현실에 적응하여 살아남고자 하는 방어기제를 보인다.

 

철이나 민석이가 나타낸 문제행동 즉 말을 더듬고, 손톱을 물어뜯고, 눈을 깜박거리는 등의 행동들은 지나친 처벌이라는 현실의 스트레스를 다루기 위한 일종의 방어기제이다. 이런 행동을 해서라도 현실의 불안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무의식적인 노력의 소산인 것이다. 아이들이 이런 문제행동을 보일 때 부모는 아이가 정서적인 문제를 안고 있음을 감지하고, 아이가 편안한 상태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칭찬은 ‘두뇌 비타민’

 

문제행동을 보이는 아이를 편안한 상태로 돌리는 쉬운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칭찬이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 중 하나는 타인들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고자하는 것이다. 아이들은 칭찬을 사랑으로 받아들이며, 칭찬은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제공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칭찬과 사랑은 아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줄 뿐 아니라, 아이가 폭력적이거나 충동적으로 되는 것을 방지한다고 한다. 더욱이 뇌 회로망 형성에 도움을 주어서 학습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낸다.

 

나이와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칭찬은 유쾌한 경험이다. 인간은 유쾌한 경험을 하게 되면 다시 그 경험을 하려고 하는 특성이 있다. 즉, 칭찬을 받으면 다시 그 행동을 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다시 그것이 먹고 싶어져서 많은 돈을 지불하면서도 그 음식점을 찾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것이 뇌의 작용이다. 이를 뇌과학에서는 ‘보상행동’이라 한다.

 

아이들의 문제행동을 수정하는 좋은 방법이 바로 이런 ‘보상행동’을 이용하는 것이다. 잘못했을 때 벌을 주기보다는 잘했을 때 칭찬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다. 칭찬을 받을 때에는 뇌에서 도파민이라는 물질이 분비돼 의욕과 활력이 생기고, 면역계도 강화된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칭찬을 할 때에도 똑같이 일어난다고 한다. 게다가 칭찬을 하거나 받을 때, 뇌에서는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분비되는 노르에피네프린이라는 호르몬이 감소된다. 칭찬은 그야말로 뇌건강을 유지하는 비타민인 셈이다.

 

 

인생 성패의 척도는 자신감

 

감정적인 체벌이란 아이가 한 행동을 꾸짖어 못하게 하고 반성하게 하자는 의도보다 ‘벌을 주어 혼내줘야지’하는 의도가 더 강한 것을 말한다. 철이 어머니는 여러 번 꾸짖어도 말을 듣지 않자 ‘처벌로 화장실에 들어가게 하면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과연 깜깜한 화장실 속에서 철이는 자신이 한 행동을 냉정하게 반성할 수 있었을까? 오히려 이 곳에 자신을 밀어 넣은 엄마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되고, 그래서 엄마 앞에 서면 긴장감으로 인해 말을 더듬게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머니가 또 이 모습에 짜증을 내니 철이의 말투가 나아질 리 없다. 이런 상황의 반복은 아이가 사소한 실수나 잘못도 크게 받아들이고, 자신에 대해 낮은 자존감을 갖게 되어 자신감을 상실하는 결과를 낳는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감이다. 자신감이 있는 아이라면 수시로 부딪히는 문제 상황이나 여러 가지 스트레스 등을 무난히 견디어 나갈 수 있다. 자신감 있는 아이는 비록 스트레스를 받는 그 순간에 혼란스럽고 방황하는 모습을 보일지라도 궁극적으로는 그 힘든 상황을 극복하고 탄력성 있게 평소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 마련이다. 그러나 자신감이 없는 아이는 예고 없이 부딪히는 문제 상황과 스트레스에 대처하지 못하고, 좌절하거나 포기해버리기 쉽다. 자신감의 여부는 인생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자신감을 형성하는 중요한 방법 중의 하나가 바로 칭찬인 것이다.
 


이로운 칭찬 vs 해로운 칭찬

 

그러나 모든 칭찬이 다 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칭찬에는 이로운 칭찬과 해로운 칭찬이 있다. 단지 ‘칭찬을 많이 해주면 좋다더라’는 식으로 무턱대고 칭찬하면 도리어 문제가 생긴다. 어른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자신의 내적인 기준을 가지고 있어서 이에 도달했을 때는 만족감과 자랑스러움을 느끼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부끄러움과 좌절을 경험한다. 이유 없이 칭찬을 받을 때 아이들은 오히려 이상하게 생각한다. 이런 경우, 칭찬에 무감각해지고 나중에는 칭찬해 주지 않는 것에 대해서 불평한다. 이러한 무조건적인 칭찬은 아이를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수 있고 흔히 말하는 공주병과 왕자병의 근원이 되기도 한다. 바로 이런 칭찬이 해로운 칭찬이다.

 

아이가 스스로 성취감, 만족감, 자랑스러움을 느끼고 있을 때 부모가 칭찬이나 격려를 해주면 아이는 자신이 부모에게 꼭 필요한 가치있는 존재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더 나아가 ‘나는 이 세상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높은 자존감을 일구는 것이다.

 

또한 칭찬할 때는 부모의 표정이나 태도에 성의와 진심이 나타나지 않으면 안 된다. 아이의 얼굴을 보지도 않고 멀리서 “그래, 우리 재영이 정말 잘했어”라고 하는 칭찬은 효과가 적다. 칭찬을 할 때는 아이와 마주서서 얼굴에 미소를 가득 담고 온 몸으로 칭찬을 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된다. 더불어 칭찬하는 이유도 분명히 해 주어야 한다.

 

“우리 재영이가 신발을 잘 정리하고 동생과 잘 놀아주어 고마워! 재영이, 정말 잘했어”하고 말하는 것은 다음에 또 그러한 행동을 할 확률을 높여준다. 단순히 “우리 재영이 잘 했어”라고 할 경우, 구체적으로 무엇을 잘했는지에 대한 의미 전달이 없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아동 자신의 어떠한 행동이 부모를 기쁘게 했는지 칭찬의 이유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나는 부모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는 사람’ 또는 ‘나 이외의 환경(부모)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전달되는 것이다. 인간의 자신감은 바로 ‘나는 환경을 잘 조절 또는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가질 때 생기는 것이다. 이러한 칭찬 속에서 아동은 자존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터득하게 된다.

 

긍정적 사고에서 나오는 칭찬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상대의 정신을 순간 마취시킨다는 것이다. 칭찬을 받는 순간 우린 멈칫하며 묘한 감정의 벅차오름을 느낄 수 있다. 그 마취성분은 그전의 모든 나쁜 기억들을 지워버려 새로운 긍정적 에너지로 전환시켜 놓는다.

 

관심과 애정으로 앞으로 늘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며 전하는 말이 칭찬이다. 늘 그렇게 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그것은 분명 회초리나 무서운 말 한마디보다 강한 힘을 지녔다. 이제, ‘내 아이가 무엇을 잘못했나’가 아닌 ‘내 아이의 무엇을 칭찬해줄까’로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글│오미경 mkoh82@hanmail.net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이화여대에서 아동발달심리학 박사학위를 받고,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출처 :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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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 시대, 건강한 뇌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사람은 태어나서 10대까지는 성장을 하고 20대에는 기능이 절정에 달하며 30대에는 그 기능을 충분히 활용한다.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40~50대부터는 노화의 그림자가 몸과 마음에 조금씩 제동을 걸기 시작한다. 대부분 중년까지의 건강은 비슷하나 노년으로 넘어가면서 개인차가 크게 벌어진다.

 

평소 습관의 차이가 중년에서 노년으로 넘어가면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꾸준한 운동과 숙면, 긍정적인 마음과 밝은 인생 목표 등 건강한 습관을 지니고 있으면 노화가 오더라도 더디게 온다. 하지만 스트레스의 연속, 운동과 수면 부족, 꿈이 없는 무기력한 나날 등의 습관은 노화를 부르는 완벽한 조건이다.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가속화되는 것은 나쁜 습관을 감당할 만큼 몸과 뇌가 빠르게 적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체 에너지가 더 떨어지기 전에 건강한 몸과 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세월의 숫자인 나이보다 육체, 마음, 정신의 건강 상태가 더 정확한 나이로 표현될 수 있다. 자신에게 이 세 가지 나이를 물어보고, 젊고 건강한 인생을 살 수 있는 장생의 생활습관을 알아보자.

 

 

● 육체적인 나이: 당신의 몸과 뇌는 건강한가?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라
운동은 근력을 키워 몸의 노화를 더디게 하며 뇌에 산소와 혈액을 많이 공급하고 더 많은 에너지를 만들어준다. 운동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하고, 심장 순환 작용을 돕는 운동을 30분 정도씩 해주는 것이 좋다. 수면 부족은 지적 기능 와해의 가장 큰 원인이다. 한 연구에 의하면 매일 밤 적어도 8시간을 잔 사람은 나이와 관련된 뇌 기능의 감소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지방을 적게 섭취하고 좋은 음식을 먹어라
저칼로리 식단은 순환을 촉진시키고 몸무게를 조절하며 혈압을 낮춘다. 반면, 과식으로 쌓인 포도당과 지방은 뇌에 손상을 줄 수 있다. 몸에 좋은 음식은 심장에 좋고, 심장에 좋은 음식은 뇌에도 좋다.

 

뇌 운동을 하라
뇌의 노화를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하거나 배우는 것이 좋다. 평소에 쓰지 않던 손으로 글씨를 쓰거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등 새로운 업무와 행동으로 뇌를 자극하면 새로운 신경회로가 만들어진다. 다재다능해지고 한번에 여러 가지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커진다.

 

 

● 기氣적인 나이: 늘 행복하고 기분이 좋은가?

 

친절을 베풀어라
대가성 없이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고 좋은 말을 해주자. 무거운 짐을 들어주거나 상심해 있는 동료에게 힘을 주는 한마디를 건네는 등 다른 이를 돕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라
고립을 없애고 함께하는 삶을 살자. 세계에서 가장 장수하는 곳의 하나인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의 장수 이유 중 하나가 가족과 친구들의 상호 지원 네트워크인 ‘모아이’에 속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일매일 누군가와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함께 하거나 같이 걸으면서 대화를 나눠보자.

 

지금 이 순간에 감사하라
우리는 항상 앞만 내다보며 급하게 서두른다. 매일 한 번씩은 잠시 모든 것을 멈추고 시야, 소리, 향기, 느낌, 미각 모든 감각을 사용해서 순간을 느껴본다. 그리고 이 순간에 기억할 만한 것, 감사할 수 있는 것을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 정신적인 나이: 당신은 꿈이 있는가?

 

삶의 목표를 가져라
목표나 비전이 없는 삶은 편안할 것 같지만 건강에는 독이 된다. 아무런 꿈이 없을 때 삶은 무감각해진다. 목표나 비전은 삶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만든다. 젊고 건강하게 사는 사람들을 조사한 결과 많은 이들이 특별한 노력보다는 자신의 꿈을 위해 사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건강이 따라왔다고 한다.

 

밝고 큰 목표를 구체적으로 세우고 적어라
목표의 크기는 자신이 쓸 수 있는 에너지 크기를 좌우하며, 주변의 에너지도 그만큼만 움직이게 한다. 더 많은 이들과 나눌 수 있는 큰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이고 분명한 목표를 마음에 가지고 있을 때, 그 목표들을 지원하고 이룰 수 있는 행동들이 더 많이 일어난다.

 

매일 긍정의 에너지를 사용해라
매일 아침 몸과 마음, 생각을 긍정적으로 만든다. 긍정의 감정을 채우게 되면 자신의 무한한 가능성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되며, 자신이 목적 있는 존재임을 자각하여 하고자 하는 일이 뚜렷해진다.

 

 

Longitude,
성공적인 노년의 핵심은 뇌에 있다

 

사람들이 점점 오래 살게 되는데, 국제뇌교육종합나는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이승헌 총장과 공동집필한 《In Full Bloom》이란 책에서 성공적인 노년에 대한 정의를 ‘longitude’라고 표현했다. 이 단어는 ‘오래 사는 것’과 ‘마음가짐’이란 영어의 합성어로 단순한 수명이 아닌 질적인 삶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노년을 위한 예측지수에서 유전적인 요소는 15~30%밖에 차지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 조건이다. 바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것으로 그 핵심은 건강한 뇌에 있다. 나이가 몇이건 우리의 뇌는 일생 동안 우리를 재창조하고 우리의 요구를 맞춰가기 때문이다.

 

게으른 사람은 뇌가 약하다

뇌의 올바른 환경을 위해서는 충분한 영양 공급을 위한 균형 잡힌 식습관이 필요하다. 또한 게으른 사람은 뇌가 약하다는 말이 있다. 육체 활동을 하면 질병 발생률이 낮아질 뿐만 아니라 감각신경과 운동신경을 발달시켜 부상 발생률도 낮아진다. 좀 더 복잡한 육체 활동을 하면 뇌회로는 더 세밀하고 다양하게 발달된다.

도파민과 같은 뇌신경전달물질도 더 잘 분비된다. 매일 1시간씩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과 힘을 쓰는 운동 그리고 뇌체조를 하면 좋은데 이때 즐기면서 하면 더욱 좋다.

 

긍정의 선택으로 우리 자신이 결정하는 나이
건강한 뇌의 다른 전제 조건은 심리적 요인이다. 우리는 뇌의 주인으로, 자신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힘이 있다. 그리고 모든 일은 자신이 생각하는 대로 발생한다. 뇌교육 프로그램은 이런 뇌의 힘을 키워준다.

외부의 환경을 자신의 내면세계로 받아들이고 부정적인 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로 바꿔주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부정적인 것을 긍정적이고 행복한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 뇌의 기능을 촉진한다고 한다. 그래서 웃음이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존재를 빛내주는 것은 함께 나누는 것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자 하는 정신이 있는 사람은 더 행복하고 건강하고 오래 산다고 한다. 이는 우리가 인간으로 존재하는 아름다움을 더 빛내주는 것이기도 하다. 사랑을 나누고 좀 더 많이 안아주고 친절한 말들을 서로 나누는 것은 나이에 상관없이 우리의 면역체계를 활성화시켜준다.

서로 사랑하고 함께 나누는 것만큼 우리와 세상을 함께 이어주는 것은 없다. 성공적인 노년이 되기 위한 힘은 우리 각자 안에 다 있다고 본다. 모두들 나누는 삶 속에서 참 자아를 찾고 세상에 더 많은 평화를 가져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진 : 제시 존스 박사ㆍ미국 캘리포니아 주립 풀러턴대 교수, 성공 노년센터(Center for Successful Aging) 소장)

 

출처 : 브레인 vol. 10

브레인월드  www.brainworld.com

한국뇌연구원, 그 첫 단추를 끼우며 뇌의 신비에 대한 연구... 대표적 융합과학으로 발전 2009년 05월 11일(월)

사이언스타임즈는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에서 제공하는 ‘S&T FOCUS’를 매주 2∼3회 게재한다. S&T FOCUS는 국내외 과학기술 관련 정책 및 연구개발 동향 분석결과를 제공하고, 다양한 과학담론을 이끌어 내어 과학문화 확산을 유도하기 위해 매월 3천부씩 발행되고 있다. [편집자 註]

S&T FOCUS 뇌의 신비에 대한 연구는 우리 인간에게 남겨진 최후의 도전분야(Final Frontier)다. 아울러 치매 등 뇌 질환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 고령사회에서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꼭 필요한 연구분야다.

이미 뇌 질환 치료제는 전 세계 제약 시장을 선도하고, 뇌 관련 산업은 미래 두뇌지식사회의 블루칩이 되고 있다. 최근 유전자를 연구하는 분자 생물학(BT)과 첨단공학기술(IT), 나노 과학(NT)이 뇌연구에 도입됨으로써 혁명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 뇌 관련 산업은 미래 두뇌지식사회의 블루칩이 되고 있다. 

한 예로 뇌의 형태는 물론 기능까지도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자기공명촬영기법(MRI)과 양전자방출단층촬영술(PET)이 개발돼 뇌의 고차적인 기능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뇌 영상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신경과학연구에 철학, 심리학, 언어학 등 인문사회과학(인지과학)과 신경회로망, 인공지능, 로봇을 연구하는 공학 분야가 모두 동원됨으로써 대표적인 ‘융합과학’으로 발전하고 있다.

뇌 연구를 주도하기 위한 세계의 움직임

미래과학연구의 마지막 프론티어인 뇌 연구를 선점하기 위해 미국은 ‘뇌 연구 10년(Decade of Brain)’ 법안을 제정했고, 일본은 21세기를 ‘뇌의 세기(Canting of the Brain)’로 명명했다.

서방 선진 7개국은 ‘인간 첨단과학 프로그램(Human Frontier Science Program)’을 제정해 뇌 및 분자기능 연구에서 협동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G7 이외의 국가로는 처음으로 2004년 정회원국으로 가입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NIH)에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국립신경질환연구소(NINDS) 등 7개 이상의 뇌 관련 연구소를 설립해 연구에 주력하고 있으며, 최근 국립신경과학연구소(Porter Neuroscience Institute)를 새로 설립해 뇌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화학연구소(RIKEN)의 뇌과학연구소를 비롯해, 도쿄에만 6개의 국립 및 도쿄도 뇌과학연구소를 세우고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세계적인 국립뇌연구소(Institute of Neuroscience : ION)를 상하이에 세우고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 중국은 최근, 세계 뇌 연구를 주도하기 위해 새로운 국가 뇌연구소(Chinese Institute of
Neuroscience) 설립 계획을 발표하고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영국(킹스 컬리지 내 뇌 연구소)과 프랑스(국립뇌척수연구소)도 산재한 뇌 연구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대규모의 뇌 연구소를 새로이 세우고 있다. 우리 정부도 뇌 연구의 중요성을 인식, 1998년도에 ‘뇌 연구 촉진법’을 제정·공포해 지난 10년간 뇌 연구에 많은 투자를 했다.
 
하지만 관련 연구비는 미국의 164분의 1, 일본의 17분의 1에 불과했다. 다행히 2008년도에 국가적인 한국뇌연구원 설립 계획을 세워 새로운 미래사회를 위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2040년, 세계 3대 뇌융합연구소 기대

한국뇌연구원은 미래과학의 목표인 융합연구를 뇌 연구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뇌 연구에 융합연구가 필요한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정리된다.

▲ 뇌 과학 발전은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 당위적 과제가 된다. 
첫째, 최고로 복잡한 인간 생명의 신비에 대한 연구는 우주생성과 생명탄생의 비밀을 밝히는 열쇠이며, 뇌의 신비 연구는 모든 학문 분야가 동원된 다제학적 융합연구 없이는 이뤄질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인간이란 무엇인가 하는 ‘인간정체성(Identity)’ 연구에서 뇌융합 연구는 핵심이다.
 
셋째, 미래 산업혁명을 일으킬 신경 컴퓨터 및 인간을 닮은 인조 로봇 개발과 치매 등 급증하는 뇌 질환 연구에서 뇌 융합 연구는 필수다.

넷째, ‘뇌는 공부하는 주체’이므로 뇌 발달에 적합한 뇌 기반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러한 뇌 기반 적기 교육을 올바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이 총동원되는 뇌 융합 연구가 핵심적인 지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한국뇌연구원은 시급한 국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치매 등 노인성 질환을 극복하기 위한 연구와, 폭증하고 있는 뇌척수 손상장애 극복 연구, 뇌 이해를 기반으로 한 두뇌계발을 위한 연구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신경과학의 발전 추세와 미래를 예측해 볼 때, 뇌 과학 발전은 향후 국가적 차원에서 당위적 과제가 된다. 무한경쟁시대에서 국가의 생존, 더 나아가 선진국 진입의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뇌 과학은 확실한 견인차 역할을 할 것이다.

이를 위해 뇌 과학의 중심적인 역할을 할 국가적인 한국뇌연구원이 차질 없이 추진돼야 한다. 현재 정부와 학계, 산업계가 서로 손을 잡고 한국뇌연구원이 가장 빠르게 발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다소 설립이 지연되고 있지만, 오히려 미래 발전과 도약을 위한 보다 철저한 준비와 산고의 시간이 되고 있다. 범국가적인 이해와 협력으로 한국뇌연구원은 계획대로 2012년에 개원할 것으로 기대해본다.

아울러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빠른 시일 내 한국뇌연구원은 세계 우수의 뇌융합연구소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고, 우리나라가 초강국이 되는 데 큰 기여를 하리라 굳게 믿는다.

교육과학기술부 과학기술정보과 |

글 서유헌(한국뇌연구원 설립 추진 기획단장,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저작권자 2009.05.11 ⓒ ScienceTimes



사람마다 다른 일을 추구하는 것은 동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동기는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다.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뇌’에서 다양한 형태의 동기를 추적하다 우리 뇌 안에 동기를 만들어내는 장치가 있음을 발견한다. 이곳을 자극하면 쾌감이나 기쁨을 만들어내 어떤 행동을 계속하고자 하는 동기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1950년대 초 캐나다 맥길대의 한 연구실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신경과학자 제임스 올즈는 상자에 들어 있는 쥐에게 지렛대를 누르는 훈련을 시키면서 누를 때마다 쥐의 뇌에 전기자극이 가해지도록 만들었다. 문제는 이때부터였다. 쥐들이 지렛대 누르기를 무척 좋아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심지어 배가 고픈 쥐조차 음식도 마다 않고 지렛대를 눌러댔다. 먹는 것보다 뇌에 전기자극 받기를 더 좋아한 것이다.

이로써 과학자들은 동물의 뇌에 쾌감을 매개하는 부위가 따로 있음을 처음으로 알게 됐다. 중뇌의 복측피개영역에서 전뇌의 중격측좌핵으로 연결되는 이 신경회로망을 우리는 이제 ‘대뇌보상회로’라고 부른다.

보상의 정보는 복측피개영역에서 중격측좌핵으로 분비되는 도파민을 통해 전해진다. 지렛대를 눌러 보상을 얻도록 훈련시킨 실험동물의 경우 중격측좌핵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을 줄이거나 그에 따른 신호전달을 차단하면 학습효과가 사라진다. 더 이상 지렛대 누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흥미롭게도 중독성 약물 또한 예외 없이 중격측좌핵에서 도파민을 증가시킨다. 중독성 약물이 계속 몸 안에 들어오면 대뇌보상회로의 도파민 양이 정상적으로 조절되지 못하고 중독이라는 병적 상태로 바뀐다. 사람에게선 약물뿐 아니라 도박이나 인터넷 등도 비슷한 효과를 낳을 수 있다. 결국 중독은 대뇌보상회로에 이상이 생겨 나타나는 뇌질환의 하나인 것이다.

중격측좌핵은 전전두엽 피질로부터 통제를 받는다. 전전두엽 피질은 글루타메이트라는 화학물질을 통해 중격측좌핵에서 도파민의 신호를 조절한다. 전전두엽 피질의 특정 부위가 손상을 입으면 장기적인 보상을 가져다주는 행동에 장애가 나타난다. 가령 시간을 좀 더 기다리거나 좀 더 수고를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더 많은 보상을 얻게 되는 행동을 선택할 확률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알코올 및 마약 중독환자의 경우에도 실제로 이곳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음이 뇌 영상 촬영을 통해 확인됐다.

중독성 약물이나 도박은 강한 쾌감을 일으켜 일시적인 보상을 뇌에 제공한다. 하지만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위험이 따르는 쪽을 피하고 장기적으로 봤을 대 이로운 결과를 얻는 쪽을 선택하는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것이다. 만약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전전두엽 피질의 기능이 약해지면 사람들은 일시적 만족을 위한 충동적 자극에 쉽게 움직이게 되고, 결국 중독에 빠질 확률도 증가하게 될 것이다.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도 대뇌보상회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스트레스성 호르몬은 중격측좌핵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스트레스를 받은 실험동물은 중독성 약물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진다. 지렛대를 누를 때마다 코카인을 얻도록 훈련 받은 쥐에게 코카인 대신 생리식염수를 계속 주면 훈련 받은 행동이 점차 줄어들다 없어진다. 하지만 이들 쥐의 발바닥에 전기충격을 가하면 다시금 지렛대를 누르는 행동을 하게 된다.

이때 만일 스트레스 호르몬의 작용을 차단시킨 상태에서 전기충격을 주면 지렛대를 누르는 행동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중단된 중독 관련 보상추구 행동의 재개에도 스트레스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대뇌보상회로는 사람과 동물의 생존에 필수적인 음식이나 성(性)과 관련된 자연적인 행동에도 광범위하게 관여한다. 배고플 때 맛있는 음식을 잘 먹고 나면 만족스럽게 느껴진 경험이 대부분 있지 않은가. 뇌의 보상회로가 기뻐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일하고 받는 보수도 계속 그 직장에서 일하게 하는 훌륭한 보상이 된다. 이때 대뇌보상회로는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의 양과 성취감, 그리고 그에 따른 보수의 만족도 등을 전체적으로 종합해 그 일을 계속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동기를 만든다. 물론 동기가 강할수록 일을 열심히 하게 될 것은 불 보듯 훤하다.

또 오랫동안 참고 기다리며 정당한 노력을 한데 대해 보상을 얻으려는 행동의 선택은 한 사회가 갖고 있는 건전한 가치관과 교육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신경과학자 올즈는 위대한 발견을 했다. 중독질환부터 의사결정의 원리까지 보상회로를 통해 인간 행동을 이끄는 중심 원리를 찾아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김정훈 연세대 의대 교수



영재들이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IQ가 지금처럼 계속 증가하면 누구나 영재가 될 수 있을까? 해답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이다.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요즘 아이들은 정말 똑똑해'라고 느끼는 부모들이 많다. 실제 과학자들의 조사에도 지능지수(IQ)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과연 인간의 지적능력이 진화하고 있는 것일까. 아직까지는 긍정과 부정 두 입장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IQ의 증가가 영화나 텔레비전, 비디오게임에 힘입은 바가 크다는 흥미로운 주장이 나왔다. 미국 코넬대학교 울릭 네이서 교수는 '상승 커브'라는 책에서 "영화, 텔레비전, 비디오게임의 영상이 아이들의 사고능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했다.

네이서 교수는 "지난 세기의 후반부에 인간의 지적능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시각적 해독력이다"며 "최근의 지능지수 증가가 어휘력이나 수리력보다 교육의 효과가 덜한 도형해독력 부분에서 뚜렷한 점이 이를 말해준다"고 설명했다.

반면 IQ의 증가는 인간의 지적능력이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없으며 단지 IQ검사 문제를 풀기가 쉬워졌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온타리오 교육연구소의 하워드 러셀 박사는 "20세기 초 IQ검사 문제가 개발됐을 때 사람들은 생전 처음 보는 문제를 풀어야 했지만 지금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요즘 아이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으면서 포장지나 식판에 적혀있는 IQ검사에 나오는 퍼즐 문제를 미리 풀고 있다는 것.

IQ증가현상을 처음 보고한 뉴질랜드의 제임스 플린 박사 역시 IQ의 증가가 실제적인 지적능력의 향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플린 박사는 인간 집단에 별다른 유전적 변화 없이 그렇게 짧은 시기에 진화적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만일 진화적 변화가 있었다면 사회 전체가 더 영리해졌어야 하며 천재들도 더 많이 나왔어야 한다.

또 학교에서는 아이들의 학습능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어야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라는 것이다. 플린은 IQ의 증가가 지적 능력의 발전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갈수록 정신적인 일을 더 많이 요구하는 사회현상의 반영으로 본다.

흔히 '플린 효과'로 불리는 IQ 증가 현상은 80년대 초반 뉴질랜드의 심리학자 제임스 플린이 전세계 심리학자들을 대상으로 자국의 IQ지수 변동 추세를 조사하면서 밝혀졌다. 5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유럽 미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의 IQ검사에서 모두 이런 현상이 관찰됐다.

이 현상은 그후 심리학자뿐 아니라 진화생물학자, 사회학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논쟁거리가 됐다. 플린은 최근에는 지난 10년 간 13개국 이상의 개도국에서도 5∼25점 IQ가 증가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편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샌디에이고) 생물학 교수인 크로스토퍼 윌스는 국내에도 번역돼 나온 '진화의 미래'에서 "IQ 검사가 인간의 모든 지적능력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두뇌 기능 중 일부를 측정한 것만은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윌스 교수는 네이서 교수와 마찬가지로 텔레비전이나 컴퓨터 게임에서 빠른 속도로 영상들이 반짝이며 지나가는 것이 두뇌 기능의 속도를 증가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윌스 교수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질병의 감소다. 인간의 두뇌 작용에는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지만 최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는 질병이 두뇌 기능과 긴밀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므로 질병의 감소는 알지 못하는 사이에 최소한 두뇌 기능의 저하를 막은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영완 기자





◇마음이란 무엇인가/대니얼 골먼 엮음·김선희 옮김/332쪽·1만2800원·씨앗을 뿌리는 사람

마음이 몸을 치유할 수 있을까? 명상은 의학적 맥락에서 어떤 기능을 할까? 두뇌와 면역계, 그리고 감정은 서로 어떻게 연결돼 있을까?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내 마음은 단지 뇌의 소산일까? ‘몸의 지혜’는 윤리학에 생물학적 단서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

1991년 여름, ‘마음과 생명의 과학’이라고 불리는 분야에 몸담고 있는 서구의 저명한 학자들이 인도 다람살라의 달라이 라마 접견실에서 머리를 맞댔다. 철학 심리학 생리학 인지과학 신경과학 행동의학 전문가들은 핵심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달라이 라마와 열띤 토론을 벌였다.

영적인 수행과 첨단과학, 고대의 지혜와 현대적 탐구 간에 유례없는 논쟁이 벌어진 것이다. 이 책은 그 내용을 정리했다.

감성지수(EQ)의 창시자인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은 달라이 라마가 마음의 정교한 현상학인 불교에 대한 이해와 통찰, 그리고 시종일관 명민한 과학적 사고를 통해 현대 과학의 경계를 확장시키는 깊이와 넓이를 보여 주었다고 평가한다. “성하(달라이 라마)는 두뇌 기능에 의존하지 않는 미묘한 수준의 의식이 있을 수 있다고 암시했는데, 이는 서구 과학이 아직 알지 못하는 분야였습니다.”

서양의 의사와 생물학자, 심리학자들은 신비스럽고 모호하게만 여겨졌던 동양의 전통적인 수행법에 대해 마음을 열어 가고 있다. 2000여 년 동안 불가에서 체득해 온 ‘마음의 치유력’, 심신(心身)의 상호관계에 대해 눈을 떠가고 있는 것.

미국 듀크대 메디컬센터에서 노인 4000명을 대상으로 6년간 조사한 결과는 놀랍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기도나 명상을 한 노인들은 그러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사망 확률이 50%나 낮았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는 동맥경화증 환자를 관찰한 결과 하루 한두 차례씩 명상을 한 환자들은 동맥 속의 혈전이 뚜렷하게 줄어들었다고 보고했다.

명상은 사람의 면역력을 강화시키는 것일까? 신경정신학계의 세계적인 석학 프란시스코 바렐라는 최근 ‘제2의 두뇌’라고 하는 면역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며 인류의 오랜 전통에서 ‘몸의 지혜’로 불리는 현상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에겐 거의 대등한 두 개의 자아가 있는데, 면역계는 어떤 의미에서 감춰져 있는 또 다른 ‘나’입니다. 몸은 언어적으로 구성된 의식적인 자아의 개입 없이도 그 자신을 위해 스스로를 통제하는 지혜를 갖고 있습니다.”

골먼은 여기서 나아가 이 같은 ‘몸의 지혜’, 건강을 위한 생물학적 요청이 윤리적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는지 묻는다. 면역계가 몸 자체의 마음이라면 건강을 이롭게 하는 면역 활동이야말로 몸의 윤리강령, ‘몸의 법’을 시사하고 있지 않느냐는 것.

그러나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뇌를 넘어선 마음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는 불교가 서구 과학과 첨예하게 갈라서는 부분이다.

달라이 라마는 사후 체험과 명상을 예로 들며 의식의 어떤 미묘한 요소는 두뇌 활동이나 몸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만물에 존재하는 ‘불성(佛性)’은 몸이나 두뇌에 기반을 두지 않는다는 것. “서구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현상들이 과학의 변경 너머에 존재합니다!”

그러나 바렐라는 이렇게 탄식한다.

“전생(前生)의 기억은 티베트 불교를 떠받드는 바탕입니다. 하지만 서구에서는 그런 사람을 정신병원으로 보내지요. 신비적 관점에서 매우 고양되고 각성된 사람들조차 의학적으로는 정신분열증 내지 광기로 치부합니다. 한쪽에서 믿음의 증거인 것이 다른 쪽에선 질병의 징후인 거죠….”

원제 ‘Healing Emotions’(1997년).
이기우 동아일보 문화전문기자



인간의 두뇌발달은 5세까지 약 85%가 이뤄진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인간의 두뇌발달은 만 5세 무렵에 대부분 ‘완료’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엄마들의 조바심을 자극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인간의 뇌는 출생 당시 약 250g에서 1년이 지나면 750g, 다섯 살이 되면 성인의 크기인 1300g이 된다.

하지만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뇌의 영역(전두엽)은 25세까지 꾸준히 발달한다는 설명.

무엇보다 정보처리 능력은 차이가 크다.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는 속도를 측정해본 연구에선 성인이 12세 아동에 비해 2배 빠른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아동이 성인과 비슷해지는 나이는 사춘기가 지난 15세 무렵.

그렇다면 5세까지 두뇌발달은 어느 정도 이뤄진다고 볼까. 숫자로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약 85% 이뤄진다는 게 일반적.


다만 어떤 영역을 배우는 ‘결정적 시기’가 있다는 게 의학계나 교육학계의 공통적 관점. 예를 들어 언어를 관장하는 뇌의 영역은 6∼12세에 주로 발달해 이때 배우는 게 효율적이고, 거꾸로 이 시기를 놓치면 배우기도 힘들다는 것.

그러나 아쉽게도 뇌의 어떤 영역이 구체적으로 언제 발달하는지는 의학적으로 규명되지 않았다. 뇌의 신비가 아직까지도 20%밖에 밝혀지지 않은 탓이다.

최근 두뇌를 좋아지게 하는 훈련법에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의학 분야에서도 두뇌기능 증진 훈련을 통해 질병 치료에 도움을 받고자 하는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좌뇌와 우뇌를 골고루 훈련시켜 불안, 초조, 공포 등 심리적 문제와 강박, 과잉성, 충동성 등 행동장애를 치료하는 것이다. 학습능력을 높이고 집중력을 개발하는 데도 두뇌 훈련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두뇌 기능을 향상시키려면 일상생활에서 간단한 계산은 되도록 암산으로 하고 자주 사용하는 번호는 외우면 좌뇌의 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다.

우뇌 발달을 위해서는 평소 다니지 않던 길로 다니고 끝말잇기 등 어휘 관련 놀이를 자주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틈나는 대로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 뇌세포를 포함한 몸 안의 세포들은 자극을 받을수록 건강해지고 기능이 향상된다.

TV나 인터넷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은 피아노를 치면서 박자를 맞추거나, 컴퓨터를 보면서 청각신호에 맞춰 손발을 움직이면 뇌기능 발달에 도움이 된다.

목을 수시로 뒤로 제치고 팔을 툭툭 흔드는 등 틱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헤드폰을 끼고 박자에 맞춰 박수를 치는 음악감각 치료가 도움이 된다.

서기, 걷기, 뛰기, 균형잡기 운동을 통해 근육을 적당히 조절시켜줌으로써 신체와 뇌의 관계를 강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변기원 변한의원 원장은 “심리 및 행동 장애를 가진 아이들에게 음악치료, 시청각치료, 운동치료 등을 3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해주면 증상이 크게 호전된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머리, 팔다리, 몸통을 무의식적으로 이리저리 흔들다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고 마는 이유는 바로 간지럼 때문이다. 간지럼은 심하지만 않다면 부모와 아이, 남녀 사이에 애정을 돈독하게 하는 즐거운 자극이다. 신체에서 가장 간지럼을 잘 타는 부위는 겨드랑이고 허리, 갈비뼈, 발바닥, 무릎, 목, 손바닥 순으로 간지럼을 잘 탄다. 간지럼에 민감한 부위는 접촉이나 자극을 주면 쉽게 흥분하는 성감대와 대체로 일치한다.



간지럼은 남녀 사이의 애정을 돈독하게 해주는 즐거운 자극이다. 왜 스스로 간질이면 간지럽지 않은지, 왜 간질이는 시늉만 해도 간지러운지 등 간지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최근에 와서야 활발하게 이뤄졌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간지럼에 대한 첫 번째 과학적 연구는 1872년에 찰스 다윈이 발표한 것이다. 다윈은 간지럼을 탈 때 웃고 몸을 움직이는 것을 반사작용으로 보았고 사람뿐 아니라 유인원도 특히 겨드랑이를 간질이면 사람의 웃음에 해당하는 소리를 연달아 낸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간지럼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최근에야 이뤄졌다. 태어나면서 귀머거리이고 장님인 어린이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간지럼이 선천적이라는 점을 알아냈다. 이들이 보통 사람처럼 간지럼에 반응했기 때문.

다른 사람이 손가락으로 간질이는 시늉만 해도 간지러운 이유, 또 남이 간질이면 못 견디게 간지럽다가 자기 스스로 간질이면 전혀 반응이 없는 이유에 대해서도 수년 전에야 밝혀졌다. 또 얼마 전에는 자다가 깨자마자 자기를 간질이면 포복절도한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사람은 왜 간지럼을 타는 것일까. 가장 그럴듯한 설명은 외부 자극에 대한 ‘방어 메커니즘’이라는 것. 간지럼을 타는 신체 부위가 대체로 약한 곳이라 사람은 외부 자극에 간지럼을 타면서 몸을 빼는 식으로 반응해 이 부위를 방어한다는 말이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손가락으로 간질이는 시늉만 할 때도 간지럼을 탄다. 흥미롭게도 간질이는 시늉에 대한 뇌의 반응은 실제 발바닥을 간질일 때와 똑같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마르틴 이그바르 박사팀이 2000년 ‘인지신경과학지’ 7월호에 발표한 결과다.

연구팀은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간지럼을 예상할 때와 실제 간지럼을 당할 때의 뇌 활동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두 경우 다 뇌 뒤쪽의 주감각 및 부감각 대뇌피질이 활성화됐다. 뇌는 간지럼이 일어나기 전에도 실제 간지럼이 흥분시키는 부위를 활성화시키며 간지럼에 미리 준비하는 셈이다.

이그바르 박사는 “간지럼은 생사가 걸린 문제가 아니지만 뇌 반응이 압력이나 고통과 관련된 감각을 예측할 때만큼이나 빠르다”고 말했다.

자기가 스스로 간지럼을 태우는 경우에는 뇌의 일부 영역에서 이미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기 때문에 간지럽지 않다. 영국 런던 신경학연구소의 사라 블레이크모어 박사팀은 특별히 고안된 간지럼 장치로 자원자 16명의 손바닥을 간질일 때 이들의 뇌를 fMRI로 찍어 조사했다.

스스로 간질일 때보다 다른 사람이 간질일 때 촉각을 처리하는 영역인 체지각 대뇌피질에 훨씬 더 많은 활동이 나타났다. 또 즐거움과 관계된 영역인 전방대상피질은 다른 사람이 간질일 때만 활성화됐다.

반면 스스로 간질일 때는 계획에 관련되는 영역인 소뇌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블레이크모어 박사는 “스스로 간질일 때 소뇌가 체지각 대뇌피질에 긴급히 신호를 보내 간지러운 느낌이 올 것이라고 경고함으로써 즐거움을 빼앗는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스스로 간질일 때 간지럼 장치가 예상했던 것보다 한 템포 뒤에 작동하도록 해 소뇌를 속일 수 있었다. 놀랍게도 간지럼 장치의 작동을 0.2초 지연시키자 스스로 간질이는 효과는 다른 사람이 간질이는 것과 같았다. 이 연구결과는 1998년 ‘네이처 뉴로사이언스’ 11월호에 발표됐다.

흥미롭게도 자신을 간질이면 간지러울 때가 있다. 5일자 영국 BBC 인터넷판에 따르면 잠을 잘 때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대개 꿈을 꾸는 단계인 ‘렘(REM)수면’ 상태에서 깬 후 이 일이 가능하다.

영국 웨일스 스완지대학의 마크 블래그로브 박사팀은 잠과 심리를 연구하던 중 렘수면에서 깬 후 곧 스스로 간질이면 마치 남이 간질이는 것처럼 간지럽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간지럼의 강도도 똑같았다. 블래그로브 박사는 “렘수면은 우리에게 꿈의 사건이 실제라고 믿게 한다”며 “렘수면의 이런 특성이 잠에서 깨어난 후 수분 동안 유지되고 이때는 간질이는 사람이 자신인지 남인지 구별하지 못하기 때문에 스스로 간지럼을 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살이다, 불황이다 해서 요즘 꿈자리가 사납다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여름철엔 밤에 잠들기도 힘들지만 깊은 잠에 빠지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악몽을 꾸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나쁜 꿈을 꾸면 앞으로 불길한 예감을 가지게 되며 좋은 꿈은 반대의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과연 꿈을 통해 자기의 앞일을 예견할 수 있을까. 사람은 꿈을 왜 꾸며 꿈은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일까.


15일 김동욱 교수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간을 이식 받은 박복식씨에게 매달 실시하는 정기 진단을 하고 있다.권주훈기자 kjh@donga.com
▽꿈의 특징=성인은 하룻밤에 약 90분의 수면 주기(그래픽 참조)를 4, 5차례 반복한다. 전체 수면시간의 반은 얕은 잠에 들고 20%는 깊은 잠을 자며 약 25%는 꿈을 꾼다. 젖먹이(유아)는 꿈을 꾸는 단계인 렘(REM) 수면을 하루 8시간 이상 갖는다. 젖먹이는 렘수면 때 뇌신경의 성장이 촉진된다는 보고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렘수면은 조금씩 줄어든다. 11세가 되면 성인과 유사한 1∼2시간 정도의 렘수면을 갖는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밤 꿈을 꾸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꿈을 꾼다. 꿈을 꾸면서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잠자는 동안 뇌에서 짧은 기억을 담당하는 화학적 시스템이 차단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렘수면이 나타나는 시기에 바로 잠이 깨면 95% 정도 꿈을 기억한다.

렘수면 중 자주 깨면 꿈을 많이 꾸는 것처럼 느껴진다. 따라서 꿈을 많이 꾼 날엔 잠을 푹 자지 못했다고 보면 된다.

▽꿈은 예지력이 있다?=성경에 나오는 요셉은 파라오(이집트의 왕)의 꿈을 해몽해 준 뒤 이집트의 최고위직에 올랐다.

요셉이 살던 시대에 사람들은 꿈을 신의 계시를 받아 지혜나 특별한 힘을 얻는 수단으로 생각했다. 또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꿈이 영감을 주거나 질병을 치료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1900년대에 들어서면서 의학자들은 잠을 신경정신학적으로 연구하면서 신의 영역에 속했던 꿈을 조금씩 해석해 내기 시작했다.

프로이트 학파는 꿈을 내면의 억압된 무의식의 갈등을 표출하거나 낮에 이루지 못했던 소망을 충족시키고, 꿈을 꾸고 있을 당시의 감각 상태를 반영한 것으로 봤다. 따라서 오줌이 마려운 것이 꿈에선 나이아가라 폭포로 나타난다. 또 불쾌지수가 높은 열대야 때 꾸는 꿈은 스트레스적 환경이 감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면 된다.

융 학파는 꿈의 예지력을 인정하고 있다. 삶이 어느 방향으로 너무 치우쳐 잘못되고 있으면 사람의 무의식이 다양한 방식(꿈)으로 경고 메시지를 알려주고 있다는 것.

그러나 일부 의학자들은 꿈 자체가 현실과 객관적 관련성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본다.

연세대 의대 세브란스정신건강병원 김재진 교수는 “사람의 행동에 대한 꿈의 영향력은 꿈을 기억하는 사람이 꿈에 어떤 의미를 두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돼지꿈을 꾸고 무시해 버리는 사람도 있지만 복권을 사는 사람도 있다는 것.

꿈은 체계가 없고 비논리적이며 무의미하다고 적극 주장한 의학자도 있다. 1977년 미국 하버드 의대 앨런 홉슨 박사 등은 꿈은 뇌 부위 중 렘수면을 발생시키는 뇌간에서 정신없이 날뛰는 신경세포의 자극이 대뇌 피질로 전파되면서 이에 대한 반응으로 뇌 피질에서 만들어지는 현상으로 봤다.

▽꿈의 역할=렘수면을 방해하면 학습이나 기억에 장애가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꿈을 꾸는 단계인 렘수면은 기억력과 관련이 많다.

미국 록펠러대 분자생물학과 시다르터 리베로 박사는 쥐의 렘수면을 관찰한 결과 기억과 관련된 유전자(zif-268)가 렘수면 동안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윤인영 교수는 “기억력 등 인지 기능에 장애를 보이는 치매 환자에게서 렘수면의 감소가 관찰됐다”며 “이는 렘수면과 인지 기능이 관련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말했다.

최근 대부분의 뇌과학자들은 꿈을 꾸는 시간에는 뇌가 낮 동안 경험한 다양한 지식 중 자기의 생존에 필요한 정보를 선택해 저장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큰 시험을 앞둔 수험생의 경우 시험날짜가 다가옴에 따라 평소보다 학습능력이 높아지는 이유도 꿈을 통해 자신의 생존에 직접적으로 관련돼 있는 정보를 선택해 저장하기 때문.

최근 미국의 한 연구에 따르면 이혼 또는 별거로 위기 상태에 있는 90쌍의 부부를 대상으로 꿈의 내용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꾼 꿈의 70%는 그들이 겪고 있는 갈등과 관련이 있었다. 또 그 꿈의 내용은 깨어있는 동안 그 사람들의 위기 대처 방식과 관련돼 있었다.

가장 최근에 꾸었던 꿈의 내용과 그 즈음 당신이 고민했던 일을 떠올려 보라. 꿈속의 당신의 모습과 깨어 있는 동안 당신의 모습이 닮아 있지 않던가.

꿈을 꾸는 시기인 렘수면 때는 온 몸의 근육이 이완되고 호흡 속도도 느려진다. 이는 뇌 가운데 언어와 운동 담당 부위의 활동이 억제되기 때문.

따라서 꿈속에서는 사람이 활동도 하고 소리와 동작도 있지만 실제론 달아날 수 없고 소리도 지를 수가 없는 상태가 된다. 그러나 수면 중 대뇌피질의 언어 담당 부위에서 부분적인 흥분 활동을 일으킨다면 잠꼬대를 하게 된다.

자면서 대뇌피질의 일부 운동 담당 부위가 비정상적으로 흥분하면 무의식적 동작이 생겨난다. 잠을 자다 달리기나 탁자 닦기, 뛰어내리기 등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는 사람을 흔히 수면보행증(몽유병) 환자라고 말한다.

최근엔 렘수면 시기에 근육억제를 위한 운동 담당 부위에 문제가 생겨 수면보행증처럼 행동하는 ‘렘수면 행동장애’ 환자가 늘고 있다. 렘수면 행동장애는 1995년 국내에서 처음 보고 됐다. 환자는 꿈속의 동작을 실제로 행동한다.

환자가 꿈속에서 수영장을 갔는데 물 속에 뛰어든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침대에서 다이빙을 해서 다치는 경우도 많다. 예전엔 환자가 자기 전 자신의 몸을 두꺼운 가죽 혁대나 쇠사슬로 침대에 묶어 잠을 자는 중에 과격한 행동이 생기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최근엔 이 병을 수면다원검사로 진단하고 근육을 이완시키는 약을 써서 예방할 수 있다.

(도움말=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정도언 교수, 삼성서울병원 신경정신과 정기영 교수)



이진한 동아일보 기자·의사

한국 TV 방송을 비디오로 빌려보는 시간. 한국을 그리워하는 소중한 일과다. 그중에서도 ‘개그 콘서트’는 나의 단골 메뉴다. 한국 코미디는 저질이며 유해하다고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만, 나는 아직 한국 코미디만큼 수준 높은 개그를 본 적이 없다. 섹스에 관한 농담이나 특정 집단에 대한 풍자를 거세당하고도 한국 코미디언들은 어떻게 그렇게 재미있는 개그가 쏟아내는지. 뒤통수를 치는 재치와 반전을 즐기다 보면, 하루 종일 실험실에서 찌든 머리가 맑아진다.

인간은 언제부터 ‘유머’를 주고받게 되었을까? 인간의 사회적 행동을 진화론의 관점에서 설명하기 좋아하는 생물학자들도 ‘유머’ 앞에서는 난감할 것이다. 잡아먹을 듯 덤비는 포식자를 웃겨 되돌려 보내지 않고서야, 유머가 생존 전략에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과학계는 요즘 사람이 유머를 즐길 때 뇌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인 반응에 관심이 높다. 전두엽(이마 바로 뒤쪽에 위치한 대뇌 영역)을 손상 당한 환자가 유머를 이해하는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보고 이후, 신경과학자들은 유머를 전담하는 영역이 뇌 앞쪽 어딘가에 존재하리라 믿었다.

그러나 영국의 심리학자 비노드 고울은 인간이 유머를 이해할 때 전두엽 뿐만 아니라 양쪽 측두엽을 포함해 대뇌 영역이 폭넓게 관여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미국의 심리학자 피터 더크는 뇌파 검사를 통해 유머 속에 반전이 있을 때 대뇌의 전위도 큰 변화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상치 못한 결말이 전체 이야기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때, 사람들은 유쾌한 웃음을 터뜨린다. 바로 이 짧은 반전의 순간에, 뇌에서는 복잡한 정보 처리 과정이 일어나며, 창의력처럼 고등한 사고 과정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활발히 활동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유머’야말로 인간의 가장 고등한 ‘지적 활동’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은 그 절망을 헤쳐 나갈 지혜가 있다. 그런 면에서 ‘잘 생긴 남자보다 유머러스한 남자를 더 좋아하는’ 요즘 여성들은 정말 현명해 :-)

동아일보 2000년 7월 6일



부부싸움을 했다. 세상에, 저 인간이 결혼한 걸 후회한단다. 정말…, 상처 받았다. 확 도장을 찍어버릴까. 그래도 내가 참아야지 하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도장을 찍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뇌에 있는 특정 신경세포 때문이다. 이 세포가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손실이 일어나도 계속 같은 선택

예일대 의대 이대열 교수팀은 원숭이에게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왼쪽 점과 오른쪽 점을 보여주고 한쪽을 선택하도록 훈련시켰다. 원숭이가 선택한 점이 컴퓨터가 고른 점과 일치하면 보상으로 모니터에 빨간 원이 나타나고, 일치하지 않으면 빨간 원이 지워진다. 일정한 수의 빨간 원을 모으면 원숭이는 주스를 마실 수 있다.

이 연구팀은 원숭이가 어떤 점을 선택할지 결정하는 동안 대뇌에 전극을 꽂아 신경세포에서 나오는 전기신호를 측정했다.

실험 결과 원숭이의 대뇌 꼭대기에 있는 내측 전두엽(MFC) 영역에서 빨간 점을 얻을 때(이익)와 잃을 때(손실) 각각 다른 전기신호가 나왔다. 어떤 신경세포는 빨간 점을 얻을 때만, 다른 신경세포는 잃을 때만 반응했다. 빨간 점을 얻을 땐 전기신호가 증가하고, 잃을 땐 감소하는 세포도 관찰됐다. 신경세포가 이익과 손실에 모두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이들 신경세포 가운데 연구팀은 흥미롭게도 손실이 일어나도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하는 세포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왼쪽 점을 골랐을 때 빨간 원이 지워졌는데도 이 신경세포가 활동하면 원숭이는 다시 왼쪽 점을 골랐다.

이 연구팀은 사람 뇌에도 이 같은 신경세포가 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교수는 “이 세포가 자신에게 상처를 준 배우자를 다시 선택하게 만들 것”이라며 “뇌에 이런 신경세포가 지나치게 많으면 도박으로 돈을 잃고도 다시 도박에 빠져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27∼29일 연세대에서 열린 국제인지과학콘퍼런스에서 발표됐다.

눈앞의 이익에 혹하는 이유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간혹 ‘결혼을 너무 일찍 했나’ 하는 후회가 밀려든다. ‘좀 더 기다렸다면 이상형의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도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후회 없는 선택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기다리는 시간과 선택 행동 간의 문제를 경제학에서는 ‘시점 간 선택(inter-temporal choice)’이라고 부른다. 이 교수팀은 시점 간 선택 역시 뇌의 특정 부위에 있는 신경세포가 결정한다는 것을 알아내 지난달 초 신경과학 분야의 국제저널 ‘뉴런’에 발표했다.

이 연구팀은 원숭이에게 빨간색 점과 초록색 점을 보여주고 한쪽을 선택하게 했다. 빨간색 점을 고르면 8초 뒤 주스를 세 방울, 초록색 점을 고르면 곧바로 두 방울을 마실 수 있다.

원숭이는 초록색 점을 더 선호했다. 이때 이마 바로 뒤에 있는 대뇌 배외측 전전두엽 피질(DLPFC) 영역에서 주스의 양과 주스가 나오는 데 걸리는 시간에 따라 각각 다른 신경세포가 전기신호를 내보냈다.

원숭이는 이익(주스)의 크기와 그 이익을 얻을 때까지 걸리는 시간을 모두 고려한 다음 이익을 많이 얻는 쪽보다 빨리 얻는 쪽을 선택한 것이다. 사람으로 치면 이상형을 기다리지 않고 지금 곁에 있는 애인을 배우자로 선택한 셈이다.

신경세포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같은 선택을 반복하게 하거나 눈앞의 이익을 선택하게 하는 신경세포가 없다면 어떨까.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배우자를 바꾸는 변덕쟁이가 될지도,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이상형을 기다리다 정작 소중한 사람을 놓칠지도 모른다.

MFC나 DLPFC 같은 뇌 영역은 기껏해야 손톱만 한 크기. 당신의 평생을 좌우할 순간의 선택이 바로 이 작은 공간에서 이뤄지고 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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