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이 있고 다양한 독서를 하라” 창의적인 영재가 되기 위한 6가지 조건 (2) 2009년 01월 22일(목)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또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라는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 독서는 인간에게 끝없는 영감의 원천을 제공했다. 그 속에서 창의성이 나왔다.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비단 과학자뿐만이 아니다. 역사에 족적을 남긴 사람들의 재능은 창의성이었다. 창의성이 위대한 인물을 만들었다.

너무나 인간적인 천문학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창의성에 대해 이런 명언을 남겼다.

“It is the tension between creativity and skepticism that has produced the stunning and unexpected findings of science. 매혹적이고 기발한 과학적 발견을 만들어 내는 것은 창의성과 회의 속에 녹아 있는 우리의 긴장감이다.”

독일 출신의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에릭 프롬(Erich Fromm)도 창의성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Conditions for creativity are to be puzzled; to concentrate; to accept conflict and tension; to be born everyday; to feel a sense of self.

창의성을 이룰 수 있는 조건은 (퍼즐을 풀 때처럼) 머리를 짜내고, 집중하고, 갈등과 긴장을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매일 새로 태어난 것처럼 느끼고, 그리고 자신감을 느낄 줄 알아야 한다.”

창의적인 영재가 되기 위해 재능교육 전문사이트 ‘Stepcase Lifehack’이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보다도 새로운 세계에 대한 지식과 영감을 제공하는 책을 많이 읽으라는 것이다.

셋째, '왕성한 독서가가 되라'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같은 정보기술의 발달로 독서능력이 쇠퇴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게 새로운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는 것은 바로 책이다. 수많은 위대한 과학자들이 책을 통해 영감을 얻었다.

양자역학의 선구자로 나치 하에서도 독일 과학의 고고한 자존심을 지킨 막스 플랑크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을 읽고 감명 받아 그의 사상을 자신의 과학에 접목시켰다.

▲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는 힌두와 불교 경전에서 과학적 영감을 얻었다. 
그는 히틀러 치하에서도 모국을 떠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아들이 ‘히틀러 암살사건’에 연루돼 처형 당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도 두 명이나 잃었다. 그러나 그는 ‘숭고한 과학의 임무’를 주장하면서 독일 과학의 긍지를 끝까지 지켰다.

‘현대판 프로메테우스’ 오펜하이머는 미국의 원자폭탄 개발계획인 맨하탄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으나 일본에 투하된 원폭이 얼마나 잔인한 살인적인 무기인지를 직접 체험하고 나서 후회했다. 사회주의에 휘말려 처참한 생활로 마감했지만 과학자의 양심을 대변한 인물이었다.

그는 물리학의 기본적 이론을 인도의 힌두와 불교경전에서 찾았다. 그는 늘 인도의 리그베다에 심취해 있었다. 과학적 영감을 인도의 경전에서 찾은 것이다. 

창의적인 영재가 되고 싶으면 게걸스러울 정도로 독서에 탐닉해야 한다. 독서는 우리의 정신적 능력을 향상시키며 새로운 세계로 안내한다.

독서를 하면 할수록 더 알고 싶어진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이 더 생긴다. 그리고 새로운 기술을 배우게 된다. 독서는 만족감을 안겨다 주며 지식에 대한 끝없는 목마름을 제공한다.

넷째, '새로운 경험을 찾아 나서라'

우리의 마음과 정신은 정원과 같다. 적당하게 손질을 하지 않으면 잡초만 무성해질 것이다. 정신에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spark)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이다.

만약 창의성을 넓혀 나가고 싶으면 새로운 것을 배워라. 어떤 것을 선택해도 상관이 없다. 외국어를 한 번 배워보라. 수상스키도 한 번 배워보라. 새로운 악기도 한 번 배워보라. 사진도 한 번 시도해 보고 스포츠도 새로 시작해 보라. 그러면 창의적인 사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창의성은 진부한 곳에서 나오지 않는다. 고정관념의 틀 속에서는 결코 창의성이 자랄 수 없다. 새로운 경험이야말로 기존의 도식적인 패턴(regular patterns)에서부터 우리를 해방시킬 수 있다.

창의성은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노력 속에서 얻을 수 있다. 변화를 추구하려고 노력하라. 변화와 새로운 도전을 기피한다면 창의성은 나오지 않는다. 새로운 세계를 추구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1.22 ⓒ ScienceTimes

‘상상력’으로 억만장자가 된 사나이 창의 경영의 선구자,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1) 2009년 01월 15일(목)

▲ 리처드 브랜슨 회장은 언론의 노출을 즐기는 기업가다.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에게 1천만 파운드를 주겠다.”

독특한 퍼포먼스와 행동으로 널리 알려진 ‘괴짜 CEO’ 리처드 브랜슨(Richard branson) 버진그룹 회장이 한 말이다. 2007년 2월 온난화 문제를 다룬 유엔의 보고서가 관심을 끌자 현상금을 제시한 것. 1천만 파운드는 약 183억원에 달하는 엄청난 돈이다. 이 제안은 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졌고, 브랜슨은 순식간에 영웅이 됐다.

목숨을 건 기구여행을 즐기는 이 경영인은 그 대담성과 창의력으로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만큼이나 유명한 이름이다. 타임지는 한 기사에서 “리처드 브랜슨은 이미지의 마법사이며, 버진은 롤스로이스 이래 영국의 최고 브랜드”라고 평가할 정도다.

세상을 놀라게 한 괴짜 사업가, 교묘한 상술의 달인,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도전정신의 소유자. 고등학교를 중퇴한 리처드 브랜슨 버진 그룹 회장은 작은 레코드 가게를 시작으로, 지금은 버진 레코드를 포함 항공, 모바일, 호텔, 레저 등 2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린 거대그룹 총수 반열에 올라섰다. 현재 그는 영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부자로 3조원이 넘는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만장자 아니면 감옥, 둘 다 이룬 사람

그에 대한 얘기를 하자면 열기구 세계 일주, 여장 차림, 나체 쇼 등 엽기적이면서도 효과적인 퍼포먼스들이 먼저 꼽히겠지만, 사실 그의 성공스토리에는 의지와 역경이 빠질 수 없다. 선천성 난독증으로 재무제표도 제대로 읽지 못하고, 막대한 유산도 받지 못했다.

물론 성공한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범상치 않은 어머니의 교육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비행기 조종사는 남자만 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남장을 하고 목소리를 굵게 바꾸면서까지 원하는 것을 성취했을 정도로 도전정신이 뛰어난 사람이었다.

리처드 브랜슨이 네 살 때의 일이다. 그의 어머니는 집에서 5Km 정도 떨어진 곳에 차를 세운 후 “혼자 집에 찾아오라”고 할 정도로 자식을 강하게 키우는 여성이기도 했다. 브랜슨은 12살 때 80km나 떨어진 곳에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찾아온 적도 있다. 훗날 창의성과 만나 큰 빛을 발하게 될 그의 도전정신은 그렇게 성장했다.

그렇다면 그의 학창시절은 어땠을까? 아인슈타인이나 기타 유명한 많은 천재들이 그랬듯이 브랜슨의 학창시절 역시 아주 엉망이었다. 선천성인 난독증으로 글자를 읽거나 쓰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어 성적은 늘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브랜슨은 불굴의 의지로 스포츠에 도전했지만 그마저 무릎 부상으로 접어야 했다.

결국 16살 때 스토(Stowe)라는 학교를 그만두고 사업에 뛰어든 그를 두고 교장 선생님은 “백만장자가 되거나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웃기게도, 브랜슨은 탈루 혐의로 한 달여간 감옥에 가기도 했으니 그 선생님의 예언은 아주 정확하게 맞아떨어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이미 크리스마스 트리 재배 사업, 앵무새 기르기 등의 기상천외한 사업 아이템에 도전했던 브랜슨이 학교를 그만두고 뛰어든 첫 번째 사업은 ‘스튜던트(Student)’라는 학생잡지였다. 난독증으로 고생했던 그가 잡지에 뛰어든 것은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러나 브랜슨은 편집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본인은 광고와 판매를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본격적인 첫 사업인 잡지 ‘스튜던트’는 그에게 많은 수익을 주지는 못했지만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주었다.

독특한 발상이 성공의 시작

잡지 판매과정에서 만난 많은 학생들이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음반을 사고, 또 열심히 음악을 듣는 것을 유심히 살펴본 브랜슨. 그는 음반을 우편으로 주문 받아 싼 값에 판매하면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이 발상이 ‘버진’그룹의 시발점이 됐다.

▲ 태평양 횡단을 하게 될 열풍선 기구에서 얼굴을 내보이는 리처드 브랜슨 회장. 그는 열기구 마니아로도 유명하다.  ⓒ연합뉴스
1971년 리처드 브랜슨과 함께 향후 수많은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할 ‘버진’그룹이 탄생했다. 버진(virgin)은 말 그대로 처음 사업을 해본다는 의미이다. 음반 우편 판매로 시작한 버진 레코드는 향후 버진 그룹으로 성장하게 된다.

사업 초기 순항을 계속하던 버진 레코드에도 암초가 있었다. 우체국이 파업을 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자 우편 판매 모델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느낀 브랜슨은 타 음반 업체와의 차별성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의 성공 시대를 열어줄 창의적 발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다.

기존의 음반매장이 단순히 음반만을 판매할 뿐인 것에 비해 버진 레코드는 매장에서 음악을 듣게 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머물 수 있도록 했다. 음반 매장의 개념을 뒤흔든 이 전략은 크게 성공했고, 브랜슨은 스튜디오를 제작해 가수들의 음반을 만들기 시작한다. 기존 대형 음반사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던 무명가수를 발굴해 좋은 성과를 올린 버진 레코드는 후에 롤링 스톤스 같은 유명 가수들과 계약하게 된다.

단 10%의 가능성을 창의성으로 극복

여기까지만 보면 조금 특별한 천재의 다소 이채로운 성공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괴짜 CEO 브랜슨 회장과 버진 그룹의 창의력 넘치는 행보는 계속 이어진다. 브랜슨은 음반으로 벌어들인 돈을 바탕으로 나이트클럽, 영화 배급, 호텔, 식품, 철도, 웨딩, 통신 심지어 콘돔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다.

그 중 항공업 진출은 그의 의지와 창의성을 대표하는 유명한 도전으로 손꼽히고 있다. 브랜슨은 1976년 약혼자와 함께 버진아일랜드로 휴가를 떠났는데, 그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항공편을 구하지 못해 고생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휴가지에서도 그는 타고난 사업정신을 발휘, 전세기를 빌려 편도 39달러에 티켓을 팔았다.

물론 티켓은 순식간에 동이 났고, 브랜슨은 여기서 또 하나의 영감을 얻는다. 차별화된 서비스와 아이디어만 있다면 항공사업에서도 성공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을 가지게 된 것. 이후 브랜슨은 전 세계를 여행하며 기존 항공사들의 문제점을 찾아내기 시작했다.

사실 그의 도전을 긍정적으로 보던 사람들도 항공업 진출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영국에는 세계적인 항공사인 브리티시 항공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단 10%만이 버진애틀랜틱항공을 이용하겠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훗날 브랜슨은 이에 대해 “단 10%만 이용해도 상업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각 항공사의 맛없는 기내식과 형편없는 서비스를 경험하고 여기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기존의 항공사와는 완전히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일등석을 없애고 비즈니스 클래스 요금의 어퍼 클래스를 만들었다.

놀랍게도, 버진 항공사는 목욕· 이용· 안마 서비스 등 어퍼 서비스 승객에게 타 항공사 1등석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했고 승무원들도 친절한 미소로 승객을 맞았다. 1984년 고작 비행기 1대로 시작한 버진애틀랜틱 항공은 그렇게 영국 2위의 항공사로 성장했다.

우주 여행 상용화에 도전하다

끊임없이 기사거리를 제공해주는 브랜슨은 실제로 언론노출이 가장 많은 경영인 중 한 명이다. 그의 도전정신과 창의력은 작년에도 화려하게 전 세계 매스컴을 장식했는데,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우주 여행 상용화가 그것이다. 

작년 7월 28일 세계 최초의 상용 우주선인 ‘스페이스십2’를 실어나를 모선 ‘화이트나이트2’가 일반에 공개됐다. 이 역시 브랜슨 회장의 작품으로 버진 갤럭틱사가 2010년으로 예정하고 있는 최초 상용 우주선 운항 프로그램의 성공을 다짐하는 일종의 시발점으로 볼 수 있다.

현재 예약이 진행 중인데, 브랜슨 회장의 가족을 포함해 여배우 시고니 위버, 패리스 힐튼,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영화감독 브라이언 싱어 등 유명 인사 다수가 이미 '우주 여행자' 명단에 올라 있다.

버진 갤럭틱사의 사업 목표는 민간인 탑승객을 태우고 고도 100km 이상으로 날아올라 무중력을 체험하고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의 풍경을 감상하는 것이라고 한다. 버진 갤럭틱사는 또한 최초의 탑승객 100명의 비용은 1인당 20만불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1인당 2만불까지 낮출 계획이다. 만약 실현된다면 브랜슨 회장은 '우주 여행'을 대중화시킨 장본인으로  더욱 명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도전 정신과 창의성. 21세기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단어이지만, 그 실천과 실행은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선천적인 장애를 딛고, 200여 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그룹의 총수가 된 리처드 브랜슨은 도전 정신과 창의성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경영인이다. 

비록 교묘한 상술의 천재라는 비난을 듣고 있기도 하지만, 그의 도전정신과 창의 경영이 오늘날 버진그룹의 자양분이 됐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김청한 기자 | chkim@kofac.or.kr

저작권자 2009.01.15 ⓒ ScienceTimes

“필기 꼭 하고, 의문을 많이 가져라” 창의적인 영재가 되기 위한 6가지 조건 (1) 2009년 01월 21일(수)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 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또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라는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 아인슈타인은 가장 창의적인 과학자로 손꼽힌다. 그는 또 그만큼 창의성과 상상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뉴턴의 고전 물리학 이론을 뒤엎고 20세기 새로운 물리학 양자역학의 기초가 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물리학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비중이지만 가장 창의적인 산물로 꼽힌다.

그 또한 과학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상상력과 창의성이라는 것을 줄곧 강조한다. 사실 그는 상상력과 창의성을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상상이란 우리가 접하지 못한 것이며 창의성 또한 우리가 맛보지 못한 새로운 아이디어다.

아인슈타인은 또한 노벨상이나 새로운 획기적인 발견은 지식의 축적이나 그에 따른 노력의 산물이기보다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사석에서 노벨상 수상 가능성은 이미 대학 입학 전에 나타난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다시 말해서 어릴 때 공부를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상상력이 풍부하고 ‘엉뚱한’ 학생이 커서 노벨상을 탈 가능성이 많다는 이야기다. 획일적인 교육에서 축적한 지식만을 바탕으로 해서는 노벨상이 불가능하다는 주장을 자주 했다.

소립자 이론과 중성미자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고등과학원 초대 및 2대 원장 김정욱 명예교수도 베끼기와 주입식으로 얼룩진 우리의 교육제도를 아쉬워하며 “그동안 우리나라가 과학기술은 많이 발전했지만 노벨상과는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본지와의 회견에서 들려준 적이 있다.

과학기술이 발전하고는 있지만 정작 과학의 기초가 되는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별 발전이 없다는 쓴 소리다. 또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나 투자가 적다는 일침이기도 하다.

어쨌든 창의성은 응용과학이 아니라 기초과학에서 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또 기초과학은 창의성을 요구하는 21세기에 새롭게 평가 받는 과학이기도 하다.

“기초과학이 바로 창의력의 생산지”

아인슈타인은 과학에서 중요한 상상력과 창의성을 어린아이에 곧잘 비유한다. 왜 어린이에게는 상상력이 그렇게 많은데 어른이 될수록 사라져 가느냐는 것이다. 그에 따라 창의성 또한 점차 우리 곁에서 멀어져 간다고 아쉬워한다.

▲ 김정욱 명예 교수는 우리나라의 베끼기와 주입식 교육으로는 훌륭한 창의성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널리 알려진 그의 명언이다. “When we measure the creativity of young children, virtually all of them will record as being ‘highly creative’. However, only a small percentage of adults register as being ‘highly creative’”

해석해 보면 “우리가 어린아이들의 창의력을 측정해 보면 실제로 그들 모두가 ‘대단히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대단히 창의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어른은 불과 몇 %에 불과할 뿐이다.”

미국의 한 재능개발 기관은 자사가 운영하고 있는 사이트 ‘Stepcase Lifehack’을 통해 “어떻게 하면 창의적인 영재가 될 수 있는가? How to Become a Creative Genius?”에 대해 6가지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영재가 그렇듯이 그야말로 톡톡 튀는 새로운 창의력이 선천적인지, 아니면 후천적으로도 습득이 가능한지는 정확하게 알려진 바가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교육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또한 당사자의 습관과 그에 따른 행동이 중요하다는 데 이견이 없다.

첫째, '항상 노트와 연필을 갖고 다녀라'

아이디어란 외가(外家) 쪽의 친척들(in-laws)과 마찬가지다. 다시 말해서 아이디어들이 예고도 없이 언제 불쑥 당신을 방문할지 모른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당장 적어 넣을 필기도구를 항상 지참해야 한다.

‘나중에 적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다가는 언제 당신 곁을 떠날지 모른다. 언제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기만 하면 잡아넣을(capture) 준비를 단단히 하고 있어야 한다.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듯이 항상 준비된 자가 아이디어 덕을 보게 돼 있다.

천재 화가이자 창의적인 아이디어 개발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항상 노트와 연필을 들고 다녔다. 그의 유품 가운데는 너저분한 노트들이 너무나 많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노트를 들고 다니면서 생각날 때마다 적어 넣고 그렸다.

특히 그가 고안한 각종 기술이나 기계들은 노트에 기입해 두었던 것들이다. 아무리 IQ가 좋고 기억력이 좋다 해도 아이디어란 예고 없이 불쑥 찾아 왔다가 간다는 인사 한마디 없이 떠나버린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경매시장에서 엄청난 가격에 팔리는 그의 지저분한 노트들을 보면 그의 필기 습관이 얼마나 철두철미했는지를 알 수 있다. 항상 필기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필기 습관이 그의 창의력을 일구는 중요한 동기가 됐으며, 그로 인해서 화가, 발명가, 그리고 사상가로서의 명성을 날리게 된 것이다.

익히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의 노트에는 이미 400년이나 앞서 비행기를 고안해 낸 흔적이 역력히 배어 있다. 이뿐만 아니다. 낙하산을 이미 구체적으로 계획했고 헬리콥터, 자전거, 그리고 각종 자동화 기기들을 설계했다. 

아무 것도 적히지 않은 노트의 하얀 페이지는 당신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기다라고 있다. 필기 습관을 가져라. 특별하게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도 괜찮다. 단순히 써 넣는다는 것만으로 오랫동안 지속할 수 있는 창의성이 당신의 마음 속에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둘째, '항상 의문(질문)하는 습관을 가져라'

의문은 모든 지식과 창의성의 뿌리(root)다. 다시 말해서 새롭고 신선한 지식과 창의성은 바로 왜(why)라는 의문에서 나온다는 것을 알아라.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계에 대해 계속해서 의문을 해나가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우리의 창의성에 활활 불이 붙을 날이 올 것이다.

▲ 다빈치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언제나 쓰고 그려 넣었다. 그는 노트에 여자 자궁 속에 있는 태아에 대한 상상을 그림과 글로 나타냈다. 
위대한 마음과 정신은 바로 위대한 의문들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다빈치는 이런 의문을 자주 가졌다. “Why does the thunder last a longer time than that which causes it? Why is the sky blue? 천둥은 천둥을 일으키는 것(번개)보다 왜 더 오랫동안 지속되는가? 하늘은 왜 푸른가?” 따위들이다.

서양철학의 원조로 불리는 철학자 소크라테스도 의문에 대해서라면 결코 떨어지지 않는다. 그는 항상 진리를 추구하기 위해 이런 의문을 가졌다. ♦ What is the wisdom? (지혜란 무엇인가?) ♦What is piety? (경건함이란 무엇인가?) 또 ♦ What is beauty?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와 같은 의문을 계속하면서 이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어렸을  때 아인슈타인은 스스로 이런 질문을 자주 던졌다. “What would it be like beside a light beam at the speed of light? 빛과 같은 속도로 빛 줄기(광선)를 따라 달리면 어떻게 될까?”

어쨌든 수없이 많은 발견과 발명품들이 바로 의문에서 시작됐다. 다시 말해서 “What if…이렇게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들이 바로 새로운 아이디어, 즉 창의성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기초가 됐다는 것이다. 의문을 많이 가져야 한다. 그래야 창의적인 영재가 될 수 있다. (계속)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1.21 ⓒ ScienceTimes

뇌는 늙지 않는다.
-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맞는 비결

 

뇌의 가소성을 입증하는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노년의 뇌에 대한 이해도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생각대로라면 뇌는 나이가 들면서 퇴화될 뿐이다. 건강한 90세의 뇌와 20세의 뇌를 구별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그러나 뇌의 가소성은 노년의 뇌 역시 끊임없이 적응하고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인들의 뇌에서 뉴런의 상실과 기능의 퇴화라는 변화가 관찰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고혈압, 동맥경화 같은 질병이 없는 건강한 노인의 뇌는 혈류량과 산소 소비량 등에서 젊은 사람과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어휘력, 일반 상식, 이해력과 같은 ‘결정적 지능’은 노인이 젊은이보다 더 뛰어나다. 단지 기억과 정보를 빨리 처리하는 ‘유동적 지능’만이 떨어질 뿐이다.


노년에 이르면 뇌세포가 상당량 소멸되지만, 뇌 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뇌세포는 여전히 충분하다. 이처럼 비록 몸의 기능은 떨어져도 노인이 젊은이보다 지혜로울 수 있는 이유는 뇌의 가소성이 끊임없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뇌는 늙지 않는다. 성숙할 뿐이다. 뇌의 가소성이 이를 가능하게 한다. 나이가 들어도 호기심과 탐구심을 잃지 않고 뇌에 지적 자극을 주면 뇌는 그에 반응하면서 변화한다. 100세 시대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맞는 비결 역시 뇌에 있다.

출처: 브레인 vol.12

“우선 창의성 방해요소를 제거해야” ‘Creative Think’ 설립자가 제안하는 창의성을 위한 도약 ① 2009년 03월 05일(목)

창의성이 왜 필요한가? 아마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과거와 달리 이제 모방과 베끼기만으로는 결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창의성이야말로 중요한 국제경쟁력이라는 것에 대부분 동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창의성은 비단 우수한 과학인재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창의성은 또한 영재나 수재에게만 타고난 능력도 아니다. 창의적인 능력은 내면 깊숙이 감춰진 인간의 본성이다. 과학문화와 창의성 제고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신년기획으로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라는 시리즈 기사를 마련했다. [편집자 註]

▲ 창의적인 사고는 세상을 좀 더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가운데서 나타난다.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창의력(creativity)은 누구나 갖고 있는 능력으로서 사회가 강요하는 정해진 규칙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독특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자기계발은 물론 인류 발전에 반드시 필요할 뿐 아니라 경제적인 이익으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

창의적인 사고의 기본 원리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현재 당면한 도전 과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다. 현실과 규칙 준수에 집착하고 실수를 두려워하며 다른 세상을 바라보려 하지 않는다면 창의적 사고에 따른 올바른 판단을 기대할 수 없다.

과학과 기술에서만이 아니다. 비즈니스에서도 경제적 이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창의적이며 혁신적인 아이디어의 개발은 매우 중요하다.

창의적 사고란 서로 관련이 없는 여러 아이디어를 조합하여 전혀 새롭고 유용한 무엇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는 기존의 지식 및 경험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우면서도 실제적인 가치를 창출해 내는 일종의 응용작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우선 창의적 사고를 방해하는 최대 장애물을 없애는 노력이 중요하다. 이러한 장애물은 우리의 대해 인간 스스로 설정해 놓은 한계다. 그 한계를 뛰어 넘는 전혀 새로운 방향에서 나오는 자유로운 사고의 전환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처음으로 창의성개발 자문회사를 열다

1977년 캘리포니아에 ‘Creative Think’라는 창의성개발 자문회사를 설립한 로저 폰 오흐(Roger von Oech)는 창의력개발을 위한 세미나와 강연을 통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저술작업도 활발하다.

그는 왜 창의성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전도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창의성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우선 창의적인 능력을 가로막는 요인이 무엇인지를 우선 파약하는 일이 중요하다. 그 요인을 제거한다면 인간 내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창의력은 자동적으로 고개를 내밀 것이기 때문이다.

과거에 이룩해 놓은 것보다 더 나은 것을 성취하기 위해 새로운 접근 방법을 시도하려는 노력이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한 일이었다. 그러나 세계는 그 언제보다도 끊임 없이 변화하고 있다. 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더 나아가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창의적인 사고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왜 창의성이 필요한가? 다시 말해서 인간이 기존의 규칙을 깨고 창의적인 사고를 수행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과거의 방법으로 오늘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창의적 사고는 즐거운 작업이며 정신적인 자극 요소가 될 뿐 아니라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 창의성개발 자문회사를 운영하는 로저 폰 오흐는 각종 창의성 관련 세미나와 강연, 그리고 저술활동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창의적 사고는 과거에 시도하지 않았던 방법을 사용하여 기존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전혀 새로우면서도 실제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다. 창의적인 사고에 있어 필요한 것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기존 사실을 사용하지만 사회의 규약에 위배되는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창의적 사고를 매우 어려운 작업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일상 생활의 경우 창의력보다는 효율성을 요구하는 사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창의적인 사고를 위해서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 있다. 현재 교육 시스템의 평가 기준은 창의적인 사고보다는 정해진 절차의 수행 능력에 보다 많은 가산점을 준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보다는 다른 사람들이 이루어 놓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배우도록 장려된다. 창의성이라는 싹이 틀 토양이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기존의 정해진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지식과 기존의 절차와 질서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에 반하는 창의력은 사장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위험한 근육’을 잘 관리하고 사용해야

이와 같이 창의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제한 요소를 극복한 사람만이 자신의 능력에 대한 한계를 스스로 설정함으로써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는 어리석음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된다. 독창적이면서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해주는 고정관념의 탈피는 창의적인 사고를 열망하는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가능할 수도 있고 외부 환경에 의해 강제적으로 이행될 수도 있다.

인류 역사에 있어 가장 훌륭한 아이디어는 자신의 사고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킨 사람에게서 나온 것이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들은 문제가 발생하기도 전에 그 문제를 찾아내거나 예상치 못한 기회를 발견하거나 또는 흥미로운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해 냈다. 창의적인 사고 수행을 위한 지속적이고도 의식적인 자기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로저 폰 오흐는 이런 말을 늘 즐겨 쓴다. “Everyone has a ‘risk muscle’. You keep it in shape by trying new things. If you don’t, it atrophies. Make a point of using it at least once a day”

“사람들은 누구나 ‘위험한 근육’을 갖고 있다. 새로운 일들을 시도하면서 그 위험한 근육을 잘 관리해야 한다. 만약 잘 관리해서 사용하지 않는다면 기능이 퇴화해 말라 죽어버릴 것이다. 적어도 하루에 한 번은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내용이다.

그는 또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충고한다. “If you make an error, use it as a stepping stone to a new idea you might not have otherwise discovered. 만약 실수했을 때는 실수를 하지 않았다면 발견하지 못했을지도 모를 새로운 아이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발판으로 사용하라”

자유로운 분위기,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 창의성 개발을 다룬 로저 폰 오흐의 작품들 상당수가 베스트셀러가 됐다. 
우리가 갖고 있는 창의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창의력 개발을 유도하는 조건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일이다. 더불어 창의력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억제하고 제거하는 일이다.

특히 교육현장에서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하고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하는 개방적 분위기가 창의성 신장을 위한 기본조건이다.

결국 창의적인 사고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현재 당면한 도전 과제에 대한 혁신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서 나타난다. 고정관념과 기존의 질서에 집착하고 실수를 두려워하면 창의적인 사고는 나타나지 않는다. 다른 세상을 바라보려고 할 때 창의적 사고에 따른 올바른 판단이 생성될 수 있다.

우선 창의력 방해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로저 폰 오흐는 그의 저서 ‘A Whack on The Side Of The Head, 창의성을 가로막는 방해물을 없애려면’에서 창의적인 사고를 가로막는 현실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열거하고, 다시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계속)

로저 폰 오흐는 누구인가?
창의력 컨설팅 회사 Creative Think의 사장이다. 그의 창의력 개발을 위한 세미나와 강연은 전 세계를 무대로 열리고 있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다. AT&T, Apple, CBS, Coca-Cola, Hewlett-Packard 등의 기업과 교류하고 있으며, 그의 저서「A Kick in the Seat of the Pants」와 「Creative Whack Pack」또한 베스트 셀러로 꼽히고 있다. 오하이오 주립대학을 졸업했으며 스탠포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3.05 ⓒ ScienceTimes

미래예측은 어떻게 하나 델파이 기법과 시나리오기법 2009년 03월 02일(월)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고 한다. 미래는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라 객관적인 데이터와 과학적인 추론, 합리적 해석을 통해 어느 정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정확한 예측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서겠지만 객관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예측하면서 준비하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사이에는 결과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기업이나 사회, 국가적인 차원에서 미래예측은 중요하다. 미래예측의 과학적인 방법론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바로 미래학이다. 미래학은 이제 우리사회에서도 중요한 화두가 되어야 한다. [편집자 註]

미래예측과 미래학 미래학은 시간을 다루는 분야이다. 지나온 시간은 정확한 데이터를 통해 검증 가능하지만 다가올 시간은 누구도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다고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기고 수동적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는 없는 법이다.

미래는 전혀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추론, 합리적 해석을 통해 어느 정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가령 가능한 복수의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여기에 맞게 몇 가지의 대책을 갖고 있다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나아가 변화를 이용하거나 어느 정도 바꿀 수도 있을 것이다.

▲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는 실증적인 지식이 가장 과학적이고 발전된 지식이라 갈파했다. 
미래예측이나 미래학이 학문적인 방법론으로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다. 사회학의 창시자 오귀스트 콩트는 실증적인 지식이 가장 과학적이고 발전된 지식이라 갈파했는데, 여기서 이야기하는 실증(實證)이란 말은 실제로 증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연과학에서는 실험을 통해 진리나 법칙을 입증하고, 사회과학도 직·간접적인 체험, 현장조사, 서베이, 가상실험 등의 기법을 동원해 나름대로의 과학성을 추구한다. 하지만 미래예측이나 미래학은 미래사회를 연구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누구도 절대 실증할 수는 없다. 이것이 미래학이 다른 학문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며, 이 때문에 미래학이라는 학문은 존재할 수 없다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사회과학도 엄밀한 의미에서는 실험이 가능하지 않고 진리나 법칙이 존재할 수도 없다는 점에 비추어 본다면, 비록 미래사회가 실증 가능하지는 않지만 방법론적 정합성과 객관적 자료 분석이 뒷받침된다면 미래학 또한 충분히 과학성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반세기 이상의 연구를 통해 미래연구도 진화해 왔고 기법 또한 체계를 갖추어 왔다. 미래예측은 주먹구구식의 예견이 아니라 ‘투입-미래예측기법-산출’의 과정을 통해 나름대로 과학성을 추구하고 있다.

미래에 대한 연구는 계속 발전해 왔으나 미래예측 분야의 방법론에 대한 연구들은 이론적이기보다는 다양한 이슈를 강조하기 위한 적절한 프레임워크를 만들려는 실질적인 시도들이었다. 다양한 예측기법들을 통해 정량적 혹은 비정량적 요소들을 포함하는 요소들을 포함하는 예측결과를 도출할 수 있고 예측결과를 통해 미래의 변화상을 미리 대비할 수 있다(김성태, 또 다른 미래를 향하여-미래예측과 미래전략, in 서울대학교 자연대학, 『자연과학』 제 25호, 2008년 겨울호).

미래예측 방법론 증 가장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기법은 델파이 기법과 시나리오 기법이며, 패널기법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설문 반복으로 전문가 의견 수렴하는 델파이 기법

우선 델파이 기법(Delphi technique)은 전문가의 경험적 지식을 통해 문제해결이나 미래예측을 하는 방법으로 ‘전문가합의법’이라고도 한다.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처음 개발된 기법인데, 설문을 반복하여 특정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보통 3번 정도의 설문조사를 하면 응답 간의 편차가 줄어들고 의견이 서로 비슷해지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과정을 통해 전문가의견을 수렴할 수 있다. 델파이 기법은 전문가들이 회의장소에서 대면하는 과정을 없애고 전문가들의 익명성을 보장함으로써 보다 자유롭고 객관적으로 의견 수렴이 이루어지도록 해준다.

▲ 델파이 기법은 설문을 반복하여 특정한 주제에 대해 전문가 집단의 합의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델파이 기법으로 질문을 3회 되풀이하면 참가자 사이에 어떤 항목이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는지가 분명해진다. 단 델파이법으로 얻어낸 의견의 일치는 현실 상황과는 관계가 없음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전원의 의견이 완전히 일치하더라도 그 예측이 빗나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어도 그 시점에서 참가자의 생각은 전부 모아진 것이다. 이것이 바로 델파이법의 장점이다 (하마다 가즈유키 지음, 김창남 옮김,『미래비즈니스를 읽는다』 , 비즈니스 북스, 2005년, 152쪽)

유엔미래포럼의 밀레니엄 프로젝트, 북유럽의 수소 미래예측(Nordic H2 Energt Foresight) 등이 델파이 기법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시나리오 기법 역시 랜드연구소에서 처음 고안되었지만 이후 많은 미래학자나 미래예측전문가들에 의해 정교해졌다. 허만 칸 등이 시나리오 기법의 선구자지만 피에르 왁, 피터 슈워츠 등은 이를 더욱 더 발전시키면서 실제 기업경영에 적용해 큰 성과를 거두었다.

이 기법은 ‘미래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날 것인가?’, ‘이러이러한 일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해 시나리오를 작성해 미래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시나리오는 예측이 아니라 미래가 어떨지에 대한 견해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에 의하면 시나리오는 예측(forecast)가 아니라 하나의 가능한 미래, 즉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가에 대한 견해를 말한다. 피에르 왁은 시나리오가 1)현실에 대한 명확한 분석을 통해 불확실성을 구조화하고, 2)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의사결정자의 가정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한다(류석상, 박정은, 「유비쿼터스 사회를 읽는 시나리오 기법 현황과 과제」, 한국전산원 u-전략팀).

시나리오는 대략 두 가지로 구별된다. 하나는 ‘탐색적 시나리오’로, 목표를 정하지 않고 현재의 변화 흐름과 환경의 추세 분석을 통해 인과관계를 중심으로 작성하는 시나리오다. 또 하나는 ‘규범적 시나리오’로, 목표점을 정하고 거기에 도달하는 방법의 과정을 그린 시나리오다. 보통은 탐색적 시나리오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규범적 시나리오를 대입하는 방식으로 시나리오를 작성한다 (김경훈, 『트렌드 워칭-미래를 읽는 9가지 기술』, 한국트렌드연구소, 2005년).

시나리오 기법의 최대 장점은 가능한 복수의 미래를 가정해 대비함으로써 미래의 리스크를 줄여나갈 수 있다는 것인데, 3-4개의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시나리오 기법의 약점은 가장 가능성이 높거나 중요한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미래에 있어서 중요할 수도 있는 시나리오들이 무시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미래학자 에릭 갈랜드는 충격/확률 매트릭스를 통해 네 개의 잠재 시나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한다. 시나리오가 두 개이면 이분법적 태도를 초래하고, 세 개는 그릇되게 중간을 택하게 하는 경향이 있으며 다섯 개 이상은 혼란만 일으키지만 네 개면 중간이라는 선택안이 없어 폭넓은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릭 갈랜드 지음, 손민중 옮김, 『미래를 읽는 기술』, 한국경제신문사, 2008년 참조).

한편 패널기법은 12-20명으로 구성된 독립된 전문가 패널이 3-18개월 동안 주어진 토픽의 미래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을 통해 결과를 토출해내는 방식이다. 그 밖에도 스캐닝, 트렌드 분석, 브레인스토밍, 비전 수립, 역사적 유추법 등 다양한 기법들이 있다.

최연구 국제관계학 박사 | choi@kbsf.co.kr

저작권자 2009.03.02 ⓒ ScienceTimes

우리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키워주고 있는가 사회 전체가 독특한 시도를 용인하는 분위기 갖추어야 2009년 03월 02일(월)

과학창의 칼럼 과거에 볼 수 없는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거나, 남과 다르게 생각해서 특이한 일을 이루는 것을 창의적인 능력이라고 한다. 하지만 창의성은 단순히 새롭고 다른 생각이 아니라 그 생각을 표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우리의 교육은 과연 이러한 창의성을 키워주고 있는 교육인가?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과연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할 잘못된 교육 풍토와 체제는 무엇인지 되짚어본다.

최근 들어와서 ‘창의(創意)’라는 말이 과학과 교육을 토론하는 마당에 많이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교육의 목표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든가,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한 단계 도약하려면 세계적 수준의 창의적 과학자들이 많이 배출되어야 한다든가 하는 말이 자주 들린다.

▲ 오세정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물론 ‘창의’를 강조하는 추세는 사회의 발전 단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규격화된 상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이 중요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표준화된 지식과 기술을 보유한 인력 양성이 중요해졌다.

그러기에 교과 과정도 표준화되어 있어 모든 학생들이 비슷한 내용으로 배웠고, 학생 능력의 평가 기준 또한 얼마나 많은 표준화된 지식을 기억하고 있느냐에 맞춰져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오면서 펼쳐진 지식기반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는 과거 산업사회가 필요로 하던 인재와는 다른 모습일 것이다. 즉 지식기반사회를 이끌어갈 인재는 정형화된 지식을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라 남이 못 보는 면을 보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사람인 것이다.

이제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바로 나올 수 있는 지식을 많이 기억하고 있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러한 지식들을 남과 다르게 해석하고 조합하는 사고 능력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아마도 이와 같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포괄적으로 ‘창의적 인재’, ‘창의적 과학자’라고 부르는 것 같다.

그래서 창의적 인재나 창의적 과학자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정확히 짚어보고, 이러한 인재를 키우려면 어떠한 과정이나 여건 마련이 필요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창의(創意)’란 단어를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지금까지 없었던 일을 새로 생각해내는 것”이라고 나온다. 즉 과거에 볼 수 없었던 것을 새롭게 만들어내거나, 남과 다르게 생각해서 특이한 일을 이루는 것을 창의적인 능력이라고 하는 것이다.

대학입시 위주 교육이 창의성 말살

여기서 중요한 핵심은 ‘새롭고’ ‘다르다’는 말일 것이다. 옛날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것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다르게 생각하고 사물의 새로운 의미를 찾는 자세를 지녀야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남과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해서 바로 창의적 인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 생각을 표현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어야 진정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창의적 인재로 발전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려면 인재 본인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가 독특한 생각, 과거와 다른 시도를 용인하고 인정해 주는 태도를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오랫동안의 통념과 다른 아이디어가 쉽게 표출되고 새로운 시도가 만발하여 사회 전체에 창의성이 꽃 피우게 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 사회는 아직도 너무나 경직되어 있고 전통에 얽매어 있어서 타인의 독특한 생각이나 실패한 시도를 용인하는 문화가 덜 발달된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오로지 ‘정답 맞히기’가 유일한 목적인 고등학교에서의 대학입시 위주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성을 말살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수학과 과학 교육을 보면 이러한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취학 전이거나 초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흥미는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선천적인 흥미는 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북돋아지고 계발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파괴되고 말살되는 듯이 보인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들의 과학적인 상상력과 호기심을 소중하게 키워주기보다 그 싹을 자르고 대신 그 자리에 죽어 있는 책 속의 지식을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물론 정답만을 찾는 맹목적인 교육의 탓이다. 무릇 창조적인 탐구란 본인이 가진 의문을 스스로 해소해가는 과정이 중요하고 혹시 그 과정에서 실수하고 틀리더라도 그 과정 자체가 소중한 것인데, 오로지 정답을 이해하고 결과를 외우는 것이 교육의 목적처럼 되어 있으니 창조적인 탐구 능력 개발은 뒷전으로 밀리고 마는 것이다.

과학적 창조성은 네트워크 사고가 핵심

한국의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성, 천재성을 계발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면은 이것 말고도 또 있다. 첫째로 너무 일찍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여 각 분야의 좁은 교과과정을 학생들에게 강요하는 일이다.

과학적 창조성은 서로 완전히 다른 영역에서 빌려온 요소들을 조합하는 네트워크 사고가 핵심이다. 따라서 이공계를 전공하는 학생들도 인문 사회적인 지혜에 노출되고, 물리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도 생명과학에 대한 기본 지식을 갖추어야 후에 다양하고 유연한 사고를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교과과정과 대학입시 과목을 선택하면서 폭넓게 배울 기회를 놓치고 있다.

둘째로 객관식, 단답형 위주의 수능 시험으로 인하여 학생들이 깊고 오래 생각하는 습관을 익히지 못하고 있다.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창조성을 연구했던 홍성욱, 이상욱(<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저자) 등은 이들이 뛰어난 업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초인적 지능 때문이라기보다 세밀한 관찰력, 탁월한 종합 능력, 그리고 한 가지 문제에 집중해 끈기 있게 연구할 수 있는 능력 때문이라고 결론 내리고 있다. 실제로 과학적으로 중요한 업적을 내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그 문제를 고민하고 노력하는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이제는 창의성이 중요함을 말로만 강조하지 말고, 과연 뉴턴이나 아인슈타인이 우리나라에 태어났을 때 현재의 교육 제도에서도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행동에 옮겨야 할 것이다. 국제적으로 창의적인인재를 양성하고 유치하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 마당에 우리에게 결코 시간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세정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교수

저작권자 2009.03.02 ⓒ ScienceTimes

왜 비키니 여인 보면 바닷가 추억 생각날까…
뇌 기억의 연결 ‘프루스트 현상’ 연구

이영완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4.08.26 17:26 15' / 수정 : 2004.08.26 18:32 54'

해변가에서 비키니를 입은 여인이 칵테일을 마시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있다. 이 사진을 본 뒤 여러분의 머리 속에는 무슨 생각이 떠오르는가. 분명 지난 휴가 때 여러분이 찾았던 경포대, 해운대의 바다가 생각날 것이다. 그곳은 사진에 보이는 해변과는 아무 상관없는 데도 말이다.

과학자들은 이를 뇌에서 일어나는 ‘기억의 연결’ 때문이라고 본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이른바 냄새가 기억을 이끌어내는 ‘프루스트 현상’이다. 프랑스의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대표작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주인공은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의 냄새에 이끌려 어린 시절로 시간여행을 떠나게 된다. 2001년 미국 모넬 화학감각연구센터의 레이첼 헤르츠 박사는 이 현상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기억을 구성하는 감각신호 뇌에 흩어져있다가

 

 

한가지만 건들이면 전체의 기억 되살아나

치매환자는 자극을 줘도 제대로 연결 안돼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과 특정 향(香)을 함께 제시한 다음, 나중에는 향만 맡게 했을 때 사진을 볼 때의 느낌을 훨씬 더 잘 기억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므로 어린 시절 뇌에 입력된 마들렌 과자의 냄새 기억은 당시의 다른 여러 기억들과 함께 하나의 사건에 대한 기억으로 연결돼 있었는데, 냄새 기억이 자극되자 이와 연결돼 있는 다른 기억들이 연결되면서 과거의 기억이 온전히 되살아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거꾸로 다른 기억을 자극하면 그와 연결된 냄새 기억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실험결과가 나왔다. 말하자면 역(逆) 프루스트 현상인 셈이다.

영국 런던대의 제이 고트프리드 교수는 헤르츠 박사의 실험과 정반대의 실험을 했다. 연구팀은 사람들에게 사진과 특정 향을 함께 보여준 뒤, 나중에 향 없이 사진만 보여줬을 때도 사람들의 뇌에서 냄새를 처리하는 부위가 활발하게 활동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연구팀은 이 실험 결과를 신경과학 최고 권위지 ‘뉴런’ 지난 5월 27일자에 발표했다. 논문에서 고트프리드 박사는 “이번 연구는 하나의 기억으로 연결된 시각, 청각, 후각 정보가 한데 모여 있지 않고 뇌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므로 뇌에 분산돼 있는 하나의 감각 기억만 자극해도 이와 연결된 전체 기억이 재생되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대수 박사는 “치매 환자는 아들의 이름, 얼굴, 자신과의 관계를 기억하고 있지만 이러한 정보가 하나의 기억으로 연결되지 않기 때문에 아들을 몰라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신경과학자 올리버 섹스가 쓴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에 나오는 한 남자는 아내를 보면서도 목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모자라고 생각하고는 아내를 머리에 쓰려고 한다. 역시 기억의 연결이 손상된 환자이다.

흥미롭게도 과학자들의 연구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광고업계에서는 기억의 연결을 이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해변 리조트 광고에 나오는 사진과 자신의 추억 사이에 공통점이라곤 파라솔 하나밖에 없어도 지난 휴가 때 즐거웠던 해변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다시 떠나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김대수 박사는 “최근 뇌과학의 중심 연구 주제는 뇌의 각 부위에 흩어져 있는 여러 기억들을 연결시켜 하나의 온전한 기억으로 만드는 주체가 누구인지, 그 메커니즘은 무엇인지를 밝혀내는 것”이라며 “이 모든 것을 밝혀낸다면 자아의 정체나 사고의 본질을 알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사랑의 본질을 밝혀낸 과학자 하리하라의 영화와 과학 이야기 (31) 2009년 02월 25일(수)

하리하라의 영화 카페 감방에 폭력 사건이 일어나 잔인하게 구타당한 수감자가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으로 실려오자 병원 내 의료진들은 모두 긴장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PDR, 즉 Prisoner Death Raw, 즉 사형수였기 때문이다.

레지던트 메레디스는 이 사형수를 치료하면서 그를 과연 살려내야 하는지 의문을 느끼게 된다. 살려내더라도 그는 1주일 후면 사형당할 처지였기 때문이었다. 살기 위해 치료를 받지만, 치료를 받는 것이 결국 예정된 죽음으로 향해 가는 길인 사형수의 처지에 연민을 느끼는 메레디스.

자신에게 연민을 느끼는 메레디스의 심리 상태를 알아챈 사형수는 자신이 젊은 여성들을 죽인 연쇄살인자이며, 잔인하게 학대 당한 어린 시절의 기억을 가지고 있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어차피 죽을 예정이니 자신을 살리려는 시도를 더 이상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데...

-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5의 한 에피소드 중에서


▲ 그레이 아나토미 시즌 5 중의 한 장면 

죽어가는 사형수를 다룬 이야기는 몇 회에 걸쳐 방송되었고, 그때마다 많은 생각거리를 던져 주었습니다. 이 에피소드에서는 덧붙이고 싶은 이야기가 여러 개 있어서 앞으로 몇 번 더 이야기할 예정입니다. 먼저 그 중에서 드라마 상에서는 스치듯 지나가지만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던 이야기를 언급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사형수가 메레디스에게 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는 학대 받는 아이였고, 학대를 피해 싱크대 밑의 좁은 공간에 숨어 지내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 숨어서 두려움을 견디기 위해 싱크대 안에 놓인 세제 박스들의 라벨들에 집중하면서 글을 익히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말이죠.

그 대사가 드라마 상에 등장한 이유는 한때 그저 작은 어린아이였던 그가 잔인한 살인자로 자라 지금 사형수가 된 데에는 어린 시절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뉘앙스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어린 시절의 사랑이 사람을 이토록 비뚤어지게 만들 수 있는 것일까요?

사실 이런 종류의 일반화는 매우 위험합니다. 위의 경우는 매우 극단적인 경우이지만, 학대 받는 아이들이 자라서 남들을 또 해친다는 류의 이야기는 흔히 듣습니다. 하지만 이를 함부로 적용하다가는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게 됩니다. 학대 받고 자란 아이도 남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고,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도 남들을 해치는 악한으로 자랄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이 사형수의 불행한 어린 시절이 반드시 그의 현재의 모습을 설명해 줄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그가 저지른 죄의 무게가 이로 인해 가벼워진다고도 생각하지 않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린아이에게 있어 그를 사랑해주는 이들이 있다는 것은 이 험한 세상에서 아이들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버팀목이 된다는 것입니다.

누가 이 아이들을 죽음에 몰아넣었는가?

1945년, 오스트리아 의사 레네 스피츠(Rene Spitz)는 수용시설 두 곳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에 대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연구는 겨우 넉 달간 지속되었을 뿐이지만, 이 연구에서 발견된 사실은 매우 놀라웠습니다.

스피츠가 연구한 수용시설 중 하나는 부모를 잃은 아이들을 모아서 돌보는 기아보호소였고, 다른 하나는 여성 죄수들의 아기들을 위한 교도소 내 탁아소였습니다. 스피츠는 이 두 곳의 시설을 비교하였고, 각각의 시설에서 아기들이 얼마나 잘 자라나는지를 살펴보았지요.

일단 객관적인 조건은 기아보호소 쪽이 월등히 좋았습니다. 기아보호소는 매우 위생적이고 깨끗했으며, 먹을 것도 충분히 공급되었거든요. 하지만 물리적 시설에 비해서 아이들을 돌보는 보모가 부족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보모의 손길을 충분히 받지 못했습니다.

또한 당시의 ‘최신’ 사회적 지견은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려면 아이를 ‘격리’시키라는 것이었습니다. 즉, 아이를 깨끗하게 소독된 담요 위에 혼자 놓아두는 것은 아이의 건강을 지키면서도 독립심을 발달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이렇게 노력했는데도, 기아보호소에 입소하는 아이들 중 20~30%는 입소 첫 해를 넘기지 못하고 죽어갔습니다. 이는 청결과 영양만이 아이를 키우는 모든 것은 아니라는 의심을 갖게 하기 충분했지요.

기아보호소에 비한다면 감옥 내 탁아소 시설은 형편없을 지경이었다고 해요. 많은 아이들이 한데 엉켜 뒹굴었고, 아이들 방은 늘 어질러져 엉망진창이었지요. 하지만 이곳의 아이들은 아무도 죽지 않았습니다.

스피츠가 관찰한 넉 달 동안에만 기아보호소의 아이들은 88명 중 23명이 사망했지만, 감옥 내 탁아소의 아이들 중에 죽은 아이들은 없었습니다. 스피츠는 이 차이에 주목했습니다. 결국 스피츠는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이고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더라도, 엄마의 손길을 받지 못한 아기들, 즉 사랑스러운 쓰다듬을 받지 못한 아기들은 점점 생기를 잃고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아냅니다.

아기의 생존에 있어서 ‘사랑’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것이죠. 사랑 받지 못하는 아기들은 작은 일에도 어이없이 죽어갔고, 죽지 않고 살아남았더라도 모든 면에 있어서 무기력하고 타인과는 애착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는 무심한 사람으로 자라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모두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이 아이들은 감정적인 면에서 서툴 뿐 아니라, 지능 지수 역시 사랑 받고 자란 아이들보다 뒤떨어지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났습니다. 사랑이란 아이를 생존케 하는 힘인 동시에, 아이를 훌륭한 어른으로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순간이었지요.

사랑의 본질에 대하여

이처럼 20세기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철저한 위생과 충분한 영양공급, 그리고 아이의 응석을 받아주지 않는 엄격한 훈육이 아이 양육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양육방식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확실하게 가르쳐 준 사람이 있었지요. 바로 ‘사랑을 발견한 학자’로 유명한 해리 할로 박사가 주인공입니다.

할로 박사는 인간과 가장 비슷한 영장류, 즉 붉은털 원숭이를 이용해 인간에게 있어 사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답니다.

처음에 위스콘신대학에서 영장류를 대상으로 실험을 하던 할로 박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실험에 이용하는 원숭이들의 건강과 안전이었습니다. 이를 위해서 할로 박사 연구팀들은 당시 알려진 대로 새끼가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떼어내어, 완전히 살균 소독된 우리 안에 홀로 지내게 했습니다.

다른 원숭이들과 어울려 지내다가 전염병이 옮거나 싸움으로 인해 상처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요. 연구원들조차도 이 원숭이들을 함부로 만지거나 안아주는 것을 금지했기 때문에, 사실상 원숭이들은 완벽하게 보호된 환경에서 자라났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완벽하게 보호를 해줬는데도 불구하고 원숭이들 중 일부는 여전히 죽어갔고, 살아서 어른으로 자란 원숭이들도 다른 원숭이들과는 뭔가 달랐거든요. 이렇게 자라난 원숭이들은 성장한 후에 무리로 돌려보내 주더라도 다른 원숭이들과 관계를 형성하지 못하고 폭력적이거나 무관심한 모습만을 나타내었고, 짝짓기 계절에 돌아와도 이성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다가 결국은 평생 외톨이로 지내는 경우가 많이 관찰되었습니다.

할로 박사는 이제 의심을 품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이 원숭이들에게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혹시 잘 먹고 보호해주는 것 말고도 새끼 원숭이가 자라나는 데 필요한 다른 무언가가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 말이죠.

할로 박사는 자신의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 가지 실험을 고안해냈습니다. 바로 ‘대리모 인형’을 통한 새끼 원숭이의 반응 정도를 보는 실험이었지요. 그는 갓 태어난 붉은털 원숭이 새끼를 어미에게서 떼어내어 우리에 넣고, 두 개의 대리모 인형을 넣어주었습니다.

하나는 우유가 가득 든 젖병이 매달려 있어 배고픔을 달래줄 수 있지만 철사로 만들어져 딱딱하고 차가운 인형이었고, 두 번째는 헝겊과 솜으로 만들어져 푹신했지만 젖도 나오지 않고 모양도 진짜 엄마랑은 별로 닮지 않은 인형이었습니다.

지금까지 학자들이 주장한 대로라면, 새끼 원숭이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배고픔을 달래는 일이기 때문에, 새끼 원숭이는 우유를 주는 철사 인형을 더 좋아할 테지요. 하지만 두 개의 인형을 만난 아기 원숭이들의 반응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똑같았습니다.

이들은 배가 고플 때만 잠깐 철사 인형에게 다가가 우유를 빨아 마시고는 나머지 시간 모두를 헝겊 인형의 품에 매달려 있었습니다. 아기 원숭이는 배부름보다는 안락하고 따뜻한 느낌을 좋아했고, 심지어는 입으로는 젖꼭지를 빨면서도 몸은 헝겊 인형에게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도 자주 보여주었지요.

▲ 사랑의 중요성을 실험으로 증명했던 심리학자 해리 할로. 새끼 원숭이는 자신에게 먹을 것을 주는 ‘철사 어미’보다는 아무 것도 나오지 않지만 부드러운 느낌을 주는 ‘헝겊 어미’에게 더 집착했다. 

어린 원숭이에게 먹을 것만 제공하는 경우 원숭이는 항상 불안해하고 외로워하다가 결국 심리적 장애가 생기거나 때로는 죽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헝겊 인형이 보조적으로 주어진 경우에는 그런 일이 적게 일어났지요.

새끼 원숭이들이 보드라운 헝겊을 껴안는 것에 집착한다는 사실을 관찰한 할로 박사는 헝겊인형이 부분적으로나마 엄마의 역할을 대신해주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엄마의 어떤 부분이 아기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일까요?

엄마가 아기에게 줄 수 있는 본질적인 것은 무엇일까요? 할로 박사는 이 본질을 찾아낸다면 이를 응용해 아기를 정상으로 키울 수 있는 ‘생명이 없는’ 엄마를 만들어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모성’이라는 신비로움을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찾아낸 것이죠. 할로 박사는 과학자답게 엄마가 아닌 존재가 엄마가 될 수 있는 최소의 요건들 중 두 가지 물질적인 요소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그 것은 바로 온기와 움직임이었습니다.

첫 번째 물리적 요소인 온기가 새끼 원숭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실험하기 위해, 할로 박사팀은 두 가지 헝겊 인형을 준비했습니다. 하나는 보통의 헝겊인형이었고, 다른 하나는 체내에 열선이 장치되어 따뜻한 헝겊인형이었습니다.

그런데 실험 결과, 새끼 원숭이들은 따뜻한 헝겊 인형을 좋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보통의 헝겊인형에게도 달라붙었지요. 이는 새끼 원숭이들이 온기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그것이 절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였지요.

이번에 할로 박사팀은 새끼 원숭이에게 고정된 헝겊인형과 그네처럼 흔들리는 헝겊인형을 주었습니다. 새끼 원숭이는 마치 흔들림 속에서 안정감을 찾듯 움직이는 인형에게 꼭 달라붙어 있기를 좋아했고, 이렇게 흔들리는 인형에게 매달려 자라난 새끼 원숭이들은 이후에도 좀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들에게는 갇혀 자란 원숭이들에게 흔히 보여지는 자해 현상이나 외톨이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고정된 헝겊인형에 의해 키워진 원숭이는 죽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 이런 특징을 보입니다), 거의 정상적인 행동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단지 흔들리는 인형일 뿐이었는데도, 그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확실했지요.

이로 인해 알게 된 사실은 부모가 아기를 안고 부드럽게 얼러주는 것이 뇌의 정상적인 발달을 유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움직임은 아기의 신경계를 자극하는 작용을 합니다. 부모에게 안겨 돌아다니고 움직여질 때마다 아기의 미숙하지만 민감한 신경계는 어떻게 균형을 잡아야 하는지를 배우고, 떨어질 것 같으면 엄마에게 매달리거나 두 팔을 휘둘러 균형을 잡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행동들 하나하나가 자극이 되어 신경세포의 연결과 발달을 가속화시키게 되는 것이죠. 또한 엄마에게 안겨진 아기는 다음 순간 엄마가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예측’을 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일을 하루 종일 되풀이하게 됩니다. 이런 변화와 자극, 예측과 적응의 줄다리기는 아기의 뇌를 무럭무럭 자라게 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 시기 아기의 뇌와 신경계는 외부에서 들어오는 자극을 꼭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이러한 자극 없이 홀로 남겨진 아기들은 자기 몸에서라도 자극을 만들어내고자 합니다. 할로 박사는 격리되어 자라난 원숭이들에게 자주 나타나는 의미 없는 동작의 반복이나 자해 현상은 주변에서 자신을 자극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스스로의 몸을 가지고 자극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처절한 자구책이었음을 그제야 깨닫게 되었답니다.

아기에게 사랑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한 결과, 할로 박사팀은 드디어 하나의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아기에게는 그 무엇보다도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얼러서 달래주는 존재가 꼭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죠. 그리고 이때의 사랑은 하나의 관계가 아니라 여러 관계를 통해 이룩되는 것입니다.

모든 사랑은 정상적인 발달 과정 속에서 건전한 고리를 엮어 나가는데,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이 발달 단계 초기의 애착 관계 형성입니다. 이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 첫 단추를 잘못 꿴 옷처럼 이후의 관계는 어긋나 버리는 경우가 나타나게 됩니다.

그리고 아기의 초기 애착 관계 형성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대상, 아기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주는 엄마인 경우가 많습니다. 20세기 초 학자들이 우려한 것과는 달리, 사랑이 담긴 애정 표현을 많이 받은 아이들일수록 초기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었고, 이 경우 아기는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가지고 더 넓은 세상으로 뛰어드는 적극성을 보이며, 타인과 성공적인 상호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신감 있는 어른으로 자라난다는 사실이 훗날 밝혀지게 됩니다.

사랑은 사람을 사랍답게 만든다

해리 할로의 연구는 과학적인 접근을 통해 우리의 일상적인 삶에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려주었다는 점에서 혁명적이라고 평가됩니다. 우리는 이제 부모가 아기를 안아주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고, 인간관계는 시간을 충분히 들일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며, 서로를 돌보는 것이 좋은 인생을 만들어가는 길이라는 사실을 아주 당연하게 여기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이 모두 그가 처음 물꼬를 터 준 덕분이지요.

할로 이후에도 다양한 학자들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사랑의 본질에 대해 연구를 계속한 결과, 사랑은 진화적으로 뇌의 발달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특히나 번연계는 사랑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부위인데, 번연계는 주로 포유동물 이상의 고등동물에게서 발견되는 뇌의 구조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이를 토대로 하면 사랑이란 번연계가 발달한 고등동물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고, 그 중에서도 뇌가 가장 발달한 ‘인간’은 지구상 어떤 생명체보다도 더 많은 사랑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타고난 행운의 종이라는 결론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인간을 파헤쳐 보니 그 밑바탕에는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은 우리가 왜 사랑을 필요로 하는지, 사랑이 부족할 때 왜 우리가 제대로 살아가기 힘든지를 설명해줍니다.

일상적인 애착 관계는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지만, 이 작지만 지속적인 반응이야말로 우리가 하루하루를 견뎌내게 하고 우리를 인간답게 살 수 있게 해주는 근본이 되는 것이었죠.

사랑을 배우는 것은 바로 삶을 배우는 것이고, 처음부터 사랑을 배우지 못하는 경우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사형수의 그 한마디 속에 작가는 바로 이런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담고 싶었던 것이 아니었을까요?

이은희 과학칼럼니스트 | hari@hanmail.net

저작권자 2009.02.25 ⓒ ScienceTimes

브레인스토밍 회의는 파란색 방에서… 英 인디펜던트, “창의력은 파란색, 집중력은 빨간색” 2009년 02월 24일(화)

▲ 안정감과 조용한 분위기를 주는 파란색 속에서 창의적인 능력이 발휘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리학적으로 색깔은 인간의 정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람의 인지능력이 그렇다면 창의력 향상에도 색깔은 영향을 미치는가?

최근 과학자들은 연구결과를 통해 파란색(blue)이 창의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얻었다. 월요병을 상징하는 ‘블루 먼데이(Blue Monday)'에서 볼 수 있듯이 파란색은 때로 무기력하고 우울한 색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파란색을 자주 접하고 마주치면 창의력이 향상된다는 것이다. 또한 빨간색은 집중력(diligent)에 좋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이런 결론을 내렸다. “Paint it red if you want attention to detail, paint it blue to promote creative thinking. 세부적인 주의에 집중하고 싶거든 빨간색으로 칠하라. 창의적인 사고를 향상시키고 싶다면 파란색으로 칠하라.”

영국의 유력 일간지 인디펜던트는 최근 인터넷판에서 “Blue if you want to be creative, red if you want to be diligent.”라는 기사를 통해 창의성 향상에는 파란색 배경이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따라서 “창의력을 발휘해 작업능률을 높이길 원하거나 소설을 집필 중에 있는 사람이라면 사무실 벽의 색깔을 파란색으로 바꾸거나 최소한 컴퓨터 바탕화면 색이라도 파란색으로 바꾸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빨간색은 주의력을, 파란색은 상상력을 자극시켜

캐나다 뱅쿠버에 있는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 연구팀은 실험결과를 인용해 빨간색은 작업을 더욱 정교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되며 파란색은 더욱 창의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논문은 사이언스(Science) 최근호에 실렸다.

▲ 쥴리엣 주 교수는 창의성과 궁합이 맞는 색은 바로 파란색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학의 쥴리엣 주(Juliet Zhu) 교수가 이끈 연구팀은 빨간색이나 파란색을 접했을 때 인지능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측정하는 심리학적 테스트를 하기 위해 600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참가자들은 컴퓨터 배경화면을 빨간색과 파란색, 그리고 중간색으로 깐 다음 그 상태에서 단어나 그림을 놓고 작업을 하도록 했다.

실험결과 빨간색은 사람의 주의력(attentiveness)을 자극시켜 단어를 잘 기억하거나 철자법 검사 등 세부적인 것을 기억하고 집중하는 데 뛰어났다. 반면 파란색은 벽돌을 창의적으로 이용하는 등 상상력이나 영감을 요구하는 테스트에서 성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의 성격에 따라 그에 맞는 색이 있어”

주 교수는 “우리는 실험을 통해 세세한 집중력을 요구하는 데는 빨간색 분위기가 좋고, 창의성을 요하는 작업에는 파란색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일의 성격에 따라 능률을 올리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색깔이 있다”고 말했다.

경영대학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 교수는 “교열기술 같은 작업 등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길 원한다면 빨간색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신상품이나 아동 비만, 10대 흡연 등의 문제에 대처할 새로운 방법을 찾는 브레인스토밍 회의는 파란색 방에서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파란색은 맑은 하늘, 푸른 바다가 상징하는 것처럼 사람들에게 열린 마음, 평화, 그리고 안정을 주는 색”이라며 “파란색은 이처럼 다른 색깔보다 안정감을 주기 때문에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새롭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색깔은 구매력을 자극시키는 광고에서도 중요해”

주 교수는 광고에 사용되는 배경 색깔도 종류에 따라 소비자의 구매력을 자극시키는 데 영향을 끼친다고 주장했다. 배경이 빨간색이면 특정 제품에 대해 세세한 설명을 요하는 광고에 유리하다.

그러나 새롭고 혁신적인 제품을 선전하는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크리에이티브 광고(creative ad)에는 파란색이 어울린다. 다시 말해서 기존의 상품에 대해 설명하는 서술형태의 광고는 빨간색이 나을 수 있지만 신제품 광고에는 파란색이 낫다는 것이다.

색깔과 사람의 심리상태에 대한 연구는 여러 차례 진행됐다. 영국의 더햄(Durham) 대학 인류학 연구팀은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을 분석한 결과 복싱, 태권도, 레슬링 종목에서 빨간색 유니폼을 입은 선수가 파란색 유니폼 선수를 이긴 확률이 60%로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빨간색은 정열의 상징이다. 작년 로체스터 대학 연구팀이 실시한 조사에서 남성들은 빨간색의 여성에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사진 속에서 빨간 배경이나 빨간 셔츠를 입은 여성을 다른 경우보다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빨강,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꾸며놓은 바(Bar)에서 노랑과 빨간색 바를 선택한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러나 파란색 바를 선택한 사람들이 더 오래 머물렀다는 결과도 나왔다.

파란색은 긍정적이며 안정된 느낌

▲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상징하는 맑은 하늘과 푸른 하늘은 우리에게 피로를 덜어주고 안정감을 선사한다. 이러한 파란색 속에서 인간 내부에 잠재해 있는 창의성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색깔에서 만들어지는 분위기 때문에 색깔이 인지능력이나 정서, 그리고 심리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빨간색을 응급상황이나 시험실패 등 문제가 있는 것과 연결 짓기 때문에 세부적인 것에 주의를 집중하게 되고, 파란색은 파란 하늘, 푸른 바다 등 조용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어 행복한 기분 속에서 사람들을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창의력이 필요한 시대다. 항상 앞에 있는 컴퓨터 바탕화면을 맑고 청명한 하늘이나, 검푸른 파도가 넘실대는 그림으로 바꿔보자. 회의실 분위기도 바꿔보면 어떨까?

더 중요한 게 있다. 방안이나 연구실에만 틀어박혀 있지 말고 하늘과 푸른 바다와 대화하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아름다운 자연과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파란색은 바로 자연의 색이다. 빡빡한 틀 속에서 창의성이 꽃필 수 없다는 것은 대부분 공감하는 내용이다.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2.24 ⓒ ScienceTimes

"좌뇌의 속박에서 해방되라"   2008/05/27 15:38 추천 1     스크랩 3
http://blog.chosun.com/libra/3036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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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뉴욕타임스

 뇌졸중 경험 뒤 좌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열반에 이르는 길을 전파하고 있는 질 테일러 박사.

 

 

좌뇌의 속박에서 해방되십시오. ‘열반(涅槃·nirvana)’ 비결이 거기에 있습니다.”

 

열반(涅槃·nirvana)’ 경험했을 , 볼티 테일러(Taylor) 하버드대 연구소에서 일하는 촉망받는 신경과학자였다. 테일러의 열반 경험은 뇌졸중(stroke) 통해 왔다.

1996 12 10, 당시 37세이던 테일러 박사는 보스턴의 아파트에서 안구 뒷쪽에 극도의 고통을 느끼며 눈을 떴다. 그녀의 혈관이 터졌다. 수분 내에 자아, 분석력, 판단력, 상황이해능력 등을 관장하는 그녀의 좌뇌가 마비됐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분은 날아갈 했다. 매일 그녀를 괴롭히던 일상의 걱정거리들이 모두 사라진 것이다.

그녀의 지각능력도 달라졌다. 그녀는 그녀의 몸을 구성하는 원자와 분자들이 주변의 공간과 뒤섞이는 모습을 눈으로 있었다. 모든 세계와 피조물들은 희미하게 빛나는 장엄한 에너지 장의 일부였다. “ 지각력은 이상 피부가 공기가 갈라지는 물리적 경계라는 한계 내에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경험을 통찰력을 일깨워 뇌졸중(My Stroke of Insight)’라는 수기 형태의 책으로 펴냈다.

극도의 고통 뒤에, 그녀의 몸은 정신으로부터 분리됐다. “나는 마치 유리병에서 해방된 마법사(genie) 같았어요. 영적 에너지는 마치 조용한 행복감(euphoria)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래처럼 흘렀어요. 37년간의 감정적 짐을 벗어 던질 있었죠.”

 

"조용한 행복감의 바다를 가로지르는 고래처럼"

 

그녀가 영적으로 고양되는 동안, 신체는 생존을 위해 몸부림쳤다. 머리 속에 골프공 만한 핏덩이가 똬리를 틀었고, 좌뇌가 작동을 멈추자 언어능력이나 숫자·문자 해독 기본적인 분석 기능도 정지됐다. 처음엔 엄마도 알아봤다. 친구가 그녀를 병원으로 데려갔고, 8년간 회복기를 거쳤다.

열반의 경험을 가르치려는 집념이 회복을 도왔다고 그녀는 말했다.

사실 그녀는 운이 좋았다. 뇌졸중으로 좌뇌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은 때때로 극도의 우울증이나 심각한 감정 기복을 겪는다. 그녀의 경우 좌뇌가 완전히 파괴되지 않았기 때문에 회복도 가능했다.

요즘 그녀는 전혀 새로운 사람이 됐다. “우뇌의 의식 속으로 발을 들여 놓으며, 우뇌에 대한 통제력을 갖게 되고, 우뇌 자체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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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는 모든 일이 믿음이 아니라 과학의 문제다. 그녀는 좌뇌와 우뇌가 서로 크게 다른 인격을 갖고 있다는, 그녀가 오래 연구했던 분야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이고 깊은 이해를 갖게 됐다. 일반적으로 좌뇌는 상황이해능력, 자아, 시간, 논리를 관장한다. 우뇌는 창의력과 감정을 관장한다. 대부분 영어를 말하는 사람의 경우엔 언어능력을 관장하는 좌뇌가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한다. 테일러 박사의 통찰은 좌뇌에 지배당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녀의 메세지, 사람들이 좌뇌의 영향력에서 비켜서면 평화롭고 영적인 삶을 영위할 있다는 메세지는 너른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테일러 박사는 2 혁신적 과학 아이디어 연례 포럼인 '기술, 엔터테인먼트, 디자인(TED)' 컨퍼런스에서 이런 주제로 강의했다. 그녀의 18분짜리 강의 동영상이 TED 웹사이트에 오른 그녀는 유명인사가 됐다. 강연 동영상은 200 클릭을 기록했고, 지금도 매일 2만명이 본다. 오프라 웹사이트에도 올랐고,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08 가장 영향력 있는 100에도 선정됐다.

 

"깊은 만족의 경험(experience of deep contentment) 사람 마음(mind) 능력의 일부"

 

그녀는 요즘도 매일 100여통의 이메일을 받는다. 몇몇은 좌뇌 손상 회복돼 당시의 경험을 설명할 있게 환자 사례에 매혹된 뇌과학자들이다. 일부는 그녀의 회복 사례에서 희망을 찾고 싶어하는 뇌졸중 환자와 가족들이다. 하지만 많은 수는 불교신도나 명상가 영적 구도자들로, 그녀의 경험을 도달 가능한 기쁨의 상태에 대한 그들의 믿음을 확인시켜주는 사례로 여긴다.

매사추세츠주 통찰과 명상협회 창립자인 섀론 샐즈버그(Salzberg) 사람들은 테일러 박사의 이야기에 빠졌다 했다. 그녀는 테일러 박사가 정신적이며 무형의 경험을 과학의 언어를 사용해 설명해주는데 흥분했다. “테일러 박사는 신비주의에 빠지지 않고도, 깊은 만족의 경험(experience of deep contentment) 사람 마음(mind) 능력의 일부라는 보여주죠.”

뇌졸중을 겪은 이후 테일러 박사는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시간 떨어진 인디애나주 블루밍턴에서 어머니 글래디스(Gladys) 함께 산다.

원래 그녀는 신경해부학 전공의 생명과학 박사학위를 가진 뇌과학자였다. 그녀의 오빠가 예수와 직접 대화할 있다고 믿는 과대망상증 환자였기 때문에 전공을 했다. 인디애나대에서 공부를 하면서 의대에서 강의도 하고, 집에 손님이 찾아오면 보라색으로 칠한 현관에서 따뜻하게 포옹하며 맞는다. 결혼은 했고, 마리와 고양이 마리를 키운다.

그녀는 감리교 목사의 딸이지만, “천사의 명령이라며 그들의 라디오와 TV 방송에 출연할 것을 요구하는 종교 도취자들의 요구는 단호히 거절한다. 그녀는 종교란 좌뇌가 우뇌에게 명령하는 이야기라고 했다.

그녀는 여전히 열반은 지금 여기에 존재한다 말한다. “정말 아름다운 상태이고, 우리 모두 닿을 있다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말한다.

 

중요한 것은 좌뇌를 스스로 길들일 있다는 믿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그녀가 정말 열락을 누리고 있는건지, 그저 신체적으로 손상되고 혼돈에 빠져있을 뿐인지 논쟁이 한창이다.

하지만 그녀는 그런 논쟁에 답하지 않는다. 그저 어떻게 열반의 상태에 다다를 있는지 팁을 제시할 뿐이다.

이혼한 부모의 , 정신병을 앓는 오빠. 역시 항상 화가 있는 보통 사람이었다.”

요즘 그녀는 분노가 치밀어오르는 느낄 때면 그녀에게 기쁨을 주는 사람이나 행동을 떠올리며 이겨낸다. 명상은 필요 없다. 중요한 것은 좌뇌를 스스로 길들일 있다는 믿음이다.

그녀는 실체가 있고 눈으로 있는 대상에 열정을 발휘할 시간을 냄으로써 우뇌 사용 훈련을 잇다고 믿는다. 워터 스키, 기타 연주, 스테인드글래스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그녀는 그녀의 경험에서 뇌손상 환자들의 가장 회복될 있는 방법을 포함해 캐낼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인디애나대에 그런 환자들을 자신의 이론에 기반해 치료하는 센터를 있게 되길 바란다.

그럼 세계평화는?

그녀는 어떻게 세계평화를 이룰 지는 모르지만, 우뇌가 도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TED 컨퍼런스에서 그녀는 우리가 우뇌 깊숙이에 있는 평화의 회로에 깊이 침잠하는 많은 시간을 수록, 많은 평화가 세상에 투영될 것이며, 세계는 평화로워질 이라고 말했다.

 

/25일자 뉴욕타임스

 

 

★한글 자막 강연 동영상
독자 분 중에 'nowness 박인재 님'이 기사 이전에 강연 동영상을 번역해 자막까지 입혀 놓으신 것이 있다고 알려주셨습니다.

관심있으신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숫자개념은 타고나는 걸까, 배우는 걸까? 생후 5개월 아이의 수학능력 2009년 02월 12일(목)

아이가 간단한 말을 하기 시작하면 엄마들은 아이들에게 열심히 가르치는 게 있다. 1, 2, 3, 4, 5…, 숫자를 가르치는 것이다. 아이가 잘 알아듣지 못하면 엄마는 기가 팍 꺾이고, 반대로 금세 애가 숫자를 구분하면 엄마는 수고한 보람과 함께 혹시 우리 아이 천재 아니야 하는 상상을 한다.

그런데 어쩌면 이런 노력이 별로 필요하지 않은지도 모른다. 아기는 이렇게 간단한 숫자에 대한 감각을 이미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1992년 네이처에는 유아의 수학적 능력에 대해 놀랄 만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생후 5개월 된 아기도 간단한 숫자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기도 무의식적으로 1, 2, 3을 안다

▲ 생후 5개월 된 아이도 인형 한 개와 인형 두 개의 차이를 구분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1, 2, 3과 같은 숫자감각을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걸까? 
현재 미 예일대 유아인지심리센터를 이끄는 캐런 윈 교수는 1990년대 초 생후 5개월 된 32명의 아기들을 대상으로 대담한 실험을 벌였다. 그녀는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아이들이 어느 정도의 숫자개념을 갖고 있는지를 조사했다.

한 그룹의 경우, 아이가 똑똑히 볼 수 있도록 하면서 테이블 위에 미키 마우스 인형을 하나 놓는다. 그런 다음 천으로 이 인형을 가리고 아이 앞에서 천 뒤로 인형을 하나 더 놓는다. ‘1+1’이다.

반면 다른 그룹의 아이들에게는 테이블 위에 인형 두 개를 놓여주고 천으로 가린 다음 아이가 볼 수 있도록 인형을 하나 뺐다. 이 경우는 ‘2-1’이다.

이렇게 한 다음 두 그룹 아이들 앞에 있는 천을 치운다. 이때 나타난 인형의 개수는 ‘1+1’의 경우는 2가 되어야 하고 ‘2-1’의 경우는 1이어야 한다. 아이는 이런 산수를 할 수 있을까?

윈 교수는 아이들이 간단한 숫자에 대한 개념을 아는지 모르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1+1’의 경우, 시험의 반은 최종 인형의 개수가 2가 아니라 1이 되도록 했다. 그리고 ‘2-1’의 경우는 1이 아니라 2가 되도록 했다.

아이들은 이상하거나 새로운 것을 보면 더 오랫동안 그것을 바라본다. 이를 통해 아이들의 반응을 확인했더니 결과는 놀라웠다. 1+1=2인 경우보다 1+1=1인 경우에 아이들은 더 오랫동안 인형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2-1=1보다 2-1=2인 경우 더 오랫동안 인형을 쳐다보았다.

이 연구결과는 우리가 간단한 숫자개념을 갖고 태어난다는 것으로 해석되었다. 윈 교수는 “인간은 한 개, 두 개, 세 개와 같은 숫자를 구분하는 정신적인 체계를 선천적으로 갖고 있으며 아기 때부터도 이미 무의식적으로 이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1,2,3을 진짜 아는 거야? 1:2 비율을 아는 거야?

▲ 생후 5개월 아기들을 대상으로 숫자에 대한 연구를 한 캐런 윈 교수. 
윈 교수의 주장은 옳았던 것일까. 지난해 9월에도 윈 교수를 지지하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영국 런던대 브라이언 버터워스 교수는 숫자개념이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이라면 언어의 영향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언어가 정말 숫자개념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조사했다.

버터워스 교수는 소수의 단어만으로 이루어진 호주 원주민어를 쓰는 4~7세의 어린이들과 영어를 사용하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숫자에 관한 시험을 보게 했다. 그런데 결과는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버터워스 교수는 숫자개념은 타고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1, 2, 3, 4, 5 하고 숫자를 세는 것은 우리 머릿속에 있는 숫자개념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얘기이다.

하지만 모든 과학자들이 우리가 숫자에 대해 타고났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하이네켄 인지과학상 수상자인 파리에 위치한 프랑스대의 인지심리학자 스탠 데핸 박사는 이렇게 비판한다.

윈 교수와 버터워스 교수의 실험결과는 아이들이 1,2,3과 같은 숫자를 선천적으로 알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아니라 다른 동물들도 갖고 있는 ‘어림짐작을 통한 수리감각’(approximate number sense, ANS)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ANS는 우리가 일일이 개수를 세지 않고도 어림짐작만으로도 그 양을 알 수 있는 수리능력을 말한다. 그러므로 윈 교수나 버터워스 교수의 실험결과는 아이들이 1, 2, 3을 아는 게 아니라 ANS을 이용한 1:2와 같은 간단한 비율의 차이를 파악하는 걸 보여준다고 데헨 박사는 생각한다.

아마존 문두루크족은 숫자를 어떻게 바라보나?

이처럼 선천적인 숫자개념을 부정하는 데핸 박사는 지난해 5월 우리의 숫자에 대한 감각이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이라는 상반된 연구결과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데헨 박사는 우리가 갖고 있는 숫자체계가 후천적으로 배우는 것이며 따라서 문화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아마존 밀림에 사는 문두루쿠(Mundurucu)족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그가 문두루크족을 선택한 이유는 그들의 언어가 숫자 5까지만 갖고 있기 때문.

데헨 박사는 화면 왼쪽에는 1개의 점, 오른쪽에는 10개의 점을 나타낸 뒤 그 밑에 가로로 선을 두었다. 그런 다음 아래에 1~10개 사이의 점들을 보여준다. 그리고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가로 선에서 커서가 놓인 지점에 몇 개의 점이 와야 하는지를 물었다.

▲ 왼쪽에 점 1개, 오른쪽에 점 10개가 있고 그 사이에 가로로 선이 있다. 가운데 선 위로 커서가 움직인다. 이 커서가 중간에 있을때 여기에 들어와야 할 점의 개수는 아래의 1부터 10개까지의 어느 것일까? 서구인들은 1과 10의 중간인 5를 선택한 반면 아마존 밀림에 사는 문두루크족은 3을 선택했다. 

예를 들어 커서가 중앙에 있을 때 거기에 와야 하는 게 몇 개의 점인지를 물었다. 그 결과, 비교대상인 서구인의 경우는 1과 10의 중간이 되는 5를 선택한 반면 문두루크족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3의 점을 1과 10의 중간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데헨 교수는 문두루크족이 비율적으로 로그척도를 이용해 숫자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문두루크족의 수학적 사고에 따르면 10은 5의 2배지만 5는 1의 5배이기 때문에 5는 1보다 10에 더 가까운 것이다.

이렇게 숫자에 대한 개념이 서구인들은 교육을 통해 선형적으로 갖는 반면 문두루크족은 선천적으로 우리가 갖고 있는 ANS를 이용해 비율인 로그척도로 수를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데헨 교수는 말한다. 즉 우리의 숫자감각은 학습을 통해 후천적으로 배운다는 것.

그렇다면 이제는 숫자감각이 후천적이라는 것으로 결론이 완전히 난 걸까? 따라서 '2 더하기 2'도 못하는 수학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교육을 통해 개선의 여지가 있는 걸까?

그런데 최근 또 다른 흥미로운 연구가 발표되면서도 상황은 다시 복잡해졌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우리가 갖고 있는 선척적인 수리감각인 ANS가 누구나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사람마다 차이가 큰 데다 수학점수와도 상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연 어떤 내용인지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된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2.12 ⓒ ScienceTimes

어림짐작 잘하면 수학 잘한다? 선천적 수리능력과 수학점수의 상관관계 2009년 02월 20일(금)

우리가 지닌 수학능력은 모두 다 학습과 교육을 통해 배운 건 아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것도 있다.

가령, 사람들로 붐비는 마트에서 쇼핑을 마치고 계산하려고 한다고 치자. 이때 우리는 쭉 늘어선 계산대들 가운데 어디가 사람이 가장 적게 서 있는지를 순식간에 파악하곤 쇼핑카트를 그쪽으로 몰아간다. 이런 어림짐작이나 가늠은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는 수학능력이 아니다. 태어날 때부터 선천적으로 갖고 있는 것이다.

▲ 복잡한 계산대에서 사람들은 어느 곳에 사람이 가장 적은지를 일일이 사람수를 세지 않고도 단박에 알아낸다. 이는 선천적인 수리감각 덕분이다. 

수리감각, 원시 수렵채집 생활의 필수 생존수단

이 같은 선천적인 수학능력을 ‘어림짐작을 통한 수리감각’(approximate number sense, ANS)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 선천적인 수리감각을 이용해 여러 접시들 중 어느 접시에 쿠키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어림짐작이나 가늠은 4개월 된 아기에게서도 구사한다고 한다. 사람뿐만 아니라 일부 동물도 이런 능력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사람과 동물이 선천적인 수학능력을 갖게 된 것은 수백만 년쯤 되었다고 추정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이 자연에서 먹을거리를 얻기 위해 수렵채집 생활을 하는 데 어림짐작이나 가늠은 냉혹한 생존경쟁에서 필수적이었던 것이다.

새들이 열매가 가장 많이 달린 나무를 찾을 수 있는 것도, 개코원숭이 두 마리가 여섯 마리의 무리와 싸우기보다 피하는 게 낫다는 걸 아는 것도 다 선천적인 수리능력 덕분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필수적인 생존수단이었던 만큼 선천적인 수리감각이 누구나 비슷비슷한 수준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또한 원시적인 수리감각이 학교에서 우리가 보이는 수학능력과는 무관하다고 여겼다. 학교에서 우리가 푸는 수학문제는 어림짐작을 통해 애매한 답을 얻는 게 아니라 특정 숫자나 기호를 이용해 정확하게 답을 내도록 되어 있다.

우리는 복잡한 수학문제를 풀기 위해 아주 오랜 시간의 노력을 들인다. 즉 수학문제는 단박에 어림짐작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인간이 이런 고난이도의 수학 능력을 갖게 된 건 고작 수천 년 정도밖에 안 된다. 그것도 문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말이다. 그러니 인간만이 구사하는 복잡한 숫자놀음과 계산은 원시적인 수리감각과 무관해 보였던 것이다.

당신의 선천적 수리감각은 얼마나?

그런데 지난해 9월 이런 과학적 신화를 단박에 깨뜨리는 연구결과가 네이처지에 발표되었다. 즉각적으로 어림짐작하는 원시적이고 선천적인 수리감각이 사람마다 꽤 차이가 날 뿐 아니라 우리의 수학 점수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미 존스홉킨스 대학의 심리학자 저스틴 할베다 교수는 14살 학생 64명을 대상으로 선천적인 수리능력을 평가했다. 화면으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노란색과 파란색의 점들을 학생들에게 보여준다. 그리고는 어느 색깔의 점이 더 많았는지를 물었다. 이때 점의 숫자는 10-32개 정도였고 점의 크기는 다양했다.

▲ 존스홉킨스대학 저스틴 할베다 교수의 실험. 위 그림처럼 파란색 점과 노란색 점을 아주 짧은 시간동안만 보여주고 어느 게 더 많은지를 물었다. 잘 하는 학생일수록 수학점수가 높았다. 

먼저 할베다 교수 연구팀은 학생들의 성적이 꽤 넓게 분포한다는 걸 발견했다. 예상할 수 있듯이 노란색 점과 파란색 점의 개수 비율이 1:1에 가까워질수록 학생들의 성적은 점점 떨어졌다. 하지만 잘하는 학생의 경우 두 가지 색깔의 점이 거의 개수가 같을 때도 답을 잘 맞혔다.

반면 어떤 학생들은 개수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데도 가늠을 하는 데 애를 먹었다. 가장 성적이 나쁜 학생의 경우 다른 색의 점의 개수 비율이 3:4 정도로 큰 데도 답을 잘 맞히지 못했다.

독자들 중에 자신의 선천적인 어림짐작 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확인하고 싶다면 뉴욕타임즈의 다음 웹사트를 방문하면 된다(http://www.nytimes.com/interactive/2008/09/15/science/20080915_NUMBER_SENSE_GRAPHIC.html).

어림짐작 능력이 유치원 때부터 수학점수 영향

그런데 할베다 교수의 연구가 가져다준 결과는 이게 전부가 아니었다. 할베다 교수는 이들 학생들의 유치원 때부터의 수학성적과 시험결과를 비교했다. 그랬더니 더욱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할베다 교수는 당시의 놀라움을 “유치원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도 둘 간에 상관관계가 있는 걸 확인하곤 의자에서 벌떡 뛸 뻔했다”고 표현했다. 할베다 교수는 학생들의 IQ와 기억력 등의 요인들을 제거한 다음에도 선천적인 수리감각과 수학성적 간에 밀접한 관계가 나타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자신의 수학점수가 낮은 건 뒤떨어지는 선천적인 수리감각 탓일까? 아니면 선천적인 수리감각을 가지면 높은 수학 점수를 받게 된다는 걸까? 아직 그 답은 분명치 않다.

한편 할베다 교수는 연구대상의 숫자를 늘려 다시 한 번 더 결과를 확인했다. 이때 간단한 계산에 애를 먹는 산수장애를 가진 학생들도 포함시켰다. 그 결과, 할베다 교수는 산수장애를 가진 학생의 경우 선천적인 수리감각이 더 낮은 것을 확인했다.

수학장애는 선천적일 수도 후천적일 수도

그렇다면 산수장애의 원인은 선천적인 수리감각에 있었던 걸까? IQ도 정상이고 다른 과목에서 점수도 좋은데 유독 수학만 못하는 산수장애인 사람은 학습과 교육으로 장애를 극복할 수는 없는 걸까? 그런데 이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할베다 교수와는 정반대 결과를 보인 연구가 있기 때문.

▲ IQ도 정상이고 다른 과목에도 문제가 없지만 유독 수학만 못하는 경우가 산수장애이다. 산수장애에 대한 상반된 연구결과로 인해 과학자들은 산수장애가 선천적인 경우와 후천적인 경우가 있다고 보고 있다. 
2007년 벨기에 루뱅카톨릭대의 로렌스 로셀 연구팀은 산수장애 어린이들에게 막대기의 개수를 비교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5개의 막대와 7개의 막대 중 어느 게 더 많은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그랬더니 산수장애 어린이들이 비교대상과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반면 숫자 5와 7 중 큰 수에 동그라미를 치라고 하자 산수장애 어린이는 어려움을 보였다. 이 외에도 산수장애 어린이가 선천적인 어림짐작에는 정상적인 데 반해 숫자에서 곤란을 겪었다는 연구결과가 더 있었다.

이렇게 상반된 연구결과들이 등장하면서 현재 과학자들은 산수장애에 대해 이렇게 결론을 내리고 있다. 산수장애에는 선천적인 수리감각에 문제가 있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후천적인 학습장애인 경우도 있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결론은 현재 잘 알려지지도 않은 산수장애에 대해 더욱 복잡함만을 가져오고 있다. 정말 수학에 고통 받는 어린이들을 도우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박미용 기자 | pmiyong@gmail.com

저작권자 2009.02.20 ⓒ ScienceTimes

<뇌파 조절 `사이버 마약'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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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9.02.19 08:29 | 최종수정 2009.02.19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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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주파수 이용한 `아이도저' 파일로 환각효과
인터넷에 체험기 올라..부작용 우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인위적인 뇌파 조절로 실제 마약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이버 마약'이 인터넷에 등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이버 마약은 마음을 평온하게 하는 알파 파장(7∼13헤르츠.Hz)과 지각과 꿈의 경계상태로 불리는 세타파(4∼8Hz), 긴장, 흥분 등의 효과를 내는 베타파(14~30Hz) 등 각 주파수의 특성을 이용해 사실상 환각 상태에 빠져들게 하는 것으로 일명 '아이도저(I-Doser)'로 불린다.

19일 한 인터넷 사이트는 항불안성, 항우울성, 마약성, 진정제, 성적흥분 등 모두 10개 부문으로 나눠 73개의 아이도저 MP3 파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마약성 부문에서는 코카인, 헤로인, 마리화나 등 모두 28가지의 마약을 느낄 수 있는 파일이 제공된다.

각 항목을 클릭하면 해당 마약을 흡입한 것과 같은 환각에 빠지게 해준다는 주파수가 10∼45분 가량 흘러나온다.

이 사이트는 "수많은 임상실험을 통과한 제품들이기 때문에 매우 안전하며 해외에서 최고 몇십달러에 판매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뇌파를 조정해 실제 마약류의 10분의 1정도에 해당하는 시간만 가상체험 상태가 유지되므로 중독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 사이트의 게시판에는 사이버 마약을 체험한 네티즌들의 경험담이 속속 올라와 다른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효과가 없는가 싶더니 발끝에서 한기가 시원하게 올라오면서 정말 상쾌했고 잠이 확 깨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체험 후기를 올렸다.

그러나 부작용과 중독성을 지적하는 글도 적지 않게 올라오고 있다. 아이디가 `OK'인 네티즌은 "10번 이상 들었는데 머리가 계속 아프다"고 말했고 한 네티즌도 머리 통증을 호소하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네티즌은 "사람을 미치고 돌게 만든다. (환상 속에서 본) 세계 최고의 미녀를 보기 위해 다시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사이버 마약 경험자들의 체험담이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구고 직접 체험해 보겠다는 네티즌들이 급증하면서 중독 등으로 인한 피해가 우려되지만 마땅한 단속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경찰 관계자는 "일단 상황을 정확히 파악한 뒤 대책 마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7월 이탈리아에서도 아이도저가 적발됐지만 마약 성분과 달리 주파수 파장을 이용하는 만큼 위법성 입증이 쉽지 않아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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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伊서 뇌파 조절 `사이버 마약' 출현>

여자의 마음 알 수 없는 이유 2009년 02월 09일(월)

"여자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것이 많은 남자들의 하소연이지만

여자들 역시 다른 여자의 마음을 읽어내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라이브사이언스 닷컴이 보도했다.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 연구진은 즉석 데이트를 하는 남녀 24쌍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남녀 피실험자들에게 보여주고

"남자가 상대 여자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여자가 상대 남자에게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는 두 가지 질문을 던졌다.

연구진은 이어 피실험자들의 답변과 실제 데이트 참가자들의 반응과 비교했는데

남성과 여성 응답자 모두 남자의 마음은 어느 정도 정확히 맞혔으나

여자의 마음을 헤아리는 데는 실패했다.

실제로 답변의 정확도는 동전 던지기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즉석 데이트는 독일 훔볼트 대학에서 마련된 것으로 인디애나 대학 연구진은 독일어를 전혀 알지 못해 순전히 시각적 단서와 목소리의 음조를 통해서만 데이트하는 이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대해

데이트란

생물학적으로 유전자 확산을 위한 최상의 상대를 고르는 일이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는 남성보다 애매한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태도가 애매하면 남성은 자기가 여성의 마음을 끄는데 성공했는지 확신이 안 서기 때문에 상호작용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입하고 그 결과 여성은 상대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또 여성은 한 번에 단 한 남자만의 아기를 임신할 수 있지만

남자는 여러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에 여성으로서는 `매물비용'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데이트 중간과 끝무렵에 찍은 비디오가 가장 정확한 평가를 제공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데이트 남녀가 상대와의 만남을 통해 충분한 정보를 수집한 뒤에야 진짜 감정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해석했다.

이들은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줘라"는 데이트의 금언에 대해

"진화적 관점에서 보자면 여성이 자신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서 안 될 건 없지만 만나자마자 노골적으로 관심을 보이는 건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첫 데이트에서 속을 다 드러내기보다는 다음 데이트를 약속하는 것이 좋은 전조라는 것이다.

(서울=연합뉴스 제공) | youngnim@yna.co.kr

저작권자 2009.02.09 ⓒ ScienceTimes

엄마가 아기를 왼쪽으로 안는 이유
`오른쪽 뇌가 시켰어요`


주변에서 아기를 가슴에 안고 있는 엄마들을 관찰해보면 대부분이 왼쪽 가슴에 아기의 얼굴이 오도록 안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의 한 연구에서도 나이에 상관없이 엄마들의 85%가 본능적으로 아기의 얼굴이 엄마의 왼쪽 가슴에 오도록 껴안는다는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왜 그럴까. 엄마의 심장박동소리를 아기에게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분석이었다. 하지만 그 외에 또 다른 이유가 있다는 사실이 영국 연구팀에 의해 밝혀졌다.

좌반구와 우반구의 역할 차이 때문이라는 것이다.

왼쪽 가슴에 아기의 얼굴이 오도록 껴안으면 아기와의 긴밀한 유대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는 우반구 영역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 연구결과는 '발달과학(Developmental Science)'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영국 서섹스대 연구팀은 오른손잡이인 32명의 남성과 여성들에게 아기나 인형을 안도록 했다. 여성은 20명, 남성은 12명이었다. 대부분의 여성들은 지금까지의 연구결과와 마찬가지로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았다.

 

연구팀은 같은 이들을 대상으로 어느 두뇌영역으로 얼굴의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지를 알아내기 위한 실험을 했다. 절반은 행복한 표정, 한쪽은 무표정한 얼굴 사진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실험이었다.

오른쪽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보고 "행복한 표정"이라고 말하면 이는 뇌의 좌반구를 이용해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왼쪽에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진을 행복하다고 판단하면 뇌의 우반구를 이용해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경우다.

분석 결과 아기를 왼쪽 가슴에 안는 여성들은 모두 뇌의 우반구로 표정과 감정을 분석하는 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들은 뇌의 영역과 아기를 안는 위치 간에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했던 빅토리아 본 교수는 "뇌의 우반구는 왼쪽 몸의 움직임과 상관이 있다"며 "따라서 왼쪽에 아기를 안으면 아기가 울거나 웃거나 하는 등의 눈에 보이는 감정 정보들을 우반구의 감정 처리 영역에서 더 빨리, 더 쉽게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아기와의 긴밀한 유대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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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좌반구와 우반구에 관한 또 하나의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다. 2001년 하버드의대 줄리언 키넌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인간이 스스로의 얼굴을 알아보게끔 하는 역할을 우반구가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실험은 좌반구와 우반구를 번갈아 마취시킨 뒤 유명인과 자신의 얼굴 사진을 섞어놓고 자신의 얼굴을 찾도록 하는 방법을 썼다. 우반구를 마취시킨 경우에는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찾아내지 못했다.

사람과 침팬지.오랑우탄 등 고등 영장류만이 자신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스스로를 인식하는 우반구(전측두 피질)의 진화 역사상 매우 최근에 이르러서야 발달한 것이란 추론이다. 유아들도 우반구가 완전히 발달하기 전인 18~24개월 전에는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보지 못한다.(조인스)

눈뜬 자들의 밤…"뇌 창의력 위축" 수면장애, 심근경색 등 위험성 높아 2008년 12월 02일(화)

충분한 수면을 통해 영감이 떠올랐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폴 매카트니는 잠을 충분히 자고 일어나니 ‘예스터데이(Yesterday)’의 선율이 머릿속에 떠올랐다고 한다.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역시 '지킬박사와 하이드(Dr Jekyll and Mr Hyde)'의 아이디어를 꿈을 통해 얻었다고 말한다.

의학자들은 수면을 취하는 동안 뇌가 휴식을 취하고, 연계성이 없는 정보를 연결시켜 새로운 사고방식과 아이디어를 제공한다고 보고 있다. 그만큼 수면은 건강한 삶의 중요한 척도 중 하나다. 하지만 최근 미국발 금융위기로 큰 폭의 등락을 거듭하는 환율과 주가 때문에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이루는 불면증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환자 수는 2005년 21만7천957명, 2006년 26만3천924명, 2007년 32만8천825명으로 계속 상승했다. 2008년은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올 9월 말까지만 25만9천21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수면장애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다. 하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통계에 따르면 '불면증 치료'로 건강보험 급여를 받은 환자 수는 최근에 계속 상승했다. 경기 침체가 본격화된 올 9월 말까지만 25만9천219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눈뜬 자들의 밤= 수면장애 요인 중 하나인 수면무호흡증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저산소증과 교감신경계 항진 등으로 말미암아 심장과 혈관계통의 질환 발생 위험성이 높아진다.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고혈압과 심부전, 뇌졸중의 위험성이 정상인보다 약 2.89배, 2.38배, 1.97배 정도 높아지며, 심근경색은 20배까지 높아진다.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비만인 사람들에게는 '공공의 적'이다. 비만한 사람들에게 수면무호흡증이 자주 발생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수면 장애를 겪는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보다 뚱뚱하게 될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주목을 끌기도 했다.

몬트리올대 연구팀에 따르면 최근 1천138명의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어릴 때 수면 장애를 겪은 아동은 커서 뚱뚱하게 될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동 시절부터 숙면의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수면 장애는 우울증 유발에도 영향을 미친다. 미국 노스텍사스 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특히 청소년기 불면증은 성인이 돼서 우울증 발병을 2.3배 높이고, 알코올 중독이나 자살 충동을 유발할 위험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계에서는 불면증이 오래 지속되다 보면 우울증이 올 수 있고, 반대로 우울증이 있는 경우 불면증이 나타나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잠을 자는 당신, "창조력 증진"= '잠이 보약'이란 말도 있듯 충분하게 잠을 자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최근 미국 암연구협회에 따르면 충분하게 수면을 취한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보다 유방암이나 대장암 발병이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협회 연구진은 10년간 5천968명의 젊고 건강한 여성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잠을 하루 7시간 이하로 자는 여성들은 각종 암에 걸릴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충분한 수면을 취하지 못하면 '뇌의 창의력'이 위축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옥스퍼드 대학교 신경과학 러셀 포스터 교수는 최근 영국 일간지 타임즈(Times)와의 인터뷰에서 "충분한 수면은 기억들을 통합하고 단기 기억을 장기 기억으로 전환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하지만 충분하게 잠을 자지 못하면 뇌의 창의성이 위축된다"고 말했다.

충분한 수면이 아닌 짧은 낮잠은 어떨까? 미국 뉴욕 CUNY대 윌리엄 피시바인 박사팀은 낮잠을 자면 단순 기억력뿐 아니라 배운 사실을 응용하는 창조력까지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박사팀에 따르면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대학생들에게 자매 등 2음절로 된 한자어를 배우도록 한 후, 한 그룹은 90분 동안 낮잠을 자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낮잠을 자지 않도록 했다. 실험결과, 낮잠을 잔 그룹의 대학생들은 이전에 익혔던 한자어 중 늘 같은 뜻을 가진 단어가 있다는 것을 더 금방 깨닫고 이를 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피시바인 교수는 "짧은 낮잠도 단순한 기억력뿐 아니라 이를 응용하는 창조력 등 전반적으로 뇌 활동이 증진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건강한 잠을 자기 위해서는 밤에 커피나 핫초코, 콜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 및 초콜릿 등을 피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잠을 자기 위한 생활수칙=
건강한 잠을 자기 위해 꼭 지켜야 할 것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에디슨이나 나폴레옹처럼 3-4시간의 수면으로 충분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아인슈타인과 같이 9-10시간의 수면이 필요한 사람도 있다. 일반적으로 7-8시간의 수면이 권장되는데 이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들의 평균적인 수면시간이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수면시간을 측정해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①밤마다 같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정해진 시간에 일어난다=특히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아침에 잠이 깨면 바로 일어나 밝은 빛을 쬐는 것이 정신을 깨우는 데 도움이 된다.

②저녁에 과식을 하지 않는다= 과식 자체가 자극이 돼 잠들기 힘들어진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따뜻한 우유 한 잔 혹은 치즈 등을 먹는 것은 도움이 된다.

③밤에는 커피나 핫초코, 콜라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 및 초콜릿 등을 피한다.

④저녁 7시 이후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다. 담배를 피우면 정신적으로 흥분해서 잠들기 힘들다.

⑤침대는 수면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쓰지 않는다= 침대에서 책을 보거나 텔레비전을 보는 것 등 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⑥잠자리에 들기 1시간 전에 반신욕 혹은 뜨거운 샤워를 통해 체온을 올린다. 긴장이 풀어지고 잠이 잘 온다.

⑦오지 않는 잠을 자려고 노력하지 마라= 잠을 자려고 노력하게 되면 오히려 못 자면 어떻게 될까 하는 잠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생긴다. 결국 스트레스, 각성 호르몬인 코티졸의 분비가 증가되고 교감신경의 흥분이 발생해 잠이 멀리 달아나 버린다. 이런 경우에는 침대에서 나와 지루한 책 등을 읽어 몸이 스스로 지루하고 졸리게 만들어 수면에 드는 것이 좋다.

우정헌 기자 | rosi1984@empal.com

저작권자 2008.12.02 ⓒ ScienceTimes

미래 한국을 바꾸어놓을 기술은?

한국과학기술평가원은 이날 심포지엄에서 미래 세계를 바꾸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10대 유망기술’을 발표했다.

10대 유망기술은 ▲ 뇌-기계 인터페이스, ▲ RNA 기반 치료제 개발 기술, ▲ 그래핀 나노구조체, ▲ 무공해 저급석탄 에너지 기술, ▲ 염료감응 태양전지, ▲ 지능공간 인지통신 기술, ▲ 역분화 줄기세포, ▲ 인체통신 기술, ▲ 인지로봇 기술, ▲ 퍼스널라이프로그 기술 등이다.

▲ KISTEP이 선정한 10대 미래유망기술 

‘뇌-기계 인터페이스’란 뇌파신호, 즉 생각으로 기계를 제어할 수 있을 기술을 말하는데, 로봇이나 장애인 신경보철 등에 이용이 가능하다. ‘RNA 기반 치료제 개발 기술’은 특정 염기서열을 가지는 인공 RNA를 제조해 원하는 유전자를 특정 질병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그래핀 나노구조체’란 탄소가 연결돼 벌집 모양의 평면구조를 이루고 있는 물질로, 그 두께가 불과 원자 한 층에 불과해 향후 실리콘 소자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무공해 저급석탄 에너지 기술’은 자연발화성으로 인해 사용이 제한되고 있는 저등급 석탄을 원료로 무공해 청정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말한다.

‘염료감응 태양전지’는 염료가 햇빛을 받아 들뜬 전자를 생성하는 등의 성질을 응용해 단순한 공정과 저렴한 비용의 태양전지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을 말한다. ‘지능공간 인지통신’ 기술은 인간을 중심으로 인간을 위한 지능공간을 만들어주는 신경망 구축 기술을 말한다.

‘역분화 줄기세포(iPS)’는 배아줄기세포처럼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지만 면역 거부반응 및 윤리적 논란이 전혀 없어 기존 세포치료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유망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인체통신 기술’은 유, 무선을 사용하는 기존 통신방식과는 달리 사람의 몸에 부착된 각종 정보 단말장치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을 말한다.

‘인지로봇 기술’은 인간 혹은 생물체와 로봇을 접목시켜, 인간과 유사한 기능의 로봇을 만드는 기술. ‘퍼스널 라이프로그 기술’은 개인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많은 정보를 수집, 활용이 편리하도록 분류해, 필요할 때 검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선정 작업을 수행한 KISTEP 임현 연구위원은 “10대 미래유망기술의 선정을 위해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선정됐으며, 이들의 견해를 미래 가능성과 연계해 가장 현실성 있는 기술들을 선별했다”고 말했다.

창의성 교육은 소수 영재가 아닌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고 이를 위해 개인 창의성을 수용하는 환경 조성에 힘써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는 창의성 교육의 개념을 ‘미래를 책임질 소수 영재를 위한 교육’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사회 각 분야를 아우르는 범위까지 확대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달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창의적 인재, 우리의 미래’ 심포지엄에는 교육·과학·문화·산업 등 각계 전문가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국가 원동력으로 떠오르는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한 각종 방안이 논의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창의성 교육을 일반 교실로 점차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학창의재단은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서울호텔에서 ‘창의적 인재, 우리의 미래’라는 주제로 창의교육 심포지엄을 열었다.

●정규교육 속에서 창의 교육 이뤄져

주제발표에 나선 박인호 한국과학창의재단 창의인재기획단장은 “영국은 별도의 교육과정이 아닌 정규교육 속에서 창의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며 “영국은 2000년부터 3년간 ‘창의성’의 개념을 교육현장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히 규정한 뒤 국가 차원의 창의교육 자료를 공식 제작해 보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교과목을 융합해 창의성 교육을 하는 미국 ‘매그닛스쿨’을 한 예로 들고 “모든 분야의 교과과정에 예술과 과학기술을 통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기균 과학관과문화 대표는 ‘창의 리소스 확보’라는 주제 발표에서 “과학관을 전시공간이 아닌 교육시설로 바꿔야 한다”며 “과학 관련 사진·영상물을 수집하고 분류한 디지털도서관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또 다른 방법으로 사이언스, 네이처 등 해외 유력 과학학술지의 한국어판 제작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며 “일본은 이미 20여 년 전부터 일본어판을 만들어 보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미국 과학교육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불고 있다”며 대표적 사례로 ‘사이언스 포 올’개념을 소개했다. 소수의 과학영재를 키우는 것에서 모든 학생의 과학적 소양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는 것. 권 대표는 “전체적으로 과학소양이 높여야 그 안에서 과학 영재도 길러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대표는 “미국의 과학교육이 지식전달에서 소양계발로, 이론 전달에서 체험·탐구 위주로 전환하고 있다”며 “(넓고 얕지 않은) 적은 수의 중요한 과학개념을 깊이 있게 가르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창의성 교육, 영재·수월성 교육과 구분해야

이어 열린 지정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소수의 영재가 아닌 모든 학생에게 적용할 수 있는 창의성 교육을 해야 하고, 창의성이 발현될 수 있는 사회 환경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두희 동아사이언스 대표는 “창의성 교육은 소수 영재만의 전유물이 아니다”라며 “창의성 교육을 영재 교육 혹은 수월성 교육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창의성을 키워낼 수 있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환경조성이 중요하다”며 “창의재단이 이 역할을 해야 하며, 앞으로 지식의 많고 적음을 따지는 퀴즈나 경시대회보다 아이디어를 겨루는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교육방송(EBS)을 통해 방영된 ‘창의성을 찾아서’를 만든 이정옥 프로듀서는 “14세기 이탈리아나 20세기 미국처럼 ‘왜 특정 시대, 특정 지역에 창의적 산물이 집중될까’, ‘어떤 환경이 창의성을 키워내는 걸까’에 초점을 뒀다”며 “한국의 서열문화, 집단문화가 창의성을 저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1세기는 어느 한 사람만 똑똑해서 되는 게 아니다”라며 “재즈 공연처럼 각자가 창의성을 발휘하지만 전체적으로도 시너지를 이루는 집단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하나의 답 요구하는 교육 바꿔야 창의 교육 가능

학교 교실이 유연한 사고와 창의성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나왔다.

이주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항공우주 분야의 정교한 기술개발은 기계·전기·전자·소재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뿐만 아니라 고도의 창의성과 유연한 아이디어가 요구되는 분야”라며 “국가 우주개발의 미래는 창의적 인력 확보에 성패가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황지우 총장은 “새로운 것을 만들고 세계나 사물을 다르게 바라보는 능력을 창의성으로 봤을 때 교육 현장에서 예술은 창의성과 동의어”라며 “그러나 한국의 대학생을 보면 초중고 교실에서 창의성이 ‘살해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초중등 교사가 창의성 교육을 할 수 있도록 교수법을 개발하는 것”이라면서 “하나의 답을 요구하는 교육을 유지하는 이상 과학창의재단이 무슨 사업을 추진해도 사상누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백윤수(연세대 교수) 창의공학연구원장은 “누구나 주변의 크고 작은 무언가에 대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살아간다는 점에서 인간은 누구나 창의적”이라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알아주는 사람, 수용해줄 수 있는 문화적 바탕 등 환경조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종오 서울 월계고 교사는 “입시 풍토를 바꾸지 않고는 창의 교육의 성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창의 교육을 실제 구현할 수 있는 과학 교육은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창의성은 일정 지식 있어야 발현…수업 시수 늘리고 교과 융합형 자료 제작

지정토론에 이어서 ‘수학 과학교육 내실화 방안’을 주제로 한 특강이 열렸다. 지난해 발족한 창의재단 산하 ‘수학 과학교육 내실화 기획위원회’는 초중등 수학·과학에 대한 국가 교육과정 개발을 전담하는 기구이며, 위원장은 이혜숙 이화여대 자연과학대학장이 맡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문과든, 이과든 모든 시민이 일정 수준의 과학을 이해하는 교육에 초점을 둬 내실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 과학에서 창의성은 어느 수준 이상의 지식이 있어야 발현된다”며 “초중등 수학 과학의 수업시수를 늘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과 내용에 첨단 과학을 반영하고 탐구와 문제해결 중심의 교육과정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창의성 개발을 위해 과목간 유사 개념들을 조사 분석한 보고서를 만들어 보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은 이 밖에 △과학Ⅱ와 같은 심화과목은 선택하는 학생이 적더라도 고교 현장에서는 의무적으로 강의를 개설해 선택권을 보장하고 △교사 연수와 교과 연구를 위해 수학·과학 교사에게 안식년을 도입하며 △문과 위주인 교대의 교사양성과정을 개선해 초등 과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등의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최근 ‘스키너의 심리상자 열기’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세상을 바꾼 10가지 심리학 실험을 깊이있게 보여주는데요, 마지막 실험이 ‘드릴로 뇌를 뚫는’ 실험입니다. 뇌에 구멍을 뚫어 무언가를 잘라 정신병을 치료하는 거죠. 이 수술을 처음으로 개발한 포르투갈 의사 안토니오 에가스 모니즈는 194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기도 합니다.

사실 과학 분야에선 이 실험은 그야말로 ‘막장 실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잘못된 노벨상 3위 안에 오르는 사례이기도 하고요(하나는 ‘기생충이 암을 일으킨다’이고, 다른 하나는 지금 기억이 나질 않네요).

지난해 한 교수님과 이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참 그 과학자를 비난했던 기억이 납니다. 정신병을 치료하겠다고 뇌를 자르다니, 얼마나 부작용이 큰지 모르고. 수술을 받았던 사람 중에는 기억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책의 저자는 신기하게도 모니즈 박사에 대해 의외로 호의적인 감정을 보여줘 깜짝 놀랐습니다. 수술 방법이 너무 과격해 보여서 그렇지 사실은 분명히 치료 효과가 있다는 거지요(학계에선 여전히 반대가 많습니다).



포르투갈 의사 안토니오 모니즈는 정신병 환자에게 뇌의 일부 부위를 절단하는 수술을 처음 실시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 수술은 매우 위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미국에선 엄격한 조건을 갖춰 이 수술을 받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책에 나온 한 환자는 젊었을 때부터 생겼던 심한 강박증이 수술 뒤 사라졌다고 합니다. 요즘은 뇌 수술을 굉장히 정교하게 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이 수술을 받을 정도라면 다른 치료법이 없는 환자이기 때문에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는 거지요.

물론 모니즈 박사는 지금 관점에서 충분한 정보 없이 굉장히 위험한 실험을 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 아직도 이 수술이 (물론 많이 개선되었겠지만) 시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고, 뇌의 특정 연결 부위를 잘라 정신병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에도 놀랐습니다.

가장 놀란 것은 예전에 막장 과학으로 알았던 기술이 엄연히 생존해 있고, 앞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는 거지요(영원히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혹시 언젠가 꽃이 필 막장 과학은 지금 없을까요?

김상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dream@donga.com

 아동기 스트레스가 면역체계 악화시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어린 시절 받은 스트레스가 아동의 건강에 오랫동안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은 “아동기에 육체적인 학대나 고아원 생활 같은 극단적인 스트레스를 경험한 10대들을 대상으로 면역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면역체계가 약화된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단순 포진 바이러스 타입1’(HSV-1)에 대해 항체 수준에 초점을 맞춰 검사를 실시했다. 이 바이러스는 미국인의 3분의 2 정도가 관찰되며 단순 포진과 열성 수포가 생기는 원인이 된다.

면역계가 건강한 사람의 경우, 이 바이러스는 보균 상태로 남지만 스트레스나 질병에 의해 면역계가 약해지면 병세가 시작된다. 면역계가 약한 사람들의 경우 HSV-1 진압에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에 활성화된 바이러스에 저항할 항체를 다량으로 만들게 된다.

연구팀은 아동기에 육체적 학대를 경험했거나 스트레스적인 가정환경에서 자란 십대 청소년들의 경우 HSV-1 항체 농도가 높은 사실을 발견했다. 이는 면역계가 약화됐다는 것을 나타내는 증거다.

글/편집부 (2009년 01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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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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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 기사입력 2008.02.08 08:25 | 최종수정 2008.02.0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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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

● 앵커: 사람의 뇌가 기억을 어떻게 조절하는지 그 원리가 국내 연구팀에 의해서 규명됐습니다.

끔찍한 기억을 지우고 좋은 기억을 되살리는 길이 열릴 수 있을까요.

김승환 기자입니다.

● 기자: 사물을 보거나 들으면 단기 기억 형태로 저장된 뒤 일부가 장기기억으로 바뀝니다.

이때 기억의 연결고리인 뇌신경, 즉 시넵스가 강화돼 나중에 기억을 꺼내기 쉽도록 도와줍니다.

지금까지는 일단 기억의 연결고리가 생기면 좀처럼 바뀌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렇지만 서울대 강봉균 교수팀의 실험 결과 기억의 연결고리는 수시로 사라졌다 만들어졌다 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람이 회상을 하기 시작하면 뇌에서 프로테아좀이라는 단백질이 분비돼 해당기억과 관련된 신경세포의 연결고리를 일단 끊습니다.

이어서 회상 도중에 또는 회상이 끝난 뒤에는 끊어진 고리를 다시 연결하는 과정을 끝없이 되풀이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 강봉균 교수 (서울대 생명과학부): 회상할 때 시넵스가 불안정한 상태를 겪는 것은 시넵스를 재구성해서 새로운 정보에 따라서 기억정보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그런 과정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기자: 즉 빨간 사과 알던 사람이 파란 사과를 보면 사과에 관련된 기존의 기억회로를 일단 부순 뒤 파란색 개념을 더해서 다시 기억을 재구성한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이 원리를 잘 이용하면 과거의 상처로부터 나쁜 기억 지우거나 사라진 기억을 되살리는 등 기억조절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MBC뉴스 김승환입니다.

(김승환 기자 cocoh@imb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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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에 대한 놀라운 이야기 :: 2007/08/22 16:46

전자통신연구소에 근무하는 박문호 박사. 전공인 전자공학 보다는 양자물리학과 뇌 과학 전문가로 알려진 그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뇌 작용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번 주 카페초대석은 뇌 과학 전문가인 박문호 박사의 뇌 작용을 중심으로 살펴본 정치, 그리고 그가 주장하는 뇌를 골고루 쓸 줄 아는 새로운 지도자 상에 대해 얘기를 나눠 봅니다.

박문호 박사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
100권 독서클럽 공동운영위원장
불교TV '뇌와 생각의 출현' 강연 중


(윤여준) 원래 박문호 박사께서는 전자공학, 반도체 분야를 전공하셨죠? 그런데 지금은 양자물리학과 뇌 과학 전문가로 더 알려져 있는데 전공이 아닌 분야에서 더 유명하게 된 계기가 있습니까?

(박문호) 특별한 계기는 없었고요, 어릴 적부터 양자물리학이나 뇌 과학에 관심이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윤여준) 양자물리학과 뇌 과학이란 학문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주시죠.

(박문호) 양자물리학은 기본적으로 우주를 설명하는 학문이고, 뇌 과학은 지구상의 생명 시스템을 추적하는 학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DNA나 RNA를 통한 생명 전체의 진화 계통수 가 밝혀지면서 35억년된 생명의 역사가 윤곽이 드러나고 있지요.

(윤여준) 최근에 우리 한국 사회도 뇌 과학에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굉장히 어렵고 전문적인 분야인데도 일반 시민들이 읽는 신문에 관련 기사가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왜 갑자기 한국 사회에서 뇌 과학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는 걸까요?

(박문호) 십여 년 전부터 마라톤 붐이 불었지요. 마라톤 동호인이 200만을 넘고 풀코스를 뛴 사람들이 10만 명이 넘었다고 들었는데요, 일종의 집단적인 사회 현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또 요가 열풍입니다. 전국에 요가 학원이 1만개가 넘는다는 군요. 마라톤 붐하고 요가 붐의 성격을 분석해 보면, 그 다음 일어날 사회적 동향은 뇌 과학입니다. 최근 인기가 많은 웰빙도 그 이론적 배경은 사실 뇌 과학입니다. 사회적으로 고령화가 되면 건강 문제가 부각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뇌를 생각하게 되는 거죠.

뇌는 우리 몸을 위해 있는데 몸이 부실하다는 얘기는 뇌에서 종합적으로 몸을 제어하지 못한다는 얘기니까 결국 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래서 뇌가 좋은 사람들은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뇌가 좋다는 얘기는 감수성이나 사고 체계가 유연하다는 뜻인데, 실제로 나이가 많은 노인들 중에 감수성이나 사고가 아주 유연한 분은 몸도 건강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윤여준) 마라톤 역시 웰빙의 한 차원이라고 보시는 건가요?

(박문호) 마라톤은 좀 더 긴 맥락에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우리나라가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먹을 것이 풍부해져 열량 과잉이 오기 시작했어요. 한반도 역사에서 열량 과잉이 온 건 얼마 안 됩니다. 조선 후기만 해도 흉년이 들면 몇 만 명씩 굶어 죽었으니까요. 그러다가 산업화에 성공하면서 개개인의 열량이 충족되고 점차 열량 과잉이 오게 된 겁니다. 이런 열량 과잉에 집단적으로 대처하는 방안 중 하나가 마라톤입니다.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잘 못 느끼겠지만 우리 국민 전체를 놓고 보면 자연스러운 적응 현상으로 볼 수 있지요.

(윤여준) 이런 현상이 웰빙과 맞물려서 요가로 번지고, 노령 인구가 늘어나니까 자연히 뇌 과학 쪽으로 발전한다는 거군요? 다른 나라에서도 그런가요?

(박문호) 미국만 해도 뇌 과학 붐이 대단합니다. 미국 뇌 과학 학회에 등록한 학자 수만 해도 4만 명을 넘을 정도니까요. 직업적으로 연구하는 사람들이 4만 명을 넘는다는 얘기는, 이제 뇌가 더 이상 블랙박스가 아니라는 얘기입니다. 뇌에 대해 수많은 보고서들이 나오면서 정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윤여준) 사회적 현상으로 보니까 뇌 과학 열풍이 이해되네요. 그럼 뇌 과학이 사회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요?

(박문호) 20여 년 동안 인간의 감성을 연구한 안토니오 다마지오라는 뇌 과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이 최근에 '확장된 항상성 시스템'이라는 용어를 들고 나왔는데, 이 말은 인류가 생명 연장이라는 생물적응향상성을 지향하기 위해 꾸준히 시스템을 바꿔 왔다는 얘기입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윤리입니다. 인류 사회에서 윤리나 도덕감이 발달해 온 이유는 몸  담고 있는 사회 시스템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해서라는 거죠. 실제로 우리 사회의 평균 수명이 점차 늘어나고 있잖습니까? 여성이 82세, 남성이 75세 정도인데, 이 수치는 미국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이 생명연장에 도움을 준다는 의미겠지요.

게다가 우리나라는 국민 소득 만 달러 시대를 넘기면서 국민 개개인이 크게 잘 살게 된 건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교통이나 통신 시스템, 사회적 법률 체제 같은 사회 인프라가 갖춰지기 시작했어요. 이러한 시스템이 윤리 시스템 위에 세워지면서 생명 연장이 현실로 나타나는 거지요.


(윤여준) 요즘 기업하는 사람들이 감성 경영이라는 걸 굉장히 강조합니다. 고객을 감동시키는 경영을 하겠다는 건데요, 그러면서 상품도 성능 보다는 디자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지요. 이성을 지배한다는 좌뇌에서 감성을 다스리는 우뇌로, 뭐 이런 얘기들도 나오는데 이렇게 감성 경영을 중시하는 현상도 뇌 과학으로 설명이 되나요?

(박문호) 뇌 과학에는 감성이라는 말과 느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성은 화를 낸다거나, 공포나 불안을 느끼는 것, 즐거움을 느끼는 것 등의 기본 감정과 관련된 것을 말하는 것이고요, 이러한 기본 감정들이 전두엽에 올라와 조절할 수 있도록 통합되는 것이 바로 느낌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차를 마실 때 다섯 가지 맛이 난다고 하는데, 우려낼 때 다섯 가지 구성 요소들이 합해져 새로운 맛이 나는 것, 이것이 바로 느낌의 세계인 거지요. 디자인은 이런 느낌의 세계이고 따라서 뇌 자원을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그러니 자연스럽게 상품을 선택할 때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보게 되는 거지요.

(윤여준) 그렇다면 감성 경영을 느낌 경영이라고 바꿔야겠네요? 감성과 느낌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박문호) 감성은 좀 더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것을 말합니다. 감성의 뿌리는 공포감, 분노, 쾌감 이런 것들이죠. 감성은 전염성이 강하고 건드리면 물결처럼 퍼져 나가는 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단일한 감성은 좀 위험합니다. 어느 순간 한 곳으로 확 쏠리면서 분출되는데 그 때 방향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출처 : Nature


이런 방향성은 개별 감성을 모아 총괄하는 전두엽에서 알려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느낌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아름다운 것을 보면 왜 아름다운지는 몰라도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거든요. 실제로 감성은 예를 들 수 있습니다. 화가 났다든지, 기분이 좋다든지 이야기 할 수 있다는 거지요. 그런데 느낌은 구체적으로 이야기 할 수가 없어요. 밑에 있는 개별 감정들이 올라와서 섞여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느낌을 표현할 때 흔히 "~왠지" 라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느낌은 구체적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몸이 총체적으로 느낀다는 것을 나타내지요

(윤여준) 감성이나 느낌을 어떻게 제어하느냐에 따라서 사람도 많이 달라지겠군요?

(박문호) 그럼요. 실제로 사람에게는 절차 기억, 신념 기억, 학습 기억 등 세 가지 기억이 있습니다. 유아 때는 절차 기억이 중요하죠. 자전거를 배운다거나 하는 것이 절차 기억의 대표적인 예인데요, 한 번 배우면 평생 남아 잊혀지지 않습니다. 다음으로 신념 기억은 주로 공포 반응, 그리고 분노와 연계되어 형성되는 기억을 말합니다. 종교적 체험이나 정치적 도그마처럼 젊었을 때 한 번 각인된 그런 기억인데 한 번 기억되면 좀처럼 바뀌지 않지요. 심지어는, 목숨을 내놓기까지 하는 그런 기억입니다.


마지막으로 학습 기억은 학교 시스템과 독서에서 배우는 기억입니다. 학습 기억은 신념 기억을 변화 시킬 수 있는 기억인데요, 공부를 하지 않으면 멈춰 버립니다. 예컨대 대학생의 기억은 절차 기억 10%, 신념 기억 30%, 나머지 60%가 학습 기억이라고 하면 학습을 거의 하지 않는 35세가 넘어가면 학습 기억은 거의 사라지고 신념 기억이 대부분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나이가 들면 사람이 고지식해진다고 하는 거죠. 공부를 하지 않으니 예전 기억대로만 생각하고 살거든요.

(윤여준) 그럼 현재 정권을 차지하고 있는 386 세대는 신념 기억만 발달하고 학습 기억이 현저히 떨어지는 사람들이군요? (웃음)


(윤여준) 최근 한나라당 경선 양상을 보면 후보 간에 결사적으로 싸우잖습니까. 어느 한 쪽이 도전하고 한쪽이 응전하는 거라 하지만, 국민들이 보기엔 양 쪽이 서로 싸우는 걸로 보이거든요. 왜 그렇게 싸운다고 보세요? 물론 정치적으로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인데... 인간이 상대방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마음이 생기는 건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문호) 정치분야의 고질적인 특성일 수 있고요, 네거티브 캠페인이라는 것은 무엇을 확실히 각인 시켜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역할을 하죠. 감성을 자극하는 정보를 제공하면 그건 뇌에서 잘 안 지워 지거든요.

(윤여준) 느낌의 상태로 가기 전에 감성의 상태를 자극해서 그 사람의 에너지를 끌어낸다는 얘기군요.

(박문호) 대선이 다가오면서 대선 주자에 대해 이런 저런 것들을 검증해야 한다고 하는데, 저는 무엇보다도 대선 주자가 학습 능력이 있느냐를 검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습 능력이 있다는 말은 언제든지 자기의 신념 기억을 바꿀 수 있다는 말이거든요. 물론 위험한 상황에서 강력한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신념 기억이고 그래서 신념 기억도 분명히 필요하지만, 지금 우리가 접하고 있는 외부 환경은 강력한 드라이브 대신 섬세한 조율을 요구하는 세상이거든요. 시대는 항상 변하니까, 거기에 적합한 기억은 학습 기억이지요.

(윤여준) 말씀을 들어 보니 감성 정치라는 게 좋은 게 아니군요. 그렇다고 해도 느낌 정치라는 말도 좀 이상한데, 뭔가 적당한 말이 없을까요?

(박문호) 사실 그런 상태를 가리키는 말은 벌써 나와 있습니다. '창의'가 바로 그것이지요. 앞서 언급한 안토니오 다마지오라는 사람의 이론에 따르면 인류 사회에서 느낌이 진화되어 온 근본적인 힘은 불확실성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뇌에 정해진 신호만 들어오면 느낌이 필요 없습니다. 반사작용만 하면 되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모든 신호가 일률적이지 않다는 겁니다. 실제로 다마지오 표현에 따르면 비범주화 혹은 비표준화된 신호가 들어올 때 동물들은 혼란스러워 합니다. 융통성이 없다는 거지요. 하지만 사람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은 애매하고 불확실한 입력이 들어 왔을 때, 즉 우리가 모르고 있는 것들이 들어 왔을 때 대처할 수 있는 '느낌'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창의성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예술이나 문화활동입니다. 감성의 수준으로부터 느낌의 세계로 올려준다는 거지요. 그게 바로 창의성입니다. 상품에서는 바로 디자인이죠. 디자인은 앞으로 국력을 기울여서 키워야 합니다.

(윤여준) 그런데 정치인들을 보면 창의적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이라는 생각이 훨씬 많이 듭니다. 거기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박문호) 우리 뇌는 뇌간을 중심으로 한 뇌의 주요 부분과 이를 덮고 있는 피질로 구성되는데 이 두 부분은 기능적으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핵심인 뇌간은 없으면 안되지만 피질은 없어도 살 수 있거든요. 무뇌아는 피질이 없는 채로 태어난 아이를 말합니다. 그런데 피질의 역할 중 하나는 뇌간 쪽에서 오는 충격, 충동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뇌간에서 올라오는 것들은 주로 행동력을 동반하는 것들인데 이 부분을 건드리면 사람들은 감정에 못 이겨 순간적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거죠.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사람들이 그런 걸 교묘하게 이용한 셈이지요.


(윤여준) 예를 들어 포퓰리즘이라든지 정치적 선동 같은 것들이 지금 말씀하신 그런 걸 이용하는 것이군요? 국민들이 정치가의 정치 선동에 넘어 가지 않으려면 이 원리를 알고 있어야 하겠는데요. (웃음)

(박문호) 흔히 피질을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라고 합니다. 반사적이나 무의식적으로 한 순간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피질의 역할을 무시할 수는 있겠지만, 나중에 다시 피질에서 냉정하게 평가를 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보통 사람은 자기 내면의 윤리 기준을 벗어났을 때 내부 시스템에서 교란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함부로 못하는 거지요. 뭔가 자기가 나서서 주장을 해야 할 때도 예전에 했던 행동에 비춰서 섬찟해지는 거죠.

(윤여준) 그런 게 양심 아닌가요? 그런데 우리 사회에는 양심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사람이 참 많아 보입니다. 이런 것도 결국 뇌에 결함이 있어서인가요?

(박문호) 사람에 따라서 느낌이 한 쪽으로 치우친 경우가 있습니다. 느낌의 필드가 고요하지 않거나 색깔이 이상하면 잘못 판단할 수밖에 없는 거죠. 일반적으로 전두엽 정신병의 가장 큰 특징은 무관심해지는 겁니다. 사회에 대해서도 무관심해지고 본인의 삶에도 무관심하고. 그러면서 막가파가 나오는 거죠. 예를 들어 흉악범들은 전두엽이 완전히 다른 색깔(사회적 정서의 부조화)로 물들어 있는 경우죠.

(윤여준) 최근 사회가 어지러워지면서 테레사 수녀의 마음에다가 CEO의 머리를 결합하면 이상적인 사람이 나올 거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게 가능한 일일까요? 테레사 수녀의 마음은 남을 위해 희생하는 마음이고 CEO는 회사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이니까 희생과는 거리가 먼 마음일 텐데 이걸 합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요?

(박문호) 같은 차원에서는 불가능하죠. 아인슈타인은 문제가 생긴 평면에서는 문제의 해답이 없다고 했는데 CEO와 테레사 수녀의 마음을 같은 평면에 놓고서는 그 해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CEO의 머리와 테레사 수녀의 마음을 그보다 더 높은 차원에서 융합시켜야 하는데 아직 그 차원은 개발되지 않았죠. 현재로서는 어렵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인류 자체가 진화를 하고 있는 겁니다. 예를 들어 요즘 우리는 책을 묵독(소리내지 않고 읽는 것)하고 있는데, 사실 인류가 책을 묵독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중세 시대만 해도 책을 많이 읽은 수도사 정도가 묵독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우리 민족도 예전에는 다 소리 내어 읽었잖아요.


마라톤도 마찬가집니다. 1970년대만 해도 보통 사람이 마라톤을 하면 생명이 위험하다고 했습니다. 특수하게 훈련 받은 사람만이 마라톤 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마라톤 풀코스를 뛴 사람이 아마 10만 명이 된다잖아요. 이 얘기는 인류 전체에 강력한 요구사항이 발생하면 새로운 능력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 차원에서 사회적 요구가 굉장히 강해진다면 테레사 수녀의 마음과 CEO의 마음이 합쳐질 수 있습니다.

(윤여준) 시대가 원한다면 새로운 지도자가 나올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기왕 얘기 나온 김에 뇌 과학자 입장에서 지도자가 갖춰야 할 소양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박문호) 지도자는 모든 사람이 함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을 만들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 우리는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같은 평면에서 서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같은 평면에서는 해결할 수 없지요. 전혀 새로운 차원을 만들어 이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전 국민이 새로운 차원을 바라보게 만들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게 비전이고 리더십입니다. 그런데 아직 이런 다른 차원을 국민에게 얘기하는 사람이 아직은 없습니다.

대한민국을 하나의 배라고 했을 때 엄청나게 많은 내부 구성 요소들이 있죠. 이 내부 구성요소들이 같은 방향을 향하게 해야 하는데 배를 타고 있는 사람들은 알 방법이 없죠. 지도자는 배 바깥에서 공간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국외자가 되어 대한민국이란 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줘야 하는 거죠.

사실은 이것이 소위 말하는 비전입니다. 비전은 생물학적으로는 간단합니다. 나아갈 방향을 예측해 주는 것이 비전이지요. 대략 3억 5천만년 동안 발달해 온 척추동물의 예를 들어 보죠. 척추라는 건 방향이 있습니다. 앞과 뒤가 있다는 거지요. 척추동물의 특징은 감각 기관이 전부 앞면에 나와 있다는 겁니다. 반대로 뒤 쪽은 전부 배출 기관입니다. 에너지를 흡수하고 난 나머지를 뒤로 빼내는 겁니다. 척추 자체가 척추동물이 움직여야 할 방향을 의미하는데, 5천만 전체가 나가야 할 방향이 바깥쪽에서 보면 동일해야 합니다. 이게 비전이지요.

(윤여준) 어렵고도 쉬운 얘기네요. 아까 말씀하신 그런 비전을 보여주는 게 리더가 할 일인데, 그런 역량을 갖춘 리더가 있다 해도 국민이 그 사람을 알아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잖아요? 우리가 좋은 리더를 뽑으려면 좋은 리더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어야 할 텐데.

(박문호) 윤여준의 정치카페와 같은 노력들이 모이면 앞으로는 그렇게 되겠지요. (웃음) 지금 많은 사람들이 다음 대통령의 능력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대통령은 사회가 합의할 수 있는 방향성을 던져야 하는데 아직도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어요. 물론 이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그런 면에서 몇 가지 바라는 게 있습니다. 우선 비전을 제시할 때는 슬로건을 하나로 모아달라는 겁니다. 박정희 정권 때 구호는 하나였습니다. 잘 살아보자. 민주화 세력의 구호도 독재 타도라는 단 하나였어요.

구호 속에는 강력한 운동력과 감성이 맞물려 있습니다. 그리고 뇌의 반은 감각, 반은 운동을 좌우합니다. 그래서 구호를 만들 때는 운동 성향과 감각 성향이 함축된 구호를 만들어야 합니다. 잘 살아보자는 구호를 들었을 때 움직이게 하잖아요. 우리가 흔히 어떤 얘기를 듣고 나서 '그래서 어쨌는데?' 이런 얘기를 하잖습니까? 이건 운동에 대한 의미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구호라는 것은 그 속에 감각을 받아들여서 운동으로 표출할 수 있는 것이 같이 들어 있어야 합니다.

다른 차원으로 가기 위해 어떤 비전을 만든다고 하면 거기에는 운동성이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통일된 구호, 통일된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나의 구호 속에 운동, 감각 성향이 다 들어가야 한다는 거지요.

(윤여준) 구체적으로 제시할 만한 어떤 방법론이 있으신가요?

(박문호) 뇌 과학에서는 복합계와 복잡계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텐데요, 복합계와 복잡계는 모두 동일한 구성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복합계는 다양한 구성 요소가 동일한 방향을 지향하는데 반해 복잡계는 구성 요소가 저마다 다른 방향을 지향합니다. 그래서 전체의 방향 값은 제로가 되는, 쉽게 말해 나갈 방향이 없다는 겁니다. 문제는 안에 있는 구성 요소들은 방향을 알 수가 없다는 겁니다.



국민들은 자기가 속해 있는 각 분야에서 열심히 살면 되고 지도자가 국민들이 보는 시선의 방향을 결정해야 합니다. 시선의 방향이 여럿일 수는 없지요. '저거다'라고 구체적으로 지정해 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비행기를 탔다고 합시다. 비행기 안에 있을 때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비행기를 바깥쪽에서 본다고 합시다. 영하 사십도 태평양 상공을 분명한 목표 지점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거지요. 따라서 목적은 한 가지입니다. 목표 지점을 향해 달려가는 거죠. 안에서는 시스템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도 결국 목적은 이뤄집니다.


그래서 지도자는 공간상 시간상으로 안에 있지 말고 바깥으로 나와서 방향성을 정해줘야 합니다. 내부에 있는
사람들은 어디로 가는지 잘 모릅니다. 그러나 지도자는 이 비행기가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방향을 정해줘야 합니다. 말하자면 복합계를 지향해야 한다는 겁니다.

(윤여준)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는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뽑아야겠습니다. 재미있고 좋은 말씀 참 많이 들었습니다.

뇌가 편해야 능률이 오른다! 영재들이 제안하는 두뇌활용 습관

스물스물 옷깃을 파고드는 추위에 머릿속까지 꽝꽝 얼어붙는 계절이다. 할 일은 산더미인데 지끈지끈 머리만 아파온다면 혹사당하는 당신의 뇌에 활력을 불어넣어보자. 한국뇌과학연구원에서 공개한 한국과학영재고 영재 3백45명의 두뇌 활용 습관 살펴보기.

하나 명상과 산책은 뇌를 쉬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 자신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자 할 때, 현재 상태에서 변화가 필요할 때 명상이나 호흡, 산책 등 심신을 바르게 하는 것은 뇌 상태를 가장 편안한 지점으로 회복하는 지름길이다.

집중이 안 될 땐 빠르게 뇌의 상태를 바꿔보자
집중이 안 될 때는 시간과 공간을 달리하거나 새로운 일을 찾아보자. 새로운 환경에 직면하면 뇌에 신선한 자극이 되기 때문에 금세 뇌 상태의 전환이 이루어진다. 영재들처럼 집중이 안 될 때 숙면을 취하거나 음악, 운동, 게임 등 기존의 상태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것은 훌륭한 두뇌 활용 습관이다.

체력 관리는 뇌 상태를 맑게 유지하는 기본이다
영재고등학교 학생 10명 중 8명이 구기운동부터 간단한 스트레칭 등을 통해 체력 관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두뇌 활동을 원활히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습보다는 복습에 집중하자
미리 하는 것보다 나중에 다시 한번 정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기억력을 높이는 데에는 반복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리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해당 정보를 한 번 더 뇌에 입력하는 습관을 들이자.

다섯 시간이 없을 땐 부족한 것에 집중하자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는 법. 시간이 없을 때는 잘하는 것보다 부족한 것에 집중하자. 시간 대비 효과, 자신감 측면을 고려했을 때 다소 부족한 것의 정보를 습득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여섯 독서는 다양한 지식을 뇌에 공급하는 기본 습관이다
독서는 두뇌 활용 측면에서 유연성을 확대하고 새로운 자극에 대한 뇌 기능 발달에 있어서도 효과적이다.

일곱 중요한 날 전에는 충분한 휴식을 통해 뇌를 충전하자
뇌가 긴장하면 뇌 기능이 쉽사리 발현되지 않는다. 다음날 중요한 일을 앞두고 있다면 휴식을 취하거나 정리한 내용을 위주로 가볍게 체크하는 것이 뇌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글 / 노정연 기자 사진 / 경향신문포토뱅크

학습은 읽고 듣고 생각하는 것
감각 훈련으로 공부와 친해져라

 

우리 아이는 왜 공부를 못할까? 많은 부모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하는 질문(質問)이다. 학원에 보내도 과외를 시켜도 소용이 없다. 부모는 답답한 나머지 아이를 야단치고, 아이는 아이대로 부모의 이런 태도에 화가 난다. 부모와 아이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상황은 더욱 나빠진다.

박형배 (49 정신과 전문의 의학박사)대표가 이끄는 HB두뇌학습클리닉에는 이런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빠진 부모들이 많이 찾아온다.

박 대표는단순하게 아이가 공부를 열심히 하지 않아서 성적이 나빠졌다고 생각지 말라혹 아이에게 어떤 문제가 있지 않은지를 먼저 살피라”고 조언했다.

순서대로 말하기 어려워하면 청지각 문제

난독증, 주의력 부족·산만하고 성적도 낮아

학습은 읽고, 듣고, 생각하고, 표현하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눈과 귀, , 입 등을 쓰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감각과 지각기능을 통해 뇌의 지시를 받는다. 시각은 후두엽에서, 청각은 측두엽에서, 통합감각은 소뇌에서, 생각은 주로 전두엽에서 이뤄진다.

예를 들어 어떤 소리를 들었을 때,

1.      소리는 먼저 주파수로 구분되고

2.      신경을 따라 전기적 신호로 바뀐 뒤

3.      뇌간과 연수, 중뇌를 거쳐

4.      대뇌에서 인식되기까지 빛처럼 빠른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 중하나라도 문제가 있으면 듣기, 말하기 등 언어능력이 떨어져 학습능력도 떨어지게 된다.

아이가

1.      지시를 잘 이해하지 못해 반복해서 말해야 하거나

2.      주변 소음과 들어야 할 말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 혹은

3.      소리나 낱자, 숫자 등을 순서대로 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청지각 문제를 의심해 봐야 한다.

시지각도 마찬가지다.

1.      책 읽기를 싫어하거나 짜증을 내고,

2.      오래 읽지 못하는 경우 시지각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

3.      글자를 읽는 데 단어의 앞뒤를 바꾸거나 틀리게 발음하고,

4.      미세하게 다른 두 가지 단어의 발음을 혼동하기도 한다. 또는

5.      시신경세포의 기능 이상으로 빛에 예민해 글자가 겹쳐서 보이는 등의

얼렌증후군을 가진 아이들도 있다.

박 대표는 다양한 감각 트레이닝을 통해 이런 신경학적 문제를 개선시킨다면

공부를 싫어했던 아이들도 이런 신경학적 문제가 해결되면 저절로 공부를 좋아하게 된다고 했다. “책을 제대로 못 읽어 학교에서도 늘 주눅 들어 지내던 아이가 청지각 훈련을 받은 뒤 완전히 달라진 사례가 있어요. 수업시간에 손을 들고 발표하는 등 능동적인 학습태도를 갖게 됐죠‘.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아이 스스로가 느끼는 게 중요합니다.”

또 주의력이 부족하고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난독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1.      철부지 같은 행동을 자주하거나

2.      공상에 잠기고,

3.      파괴적이고

4.      산만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이 이에 해당한다.

난독증은 영어권 전체 인구의 15~20%에 달해 중요한 교육문제로 자리 잡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낯선 증상이다. 난독증은 좌뇌 기능이 떨어져 주어진 시간 안에 언어를 처리하지 못해 발생한다. 문제를 읽고 해독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만큼 학업성적도 낮다.

미국은 이런 아이들을 위한 전문 치료 프로그램이 발달해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학습 부진아로 낙인 찍혀 도태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독증인 아이들은 대개 직관적 능력이 뛰어나 수학 등에서 천재성을 경우도 많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신경학적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학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클리닉에 찾아온 부모들은 대개 아이의 문제를 알고 나서 그 동안 야단만 쳤던 것을 후회합니다. 공부를 못하는 것이 아이의 잘못이 아니며, 아이 역시 자기가 노력한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아 힘들었을 거라는 사실을 알게 됐기 때문이죠.

부모들은

먼저 아이의 문제를 파악하고, 이해해줘야 합니다.

못하는 부분에 대해 비난할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아이가 좌절하지 않도록 격려해주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조선일보 2008 12 22 월요일 D5

대담:박형배 HB두뇌학습클리닉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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