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도 먹이 앞에서는 도박한다” 英 BBC “맛있는 음식을 위해 위험을 감수한 도박전략 구사해 2009년 07월 13일(월)
카지노, 경마 등만이 아니다. 복권이 그렇고 주식투자 또한 그렇다. 뿐만이 아니다. 보험, 부동산 투자 등도 따지자면 도박의 심리에서 시작된 작품들이다. 뺏기거나 손해 위험을 감수하면서 투자를 통해 더 많은 이익을 거머쥐어 보겠다는 도박은 옛날부터 세계 어느 나라에나 존재했다. 또 아주 많은 도박기구들도 만들어졌다. 트럼프, 주사위, 바둑, 장기 등은 도박장비들이다. 그러나 사행심과 관련된 사회적인 문제로 놀이(gaming)와 노름(gambling)을 둘러싼 법적 논쟁도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무엇을 놀이와 법적 처벌대상이 되는 노름으로 규정할 것인가, 라는 문제가 항상 제기돼 왔다. 도박과 관련해서 더욱 더 유명해진 사람이 있다.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프랑스의 파스칼이다. 근대 확률론(the theory of probability)을 정립한 파스칼은 대단한 도박꾼이었다. 확률론의 기초를 마련하게 된 것은 그가 심취했던 도박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많다. 동료들과 기독교의 신의 존재를 둘러싸고 논쟁이 붙었다. 물론 결론이 나올 수 없는 논쟁이다. 그들은 도박과 확률이론에 도통한 파스칼의 이야기를 듣기로 했다. 파스칼의 대답이 걸작이었다. 신의 존재에 대한 파스칼의 도박 파스칼의 도박(Pascal’s Wager, 또는 Pascal’s Gambit)으로 알려진 이야기다. ‘신의 존재에 대한 파스칼의 도박’이라고도 한다. Gambit은 도박장비로 이용되는 서양장기다. “나는 신의 존재를 믿는 쪽이 보다 나은 베팅(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신의 존재를 믿는 쪽의 기대가치(확률에서의)가 안 믿는 쪽의 기대가치보다 언제나 크기 때문이다.” 신의 존재를 확실히 입증할 수 없을 때는 존재 쪽에 베팅을 해야 확률적으로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말이다. 얄궂게 표현하자면 “종교, 밑져야 본전이라면 믿는 편이 낫다”는 이야기다.
도박은 그동안 영장류인 원숭이에서 드물게 발견된 적이 있으며 인간을 제외하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BBC 뉴스 인터넷판은 “Rats play odds in gambling task”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쥐들도 맛있는 먹이의 유혹과 이를 얻는 데 따르는 위험을 머리 속에서 저울질하는 일종의 도박 전략을 구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중독과 관련된 생물학 연구를 위해 쥐들을 대상으로 한 도박 게임을 시험한 결과 이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먹이를 얻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설탕의 공급을 보상으로, 공급 중단을 처벌로 삼은 30분간의 이 실험에서 쥐들은 네 개의 구멍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보상이 큰 구멍은 건드리면 많은 양의 설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지만 처벌 시간이 길어지는 장치를 건드릴 위험이 따른다. 실험 결과 쥐들은 금방 ‘최상의 전략(optimal strategy)’을 터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설탕이 많이 나오지만 설탕이 끊길 위험 역시 큰 구멍보다는 나오는 설탕은 적더라도 끊어질 위험이 작은 구멍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가 대뇌 전두엽(frontal lobes)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개발된 이른바 아이오와 도박 실험(Iowa gambling test)을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오와 도박실험을 이용 대뇌 전두엽이 손상되는 경우는 희귀하다. 그리고 환자의 지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손상된 환자는 극도로 충동적인 상태가 돼 평생 심각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위험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돈을 많이 따는 것이 목표인 ‘아이오와 게임’에서 참가자들은 네 가지 무더기(decks) 카드 가운데 한 카드를 뽑게 되는데 뽑은 카드마다 돈을 따거나 잃게 된다. 사용한 카드 중 어떤 무더기는 따는 돈도, 잃는 돈도 작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돈을 따도록 돼 있고 이른바 나쁜 무더기는 따는 돈이 크지만 잃을 때도 크게 잃어 결국은 돈을 더 많이 잃게 돼 있다. 이 실험 참가자들은 쥐들의 설탕 실험에서와 마찬가지로 `최상의 전략'을 선택하면 이익을 보게 돼 있지만 전두엽 손상을 입은 환자들은 그런 경험에서 배우지 못하고 계속 ‘나쁜 카드'를 선택한다는 것이 이 실험의 결과이다. 그 결과 약물 투여로 세로토닌 분비가 줄어든 쥐는 올바른 결정을 하는 능력이 떨어져 도박의 승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우리는 쥐가 도박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쥐들의 행동을 조절할 수도 있었다”면서 “이는 뇌의 세로토닌 수치가 낮은 병적인 도박꾼들에 대한 자료와도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우리는 또한 쥐들에게 도파민의 효과를 줄이는 약물인 도파민 수용체 길항체를 투여함으로써 도박 승률을 높일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또 환자의 움직임을 돕기 위해 도파민 수치를 올리는 파킨슨병 치료제가 병적인 도박을 유발한다는 임상관찰도 이 연구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09.07.13 ⓒ ScienceTim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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